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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고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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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젊은작가를 기대하고 가을에는 김승옥 문학상을 기대한다. 이번 수상작 발표 기사를 보고 나는 작가 문진영이, 그 문진영일까 궁금했다. 왜냐하면 그의 소설 소식을 오랜 기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개의 방>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따뜻하다. 복잡하지 않은 구성, 그 안에 평이하면서도 단조로운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아주 깊은 울림을 전한다. 뭐랄가 따뜻한 구슬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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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젊은작가를 기대하고 가을에는 김승옥 문학상을 기대한다. 이번 수상작 발표 기사를 보고 나는 작가 문진영이, 그 문진영일까 궁금했다. 왜냐하면 그의 소설 소식을 오랜 기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개의 방>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따뜻하다. 복잡하지 않은 구성, 그 안에 평이하면서도 단조로운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아주 깊은 울림을 전한다. 뭐랄가 따뜻한 구슬을 안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아무튼 좋았다는 말이다. 오랜만에 윤대녕의 단편과 정용준의 단편까지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r*********s 2021.10.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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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소환되는 기억들을 더욱 새롭게 기억하며... 문진영 외,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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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영 「두 개의 방」   “나는 생각했다. 지금 있는 것들은 모두 무언가의 잔해 위에 있다는 생각. 어쩌면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마음의 단면을 잘라 보면 나를 통과해간 기억과 감정의 잔해들이 켜켜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 단층을 관찰하고 소환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라진 것들은 다시 ‘지금, 여기’의 일부로 새롭게 모양을 만들지 않을까.” (p.33) 소설 내부가 아니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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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진영 「두 개의 방」
  “나는 생각했다. 지금 있는 것들은 모두 무언가의 잔해 위에 있다는 생각. 어쩌면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마음의 단면을 잘라 보면 나를 통과해간 기억과 감정의 잔해들이 켜켜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 단층을 관찰하고 소환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라진 것들은 다시 ‘지금, 여기’의 일부로 새롭게 모양을 만들지 않을까.” (p.33) 소설 내부가 아니라 소설의 외부, 그러니까 작가노트에 있는 작가의 말을 발췌하였다. 근래에 발간된 이런저런 문학상 수상작품집 중에서 이제 읽은 이 작품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소설들을 읽을 때마다 문득 소환된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두 개의 방>을 읽으면서는 지금은 필리핀으로 간 고등학교 동창을 떠올렸다.


  윤대녕 「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
  “사랑이란 말은 흔히 과도한 자기 집착의 맹목적 상태를 상대에게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요? 그때 상대는 자아를 보증하는 도구에 불과한 거고요. 그러다 감정이 식으면 곧 냉정한 주체로 돌아서곤 하죠. 감정은 공기처럼 형체가 없고 자주 변하게 마련이니까요.” (p.64) ‘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라는 제목을 읽자마자 ‘수풀떠들썩팔랑나비’를 떠올렸다. 팔랑나비과 떠들썩팔랑나비속에는 ‘수풀떠들썩팔랑나비’말고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도 있다. 나는 윤대녕의 소설을 읽을 때 윤대녕을 떠올리곤 한다.


  손홍규 「지루한 소설만 읽는 삼촌」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울음이 잦아들었는지 삼촌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하더구나. 그때 알았던 것 같아요. 둔한 사람이란 정말 둔한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을 일부러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을 뜻할 수도 있다는 걸요. 형수님, 형님은 아마 먹고사는 일, 자기 가족을 지키고 건사하는 일이 아니라면 다 무시할 거예요.” (p.109) 그러니까 이 소설을 읽던 날 낮에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다.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둘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한참 고민을 하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낮의 일은 어디에든 담아둘 필요가 없는 일이었잖아, 하며 마음이 가벼워져버렸다. 많은 것이 저절로 해결되는 느낌을 주는 좋은 소설이었다.


  안보윤 「완전한 사과」 
  “주말은 대개 쓸모없는 일을 하며 보낸다. 평일엔 생존한다. 최선을 다해 생존하고 최선을 다해 쓸모없어지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주말의 나는 고양이 사진을 찾아보거나 한 가지 색깔로만 칠한 만다라를 창문 가득 붙였다 뗀다.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히 식은 옛날 사건 기사에 새로 달린 댓글 수를 세어보기도 한다. 가능한 한 무해하고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주말 내내 노력한다. 나를 방해하는 건 가족뿐이다. 가족과 함께 살던 시절 나는 매일매일 쓸모 있는 인간으로 살아야 했다. 한시도 가만할 수 없었다.” (p.139) 삼십대 초반 나는 매일 아침 배달된 신문을 들고 탄천을 따라 걸어서 한강으로 나아가곤 했다. 거기서 낚싯대를 드리운 사내들 틈에서 신문을 읽고 아직 모양을 다 갖추지 않은 한강 공원의 공터들을 넓게넓게 걸었다. 다행스럽게 나를 방해하는 가족 같은 것은 없었다. 어제 조카가 한 종편 방송사에서 준비중인 오디션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인터뷰를 하고 왔다. 하아...


