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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독서모임으로 선정한 시집이다. 수필인듯 일기인듯 시집인듯한 이 책은 읽고 또 읽을수록 감정이 깊어진다. 아침에 눈을 뜨고 또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는데 여자로서 딸로서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겁기만 하는건 아니다.나름 위트도 있다. 한편 한편 시를 읽어가다보면 잔잔한 냇가에 물수제비 뜨듯 여운이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첫 페이지에 실린 시가 강렬해서일까 란닝구에 비유한 여자가 인상깊었다. 양잿물로 삶아 햇볕에 잘 말린 란닝구처럼 하얗고 보송한 여자 가슴팍에 코를 묻으면 햇빛 냄새가 나는 여자 머리칼에 빰을 대면 바람 냄새가 나는 여자 잘 웃는 여자 낡은 메리야스처럼 주변 습기를 급방 흡수해 쥐어짜기만 하면 물이 흐르는 여자 잘 우는 여자 편서풍에 날아간 여자 빠른 시냇물에 둥둥 떠 급히 흘러간 여자 오래 입고 여러 번 빨아 얇아진 그 여자 지금 어디 있나?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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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의 시를 접해본 적은 있지만, 한 권의 시집을 다 읽어본 것은 양애경 시인의 <앍었구나!>가 처음이다. 내가 생각하던 시는 학교를 다니며 배운 울율에 맞춘 어려운 문학, 아니면 아름답게 꾸며 쓰는 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양애경 시인의 시는 현실적이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 마치 간략하게 적어 놓은 일기 같은 느낌이 났고, 시를 이렇게도 쓸 수도 있구나 하는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러 편의 시들 중에 나의 공감을 샀던 '의관공포증', '붉은 장미', '짐' 은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생각이 많은 나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해주는 듯했다. 요즘의 나는 한 사람으로, 엄마, 아내, 자식으로 살며 나의 과거 인간관계, 결혼 전의 나,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많이 돌아보고 생각한다. '의관공포증'은 항상 타인에게 맞춰 살며 불편한 사람도 만나내던 나를, '붉은 장미'는 20대 나름 힘들기도 했지만 어리고 예뻤던 시기에 나를 깎아 내리며 살던 나를, '짐'은 자식으로서 막막한 미래를 고민하는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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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이번달 초에 읽은 책.. 무엇보다 읽기 부담없어서 참 좋았다. 읽는 동안 내 마음을 엄청나게 동요하게한 부분은 아쉽게도 없었지만, 그래도 인상 깊은 시 두세편을 찍어두었다가 독서모임에서 낭송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 혼자 읽을때보다도 훨씬 더 좋게 다가왔다. 물론 다른 분들이 읽어주신 시들도 혼자 읽을 때보다 색다르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런 점이 독서모임을 자꾸 나가게 되는 이유가 된다. 타인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리뷰로 돌아와서, 이 시집에서 나를 심쿵하게 했던 시 2편은 애정, 그리고 짐 이라는 시였다. 애정은 신랑을, 짐은 부모님을 생각나게 했던 시로.. 내 마음을 들킨 듯한 기분이 들어서 슬프기도, 묘하기도 했다. 너무 사랑하는 존재들이지만 속상하게도 그들에게 나는 연민의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온전히 사랑만 100프로가 아닌 내 마음이 조금은 서글프기도 했다. 모르겠다. 복잡하다. 슬프다. 사랑한다. 리뷰를 쓰는데 정리가 안된 이 마음도. 슬프다. 읽었구나!......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