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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색을 가진 표지를 넘기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각각의 색을 가진 단편들이 참 좋았습니다. 제7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항체의 딜레마. 반달을 살아도. 달 아래 세 사람. 외계에서 온 박씨.달의 뒷면에서. 여름이 옵니까?> 총 여섯편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 달 아래 세 사람>을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편의 시같은 표현들과 빠져드는 내용 전개가 마음을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두고두고 음미하며 읽고 싶은 귀한 내용입니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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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가 사는 지구는 대오염의 시대를 맞이했다. 기후 변화로 심각한 대기 오염이 발생해 흐흡기 질병이 생겼고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바로 '논' 바이러스다. 논으로 인해 지구 인구 4분의 1이 줄었고 비브는 논 발생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바이러스 시대를 살고 있다. 이브의 아버지는 이브가 어릴 때 논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이브가 고등학생 때 논으로 돌아가셨다. 보건국에서 나온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어머니를 데려갔는데 이브는 어머니의 손을 잡지도 못한 채 영원히 헤어졌다. 아직도 그날의 일이 이브에게 생생하다. 이브는 어머니까지 잃고 나서야 상담 치료를 시작했다. 이브의 병은 지난 일들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일들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자꾸 기억 나는 것이다. 상담사는 이브가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니 '잊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부터 조금씩 잊는걸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우라는 이브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브의 곁을 지키며 위로해 줬고 연구소 정화 일도 소개해 줬다. 그래서 이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제1 질병연구소의 정화 직원으로 청소와 소독을 하고 있다. 연구소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있는 감염인 구역과 비감염인 구역으로 나뉜다. 이브는 건물 1층 비감염인 구역 복도에서 위아래 모두 초록색 환자복을 입은 남자를 만났다. 남자는 자신의 오른팔에 있는 은색 팔찌를 보여 주었다. 논 항체 A001이라고 적혀 있었다. 항체가 사람일 줄은 꿈에도 몰랐고 논 항체를 가진 유일한 인간일 것이라고 이브는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