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감고 길을 걸어본 적이 있나요 얼마 전 100분 동안 완전한 어둠을 체험하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스포가 될까봐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시각이 무력한 곳에서 100분 동안 겪은 일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완전한 어둠이란 익숙한 일상은 아니니까요. 모든 게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데도 어둠 속에서는 한 걸음 딛기도 어려웠습니다. 그저 가이드를 믿고 온 몸의 다른 감각에 의지해 가는 수밖에요. 우리가 모르는 세상은 어둠 속 같습니다.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라는 말로 더 잘 알려진 그 곳은 정신질환 범죄자의 일부가 가는 곳입니다. 정신질환이라는 말도 거부감이 드는데 범죄자라는 단어까지 더해지니 더욱 먹먹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치료감호소라는 단어를 접하는 곳은 뉴스의 사회면이 대부분일 겁니다. 강력 사건의 범죄자가 정신병이라는 꼼수를 부려 교도소 대신 가는 병원 정도로 알고 있지요. 그런 뉴스를 보면 ‘왜 선량한 피해자와 그 가족은 계속 아프고 억울해야 하고, 사악한 저들은 세금 써가며 편히 지내는가?’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법무병원이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자극적인 기사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감정만 부추기곤 합니다. 어둠 속에서 길을 떠날 때 구세주 같은 한 마디는 “저를 믿고 따라 오세요.”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일과 육아라는 현실 때문에 ‘공무원’ 의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거창한 사명감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치 어둠 속에서 “저를 믿고 따라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처럼 안심이 되었지요.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쓰는 이유를 밝힙니다.
혹시 이 책을 읽고 누군가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의 목록에서 지우거나, 덮어놓고 미친 사람으로 매도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관리받지 못한 정신질환자가 위험할 뿐, 모든 정신질환자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한마디 거들 수 있다면 좋겠다. 본문 p.10
일반인들이 정신질환자를 감정적으로 옹호하지도, 무조건 비난하지도 않도록 법무병원에서 치료 받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줍니다. 환자들이 편견에서 벗어나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설 수 있고 우리도 안전해진다고 말합니다.
본문에서는 국립법무병원에 대해 소개하고 환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서울의 대학병원만큼이나 규모가 큰 국립법무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단과 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환자 수 1000명, 의사 수 5명’ 본문의 첫 챕터 제목입니다. 근무자들의 고단함과 병원의 번잡함이 저절로 느껴집니다. 이 곳의 환자는 세 종류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첫째, 정신질환으로 현실 판단력이 떨어져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 둘째, 약물중독, 알코올 중독자들. 셋째, 변태성욕장애자들. 이 사람들이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범죄를 저지르고 입원하는 거지요. 지능이 너무 떨어지거나 환경이 극단적으로 불우해서 벌어지는 사연도 있지만 진짜 나쁜 놈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 괘씸한 사연, 가슴 답답한 사연에 집중하며 읽다보니 앉은 자리에서 두어 시간 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어버렸습니다. 역시 정신질환과 범죄의 이야기는 끔찍하기는 해도 흥미진진하니까요!
그 중에서도 여섯 번째 이야기 성범죄와 성충동 약물치료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환자들의 경우에는 치료를 한다한들 일시적일 뿐이지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든 반면에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무언가 희망을 본 것 같았습니다. ‘화학적 거세’라는 말로 알고 있던 ‘성충동 약물치료’는 효과가 상당히 좋다고 합니다.
