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무지에서』 참 오랜만이다. 장편소설을 읽는 것. 작년과 올해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심리학 서적과 자기계발 서적을 탐독했었다. 하지만 진정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다. 백시종 작가님의 장편소설 『황무지에서』를 읽게 되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것이 본디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등의 작품을 사랑한다. 소설 특히 한국인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황무지에서』 이 소설 역시 그런 연유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황무지에서』는 읽는 내내 한국인의 냄새, 우리 땅과 나무, 흙냄새가 강하게 났다. - 작품속에서는 지렁이 냄새로 표현한다 - 책을 읽는 내내 그 흙내음은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 냄새는 비온 뒤 낙엽 떨어진 땅을 밟으면 올라오는 그 향긋한 흙내음, 풀내음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때마다 신선한 흙의 냄새가 진동을 하는 우리나라의 삼천리 금수강산, 우리 땅. 그 땅에서 이루어진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 우리땅을 지키고자 했던 조상들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삼천리 금수강산 살기좋은 곳이어서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으로 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등 침략과 찬탈의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었던 동력은 무능한 임금과 부패 관료들도 아니오 순수하게 이 땅을 사랑한 한 명 한명의 백성들의 힘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의병을 일으켜 적군에 대항했고 자신의 목숨보다 나라의 안위를 더 걱정했다.
하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급변하는 역사의 흐름속 어제의 을사오적의 후손은 독립을 위해 힘을 쓰다 빨갱이 누명을 쓰게되고 인조임금 시절 영의정 우의정을 지냈던 조상을 두었어도 일제강점기엔 친일파가 되었다가 일본 패망과 동시에 독립군을 색출하는 토착왜구가 되기도 한다.
아픈 역사를 꺼내 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병자호란 당시 백성들이 당했던 수모, 홍덕금의 끔찍한 죽음, 특히 같은 민족인 친일 앞잡이들이 독립운동하는 이들에게 하는 행동들을 읽을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분이 솟구쳤다. 그도 그럴것이 그때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요즘시대에서도 토착왜구들이 활개를 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일파를 제때 숙청하지 못하고 득세하게 만든 현실에 분노가 밀려왔다. 가슴 아픈 역사이지만 계속 들춰내어 그 과오를 씻으려 노력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중국이 신흥강국으로 부상하다 주춤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역사인식'의 무지에서 온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은 스스로의 문화를 파괴하고 남의 나라의 문화를 자기것이라 우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은 후손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교육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중국과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한동안 먹먹함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병자호란 시절의 홍덕금과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정국,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며 옥녀, 두 명의 여인이 모두 죽는다. 한 명은 살해당하고 한 명은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이 죽음의 공통점은 사회적 시선에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주변의 시선에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두 명의 여인 모두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그렇게 스러져 갔다.
제3부 화해 편에서 조수익이 옥녀의 씨다른 아이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떤 이유에서 조수익이 아이를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 옥녀의 죽음에서? 아니면 단지 많은 시간이 흘러서? 다만 이 내용에 대해 지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와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그 여인의 선택은 옳았는가에 대해. 그 여인을 욕할 수 있는가에 대해.
어쨌거나 조수익이 조민우을 받아들인 순간 참았던 눈물이 폭발했다. 한참동안을 울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겪었을 수모와 설움에 눈물이 났다. 하지만 결국 우리민족은 황무지에서 거대한 숲을 만들어냈고 지금의 우린 문화와 국방, 경제 대부분의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민족성 때문이다.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을 갖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니까. 남을 침략하지 않아도 스스로 충분히 강국이 될 수 있다.
작가는 『황무지에서』를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희생된 우리 민족간의 화해를 이야기한다. 단지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이야기가 줄거리인줄 알았는데 그 속엔 더 크고 상처 가득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작품 속 현신규 박사가 실존인물임을 알고 그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동감이 넘쳤다. 오랜만에 몰입하여 읽은 책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소설은 특히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로도 보고 싶은 작품이다.
|
|
|
|
그리고 명희의 어머니 옥녀는 남편 조수익을 용공분자 구명하기 위해 미군에게 몸을 허락하면서 엄나무에 목매 다는 비극이 닥친다. 여러 가지 과거의 아픈 트라우마를 들추어낸 작품으로 명희는 아들과 함께 미사리가 토지개발로 수용되면서 엄나무를 지평으로 옮겨심고 과거의 수난과 아픔을 화해로 외갓집의 지평한의원을 복원하는 것으로 대서사가 마무리된다. 긴 호흡의 역사를 그려내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매년 작품 하나씩 집필을 했는데, 매년 취재탐방을 해외에서 해오다가 코로나 때문에 국내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앞으로도 전국 구석구석에 숨은 서사를 발굴하면 좋겠다는 바램을 남겨본다. 이 책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한 움큼 들게 한 기회였다.
|
|
#백시종작가 의 황무지에서 단숨에 읽었다 개인적으로 소설 읽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처음이 잘 읽히면 몰입하는 편이다 황무지는 속도감이 굉장히 빠르고 시공간을 훌쩍넘어 꿈과 현실도 막힘없이 왕래한다 소설속에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땅은 양평에 있는 지평이다 또 하나 지평땅의 지킴이는 대를 이어 내려오는 엄나무 라는 거목이다 소설 전반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맥이 바로 지평한의원과 엄나무이다 지평한의원의 한의사는 요즘말로 하면 자수성가한 사람이고 엄나무는 기념식수로 심은 상징이다 언뜻보기에 가시투성이 엄나무지만 어느것 하나 버릴것없이 약제로 쓰이고 음식재로와 밑바탕이된다 이 소설을 읽음으로 새롭게 알게 된것이 많다ㆍ 우리나라에 나무가 많은데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상기했다 나무와 꽃을 즐기고 그혜택을 누리기만 했지 그노고를 인지하지 못하고 감사하지않았던 반성도 했다 민어부레가 나무의상처를 치료하는 약 ?? 이라는 사실은 진짜 꿀팁이었다 한번 읽고 스토리만 따라 갈 수 없는 소설이라서 나는 잠시 틈을 두었다가 다시 읽을 것이다 |
|
역사를 보는 일은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주체성에 있다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 "황무지에서" 는 현실적 시공간이 경기도 양평의 지평으로 수렴과 확장의 배경이 되며 소설의 전체를 떠 받치는 서사로 읽혀진다. 황무지에서도 이끼가 끼고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으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