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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왈츠
이 책 제목이 『마지막 왈츠』인데, 그 내용은 어떤 것일까 아마 그 뒤에 있는 부제를 읽지 않았다면, 왈츠곡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겠거니 생각했을 것이다. 해서 부제를 읽어야 한다. <세대를 초월한 두 친구, 문학의 숲에서 인생을 만나다>
세월을 초월한 두 친구는 누구일까
황광수와 정여울.
황광수와 정여울이다. 44년생 완도 남자와 76년생 서울 여인, 그런 두 사람이 절친이 되었다. 만나자 마자 절친이 되었다는 두 사람, 이 책에서 문학을 이야기한다.
안타깝게도 황광수는 이 책 출간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그런 안타까운 사연이 이 책의 가치를 더하게 한다.
이책에는 두 사람이 나눈 대담과 편지들, 그리고 황광수의 글들이 담겨있다.
먼저 정여울의 시작글에서 몇 문장 인용하자면,
이런 글을 시작으로 하여, 정여울에게 황광수 선생이 왜 필요한지 말하는 부분도 읽어보자.
다행하게도 두 사람, 책을 읽어 아는 사람이다. 황광수의 책 『셰익스피어』를 읽었고, 정여울은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빈센트 나의 빈센트』를 읽었다.
두 사람은 같이 유럽여행을 했다. 사진작가인 이승원과 함께.
이 이야기는 사진작가 이승원의 <황광수 선생님을 추억하며>라는 글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거론이 된다. (266쪽)
그렇게 셰익스피어에 관한 책을 황광수가, 헤르만 헤세에 관한 책을 정여울이 쓰게 되었는데, 마침 운이 좋게 나는 그 두 사람의 책을 읽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사람의 교분이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철학과 픽션이 갈라섰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이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데, 그것을 갈무리해본다.
내가 밑줄 그은 '문체'는, 그 뒤의 문학적인 글쓰기에서 ‘문제의식’이란 말이 나온 것을 감안한다면, ‘문체’가 아니라 ‘문제’가 아닐까
계속 읽어보자.
그렇게 해서 플라톤의 저작인 『향연』이 그 가치를 드러낸다.
셰익스피어와 황광수
이 책에서 황광수와 셰익스피어의 인연이 소개되고 있다. 그것에 대한 글들을 여기 모아보았다.
이승원이 말한, 햄릿과 겹쳐 읽었다는 황광수 선생님이 아픈 개인사는 어떤 것일까? 그것에 대한 글은 따로 갈무리해놓았다.
황광수의 문학비평론
이건 비단 문학비평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인생관에까지 넓혀 적용할 수 있겠다. 자기의 생각체계를 남의 것으로 빌려서 세우면, 남의 이론에 자기 인생을 맞춰가는 일이 생긴다.
다시, 이 책은
위의 글은 내가 정여울의 책 『공부할 권리』를 읽고 쓴 리뷰 중 일부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8521228
그래서 나는 어떤 책이든지, 읽을 때마다 그렇게 내가 가진 지식이 와르르르 무너지는 게 좋다. 내가 살고 있는 조그마한 새장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역시 그런 기쁨을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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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끝은 없어. 사실은, 끝없는 끝들이 있을 뿐이야." p.66
"우리의 우정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었으니까요. 그저 함께 있기만 해도 좋았으니까." p.36
정여울에게 황광수는 깨달음을 주는 선생님이자, 힘들 때 위로를 해주는 가장 가까운 친구, 그녀의 글과 책을 사랑하는 빅팬, 세상이 외면할 때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주고, 지지해주는 큰 힘을 주는 사람이였다. 32살이라는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둘은 깊은 우정을 나눴다. 사실, 정확한 책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정여울 작가님의 책에서 황광수 평론가분의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실명은 안 썼던 것 같은데 둘 사이의 우정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을 보면서 그 분이 궁금했었다.
『마지막 왈츠』에서는 정여울 작가와 황광수 비평가 둘의 우정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둘은 왈츠를 추듯이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을 담았다. 암 투병중이 황광수 비평가에 대한 안쓰러움, 걱정, 그리움이 뭍어난다. 뒷 부분은 황광수 비평가의 메모, 문학글을 담아서 그의 글을 직접 접할 수도 있고, 전쟁의 비극을 품고 있는 가족사의 이야기, 그의 아픔 등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둘의 우정이 참 부러웠다. <향연>과 <폭풍의 언덕>처럼 좋아하는 책의 스타일이 다른 둘이 만나 문학이라는 다리를 오가면서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고, 서로 배우고, 위로 받는 것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들었다. 정여울이 악의적 악플에 시달리면서 괴로워할 때, 전하는 말이 참 따스했다.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같았다.