보호관찰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월 24일 성충동 약물치료 시행 이후 전국 보호관찰 대상자 중에서 현재까지 43명이 치료를 받았고 재범자는 한 명도 없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두 명은 치료 명령 기간 종료 후에도 여전히 자발적으로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 ... 성충동 약물치료는 단순히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치료의 장점은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성범죄자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들이고 음지가 아닌 양지에 살도록 하는 것이다. 본문 p.114~115
이렇게 효과가 좋은 약물이지만 비용 때문에 (한번에 50만 원 정도) 출소 후에는 원해도 치료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전자 발찌를 채워두고 제대로 관리도 못할 바에야 성범죄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키고 싶네요. 마음 같아서는 모든 성범죄자들이 평생 이 주사를 무료로 맞았으면 좋겠어요. 비용이야 들겠지만 이런 일에 쓰라고 세금 걷는 거 아닙니까. 물론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겠지만 전자 발찌 보다 몇 배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이왕이면 ‘화학적 거세’라는 거부감 생기는 말보다 ‘성충동 약물치료’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이 외에도 사이코패스, 조현병, 조울증 등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정확히 알지 못하는 개념에 대해서도 환자의 예를 들어가며 찬찬히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휘둘려 필요한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정신건강복지법의 아쉬움도 지적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에 ‘선생님, 고맙습니다.’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지만 열악한 근무여건을 떠올리면 ‘더 버텨주세요.’하는 말은 차마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의사라는 직업에 사명감이라는 굴레를 씌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훌륭한 일,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금전이든 명예든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지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사명감만을 강요하는 것은 점잖은 폭력이잖아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세상을 접하는 것이고, 편견을 버려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법무병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알겠어요? 사회면 뉴스로만 접하던 어둠일 뿐이지요. 책 한 권으로 편견이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범죄자들이 교도소에 가야지 왜 병원에서 아픈 척하며 치료를 받나?’하는 편협한 생각은 안 할 것 같아요. 이 정도만 해도 저자의 의도는 어느 정도 달성된 것 같습니다. 저자는 법무병원의 어려운 상황을 '의료진들이 무너지는 댐을 막기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버틴다고 표현합니다. 평소에는 의식도 못하는 여러 부분들이 이렇게 맞잡은 손이 있어 세상이 유지될 수 있는 거겠지요. 그래도 ‘버티는’ 건 선한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희생이 너무 큽니다. 과하게 버티지 않고 자기 몫만 하면서도 유지할 수는 없을까요? 그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겠지요.
|
|
치료감호소, 국립법무병원, 범법자, 정신질환자. 이 모든 단어들이 생경함과 동시에 자극적이라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쉴새 없이 달렸다. 범죄자이자 정신질환자인 환자라니. 예전 학생간호사 시절 2주동안 정신병원에서 실습했던 때가 생각 났다. 특히 조현병 파트에서는 잊고 지냈던 환자 A가 떠올랐다. 5년간의 수험생활 끝에 조현병을 얻고 7년동안 병원 생활을 했던 환자였다. 말수가 적고 조용하지만 같은 병동 사람들의 어려움을 기민하게 알아채고 배려하던 분이었다. 많은 환자들의 관심에 지쳐 복도 끝 모퉁이에 앉아있던 내게 조심스레 다가와 키세스 초콜릿 하나를 몰래 먹으라며 주던 그 분은 최초 입원 당시 EMS에 적혀있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부모의 강박적이고 집요한 감시 아래서 수험생활을 하다 조현병을 얻고 버림 받았던 그는 간간히 오는 친 형의 연락 한 통에 아이처럼 좋아했다. 내가 실습 했던 그 시기는 그 환자분의 증세가 많이 좋아져 퇴원을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퇴원 확정이 나고, 원했던 지역센터에서 나와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서 수줍게 웃으며 좋아하던 그 분의 얼굴이 오소소 떠오른다. 