  진연주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
  “... 이상한 일이지. 이상한 일이다. 더 늙은 개가 엄마를 찾다가 병들어버린 것도 이상했다. 엄마는 나의 개를 사랑한 적이 없는데. 나의 더 늙은 개는 엄마가 사라진 후 엄마를 찾는 일에 맹목적으로 몰두했다. 집안 곳곳을 기웃거리고, 최선을 다해 고개를 뺀 채 소파나 식탁의자 위를 살피고, 엄마 방에 잠자리를 펴고, 엄마 옷 위에 울었다. 뀨우 뀨우 울었다. 저리 비키시지. 다 태울 거니까 저기 비키셔. 말해도. 어르고 달래도 내려오지 않고 한사코 엄마 옷 위에 앉아 뀨우 뀨우 울었다. 그렇게 한 달을 살다가 나의 더 늙은 개는 밥을 끊었어. 밥을 끊었다.” (p.194) 나의 첫 번째 고양이 용이가 죽기 한 달 전에 나의 두 번째 고양이 들녘이가 곡기를 끊은 적이 있다. 십칠 개월째 병을 앓고 있는 용이는 밥을 먹는데 갑자기 들녘이가 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다. 억지로 억지로 어르고 달래 조금씩 먹일 수 있을 뿐이었다. 용이를 담당하는 선생님에게 들녘이의 상황을 걱정하며 물었더니 그럴 수 있다고, 한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기 전 다른 고양이가 먹기 않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런 시간이 보름쯤 지나 들녘은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평상시처럼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보름쯤 지나 용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정용준 「미스터 심플」
  “퇴고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완성한 이 글이 엉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둘째는 이걸 다시 쓰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실제로 다시 쓰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고치고 다른 단어로 바꾸는 것이죠.” (p.239)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미스터 심플’이 아니다. ‘미스터 심플’은 이 말을 들었지만, 나는 그가 이 말을 이해를 한 것 같진 않다고 여긴다. 나는 소설을 읽으며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황현진 「우리집 여기 얼음통에」
  “두 사람은 말없이 잔을 부딪치며 술잔을 비웠다. 식은 음식을 여러 번 데워가며 남김없이 먹었다. 팔 인분의 음식을 전부 먹고 나서야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침대 위로 쓰러졌다. 술에 취한 두 사람이 서로를 침대에서 밀어내며 잠에 빠져 있는 동안 첫서리가 내렸다... 마침내 동이 틀 무렵 유정과 재호는 추위에 못 이겨 서로를 끌어안았다... 처음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그 밤을 유정은 오래도록 이렇게 기억했다... 바로 그날이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두려움을 두 사람이 함께 쓰기 시작한 날이었다고······” (p.277) 아내의 잠버릇은 시계 바늘처럼 뱅글뱅글 도는 것이었다. 아내보다 늦게 잠자리에 드는 나는 시계 바늘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책을 읽고는 했다. 추위를 타는 아내가 이불을 몸에 감고 돌아가고 있어서 나는 그 이불 끝자락에 발을 넣고 추워하며 뱅글뱅글 돌았다. 오늘 아침 창문이 살짝 열려 있어 추웠다. 갱년기의 아내는 이제 더위를 탄다. 이불은 내 차지이고, 아내는 더이상 뱅글뱅글 돌아가지 않는다.

 

문진영, 윤대녕, 손홍규, 안보윤, 진연주, 정용준, 황현진 /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문학동네 / 299쪽 / 2021 (2021)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21.12.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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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정말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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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집을 읽다보면, 작품들이 다 좋은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제동안 20권 넘게 수상작품들을 읽었지만 - 심사위원이 다르고 수상경위도 다르고 뭐, 그렇겠지 - 뭐든 다 좋을 순 없으니그럼에도, 대상조차도 진짜 별로인 경우도 허다한데, 이번 대상은, 대상을 받을만 했다 - 상당히 몰입도가 있었고, 2-3번을 읽어도 재밌다는 인상을 받았다 - 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소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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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집을 읽다보면, 작품들이 다 좋은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제동안 20권 넘게 수상작품들을 읽었지만 - 심사위원이 다르고 수상경위도 다르고 뭐, 그렇겠지 - 뭐든 다 좋을 순 없으니