둘의 편지에는 <멕베스>, <햄릿>, 이름 모를 시 등 다양한 문학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고, 꿈, 죽음, 쓸모, 진정한 사랑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을 주고 받는데 그 글을 읽는 재미도 좋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하고, 작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둘의 인터뷰도 담고 있어서 다양할 읽을 거리가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워서 손을 놓기 힘들었다.
"저도 언젠가 그곳에 가겠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제 지친 어깨를 꼭 안아주실 선생님을 생각하며, 오늘의 이 슬픔을, 오늘의 이 고통을 꿋꿋하게 견뎌낼게요. p.262
이번 가을, 황광수에게 마지막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진한 우정을 나눈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을 정여울의 마음과 아픔이 전해졌다.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정여울은 마지막 편지를 썼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가슴 찡함을 느꼈다. 둘의 우정은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여울이 그를 생각하고, 그리워할 때 그는 늘 함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의 아름다운 우정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 긴 여운을 남긴 이 책이 다음에 다시 읽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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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를 그린 정여울 작가의 글을 보고 다른 작품도 찾아 읽었다. 헤세에 대한 이야기,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하는 이야기,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조용히 이야기해서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애정 어린 눈길, 끝없는 관심이 느껴지는 글이 너무 따뜻해서 정여울 작가와 친분이 있는 사람은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아마 황광수 작가는 이런 감정을 충분히 느꼈을 것 같다. 삼십이 년의 나이 차이를 넘어 친구가 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사랑에 국경도 나이도 없다고 하듯 우정도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다. 솔직히 예전엔 외국이야 문화가 다르니 그렇다 쳐도 한국에서 몇십 년 차이 나는 사람들이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이로 서열화를 시키는 문화에서 자라면서 또래와만 어울려 나이 차이 나는 사람을 사귈 생각조차 안 했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다.
정여울 작가와 황광수 작가는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정여울 작가는 자신이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대화의 기술이 없었지만 황광수 작가와 우정을 쌓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상대가 먼저 마음을 열어 보이며 격려를 아끼지 않고 서로의 관심사가 같아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해졌다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서로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려 노력했다고. 세상을 더 오래 살았다고 저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수록 자신의 지식이 최고인 양 으스대며 나이 어린 사람을 가르치려고만 드는 사람이 많은데 그 틈에서 나이 적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와 토론하기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황광수 작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서로가 나눈 격려와 칭찬, 의견은 정여울 작가의 마음에 평생 살아 있을 것이다. 언제고 위로가 될 기억을 가지고 소중한 친구를 잃은 슬픔을 견뎌낼 그의 마음이 짐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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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더 깊고 더 너른 마음으로 사랑하기, 서로를 아프거나 두렵게 하지 않고도 재능을 키워주기, 자신의 욕심을 사랑이라 착각하면서 은근히 집착하고 터무니없이 기대하지 않기. 그것이 바로 선생님께 배운 황광수 표, 사랑의 기술이니까요"
책을 읽는 내내 질투가 일었다. 정여울 작가와 황광수 작가 두 분의 왈츠에 끼이지 못해서... 두 분과 같은 관계를 만들지 못해서... 내게도 그런 분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만의 착각이란 걸 알고 비통해했었다. 그것이 ‘문학’이라는 거대한 강의 힘일까 나이와 성별, 가치관과 기호를 뛰어넘어 진정, 진심, 진실만이 흐르는 것은.
천천히 음미하듯 책을 읽었다. 한 장 한 장 읽으며 온갖 맛들이 혀끝에서 느껴졌다. 맛의 향연같았던 책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인터뷰, 황광수 작가 에세이와 황광수 작가 사후 정여울 작가의 그리움 가득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두 분의 문학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 담긴 글들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황광수 작가... 그를 좀 더 일찍 알지 못해 안타까웠다. 아니, 이제라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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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자책을 많이 보고 있지만, 역시나 샤프로 사악 사악 줄을 쳐가며 읽는 종이책의 맛은 달랐다.
그런데, 나만의 시간에 빠져든 이 즐거운 시간 속에서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쏙아질 까봐 책장을 몇 번이나 덮어야만 했다. 정여울 작가의 글은 이상하게 내 마음을 울렁이게 만든다.
