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것
‘외(外)’지인, ‘외(外)’계인, ‘이(異)’종족 등이 등장하는 소설, 영화, 만화들은 많다. 그런 작품에서 그들은 종종 나와 ‘다른’ 시선을 보여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유명한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처럼. 동시에 이런 ‘다른’ 존재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도구의 역할도 한다.
이 소설 <나인>을 읽다가 문득 영화 <슈퍼맨>이 떠올랐다. 평범한 지구인처럼 키워진 클라크 켄트(Clark Kent)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히어로(Hero)로 활동하는 영화 말이다. <나인>의 주인공 ‘유나인’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자라왔다.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이 어느 날 자신의 힘을 깨닫고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나, 옆집의 친절한 이웃이 사실 영웅이었다는 이야기를 좋아했던 이유는 그것이 삶에 일어나지 않을 판타지를 대리 만족 할 수 있어서였다. 나인도 한때 자신이 밤에는 세상을 구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새벽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웅이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리라는 걸 깨달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모두가 천천히, 자연스럽게, 은밀하게,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다는 걸, 아주 평범하거나 혹은 평범하기 위해 아등바등 헤엄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듯이. [pp. 238~239]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인에게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이상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환영(幻影)처럼 보이는 소년마저 등장한다. 당연히 자신을 평범한 지구인이라고 여기고 살아왔던 나인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때 헛것인줄 알았던 소년, ‘해승택’이 그녀가 인간이 아니고 식물이라고 얘기한다. 여기에 나인의 이모로 살아왔던 ‘유지’, 즉, 지모(유지 이모의 약칭, 이하 ‘지모’)는 이제 와서 그녀가 멸망위기의 행성에서 탈출한 누브족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안 그래도 질풍노도의 사춘기인데, 자신의 정체성 문제까지 겹치니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스러울까?
진실을 밝힌다는 것
“이거 하나는 약속해 주라. 아무리 답답하고 화가 나도 네 능력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절대.” “어렵지는 않은데……. 우리 종족이 위험해져서?” “아니. 그 말 한마디로 인간들은 네가 뱉은 모든 말을 거짓말로 여길 테니까.” 나인은 이런 말들을 뼈에서 나온 말이라 표현했다. 깊은 상처는 뼈에도 흔적을 남기는 법이니까. “인간들은 그래. 믿을 수 없는 게 하나 생기면 모든 걸 다 가짜로 만들어 버려.” [p. 144]
누브족의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나인은 2년 전 자취를 감춘 학교 선배 ‘박원우’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문제는 진실을 안다고 해도 나인과 그 친구들의 나이는 열일곱 살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나인이 누브족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쉬운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지만, 그들이 누브족이라는, 외계인이라는 좋은 핑계거리가 있었다.
다른 존재가 이 행성의 생태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했어. 우리는 바깥에서 온 존재들이니까. 그리고 곧 떠날 테니까. 나는 그래서 그게 맞는 줄 알았어. 관여하지 않는 거. 우리는 처음부터 이 행성의 법칙에 끼어 있지 않았으니까. [p. 142]
다음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안을 당사자도 아닌, 고등학생 몇 명이 나선다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재수사할 리 없다는 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박원우 실종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심이 된, 일종의 스릴러 소설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의 진실은 박원우 실종사건과 관련된 것 하나가 아니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것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입장을 우리는 ‘공리주의(功利主義)’라고 한다. 구체적인 예시를 한 번 들어보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덩치 큰 사람을 다리 아래로 떨어뜨려 선로를 이탈한 전차를 막는 행위를 꺼렸던 일은 떠올려보라. 그 사람의 삶은 그에게 속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를 밀기가 꺼려지지 않았던가? 그 덩치 큰 남자가 자기 목숨을 던져 철로의 인부를 구했다면, 그 행동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다. 어쨌거나 그의 삶이니까. 하지만 명분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의 목숨을 우리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다.1)
라는 얘기가 있다. 공리주의 원칙에 따르면, 보다 많은 이들을 살리기 위해 덩치 큰 사람을 다리 아래로 밀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최선일까?