그럼에도, 대상조차도 진짜 별로인 경우도 허다한데, 이번 대상은, 대상을 받을만 했다 - 상당히 몰입도가 있었고, 2-3번을 읽어도 재밌다는 인상을 받았다 - 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소설적이다 - 잊혀진 옛 기억과 허구의 상상이, 독자들로 하여금, 무언가, 망각된 기억조각을 선물로 주는 것 같다

생각을 잠시하게 만드는, 작품은,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문진영 작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 다음에 나온, 윤대녕 작품도 좋았다
나에게는 딱 2작품이 좋았다
j****k 2022.01.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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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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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심플>중고거래를 한다. 주인공은 구매자로 클래식 기타를 사려고 하는데 중고거래가 늘 그럴 듯 살 때는 탐이 나도 막상 구매하면 약간 부담스럽다. 자신을 설득하며 대면거래를 한다. 거래장소도 빨래방. 겸사겸사 나간다고 설득하는 모습이 묘한 공감을 부른다. 거래는 간단했다. 새벽의 고요함과 빨래방의 냄새만 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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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심플>
중고거래를 한다. 주인공은 구매자로 클래식 기타를 사려고 하는데 중고거래가 늘 그럴 듯 살 때는 탐이 나도 막상 구매하면 약간 부담스럽다. 자신을 설득하며 대면거래를 한다. 거래장소도 빨래방. 겸사겸사 나간다고 설득하는 모습이 묘한 공감을 부른다. 거래는 간단했다. 새벽의 고요함과 빨래방의 냄새만 빼면 말이다.
m******t 2025.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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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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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진영,윤대녕,손홍규,안보윤,진연주,정용준,황현진 공저     작년이었나요, 처음 이 수상작품집을 알게 되었을 때 공저 작가 전원이 여성이었어요. 그게 무척 강렬했던 기억이 나요. 호흡이 긴 글을 좋아해서 단편집/소설집 보다는 장편소설을 선호하는 편인데 예외로 문학수상작품집 구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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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진영,윤대녕,손홍규,안보윤,진연주,정용준,황현진 공저
 

 

작년이었나요, 처음 이 수상작품집을 알게 되었을 때 공저 작가 전원이 여성이었어요. 그게 무척 강렬했던 기억이 나요. 호흡이 긴 글을 좋아해서 단편집/소설집 보다는 장편소설을 선호하는 편인데 예외로 문학수상작품집 구매하는 건 좋아해요. 수성 작가님들 이름을 훑으면서 내가 알고 있고, 읽어 본 적 있는 분들의 이름을 보면 괜히 반갑기도 하고 처음 보는 이름을 발견했을 땐, 이 사람의 글을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안고 책을 열어 보곤 해요. 

 

 

h*******l 2022.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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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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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영의 소설에 대한 김화영 평론가의 다소 어려운 글은 영화관, 술집, 산책, 방, 폐허 등이 갖는 공통적인 상징성을 상기시킨다. 이들은 밀실이거나 어둠과 물기가 감도는 곳 또는 자기 안으로 숨어드는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외부적인 정확하게 정렬된 칼 같은 (상징계적) 시간이 멈추고, 그것을 거스르는 나의 템포와 속도를 되찾는 (상상계적) 시간인 것이다.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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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진영의 소설에 대한 김화영 평론가의 다소 어려운 글은 영화관, 술집, 산책, , 폐허 등이 갖는 공통적인 상징성을 상기시킨다. 이들은 밀실이거나 어둠과 물기가 감도는 곳 또는 자기 안으로 숨어드는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외부적인 정확하게 정렬된 칼 같은 (상징계적) 시간이 멈추고, 그것을 거스르는 나의 템포와 속도를 되찾는 (상상계적) 시간인 것이다. 산책도 자유로이 트인 걸음이라는 점에서 같이 묶기가 가능하다.