퇴원하기 하루 전 날, 불안해 하며 예민해져 있는 환자분과 두 손을 맞잡고 나가서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지금처럼 약 잘 먹고 운동하면 괜찮을 수 있다고, 저도 열심히 살 테니 환자분도 잘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그 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환자들도 제 때에 치료만 잘 받았더라면,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더라면 범법자로 살게 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관리 받지 못한 정신질환이 위험할 뿐, 모든 정신질환자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한마디 거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내가 만났던 정신질환자들이 모두가 위험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그들도 결국 같은 사람이었다고 편견 없이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야지. 단순히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이라 치부하지 않고 그 이면을 볼 줄 아는 시각을 가져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치료는 범법 정신질환자 개개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결국 재범 방지로 이어진다. 뉴스에서 강력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정신질환자가 치료를 위해 감호소를 갔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저런 정신병자를 누구 좋으라고 치료까지 시켜주나. 내 세금 줄줄 녹네. 어디 가둬놓고 패야되는데.'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들이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면 들지 않았을 사회적 비용,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니 거시적으로 봤을 땐 사회 전체,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임이 당연하다. 이제 앞으로는 어디 가서 저런 무식한 소리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자신의 의지로 술을 먹고 나서 생긴 일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이제는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 하다. 술을 먹고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감형 되었다는 뉴스 기사를 보며 잘못돼도 뭔가 한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법 개정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다'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뻤다. 개인적으로 물질사용장애를 핑계로 저지르는 범죄는 처벌 목적의 강한 제재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다 보니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희한한 일이 너무도 많다. 당연히 작은 사회인 학교에도 별 요상한 일들이 다 있다. 전에 근무하던 학교가 유독 그랬다. 진짜 터가 잘못된 건 아닌지 매일을 의심하던 날들이었고, 내가 알고 있던 정신질환, 질병들이 샘플링 되어 이 학교로 보내진건 아닐까 하는 해괴한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타고 타고 가다보면 생각의 끝엔 늘 이 모든 것을 뒷받침 해줄 제도나 지원, 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왜 학교에서 이런 학생들을 대책 없이 봐야하는지, 대안학교나 센터, 임상에서의 상담사나 치료사를 더 지원해줄 수는 없는지, 교사에게 수당을 더 줄 수는 없는지 하는. 국립법무병원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정신질환자들이 차고 넘치고 그로 인한 범죄들이 사회적 비용을 이렇게나 낭비하는데 왜 환자수가 1000명이 넘는 병원에 의사는 단 5명 뿐인지, 급여는 왜 그런게 짠지, 언제까지 누군가의 희생에만 기생하여 이 커다란 톱니바퀴를 굴릴 것인지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진지하게 고려해보셨으면 한다.(물론 기대는 안함) 무섭고 애처로운 이 모순적인 환자들이 더이상 누구도 해치지 않고 잘못을 뉘우치며 죗값을 치루기를, 그렇게 깃든 평화가 우리 모두를 지켜주기를 바라며. |
|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은 정신과 의사가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처럼 환자들은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애처롭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늘 공존한다. 저자는 진료실 안에서 마주한 인간의 복잡한 얼굴들을 피상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우울과 불안, 조현병과 중독, 때로는 범죄와도 맞닿아 있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현실 그대로 펼쳐진다. 읽다 보면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큰 공감과 냉정함을 동시에 요구하는지 절감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인 환자들이, 한편으로는 연약하고 절박한 한 사람으로 보인다. 정신과 진료실 바깥에선 쉽게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통해 편견을 거두고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된다. 무겁지만 꼭 필요한 기록이다. |
|
역시 전공은 무시할 수가 없다.
