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제작 '정신의 위기'를 비롯하여, 폴 발레리의 비평글들 중 인류의 문명과 지성의 위기와 관련된 글들을 묶은 비평서이다.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시의성을 가진 글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가령 '독재라는 관념'이나 '독재에 대하여' 같은 글들은 현재의 국제 정세나 지정학적 문제와 관련하여 충분히 참고할 가치가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1차 세계대전 이후와 다르다거나 그때의 인류보다 더 지적이고 계몽되었다고 볼 근거가 없기도 하거니와 미국이나 유럽에서 보이는 심상치 않는 조짐들과 현상들을 보며 드는 우려들도 폴 발레리가 살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그 당시의 문제들을 '정신의 위기'로 진단하고 그 문제들을 진단하고 검토하고 사유한 한 지성인이 글을 통해 '온고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와 진보와 독재와 정치가 인간의 삶과 얼마나 밀접한가 뼈아프게 깨달으면서 말이다. |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강렬히 마주할 때 스스로 두려워하는 정신은 위기에 처해 있지만 동시에 위기에서 벗어날 잠재력이 있다. 정신은 마치 보이지 않는 꽃과 같이 늘 돌보고 가꾸며 벌레가 꼬이지 않도록 기다려야 한다. 발레리의 이 모음집은 꽃길 위의 작은 이정표랄 수 있겠다. ![]() 정신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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