외곽 도로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지모가 전부 신고했을 때 신고 당한 사람들이 내뱉은 말이었다. 남의 집 앞도 아니고 차만 다니는 길에 쓰레기 좀 버린다고 누가 피해 보는 것도 아닌데 가만히 좀 있지, 꼭 저렇게 본인만 정의롭다는 식으로 굴어야 속이 편한가. 지모의 등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중얼거리던 아저씨의 말을 나인은 십 년이 지나도록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뿐이 아니다. 특수 학교 설립에 찬성했을 때도 대부분의 주민이 지모를 그런 눈초리로 흘겼다. 가만히 좀 있지. 애도 없는 아가씨가 뭘 안다고 자꾸 말을 얹어. 땅값 걱정할 일이 없으니까 그러지. 모르면 말을 말든가. ~ 중략 ~ 소수가 다수를 이기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겹고,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 나게 구는 것이라고. [p. 138]
이 이야기에서 누가 다수이고, 누가 소수인가? 직접적으로 관계된 사람의 숫자가 아닌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숫자까지 따지면 오히려 지모가 최대다수의 행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 우리가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것만 멸종일 수 있니?” 나인의 목소리가 커졌다. “저 선배는 세상에 딱 저 선배 하난데 사라졌잖아.” 말을 할 때마다 비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비를 다 마시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말해야 했다. ~ 중략 ~ “…… 근데 내가 들었어. 저기 있다는 거 내가 알았는데 나야말로 그걸 어떻게 모르는 척해. 사람 한 명이 지구에서 멸종했는데.” [pp. 140~141]
한 명의 사라짐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멸종’이라고 얘기하며 그 또한 엄청난 일이라고 말하는 나인의 관점은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런데 단기적인 최선, 최대의 행복이 아닌 장기적인 최선, 최대의 행복을 구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나인의 시각이 옳은 것이 아닐까?
누브족이 자신들이 살던 행성, 리겔리에서 떠나 지구로 이주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더욱 나인의 생각이 옳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주선의 정원을 맞추기 위해, 식량의 확보를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었으니,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The war of all against all)’이 현실에서 구현된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세상의 모든 일에는 중요도가 있다. 누구든 소중하지만 어떤 죽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죽음은 살인자의 한 끼보다도 보잘것없다. 그렇게 어떤 일은, 죽음은, 억울함은, 호소는 한없이 뒤로 밀리고 밀려 세상 밖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걸, 그렇게 사라지지도 분해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로 우주를 떠돌게 된다는 걸 미래는 아직 모른다.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지만 조금씩 알게 되겠지. 그걸 알아 가는 게 살아가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 거겠지. 그렇다면 이것도 알게 됐으면 한다.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건 온몸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명이 막는 것보단 여러 명이 막는 게 더 좋다는 것, 무른 흙도 밀리고 밀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단단해진다는 것. [p. 376]
작은 것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다른 것을 틀린 것이 아니라 여기고, 다름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그래야 복잡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신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진짜 어른이 아닐까?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게 힘든 일이라고 포기해버리면 그건 어른이 아니다. 나이를 먹어 생물학적으로 어른이라고 보아야 하더라도. 1)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0), p. 101 |
드라마에 나오는 극적인 출생의 비밀. 드라마에선 그렇게도 흔한 것이 왜 현실에선 만나기 어려운지. 사춘기 시절 나는. 나에게도 그런 출생의 비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랬다. 어느 날 짠~~ 하고 나타나는 부잣집 부모님. 이제 내가 널 데리러 왔어 하는. 하지만 나는 울 엄마의 외모를 너무 닮아서 결코 출생의 비밀은 없을거라는.. ^^ 사춘기엔 한 번쯤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되는데 어느 날 나에게 너는 외계인이야. 라는 터무니없는 출생의 비밀을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외계인인 내가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다면? ^^