팟캐스트로 담아두었던 그녀를 글로 만난 건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모모 이야기를 읽으면서였다. 그래서 책 속에서 그 글이 언급되었을 때 나는 더욱 반가웠다. 특히, 내가 느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황광수 선생님의 서평으로 받을 수 있어 기뻤다.
그래서 더없이 반가웠고 그만큼 그녀의 슬픔에 깊이 공감이 된 것 같다.
장을 열어 갈 때마다 아쉬움과 그리움이 축축이 베여 날이 흐린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이 큰 나이차를 극복하고,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았던 두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되었을까 의아했었다.
하지만 뒤에 나눈 두 분의 인터뷰를 보며, 그곳에 너울너울 새겨진 두 사람의 고뇌와 고독, 그 감정을 아무런 조건없이 어루만저 주는 존경과 사랑의 걸어가는 발걸음을 따르며 나도 선생님을 흠모하게 되었다. 이미 선생님을, 아버지를, 어른을 만나고 있었던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그 토론의 장 속에서 잠시나마 머물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하시는 말씀마다 다정함이 묻어나는데 마음은 이리 쓰린지... 그분의 글은 지금도 살아서 두근거리는데, 손잡을 분은 더 이상 없어서 그런 걸까? 두 분의 우정을 훔쳐볼 수 있어 행복했고, 실체 없는 그리움은 그를 데려간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나와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특별한 우정과 그리움이 담겨있는 책. (내가 문학이라는 단어를 감히 사용하면 안 되겠지만서도) 우리 문학은 죽지 않을 거라는 희망이 담겨있는 보물 상자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왈츠 #황광수 #정여울 #크레타 #신작추천 #도서추천 #책추천 #서평단 #겨울책 #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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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겸 문학평론가 황광수 선생과 문학평론가겸 에세이스트 정여울이 쓴 책 마지막 왈츠의 앞 표지에는 "세대를 초월한 두 친구, 문학의 숲에서 인생을 만나다"라는 문구가 있다. 문장 옆으로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그림이 걸려있다. 하늘로 비상하기 전 천사의 우아한 발걸음 뒤로 이 책을 펼쳐보자. 한국의 글쟁이들은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44년생 완도 태생의 황광수 선생과 76년생 서울 여인 정여울. 32년의 나이 차. 그들이 정여울의 마음속 유토피아 중 하나인 플라톤의 향연을 닮은 둘만의 향연을 황광수 선생과 함께했고 그들이 나눈 이야기가 모여 이 책이 만들어졌다. 정여울이 새로운 신간을 출간할 때마다 다정한 메시지를 남겨온 황광수. 그 아름다운 감상평을 읽은 정여울은 말한다. # 예슬이 여울에게 #크레타출판사 #마지막왈츠 #황광수 #정여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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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여울은 우리에게 매일 글 쓰는 사람, 쉬지 않고 꿈꾸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책을 조금 읽는 사람은 정여울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는 글을 잘 쓰기도 하지만 출간한 책도 엄청 많다. 그의 '치유 에세이'는 찍어내기 바쁘게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분석심리학을 통해 마음의 상처 치유에 대해 꽤 깊은 공부와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그의 책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또 출간한 책 머리말을 통해 자신의 글이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코로나로 닫힌 우리들의 마음을 여는 데에도 그의 책은 상당히 기여했으리란 독자의 짐작이다. 그는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그의 글쓰기 비법이랄까,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문학,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강연으로 국내 독자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 『마지막 왈츠』는 그의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쓰였다. 2021년 9월 29일 문학평론가 황광수가 향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암 투병 중이었다. 황광수의 오랜 친구인 정여울 작가는 충격과 슬픔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정여울 작가는 문학평론가 황광수의 마지막 원고를 정리하고 있던 차였다. 단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했을 정도로 마무리작업에 열중이었다. 글을 다듬고 편집을 마무리하던 와중에 부고를 접했다. 문학평론가 황광수는 끝내 정여울 작가와 함께 쓴 『마지막 왈츠』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애도의 시간을 추스를 새도 없이, 정여울 작가는 문학평론가 황광수가 남긴 미완의 글과 메모를 수습하여 『마지막 왈츠』를 새롭게 구성했다고 한다. 생전에 이 책을 마무리해 절친 황광수에게 힘이 되고자 했던 정여울 작가는 그간 모은 원고에 〈황광수 선생님을 떠나보내며〉라는 글을 새로 더 써서 책을 마무리했다. 이 책 『마지막 왈츠』는 황광수와 정여울의 ‘우정의 향연’이자 세상을 떠난 절친 황광수에게 정여울이 보내는 이별과 애도의 추도사이기도 하다.