그 공간은 직립한 인간의 시각적, 의식적 공간이라기보다는 훨씬 더 비물질적이고 원초적인 냄새와 정답게 부르는 목소리가 지배하는 몽상과 보호와 안식, 그리고 진정한 만남과 통일의 공간이다. (42-43)

 

       

 우연한 재회보다 해후라는 단어에는 남다른 무게가 실린다. 최근 앙상이라는 단어를 유심히 살폈던 터라 시선을 끈다. 윤대녕의 소설을 읽지 않은 나는 엇갈림이라는 단어를 보고 소설이 時計를 말하는 줄 알았다. 한편 욕망은 그 안에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런 점에서 권희철 평론가의 성적 판타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문제 제기는 우리가 시간을 두고 풀어갈 공동의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과 망각의 경계. 사라진 것들과 사라질 것들의 경계를 표시한다는 듯이. 그 한가운데서 양쪽을 뒤섞고 서로에게 유입시키는 어떤 힘이 우리의 삶에 개입해 들어올 때를 기다리면서 항상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다는 듯이... 하지만 이제 와서는 불필요해진 그 사라진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을 이뤄온 거의 전부이고, 우리의 미래라는 것도 사라질 것들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89-91)

 

       

 손홍규의 소설에 대한 전경린 소설가의 리뷰는 대문 밖 삼촌을 향한 곰삭은 오마주를 당장 읽고 싶게 자극한다. 소설가의 글은 순대국 속 순대 한 개로도 유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입체적인 인물 평가와 사랑이라니?”라는 되물음(할큄)이 소설을 들이키고 싶게 한다. 그리고 시멘트블록이 굳는 5(90%)과 그 후 삼십년은 근래 일어난 아파트붕괴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안보윤의 소설에 관한 서영인 평론가의 글은 의미심장하다. 곳곳에 도사리는 폭력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비롯하여, 나를 경유하는 가까운 폭력으로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살아서 존재하는 生存이 나 이외의 존재들로 인해 널뛰는 처지를 인간의 숙명으로 단정 짓고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적어도 폭력에 분노하고 정의를 주장할 수 있는 마음(172)”을 지킬 수 있는지 숙고한다. 폭력을 마주하는 데에 남다른 안 소설가가 방조한 폭력을 향해 어떤 정의로운 분노를 그릴지 궁금해진다.

 

       

 진연주의 소설에 관한 차미령의 리뷰는 소설가 특유의 부조리성을 피력한다. 개인적으로 노견을 떠나보냈고 이른 노화를 겪는 내게 걷기굳기로 풀어내는 삶의 경로는 암시적이면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좋은 리뷰에 감화되어 언젠가 끝이 있음을 복기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걷는 운동성’(“과정 그 자체의 소중함”)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늙어간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이라는 수식어의 차이가 있을 뿐, 존재는 단지 내일보다 덜, 어제보다 더 늙을 수만 있다. 결국 모든 존재가 그러하듯이 죽음을 기다리며. (203)

 

       

 정용준의 소설에 대한 김금희의 리뷰는 읽기도 전에 소설에 반하게 이끈다. 나의 슬픔(일례로 한때 뭐였으나 이제는 아닌 상실’)은 이미 있었던 헌 슬픔의 유형이나 나는 초행자인 것이다.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고 숨는 데 익숙한(슬픔에 갇히는) 나는 최근 슬픔도 조각케이크처럼 나누어 먹기가 가능함을 경험했다. “대화가 시작되면서 둘은 서로의 슬픔에 대한 질문자인 동시에 답변자가 된다(247).” 기적과도 같은 낮고 부드러운 이해는 살아갈 격려가 된다. 비록 악기 연주는 짧더라도 허밍으로 남아 언제든 다시 부를 수 있다. 이때가 바로 슬픔이 심플해지는 ㅅㅍ의 순간이다.

 

       

 황현진의 소설에 대한 황 평론가의 글은 권희철의 은근하고 단출한 돌려까기와는 다르게 정면 충격을 가한다. 이전의 유사 다른 소설들과 우위를 두고 비교한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주거 불안이 갖는 특수성과 함께, 동거로도 구제되지 못하는 공포를 충분히 담았다고 보이는데도 그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일기의 산발적인 비명으로 적시한다. 집다운 집을 갖지 못함은 나다운 나, 삶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함과 직결되는 현시적 위태로움인데 그는 왜 하류계급혹은 위트를 운운하는가.

이달의 사락 s********d 2022.01.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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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진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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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십 년 이상의 작가들이 한 해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최고의 작품 7편을 선정한 뒤 그 가운데 1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김승옥문학상은 모든 과정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 됩니다. 심사위원 여럿이 184편의 단편소설 중 각각 2~3편의 추천작을 뽑고 열띤 토론에 의해 선정한 7편이 수상작이 되며 이 중 올해에는 문진영 작가의 [두 개의 방]이 대상수상작이 되었습니다. 저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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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십 년 이상의 작가들이 한 해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최고의 작품 7편을 선정한 뒤 그 가운데 1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김승옥문학상은 모든 과정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 됩니다. 심사위원 여럿이 184편의 단편소설 중 각각 2~3편의 추천작을 뽑고 열띤 토론에 의해 선정한 7편이 수상작이 되며 이 중 올해에는 문진영 작가의 [두 개의 방]이 대상수상작이 되었습니다.