열일곱 살 나인은 이모와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나인은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고 손톱에서 새싹이 자라나게 된다. 이런 나인에게 승택이란 소년이 찾아와 ‘너와 나는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이모는 나인에게 그제야 비밀을 털어놓는다. 나인은 ‘아홉 번째 새싹’으로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 하루아침에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된 나인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나인은 2년 전 실종된 박원우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나인은 박원우 사건을 알리기로 마음먹지만, 숲이 전해준 이야기이기에 증거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인은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 현재와 미래 그리고 승택의 도움을 받아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을 알릴 방법을 찾기 시작하는데...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세상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 내는 것이라고 했다. (27) 성벽처럼 쌓여 있던 화목이 모형이었음을 받아들이는 건 제 손으로 벽을 부수는 고통이었다. (36) 세상 모든 일들은 엮이면 피곤해진다. (137) 소수가 다수를 이기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겹고,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 나게 구는 것이라고. (138) 인간들은 그래. 믿을 수 없는 게 하나 생기면 모든 걸 다 가짜로 만들어 버려. (144) 말하지 못하는 게 생길 때 관계에도 거리가 생기는 걸까? 그럼 끝끝내 말하지 못한다는 건, 그렇게 멀어지다 결국 남이 된다는 걸까? (153)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세상 바깥에라도 그 이름을 붙여 두고 싶은 것이라고. 파도에 휩쓸릴지라도 모래에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이라고 (158) 사랑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걸. 사랑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그럴듯한 낙관주의라는 걸. 낙관주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173) 이 세계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괴로운 것 같아. 누군가가 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이 찢고 나간 틈으로 또 다른 세상이 보여. (178) 버티고 사는 건 전부 강한 것이다. (382)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존재하게 한다. (416)
꽤 매력적인 소설이다. 나인을 외계인이라 설정했지만, 학창시절 우리 곁에는 외계인 같은 특별하거나 특이한 친구들이 있었다. 이 친구들을 통해 우리 곁에 늘 함께 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춘기 시절 늘 하는 이야기. 비밀은 없어야 해. 이거 너만 알아야 해. 누구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돼.로 시작하는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들. 비밀이 생기는 순간 약간의 틈이 생기고, 한 번 생긴 틈은 악어의 무서운 입처럼 벌어지고 만다.
어른이지만 어른같지 않은 어른들. 아이들 앞에 성적이, 대학이, 자본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걸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인성은 그지같아도 공부만 잘하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나는 아니라고, 나는 그런 부모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청소년 소설 같지만 어른과 함께 아니 부모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고민과 아픔 그리고 다양한 생각들. 그들의 생각이 조금 달라도 그건 틀린 게 아니다. 우리들 부모가, 어른이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그래야 복잡해지지 않는다고 나인에게 말하는 어른들. 하지만 나인과 현재, 그리고 미래와 승택은 그런 어른들의 생각을 깨부순다. 그게 힘든 일이어도 깨야 한다고 그렇게 말한다.
어른인 내가 오늘을 사는 것도 기적과 같다. 아프지 않고 무사히 무난히 지내는 시간 자체가 매일 기적 같다. 나의 하루가 그럴진데 아이들의 하루는 또 얼마나 기적 같은 하루일까?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어떻게 마음이 성장해야 할지 모르는 그 아이들이 하루를 살아간다. 이 또한 매일 기적 같은 일 아닐까? 어른이 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처 어른이 되는 것 인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
【 “해승택이야, 승택. 내 이름. 이름 말해 주려고 왔어.” “내가 네 이름 알아서······.” “그래야 부르기 편하잖아. 너 나를 헛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네가 듣고 있는 이상한 소리, 그거 식물이 대화하는 소리야. 그게 들리는 건 너도 식물이라서야. 좀 많이 진화하긴 했지만.” (p. 29) 】
희귀 식물을 기르고 판매하는 화원 브로멜리아드. 이곳에서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고등학생 소녀 ‘나인’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평범한 아이였던 나인은 언제부턴가 이상한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헛것을 보다, 급기야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나게 된다. 믿기 어려운 일들이라 속으로 혼자 고민에 빠져 있던 그녀는 어느 날 밤 화원에서 마주친 소년에게서 자신이 식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부모 없이 이모와 살고 있고, 아파도 병원 한번 가본 적 없던 나인은 정말 진화된 식물일까.
