| 임지현 저서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는 참혹했던 역사적 경험을 두고 벌어지는 21세기 기억 전쟁에 대해 분석한 책으로 희생자라는 위치가 극우 민족주의 강화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제 흐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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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는 한국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은 민족주의 담론, 특히 ‘피해자 의식’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족주의의 이념적 작동 방식을 비판적으로 해부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족주의는 단순한 자긍심의 원천이 아니라, 과거의 피해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 속에서 특정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희생자의식’이 단지 기억의 양식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타자의 고통을 배제하는 무기로 기능해 왔다는 점이다. 임지현은 특히 한일 관계, 냉전 체제, 식민지 기억, 통일 담론 등에서 이 피해자 중심의 민족주의가 어떻게 재생산되고 고착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한국 사회는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자라는 정체성 아래 역사적 도덕적 우위를 점하면서, 다른 폭력들—예컨대 한국전쟁 당시의 학살, 분단 체제의 억압, 냉전 시기의 국가 폭력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침묵하거나 망각해왔다. 피해를 기억한다면서도 가해자가 되는 자신을 보지 않는 구조,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의 핵심이다. 이 책은 민족이라는 이름 아래 은폐된 권력과 폭력을 끄집어내며, 기억과 망각, 주체와 타자, 역사와 정치의 관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작업이 곧 반민족적이라는 낙인이 따라붙는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은 매우 드물고도 용기 있는 문제제기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우리가 누구인가’를 묻는 방식 자체를 다시 성찰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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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내가 가진 생각이나 행동방식이 신체, 인종, 성별, 가족문화 나아가 국가에 기인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민족주의에 대해 이토록 되씹으며 생각해본적이 있던가? 객관적이디 객관적인 시각으로 해부하기 때문에 읽으면서 불편하고, 아니 근데!!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읽어내고 내 안의 어떤 부분을 정확히 마주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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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는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희생자를 의식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희생자의 성격을 강조한다는 말인가? 책을 읽어보면, 희생자화한 민족주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온다. 저자는 트랜스내셔널(초국사) 역사를 강조하며, 민족의 성격이 자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국가 또는 전 세계의 역사 속에서 규정되며 변화한다고 강조한다. 다소 두껍다고 느낄 수 있고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을 한장한장 넘길수록 그런 우려는 사라진다. 책의 문제의식은 과거에는 승자 중심의 역사 서술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1945년 이후부터는 약자 또는 희생자 중심의 역사 서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에 있다. 책에 나와 있듯이, 나치의 홀로코스트 학살은 모든 국가들이 자신들이 과거 겪었던 힘든 고통을 가늠케하는 하나의 척도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한국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다크 투어리즘의 팻말이나 설명에는 홀로코스트와 연계성을 강조한다. 혹은 나아가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행태들이 실상 자신들의 도덕적 정당성 또는 권위를 얻기 위한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런 희생자를 중심에 놓는 민족주의는 서로간의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가 드는 예시들이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기억전쟁에 관한 설명은 냉철한 분석과 함께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평소 이쪽 주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번 더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가 계속 변화하며 진화한다는 사실을 좀 더 깊이 새기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