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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7일은 김수영 시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일이었기에 그에 맞춰 구입했다. 실은 시인의 어지간한 작품들은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역사적인 기념일에는 그의 어떤 작품을 맞춰 구입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고종석 작가가 이 책을 소개한 포스팅을 보고 쾌재를 불렀다. 책은 고은 시인이 추천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같다. 시인의 굴곡진 생애를 매우 촘촘하게 톺아보며 하나하나 짚어준다. 때문에 시인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안다고 자부할 이들도 막상 이 책을 보면 새로이 알게 될 사실들도 분명 있을 것으로 본다. "그는 평생 김소월이나 김영랑 또는 서정주와 같은 개념에서의 서정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았다. 아마 그는 자연을 자연 자체로서 완상하는 시를 쓰지 않은 극히 드문 한국 시인 중 한 사람일 것이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때문에 독보적인 시를 쓸 수 있었고 거기에 한국전쟁 때 겪은 포로생활이라는 경험은 그 유니크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고 생각한다. 리뷰 제목으로도 언급했고 책에서도 언급한 시인의 "뼈가 말신말신하도록 취한 상태에서"와 같은 표현이 그렇다. 말신말신하다는 어휘는 사전에도 없는 시인만의 언어인데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어릴 적부터 언어에 비범한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지만 결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녹여냈을 그의 사유와 고초가 더해진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시인과 각별한 인연이자 연인인 김현경의 <김수영의 연인> 역시 소장하고 있는 책인데 저자가 이 책의 오류를 바로잡고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 뿐이냐>는 제목으로 새로 책을 간행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시인의 다음 기념일에 구입할 책이 자연스럽게 정해진 셈이다. 내겐 여러모로 언제나 곁에서 살아 숨쉬는 시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