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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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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너무 재미있게 보면서 떠올렸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템플 그랜딘이라는 정말 우연하게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였지요.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었던 기억이 났고 우영우라는 인물에서 템플 그랜딘의 모습을 조금씩 엿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템플 그랜딘의 저서가 있다는 걸 보고 말 그대로 질렀습니다(솔직히 책 가격이 착하지는 않았습니다...ㅜㅜ
"동물과의 대화" 내용보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너무 재미있게 보면서 떠올렸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템플 그랜딘이라는 정말 우연하게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였지요.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었던 기억이 났고 우영우라는 인물에서 템플 그랜딘의 모습을 조금씩 엿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템플 그랜딘의 저서가 있다는 걸 보고 말 그대로 질렀습니다(솔직히 책 가격이 착하지는 않았습니다...ㅜ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자폐스펙트럼의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나게 되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큰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세상 모두에게 자폐의 성향은 조금씩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기는 했거든요. 뭐 이런 저런 복합적인 생각들로 책을 읽게 되었지요. 일단 표지는 제 취향입니다. 색감도 너무 이쁘구요. 책꽂이에 꽂았을 때 보이는 책등도 이뻐서 책을 펼치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총 7부로 진행되는데 각 부별로 이렇게 자세하게 챕터의 제목이 간략하게 소개됩니다. 제목 그대로 동물과의 대화를 위해서 인간들이 간과하는 것들, 동물을 이해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시각과 시선들이 드러납니다. 초판 옮긴이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정신분석학, 동물행동학, 동물심리학, 축산학, 신경과학, 임상심리학, 임상약리학, 신경해부학, 발생학 외에도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저자 자신의 눈에 비친 느낌과 날카로운 분석을 같이 담고 있다." 고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학자가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말하기 위해 언급하는 내용처럼 학술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패치워크해서 받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자폐인으로서, 자폐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요하는 것만 같은 문체들이 자꾸만 글을 읽는 나를 답답하게 만듭니다.

  한 부는 마치고 나면 템플 그랜딘의 사진과 새로운 부분이 시작됨을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저자를 사진을 통해 만나고 있다는 느낌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이런 사람이다."를 조금은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자폐인으로서 나는 이 정도의 일을 해 내고 있다.를 인정받고 싶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저를 보면서 제 스스로의 편협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책의 제일 마지막 부록 부분에는 동물 훈련 가이드가 있습니다. 행동과 동인이 나와있고 문제해결을 위한 원리들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훈련시키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털 있는 거, 털 없는 거, 다리 없는 거, 다리 2개 보다 많은 거 빼고는 다 키워도 돼." 

라고 말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있는 처지인지라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고영희씨와 댕댕이들이 너무나 이쁜 저로서는 지나치기도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도축하는 시스템을 검열하고 점검하는 수많은 체크리스트보다는 동물 그 자체를 보는 그랜딘만의 짧은 체크리스트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부분은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각종 점검 체크리스트에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같은 문구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었으니까요. 정말 점검을 위한 체크리스트들에서 꼭 갖춰야 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시간이나 절차가 필요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템플 그랜딘이 이룬 일들은 그녀가 자폐인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그렇구나라는 감탄도 있지만 한 책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다 다루려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동물들은 이런 부분이 있으니 이런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에는 정말 공감하고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들이 항상 자폐와 연관되고 그래서 자폐인들은 이렇게 동물과 비슷한 세상을 볼 수 있다. 일반인은 만능이지만 자폐인은 전문가다. 로 귀결되는 반복된 표현들이 자꾸만 답답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 부분과 보이지 않는 고릴라도 계속 해서 반복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기도 하고, 끝까지 읽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책입니다.

  동물을 보는 시선,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은 넓어질 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내 스스로가 얼마나 닫혀있는 사람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 또 나는 얼마나 강요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인가를 다시금 느끼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a****7 2022.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