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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메리 올리버 시인은, 가깝지만 먼 당신같은 느낌...을 준다. 올여름 틈틈히 찾아 읽던 시인의 책을 대부분 구입했다고 뿌듯했던 것도 잠시..또 다시 시인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공교롭게도 표지와 닮은 하늘을 보았던 날...이였다.그러니 구입할 수 밖에^^
바람이 몹시 휘몰아치던 날 하늘로 날아가는 낙엽은, 더이상 낙엽이 아니었다. 새처럼 보였다.<기러기> 표지가 반가웠던 것도,단풍(?)이 그냥 나뭇잎으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였다.그렇지만 기러기..를 아니 하늘을 나는 새를 상상하지는 못했는데...책표지에 함께 따라온 엽서 한장..이 표지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쳐다보게 했다.
(중략)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저 기러기들처럼 거칠고 흥겨운 소리로 너에게 소리치지-/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네가 있음을/거듭거듭 알려주지/163쪽 처음 읽을 때는 살짝 어려웠고, 다시 곱씹어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건 '상상' 이었다. 도서관 가는길 보인 학교 건물의 담벼락에서 하늘을 나는 듯 보이는 새(?)를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물은 상상하고 싶은 대로 해석이 가능하다..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행복의 기준도, 자유..도 그렇지 않을까 또 생각하게 되었고..자연스럽게 '기러기'란 제목은,기러기가 아닌 단아로도도 상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자 피식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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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유학생일 땐 도서관에 가길 좋아했다. 방학 땐 거의 도서관에 살다시피 했는데 개가식 도서관은 일종의 보물섬 같았기 때문이다. 여름의 도서관만큼 쾌적한 곳도 없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때만해도 한국문학 섹션은 따로 없었지만, 일본어 원서나 영어 번역서로 된 일본 작가들의 책들은 많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만으로도 서가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해 맨 처음엔 무라카미 하루키로 시작을 했다. 작가 자신이 번역가이기도 했으니 두 언어의 가교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그 다음으로 읽기 시작한 건 미국의 작가들이었다. 처음엔 잘 아는 작가들로 시작해 점점 모르는 작가들, 낯선 작가들로 옮겨 갔는데 그러다 발견한 시인이 메리 올리버다. 아마도 메리 올리버가 낯설지 않았던 건 그 즈음에 출간된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1935년생에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시인답게 시집들도, 산문집도 많아서 꽤 오랫동안 흡족하게 읽을 수 있을만큼 책들이 충분했다. 여담이지만, 메리 올리버의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책 날개나 책 뒷표지에 실린 사진. 평생을 반려견과 함께 한 메리 올리버는 얼굴만 담은 프로필 사진 대신 집안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편안하게 찍은 사진을 함께 싣곤 했는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고 평온해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그와 평생을 함께 산 M.은 사진작가였다.)
사실 기존에 내가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관념이 가볍고 시끄럽고 통속적인 것이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나 메리 올리버 덕에 미국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그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전인적 존재라는 자각과 함께 꽉찬 충일감과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기러기』는 '선집'이기 때문에 메리 올리버가 평생에 걸쳐 써온 시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수많은 메리 올리버의 책 중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표제작인 「기러기」를 비롯해 메리 올리버의 시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시들이 선별되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학생 시절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던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집이기도 하다. 그때의 햇살과 공기... 이미 늙었다고 생각했던,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조바심과 두려움이 종종 엄습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겨우 서른을 갓 넘겼던 풋풋했던 때의 나. 대체로 시인은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자연이 어떻게 상처받고 나약한 인간을 치유하고 어루만져 주었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은 얼마나 인간다워질 수 있는지를 고백한다.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다 보면 걷고 싶다는, 자연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그 과정 자체가 인간 혹은 인간 사회에서 보호받고, 그곳에서 받은 상처들을 치유하는 행위이다), 그런 감정들과 더불어 내가 좀더 좋은 사람, 좀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감정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때로는 내가 얼마나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사람인가 하는 자각(우리는 왜 이 사실을 자주 잊고 살까?)에 목끝까지 행복감이 꽉 차는데, 그 감정이 너무 생경하고 벅차서 오래도록 품고 싶어진다. 그리고 종국엔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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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소음, 화려한 네온 사인,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자연이 그리울 때 메리 올리버의 글이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 주네요. 잠시 앉아 쉬어 가고 싶을 때 어느 곳을 펼치든 마음속에 자연이 그려져서 너무 좋아요. 두고두고 읽을 시집이 생겨서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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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들 모든 것들이 변해가지, 모든 것들이 긴 오후의 푸른 소매 속으로빙그르르, 툭 날아들기 시작하지. 모든 것들이 물러지며 끓어올라 물질과 빛깔로 돌아가는 사이, 풀들이 소멸된 입으로 우우 휘파람 불지. 모두가 자신의 매력을 잊으며, 속삭이지. 나도 망각을 사랑해, 거기엔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잖아. 지금이야, 동그랗게 말린 밝은 잎들이 속살거리지. 