범죄자이자 정신질환자인 경우 가게 되는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의 의사가
[꽤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왜 범죄자를 치료하는 데 우리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솔직히 나도 예전엔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환자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들에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료는 범법 정신질환자 개개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결국 재범 방지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의 깊이를 감히 헤어라긴 어렵지만 '재범을 막는 일'은 대개의 피해자가 원하는 일일 테고, 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이 말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우리 병원 환자들을 생각하면 정말 와닿는 말이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만으로 이미 소회된 상황인데 범죄자라는 정체성이 덧씌워지면서 이곳 호나자들은 이중으로 배척받는다. 나는 범죄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크든 작든 이들이 저지른 범죄가 나쁘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관리받지 못한,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 증상의 끝에 범죄가 있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는 우리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았다면 일상을 유지하며 사회에서도 잘 지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형사정신감정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신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신감정을 피감정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질환인지 찾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하여 정신 질환이 존재한다는 생물학적, 과학적 사실이 입증되면 이것이 범죄행위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해야 한다. 자신이 하려는 일의 옳고 그름을 구별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해 행동에 옮길 의사결정능력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런 것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형사책임능력이 있다, 없다', '심신미약이다, 아니다'를 결정한다. 형사정신감정은 아직 미결인 형사사건과 연관되어 있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 [요새 말로 참 웃픈 현실이다.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환자가 아닌 척하고, 교도소를 가서 죗값을 치러야 하는 사람은 호나자인 척해서 감형받으려는 것을 보면 정신과 의사로서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 [형사정신감정은 감형만을 위한 제도는 아니다. 정신질환을 치료해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다. 정신감정을 위해 면담할 때 감형을 목적으로 환청이 들리는 척하거나 자신이 가진 증상보다 더 아픈 척하는 피감정인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고 분노가 치밀지만 꾹 참는다. 그리고 더 열심히 피감정인의 상태를 알아내려 노력한다. 앞으로 뉴스에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이야기가 나오면 덮어놓고 욕하기보다는, 국립범무병원에서 정신감정을 통해 잘 밝혀내겠구나 하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 [반사회성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일명 사이코패스다. 정신과 의사들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욕할 때 보통 이렇게 말한다. "그 인간 안티 소셜 아니야?" 이 말은 정신과 의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악담이다. '안티 소셜'이라는 단어 안에 실망과 경멸, 상대할 가치 없음 등 온갖 나쁜 의미가 한꺼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정신과 의사로서 늘 하는 말이 있다. "모든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환청, 망상 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치료받은 조현병 호나자는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며 범죄도 저지르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이들에게는 '약물치료'라는 큰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다. 이들에게는 약물치료나 입원치료가 큰 도움이 안 된다. 이들의 행동 동력은 '진정한 악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한 뒤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환청이나 망상 치료제를 엄청 많이 때려부어도 별 효과가 없다. 그래서 정말 나쁜 의도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심신미약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 [국립법무병원에는 조현병 환자 비율이 높다. 세상을 놀라게 한 강력 범죄자도 있지만 경범죄자도 상당히 많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제대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내 앞에 앉아 있지 않았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든다. 조현병 환자가 치료받지 않았을 때 증상의 끝에서 만나는 것이 범죄다. 모든 범죄는 그것이 가볍든 그렇지 않든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막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들이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다.] .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 제때에 치료받지 않은 조현병이 폭력적인 범죄의 증가와 깊이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벌써 여러 번 강조했지만, 모든 조현병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치료받지 않은' 조현병은 위험할 수 있다. 치료받은 또는 치료 중인 조현병은 위험하지 않다.] .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은 감기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어느 정도는 그 말에 동의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기가 폐렴이 되고 잘못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가족과 사회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복해서 하는 얘기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야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다. 우리 병원 환자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사건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피해자다. 그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도 병동으로 환자를 만나러 간다.] |
|
치료감호소에 근무해보지 않으면 알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대리 경험해보고 싶어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읽기 편하고 내용은 흥미롭습니다. 아래는 책 소개글입니다.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처음으로 꺼내놓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은 범법 정신질환자가 수용되는 국가 기관이다. 개원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단과 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00개 병상을 지녔지만,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는 저자까지 5명뿐이다. 의사 한 명당 담당하는 환자 수는 170명에 육박한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은 치료감호소에서 일하는 현직 정신과 의사, 차승민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치료감호소 내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책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
| 현 정신보건법의 문제점으로 정신질환 범죄는 늘고 환자가 치료기회를 제때 제공받지 못하고있는 지금 필요한것은 사법입원 제도다 저자가 일선현장에서 느끼는 애처롭고 비극적인 사건과 인물들의 심리상태 죄는 미워 하되 한 인간으로서 치료받을 권리와 치료 과정들을 의료진들의 전우애적인 사명감으로 치료하는 이야기들을 애써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네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울컥한 감동을 느꼈 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