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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소설 추천 ::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을 읽고
"초등학생 소설 추천 ::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을 읽고" 내용보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민수를 보면 우선 민수 주위를 몇 바퀴 돌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다음 민수의 얼굴을 핥고 두 앞발로 민수의 어깨에 올라탔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인사가 끝난 후엔 민수가 인사할 차례였다. 민수는 호날두가 축구공을 다루듯 능숙하게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다리와 머리, 몸통을 쓰다듬었다. 민수는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알게 됐다
"초등학생 소설 추천 ::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을 읽고" 내용보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민수를 보면 우선 민수 주위를 몇 바퀴 돌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다음 민수의 얼굴을 핥고 두 앞발로 민수의 어깨에 올라탔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인사가 끝난 후엔 민수가 인사할 차례였다. 민수는 호날두가 축구공을 다루듯 능숙하게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다리와 머리, 몸통을 쓰다듬었다. 민수는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알게 됐다.

- p25~26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잠시 생각했던 적이 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잃어버렸을 때였을 것이다. 이젠 아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만나 우정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과정이야말로 인생일까.

아직 열네 살.

고작 열네 살.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 딱 좋은 나이다.

- p186

 

 

 

아미골에 사는 민수는 자신의 평범하고 흔한 이름에 불만이 있다. 학교에 가면 민수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자기말고도 늘 두어명 더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이름 앞에는 그래서 수식어가 붙는다. 키 큰 민수, 작은 민수. 민수에게 선생님과 친구들은 성이 붙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수식어가 붙은 이름을 부른다. 민수는 누가 봐도 딱 튀고 특별해보이는 이름에 갈망한다.

 

학창시절, 나는 내 이름이 조금 더 평범하길 바랐다. 완전 튀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학년에 내 이름과 같은 친구는 거의 본 적이 없었고,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이 '누가 대답해볼까' 하면서 특별한 이름을 찾을 때 가끔 내가 지목되었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다. 내 이름이 불리지 않기를 참으로 바라고 또 바랐던 기억이 난다. 나는 민수라는 평범한 이름이 참 좋은데, 평범한 이름을 가진 민수는 나와는 달랐나 보다.

 

동네에서 만난 삽살개와 늘 들판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민수는, 삽살개에게 특별하고도 특별한 이름을 붙여준다. 오랜 고심 끝에 민수가 지은 이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처음에는 부르기 좀 버거운 긴 이름이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이름을 지닌 개는 오직 이 개 한 마리일 뿐이라는 생각이 민수를 뿌듯하게 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민수가 지어준 이름을 꽤 좋아했다. 민수의 친구인, 몸이 약한 용찬이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들판을 노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민수와 용찬이는 마을 곳곳을 다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게 배추 조각을 건네던 배추할매의 죽음을 너무나도 자연스레 겪는다. 자연의 품 속에서 노는 이유일까. 살고 죽는 것은 무서운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민수와 용찬이는 어른스럽게 받아들인다. 죽음은 어른인 나조차도 쉬이 생각하기 힘든데, 꽤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늘 있던 누군가가 이제는 없는 것. 나무가 죽고 다시 자라고, 생명이 죽고 다시 자라는 자연의 생존 법칙을 체감하며 자라는 민수와 용찬이다.

 

그러던 어느 날, 둘에게 소중한 친구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사라졌다. 품을 내주고 호흡을 같이 하던 누군가의 부재는 민수에게 너무나 힘든 일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전단지를 붙여가며 찾는 데 에너지를 쏟다가 놓아버리기 직전인 찰나, 용찬이가 뉴스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동물원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머리를 맞댄 민수와 용찬이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구해낼 작전을 세운다. 삽살개 팻말이 세워진 우리 안에 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민수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부름에 희미하게 대답을 한다. 동물원 직원들의 눈을 피해 우리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꺼내 달아나지만, 민수와 용찬이의 작전은 둘의 다짐만큼 강하지 못했던 듯 하다.

 

소중한 친구를 위해 정성을 다해 구조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던 민수와 용찬이. 나는 슈퍼맨처럼 민수와 용찬이가 그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다 이겨내 어른들에게 보란 듯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구조할 거라 생각했다. 근데 이야기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이 펼치는 순수하고도 맑은 마음이 이겨내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라는 판타지스러운 결말을 희망했던 나였는데, 민수와 용찬이는 동물원 직원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둘의 사연을 알게 된 직원들은 민수와 용찬이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보고싶을 때 언제든 동물원에 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예전처럼 곁에서 컹컹 짖으며, 함께 고추밭을 넘어다니고 따뜻함을 나누고 싶었을 뿐이었던 민수는 결국 어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매주 동물원에 가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반가운 시간을 갖겠거니 생각했는데,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수한 관심사가 많겠는가. 점점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만나러 가는 횟수가 줄어드는 민수는 주변의 다른 무언가-같은 반 여학생 등-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땐 당연하게도 보인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래, 뭐든 좋은 일만 공유한다고 좋은 사이는 아니라는 걸 어른이 된 나는 안다. 민수와 용찬이,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함께 공유했던 시간과 추억은 미래를 다질 때 소중한 힘이 될 거라는 걸, 어른이 되면 알게 될 테다. 따뜻하게 품을 내줬던 시간도, 상실로 눈물을 쏟았던 시간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되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던 시간도, 아미골에 사는 민수와 친구 용찬이, 동물원에서 지내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게 훌쩍 성장할 너른 자리가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s*****5 2022.02.11. 신고 공감 24 댓글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