저자와 편집자가 아닌 동네 친구로서 처음 만나기로 한 날을 시간적 배경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동네 1동과 2동에 각각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중간지점인 산타바바라 연립주택 앞을 공간적 배경으로 시작 합니다. 정해진 것도 없이 여행을 다녀오면 만나자는 연락이 오고 그렇게 '술 산책'을 하며 1차도 골목골목을 돌다 마음에 드는 곳으로, 당연히 2차도 정해진 것 없이 움직이지만 어딘지 이미 목적지가 있는 듯한 발걸음으로 방황을 합니다. 그가 머물렀던 도시의 이야기를 해 주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는 나는 그가 말한 도시의 '극장'이라는 단어에 기억속 극장과 연결 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태어난 도시에 있던 오래된 극장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고등학교 근처의 피카디리극장이 잊혀졌던 친구 은미를 불러옵니다. 사라져간 극장들처럼 그곳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주는 비밀스러움이 술 산책길을 내내 따라다닙니다. 제목 '두 개의 방'을 통해 같은 장소에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들의 기억이라고 읽었습니다. 옛조상들의 유적을 덮은 유리덮개 위를 걷는 사람들처럼 기억하는 것들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허물어지고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추억이라는 이름의 방에 잠긴 장소와 공간만은 어쩌면 그것을 기억하는 이 만을 위한 보물창고였음을 소설은 잔잔하게 이야기 합니다.

윤대녕 [시계입구가게앞검문소], 손홍규 [지루한 소설만 읽는 삼촌], 안보윤 [완전한 사과], 진연주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 정용준 [미스터 심플], 황현진 [우리집 여기 얼음통에] 등 수상작품들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2021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문진영 #윤대녕 #손홍규 #안보윤 #진연주 #정용준 #황현진 #문학동네 #책추천 #책스타그램





YES마니아 : 골드 i******u 2021.10.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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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영 외 6인 _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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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작품이 다 좋았지만, 그중 특히 '완전한 사과'와 '미스터 심플'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집 여기 얼음통에'는 읽으면서 이야기의 화자가 정말 대책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완전한 사과'를 읽으며 어떤 사건의 가해자, 그 가해자의 가족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될 수도, 2차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을.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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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작품이 다 좋았지만, 그중 특히 '완전한 사과' '미스터 심플'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집 여기 얼음통에'는 읽으면서 이야기의 화자가 정말 대책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완전한 사과'를 읽으며 어떤 사건의 가해자, 그 가해자의 가족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될 수도, 2차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을.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작가와 그 저서에 대한 간단한 소개, 소설, 

작가 노트, 심사자의 리뷰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구성이 7번 반복되고 있는데, 진지하게 소설을 읽고 작가 노트를 읽으면 

소설의 울림이 조금 더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반면 심사위원의 리뷰는 굳이 필요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읽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해 쓰여있는 리뷰를 보면서 조금 언짢기까지 했다.

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심사위원들의 리뷰에서 정답을 강요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물론 그분들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겠지만.

그냥 나는 내 느낌을 그냥 가지고 가려고 한다.

 

이번 단편을 통해 알게 된 작가 중

 특히 내 마음에 들었던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도 한 번씩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r***7 2021.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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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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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꽤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등단 십 년이 넘은 7명의 작가들 중 내가 읽어본 책의 작가는 단 한 명. 책에 대한 내 편식이 심하던가, 독서양이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 그 결이 달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을 읽고 읽은 '작가 노트'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리뷰 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학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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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꽤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등단 십 년이 넘은 7명의 작가들 중 내가 읽어본 책의 작가는 단 한 명.

책에 대한 내 편식이 심하던가, 독서양이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 그 결이 달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을 읽고 읽은 '작가 노트'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리뷰 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학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방금 막 읽은 소설에 대한 내 감상이 바로 무시되는 느낌까지 받기까지 했다.

 

이번에 읽었던 단편들 중에 마음에 드는 작품이 몇 편 있다.

그 작품들을 쓴 작가들의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

이렇게 조금씩 나의 독서 편식을 고쳐나가봐야 겠다.

 

 

 

 

 

 

r***7 2021.10.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