정여울 작가는 우정에 관한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셈이다. 나이가 서른 두 살이나 위인 문학평론가 황광수와 오랜 친구가 된 것은 작가와 만난 첫 날의 느낌부터 친구가 될 것이라 예감했다고 토로한다. 친구로 오랜 친분을 쌓아오면서 정여울 작가의 문학적 재능과 글쓰기를 시기해서인지 SNS에서 악성 댓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때 친구이자 문학평론가 황광수에게 고충을 털어놓으면 "여울아, 나는 악성 댓글조차 받아본 적이 없어. 사람들이 날 모르거든, 칠십 평생을 글을 써왔는데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야."며 너스레를 떨며 위로해주던 사람이 황광수다. 정여울 작가는 친구 사귀기에 대해 조금 미숙했나 보다. "우정이 재능이 결핍된 것 같아서 연락이 끊어진 친구도 많고, 마음까지 끊어진 친구도 많은 것은, 걸핏하면 타인의 말에 상처 입는 자신의 소심함 탓인 것 같다고 「프롤로그」를 통해 고백한다. 황광수 선생을 처음 만난 이후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이런 소심함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용기와 대화의 기술이 없었다는 점도 털어놓는다. 그러나 황광수 선생이 잘 끌어주고 격려도 해주었기 때문에 전후 세대의 트라우마도 이해할 수 있었고, 선생은 정여울 작가의 말과 글을 통해 여성의 시각과 세대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기도 했다고 언급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황광수 선생 생전에 기획되고 준비하던 것이다. 책에 따르면 우리에게 문학평론가라는 직업은 대중에게 여전히 낯설다. 하지만 문학청년 황광수는 평론이라는 것이 결코 딱딱하고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글쓰기와 강연을 평생 해왔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 황광수와 작가 정여울이 나눈 편지, 인터뷰, 그리고 황광수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황광수의 편지 4통과 정여울의 편지 5통, 인터뷰는 계간 『민주』 2013년 가을호에 실린 글을 수정하고 다듬었으며, 그간 틈틈이 메모해둔 황광수의 에세이를 추려 40편으로 엮었다. 특히 에세이는 시적인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아포리즘으로 가득해, 평소 시의 형식으로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고인의 뜻을 존중해 원문 그대로 실었다.
정여울 작가의 황광수 문학평론가에 대한 에피소드 한 도막. 그는 꽃과 나무와 별과 강물과 산책을 사랑하듯이 문학을 사랑했다. 술과 커피와 차를 사랑하지만 그런 것들에 구속되지 않았다. 가족과 친구와 제자들을 사랑했지만 그들에게 집착하지 않았다. “선생님, 꽃 사진을 왜 그렇게 열심히 찍으세요?” 이렇게 물으면 그는 대답했다. “응, 꽃들은 참 이뻐. 아내에게 자랑하려고.” “선생님, 후회되는 건 없으세요?” “삶이 때로는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지만, 후회는 없어. 하지만 우리 아들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걸, 그런 안타까움은 있지. 둘 다 날 닮아서 안쓰럽고, 둘 다 나보다 훨씬 나아서 다행이기도 해.” “선생님, 이름 모를 들꽃들 이름을 어떻게 그렇게 하나하나 다 알고 계세요?” “이름 없는 꽃들 같지만, 모두 다 이름이 있어. 의미 없는 존재는 없거든. 우리가 모를 뿐이야.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그래.”
친구라고 해서 배울 것이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고, 스승이라고 해서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한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황광수와 정여울은 진정한 사우(師友)의 관계였다. 사우란, 스승이자 벗이며 벗이자 스승을 일컫는 아름다운 말이다. 두 사람은 플라톤의 ‘향연’처럼 밤새도록 지속되는 아름다운 우정의 대화를 꿈꿨다. 사랑하는 스승 소크라테스와 함께 밤새도록 수다 떨듯 철학과 인생, 사랑을 이야기하던 당대의 그리스 사람들처럼.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 황광수가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여러 차례에 걸친 큰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게 된 것이다. 두 사람만으로도 ‘향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한 사람이 병원에 누워있으니 향연은 자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에 황광수와 정여울은 새로운 형태의 향연을 고안해냈다. 편지의 형식을 빌려 향연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없지만 따로 또 같이, 그들이 꿈꾸는 새로운 향연을 이끌어갔다. 그리고 향연의 중심에는 언제나 문학이 있었다. 두 사람은 여러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끊어진 향연을 간절히 이어나가고자 했으나, 황광수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또 한 번 끊어진 향연을 다시 이어보고자 정여울 작가는 황광수의 미완성 원고와 미발표 메모를 토대로 새로운 향연을 시작했다. ‘문학’으로 친구가 된 두 사람이 함께 시작한 우정과 지성의 왈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마지막 왈츠』다.
