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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도 똑같은 직장인이구나...
"큐레이터도 똑같은 직장인이구나..." 내용보기
책을 펼치고 몇 장 읽자 내가 박물관에 처음 갔을 때가 떠올랐다. 조선 총독부로 쓰였던 건물이 아직 살아서 박물관으로 사용되던 시절 학원선생님의 인솔아래 남자아이 몇과 견학을 했었다. 박물관의 층고 높은 로비로 들어서면 양옆으로 엄청 두터운 대리석 난간으로 감싸인 나선형 계단이 2층으로 향해 있었다. 나는 맨들거리는 대리석을 쓰다듬으면 마치 공주님이 무도회에라도 참석
"큐레이터도 똑같은 직장인이구나..." 내용보기

책을 펼치고 몇 장 읽자 내가 박물관에 처음 갔을 때가 떠올랐다. 조선 총독부로 쓰였던 건물이 아직 살아서 박물관으로 사용되던 시절 학원선생님의 인솔아래 남자아이 몇과 견학을 했었다. 박물관의 층고 높은 로비로 들어서면 양옆으로 엄청 두터운 대리석 난간으로 감싸인 나선형 계단이 2층으로 향해 있었다. 나는 맨들거리는 대리석을 쓰다듬으면 마치 공주님이 무도회에라도 참석한 양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그 무렵 내 꿈은 피아니스트와 더불어 역사학자였다. 아주 오래전 나도 박물관에서 일하고 싶어 했었다는 기억이 되살아 나며 오랜만에 추억에 잠겼다.

내가 큐레이터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책을 읽으면서 사라졌다. 유물을 관리하고 대여하고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려면 원만한 대인관계과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정에 내 생활을 맞춰야 하니 업무량은 상상이 간다. 유물을 소중히 여기고 연구하는 자세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사명감이 필요 한 일 같았다.

책은 저자의 회사 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가 읽으면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박물관의 큐레이터도 공무원으로 조직안에서 일하고 있는만큼 나 같은 회사원과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막연했던 큐레이터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윤곽정도는 그릴 수 있었다. 최근 회사에 큰 일이 있어 이리저리 신경쓰고 몸도 피곤한 와중에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 속에서도 저자가 고생하면서 회사 다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같이 개고생한다는 공감이 되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일하는 기분이…

유물을 보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가진 관심이 서양의 것에 치중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서양의 종교화의 도상에 대해 알고 싶어하면서도 불화에 대해서는 한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으며 실제로 보더라도 빠르게 지나쳐 버리는 코스였다. 저자는 불화 쪽 연구를 하신 것 같은데 초심자가 불화에 조금 가까이 갈 수 있는 팁이라도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j*****2 2023.12.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