【 학교 가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보았다. 여기에 붙여 봤자 아무도 안 본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기어코 붙였고, 나인은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세상 바깥에라도 그 이름을 붙여 두고 싶은 것이라고. 파도에 휩쓸릴지라도 모래에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이라고. 】 (p. 158)
나인의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와 더불어 소설은 2년 전 실종된 고등학생 박원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종된 날 밤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갔던 원우는 그날 이후로 자취를 감추었고, 소년의 아버지만이 원우를 찾기 위해 애타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나인은 어느 날 사라진 원우와 관련된 큰 비밀을 알게 되는데…
주인공 나인이 실종된 고등학생에 얽힌 비밀을 캐어내는 과정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기도 하고, 그녀가 남다른 출생의 비밀을 품은 존재이기까지 해서 더욱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었다. 또한 주인공이 십대이고 그 나이 또래의 고민과 이야기(부모의 이혼, 집단 따돌림, 교우관계 등)가 꽤나 나오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천선란 작가를 SF 전문 소설가로 알고 있어서 이 작품 역시 SF인줄 알고 펼쳤는데, 일부 설정만 SF에 포함될 수 있을까, 내용은 전혀 SF스럽지 않아서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감은 얻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것이 문제인듯하다. 내용이 재미없다는 말은 아님.)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에 평소 SF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10대~20대의 젊은 독자들에게 더 와닿을 만한 내용이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재미있는 스토리의 소설을 찾고 있는 이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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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SF, 청소년,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나인]은 청소년들이 주인공이면서 미스테리한 SF이다. 소재들은 다 맘에 들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대감을 잔뜩 안고 읽었다. 와우 그런데 끝도 좋았다. [천개의 파랑]이란 책으로 더 유명한데 정작 그 책은 못 읽어 봤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천선란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나인은 소위 말하는 외계인이다. 다른 행성에서 왔는데 두 개의 우주선에 나뉘어서 왔다가 한 우주선은 지구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격파되고 한 대만 무사히 들어와서 지구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지구인들은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 할 뿐더라 외계인을 믿는 박원우라는 인물을 덜 떨어지고 멀리해야 할 떨거지 쯤으로 인식한다. 물론 박원우가 엄마도 없고 가난하다는 점도 한 몫하지만 말이다. 박원우는 실종됐다. 권도현은 박원우와 절친이었다. 권도현의 엄마는 그 지역의 잘나가는 학원 원장이고 아빠는 그 지역 대형교회의 목사다. 아무도 권도현을 건들지 않고 또한 진솔하게 되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박원우는 있는 그대로 권도현을 대했고 엄마때문에 피하고 물러나는 권도현을 질책하지 않았다. 박원우의 실종에 권도현은 어떻게 개입되 있는 것일까? 또 하나의 축은 나인이다. 나인은 외곽 지역에 화원을 하는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태권도 도장을 꾸준히 나가고 친구는 현재와 미래다. 이들은 비밀 없이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했지만 최근에는 각자 비밀을 갖게 됐다. 나인은 갑자기 주변에서 소리를 듣게 되고 손가락 사이에서 싹이 자라게 됐다. 이런 사실을 어찌 말 할 수 있으랴 그렇게 방황하던 나인 주변에 같은 종족인 승택이 나타나서 지구인이 아님을 말해준다. 일은 그렇게 시작한다. 나인은 식물이 근원이다. 아주 기발하다. 암튼 우연히 나무에 깃든 영혼으로 부터 박원우의 진실을 듣게 된다. 흔히들 범상치 않은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4차원, 외계인이라고들 한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 때 나만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물론 연령이 지나면 그런 느낌도 없지만 자라나는 청소년기에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내가 외계인이라면 오히려 현상을 객관적으로 멀리서 볼 수 있게 될 수도... 나인은 외계인이든 지구인이든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밝혀져야 할 진실이 있다고 믿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판도라 상자를 열려고 한다. 물론 혼자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승택까지 협업이 이루어지고 집단 지성이 생겨야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끝이 궁금해져서 읽기의 동력이 생기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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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한 문장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강렬한 한 문장! 천선란 작가의 소설은 늘 이렇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갑자기 식물들의 소리가 들리거나 손톱 사이로 새싹이 자라기 전까지는 자신이 평범한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유나인. 그에겐 이제 식물의 목소리가 들린다.
