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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과 경계인, 그 사이에서 나는
누군가 내게 물었다.
문득문득 그렇다고 답했다.
어느 노랫말처럼
그럴 때면 책이 말을 걸어온다.
초겨을 추운 노동이 끝나고
<미얀마, 깊고 푸른 밤>.
“나는 한국과 미얀마라는 두 개의 모국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 속의 삶과 이를 뛰어넘으려는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이를 부인할 길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곳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일까?”_51쪽
“이 우중의 어둠 속에서도 멀리 아득하게 쉐다곤 파고다의 황금빛은 잠들지 않고 빛을 뿜어내고 있다. 20년 가까이 이곳 양곤에서 살아가고 있는데도 이런 순간이 때론 생경하고 낯설다. 마치 알 수 없는 먼 곳에 홀로 서 있는 것만 같은 외로움이 엄습한다. (...)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이곳은 무엇일까. 그저 사업을 하는 ‘기회의 땅’일 뿐일까. 미얀마에 잠시 머물고 있는 ‘경계인’에 불과한 것일까.”_143쪽
글쓴이가 이야기하는
대한민국 작은 땅덩어리에서
“미움과 증오와 용서할 수 없는 상처의 기억을 가지고 ‘함께 그것도 이웃’에서 불편함을 견디며 공존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일 수 없다. 그렇다고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없다.”_163쪽
“내가 나이면서 동시에 발을 딛고 있는 세계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어려운 ‘사람에 대한 사랑’ 바로 그것이다. (...)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그 구성원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자각하는 일이야말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길이다.”_179쪽
온 세계를 떠돌다
쓰는 말, 사는 자리가 달라도
“모든 나라가 천천히 뒤를 살피며 새로운 세계를 찾아 자본주의의 미궁을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면 미얀마를 바라다보아야 한다. (…) 그 이유는 자본이 지배하는 세계가 잃어버린 공동체 정신을 미얀마는 온전히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_49쪽
“나는 미얀마의 난마처럼 얽힌 종족 문제와 군부의 문제 그리고 초강대국들의 이해가 뒤엉킨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의 삶에 깊이 동화되곤 한다. 나는 대지와 하나가 된 그들의 웃음과 평안하고 느린 삶에서 자본주의 문명에선 발견할 수 없는 깊은 치유의 길을 보았다.”_156쪽
‘미얀마 쿠데타’로 조금, 아주 조금
웃음 가득한 얼굴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미얀마의 모든 것을 사랑하되 부디 실망으로 스스로를 지치게 하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나에게 기도한다.”_161쪽
산골 깊은 밤에
나를 둘러싼 이곳의 모든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