황광수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가르쳐 준 우정의 향연은 정여울 작가의 가슴 속에서 또 한 번 새롭게 시작되었다. 단지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와 함께 나눈 문학의 향기와 여행의 추억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이 책이 꿈꾸는 또 다른 향연이다. 이 책은 결코 슬프지만은 않다. 두 사람의 우정은 단지 둘만의 인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미래의 우정, 더욱 새로운 미래의 인연들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여울 작가는 황광수와 나눈 수많은 이야기를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안타까울 것 같아 이 책을 기획했다. 더 많은 독자와 또 다른 우정의 왈츠를 시작하고 싶기에, 이 책의 제목은 『마지막 왈츠』이지만 사실은 독자들과 시작하는 첫 번째 왈츠를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뜻밖의 유머로 가득 찬 유럽 여행기도 등장한다. 바로 정여울 작가와 황광수 문학평론가, 이승원 작가가 함께 떠난 유럽 여행에 대한 아름다운 에피소드다. 이승원 작가의 유머 넘치는 ‘우정출연’이 두 사람의 왈츠를 더욱 따스한 미소로 빛나게 한다. 두 사람의 우정의 왈츠가 세 사람의 우정으로 확장되었듯이, 이 책을 읽은 독자들과 정여울 작가의 만남이 또 다른 수많은 왈츠의 ‘군무’로 축제처럼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저자 : 정여울 문학과 여행과 심리학을 통해 내 아픔을 치유한 만큼,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다. 인문학, 글쓰기,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며 ‘읽기와 듣기, 말하기와 글쓰기’로 소통한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일정한 틀에 매이기보다 스스로가 주제가 되어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은 목마름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와 소란하지 않게, 좀 더 천천히,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성완의 시사夜]의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 심리 치유 에세이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인문학과 여행의 만남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청춘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인문 교양서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등과 『빈센트 나의 빈센트』, 『마흔에 관하여』, 『월간 정여울』, 『공부할 권리』, 『그림자 여행』,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시네필 다이어리』,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등이 있다.
저자 : 황광수 1944년 전라남도 완도에서 태어났고,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민중서관, 을유문화사, 지식산업사, 한길사 등의 출판사에서 20년 가까이 편집 일에 몸담았고,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월간 『사회와사상』, 계간 『민족지평』, 『내일을 여는 작가』, 『실천문학』, 『자음과모음』의 주간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1981년 〈현실과 관념의 변증법─김광섭론金光燮論〉을 발표하며 비평에 입문, 30년 남짓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평론집으로 『삶과 역사적 진실』, 『길 찾기, 길 만들기』, 『끝없이 열리는 문들』 등이 있고, 저서로 『셰익스피어』, 『소설과 진실』, 편저로 『땅과 사람의 역사』가 있으며, 역서로 『왜곡되는 미래』 등이 있다. 2004년 『길 찾기, 길 만들기』로 대산문학상(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암 투병 중에도 『마지막 왈츠』 집필을 위해 애쓰다가 2021년 9월 29일 오전 9시 10분에 세상을 떠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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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깨닫는 건 우리 삶에 희노애락을 나눌 수 있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삶은 특별해지고 풍성해진다. 정여울 작가에게는 그 한 명의 벗이 바로 지난 9월 29일에 세상을 떠난 고 황광수 평론가였다.왈츠는 혼자 출 수 없는 춤이다. 두 사람이 함께 손을 맞대며 손과 발을 맞추어 함께 나아가야한다. 황광수 평론가와 정여울 작가는 더 늦기 전에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처럼 '향연'을 이어가기로 한다. 두 분의 전공인 문학과 철학을 논하며 왈츠를 추며 향연을 하기로 계획한다. 하지만 병마는 이 향연을 편지의 글로 새로운 향연을 이어 나간다.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친구라는 것에 대해. 벗이라는 것에 대해. 함께 문학을 하고 나누며 서로의 글을 나눌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30년의 나이차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그 우정에는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분했다. 맞다. 이게 벗이다. 자신의 모든 글을 읽어주고 격려해주던 황광수 평론가와 정여울 작가 두 사람의 눈부신 우정이 눈물나게 부럽다.
