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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 재미는 기대 안 했다. 장기수 할아버지를 소재로 쓴 글이라 하여 그분들의 삶에 대한 개인적 아픔이 있어 약간의 소명감과 의무감으로 읽게된 책이다. 그러나 짐작과는 달리 첫 장부터 서정적 문체에 글맛이 구수하면서도 쫄깃하였다. 약간 장황한 듯도 한 섬세한 문장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축구선수인 소년과 산골 농사꾼인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번갈아 교차하는 구조인데, 격동과 혼란의 70여년 세월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 빈부 격차와 계급의 대물림,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민초들의 비극이 갈피갈피 새겨져 있다. 특정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였던 민족의 비극을 이야기하되 약자의 희생과 아픔 쪽에 무게를 조금 더 얹어준 저자의 마음을 숙연히 헤아리면서 제 1권을 덮는다. 더 깊은 비극이 기다리고 있을 2권이 두렵지만 이미 독서를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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