동물의 생각을 듣고 싶다거나, 동물도 말할 수 있다면 어떨까에 대한 생각은 많이 했지만 식물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이라니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는 동물의 죽음에는 매우 슬퍼하거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식물에게는 큰 공감을 갖지 못한다.(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
식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인과 실종된 원우를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타인의 슬픔에 대해 누구보다 섬세하고 다정한 천선란 작가의 글은 언제나 뭉클하다. 나인의 이야기를 믿지 않고 배척할 수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친구들의 모습은 쉬운 일이 아니다. 친구를 위한 마음, 사소한 것도 지나치는 않는 마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한다. 청소년소설답게 가독성이 좋고 천선란 소설 특유의 상상력이 만나 멋진 소설이 되었다. 천선란 작가의 청소년들을 좋아한다. 그들이 용기있게 나아가는 그 마음을 늘 응원하게 한다. |
작가님의 다른 작품과 이어진 세계관이 살며시 드러납니다. 작품에 젖어들다 그 지점을 맞닥뜨리는 순간 저는 작가님과 함께이미 그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에요.. sf라는 것은,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삐끗하면 우습게 느껴지기 십상입니다. 천선란 작가님은 지구 외부인에게 공감하게 만들고 그들을 응원하게 합니다. 외계인과 포옹을 하고 싶다면 그의 소설을 읽으세요. |
소설책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집 중학생 딸이 엄청 사달라고 저를 졸라대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천선란 작가를 너무 좋아해요. 천채의 파랑도 단숨에 읽어 버렸습니다. 아이가 대충 말해 주던데 나인은 주인공들이 움직일때 마다 저 발밑에서 아무 소리도 없이 자라는 비밀을 뒤쫓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딸아이가 책보는 모습이 너무 이쁘네요. 예스24에서 올라오는 도서를 꾸준히 사줘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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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천선란 작가님의 글.. 양장본과 반 양장본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표지가 양장본이 개인적인 취향에 더 가까워서 양장본으로 구입.. 천선란 작가님의 글은 무조건 종이책으로 구입을 하는 사람인지라.. 이번에도 뒤늦게 소장본으로 종이책으로 구입.. 좋다.. 헤헤 |
천선란 작가님의 나인을 읽고 작성하는 후기입니다. 작가님 작품 도장깨기 하는 중인데 이 작품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고 해서 기대하고 구매해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천선란 작가님은 글의 스펙트럼이 넓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
아직 다 못읽어서 정확히 쓰지는 못하겠다 판타지 요소가 섞여있어서 그런가 더 묘하고 울렁이는 기분을 주는 책인 것 같다 그 뒤에 이야기가 어떻게 풀릴지 궁금하다 빨리 읽어봐야지... 읽고나서 리뷰 수정할 수 있나...? 함 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