두 저자 모두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평론가의 길을 걸으며 정여울 작가는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한다.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 고민하는 정여울 작가에게 먼저 이 길을 걸어간 황광수 평론가는 선배로서 답한다.
독서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이 때, 더욱이 음지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평론가의 입장에서 정여울 작가는 많이 고뇌했을 듯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성실하고 감사할 것을 말하는 선생님의 충고를 들으며 수십번 마음을 다잡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여울 작가의 표현대로 황광수 평론가는 선생님이자 벗이자 정여울 작가의 나침반이 되어 준 큰 그릇이였으리라.
황광수 평론가님이 정여울 작가에게 말한 충고는 결국 황광수 선생님의 글쟁이로서의 가지고 있는 사명이다. 글을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며 더 소중해야 하는 것, 힘들지만 이 세상을 향한 선을 행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황광수 선생님은 삶과 문학이 떨어질 수 없으며 글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도구가 되어야 함을 말한다. 책 출간이 부의 수단으로 추락되어가는 이 시대, 자신을 출간의 통로로 이용하려는 몇몇 지인들의 이기적인 목적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황광수 선생님은 이런 때일수록 글의 참 목적을 잃지 말기를 격려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벗이 있다는 기쁨을 《마지막 왈츠》를 보며 알아간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화답하는 이 두 분의 우정의 왈츠가 눈물나게 부럽다. 선배로서 끌어주고 후배로서 따르며 우정을 이어나가는 두 저자의 왈츠는 너무나 완벽하다. 마지막을 앞두고 애도하는 정여울 작가의 글은 벗을 잃어가는 슬픔이 짙게 배어 있다. 벗을 떠나보내는 그 슬픔. 선생님이 남긴 마지막 글을 애도로 떠나보내는 정여울 작가와 또 다른 벗이자 이 책의 편집인인 이승원 작가의 또 다른 애도로 마무리되는 이 한 권의 책은 그야말로 찬란한 우정의 향연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두 사람의 우정의 왈츠가 아름다워 한참을 머물렀다. 비록 이 세상을 떠났지만 정여울 작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정을 기억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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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엔 끝이 있다지만 마지막이란 말은 홀가분과 쓸쓸함이 뒤섞인 느낌이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인 황광수와 32년을 뛰어넘는 우정을 보여준 정여울 작가가 그를 기억하기 위해 쓰였다. 성별, 나이 차, 사상과는 별개로 어떤 주제가 나와도 말이 통하던 사이인데다 농담처럼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고스란히 인터뷰에 반영되었다. 갑자기 병환이 깊어지는 바람에 혼자서 책 준비를 서둘러야 했고 큰 수술을 몇 차례 받으며 날로 쇠약해져가는 황광수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지 못할 시간이 안타깝다. 책 구성은 간단하다. 둘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 인터뷰, 에세이가 전부다. 하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운 향수에 흠뻑 빠져 지난 시절을 함께 추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인마다 정해진 수명을 산다지만 암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속도를 어찌 인간이 막을 수 있으랴. 점점 대화를 나눌 횟수가 줄어들더니 서신으로만 오가는 편지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문학은 참 오묘한 것 같다. 문학을 사랑하는 둘이 나누는 끝도 없는 이야기 샘은 정겹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가도 변치 않는 끈끈한 우정만큼 마지막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있다는 건 외롭지 않게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에서 받은 항암치료에 대한 이야기, 지난밤 꾸던 꿈에 대한 이야기, 여행 다니면서 쌓인 추억 등 소소할 뿐인 이야기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이젠 말없이 보내줘야 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인간이 세상에 남기고 가는 건 예술이었던가? 이 책은 이제 그를 추억하는 모든 이들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문학이라는 울타리 안에 우정을 나누었던 문학평론가와 작가의 이야기에 심취하며 읽게 될 것이다. 제법 살고 보니 인생에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이 차를 뛰어넘어 우정을 나눌 친구가 곁에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늙어서도 꼰대처럼 굴지 말고 솔직 담백했으면 좋겠다. 가식이나 허례허식 보다 의미 있는 일로 채운 삶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뒤에 따라오는 자들에게 좋은 세상 하나쯤은 남겨주고 가야 하지 않겠나. 내 마지막 왈츠는 이 둘처럼 하나하나 정리해가며 진심을 다하고 갔으면 좋겠다. 문학으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참 많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