지금이야! 바람의 근육이 윙윙거리지. 메리 올리버의 시들은 마음을 고요하게도 따뜻하게도 만들어준다. 시를 읽고 있으면 꼭 내가 메리가 걷던 숲과 들판, 바다에 있는 듯 느끼게 해주고 새나 작은 동물들을 묘사할 때는 눈 앞에 있는 듯 그림이 그려진다. 너무 아름다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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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시인이었지만 호기심에 메리 올리버의 시집을 구매해봤습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법. 첫 만남이지만 정말 한 눈에 반해 버렸다. .... 너의 절망을 말해봐,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해주지.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 이 한 구절이 주는 위로와 절망, 억울함과 함께 몰려오는 세상이 주는 냉정한 진리. 개인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사회, 사람들. 무력함이 밀려와 온 몸을 휩쓸지만, 다시 그는 손을 내밀어준다. 작은 손짓들로 괜찮다고 옷깃을 툭툭 털어주며 일어서라고 말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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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아침'의 시인 '메리 올리버'의 전미도서상 수상 시선집이다. 메리 올리버는 '경이와 결혼한 신부', '세상을 품에 안은 신랑', '습지 순찰자', '자연세계에 대한 포기할 줄 모르는 안내자' 라고 불리웠을 만큼 자연예찬 시인으로 유명하다. 1963년부터 1992년까지 썼던 시 중에서 142편을 엄선했다한다. '천 개의 아침'을 읽었을 땐 안개 낀 숲 속을 즐겁게 헤매다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이 시집은 좀더 내밀하게 들어간다. 시인의 아버지와 시인의 상처, 외로움, 위로 등 시인의 깊은 마음이 드러나고 자연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노래한다. 물뱀, 쇠고둥, 왜가리, 물총새, 올빼미, 슈만, 혹등고래, 악어, 매.... 김연수 작가님의 인용으로 유명해진 '기러기'를 적어본다. <기러기> 착하지 않아도 돼. 참회하며 드넓은 사막을 무릎으로 건너지 않아도 돼. 그저 너의 몸이라는 여린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게 하면 돼. 너의 절망을 말해봐,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해주지.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투명한 조약돌 같은 비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가지, 초원들과 울창한 나무들, 산들과 강들 위로. 그러는 동안에도 기러기들은 맑고 푸른 하늘을 높이 날아 다시 집으로 향하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저 기러기들처럼 거칠고 흥겨운 소리로 너에게 소리치지 -- 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네가 있음을 거듭거듭 알려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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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는 1935년 미국 오하이오 메이플 하이츠에서 태어나 63년도에 첫 시집 [여행하지 않고]를 발표하며 시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9년 플로리다 자택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수 십권의 시집, 산문집을 발간하였다. 오프라 윈프리는 메리 올리버를 ["삶이 끝났을 때, 나는 말하고 싶어. 평생 나는 경이와 결혼한 신부였노라고." 메리 올리버, 당신의 말들에서 나는 위안과 앎을 얻고 마음을 열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이 세상 하나의 축복이었습니다.]라고 평할 정도로 메리 올리버의 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1984년 퓰리처상 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메리올리버를 '올리버의 삶 속의 가볍고 경쾌한 희열이, 문장들과 산문시들 사이에서 안개처럼 소용돌이침다'라고 평하고 있다. 이 책은 메리올리버가 1963년 부터 1992년까지 썼던 142편의 시를 엮은 시선집이며, 전미도서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세상을 향한 경이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로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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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끝나기 전에 국내에서 또 한 권의 메리 올리버의 책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안타깝게도 시인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때 시인의 바람대로 영원히 그치지 않는 느린 비가 내려주었기를.) 한국어 번역본은 또 새롭습니다. 책 표지에서 부터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 체감상 이미 겨울 이지만요. 시 카드도 같이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을 받자 마자 그 유명한 시 ‘기러기’의 번역 버전 부터 읽어보았습니다. 드디어 메리 올리버의 정식 번역본에 ‘기러기’가 포함 된 것이고, 인터넷 상에 워낙 여러가지 버전의 번역이 많기에 궁금했거든요. 아, 이걸 이런 문장으로 번역했구나. 마지막 문장이 이렇게 나올수도 있구나 싶어서 감탄 했습니다. 번역서는 역시 훌륭한 번역이 훌륭한 책을 만듭니다. 아직 다 읽진 않았고 앞부분부터 읽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들이 실려 있는데 초기작들도 메리 올리버 답게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누군가 자연에 대한 감탄을 이야기 한다고 하면 그걸로 이미 고루함을 느끼던 때도 있었는데 메리 올리버의 시들을 읽고서는 이렇게 표현된 경이로움은 나역시 감탄 할 수 밖에 없다고 인정 했습니다. 숲을 네 발로 산책했다는 시인의 시답게 거친 시가 아닌데도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 많은데도 야성적인 경이로움들이 있습니다. 메리 올리버의 시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로 자연이지만 그안의 감정들은 무척 다양하기 때문일 수도요. 자연은 느린 바람 뿐일 때도 있지만 폭풍우가 오기도 하니 그 어떤 것들 보다 변화무쌍 하겠군요. 메리 올리버가 썼던 시 쓰는 법에 대한 책도 번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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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 전, 십팔여 년을 함께 한 고양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아내가 내가 선택한 결과였다. 마지막 며칠 고양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페에 물이 찼고 어떤 자세를 취해도 숨을 쉬는 것이 불편해져만 갔다. 나와 아내는 고양이의 병간호를 십팔 개월 동안 했고, 그 긴 간호가 시작될 때 참가하였던 한 고양이 모임의 참가자의 말을 떠올렸다. 우리 고양이는 저 때문에 쉽게 떠나지도 못하고 고생을 했어요, 지금이라면 다른 선택을 할 거예요.
메리 올리버 Mary Oliver / 민승남 역 / 기러기 (New and Selected Poems 1) / 마음산책 / 379쪽 / 2021 (2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