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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보기 전에는 전주를 모른다. 마블 로켓 매거진의 여덟 번째 편의 제목이다. 전주 편을 고르는 데에는 나름의 동기가 있었다. 나는 이전에 마블 로켓 매거진의 베를린 편을 읽으며 이 매거진에 한 지역을 바라보는 고유의 시선이 있다고 느꼈다. 제목을 읽은 순간부터 모두 한옥마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주를 마블 로켓 매거진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탐사했을지 궁금해졌다. 또한 사실 나는 이미 웬만한 사람보다 전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전주는 나의 고향으로, 태어난 후로 십 년을 산 곳이고, 또한 20대의 일 년을 보낸 곳이다. 이미 잘 아는 도시에 대한 매거진을 읽어 보면 이전에 느낀 마블 로켓 매거진만의 시선과 특별함을 다시 한번 더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연 이 책은 고정관념에 갇힌 전주를 꺼내는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총 5개의 챕터에서 유니크한 장소들의 소개와 에디터의 솔직한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전주는 한 가지 명소로는 정의할 수 없는 여행지가 된다. '걸어보기 전에는 전주를 모른다' 그렇다면 전주를 안다는 것은 무엇일지, 이 책은 첫 장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여행이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직접 경험하는 일이라고. 매력적이고 고즈넉한 전주의 풍경과 함께 걷기 좋은 명소에 전주의 역사 이야기 한 스푼을 더한 사진과 글은 글을 읽는 사람이 전주를 알아가도록 돕는다.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챕터, 로컬 비즈니스에서는 직접 찾아가보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매력적인 전주가 있다. 양조장과 카페에서부터 아름답고 전통적인 인테리어의 숙소까지, 이 책은 섬세한 시선으로 고르고 고른 전주의 보석 같은 곳들을 소개하며, 단순한 방문기가 아니라 그곳들을 먄들고 유지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보는 전주를 담아낸다.
자칭 전주 전문가인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느냐고? 가장 먼저 새로운 장소들에 대한 글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특히 매 장소를 소개하는 제목의 한 가지 문장들을 보면, 마블 로켓 매거진이 이 장소를 왜 방문했는지, 왜 여행지로 추천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전주 사람도 모르는 멋진 장소가 이렇게 많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없이 지나다녔던 전주 시청 안에 그런 공간이 있었는지, 전주의 예술이 모이는 곳이 어디였는지 이제야 알게되다니! 이 책은 누구나 알 만한 명소는 걷기라는 테마와 역사 이야기로 전주 여행에서 할 수 있는 경험으로 풀어나가는데, 읽다 보니 전주에 가 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친구들을 수없이 데려갔던 한옥마을, 그리고 모두가 모이는 전주 시내 객사가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곳으로 여행을 가서 새로운 전주를 보고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전주 여행이 간절하여 나는 결국 주말을 활용한 여행 계획을 세우고 말았다.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리뷰하면 좋을까 생각하며 사색을 많이 했는데, 필자가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 할 수 있는 ‘여행’의 경험이었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여행지에서 한 달을 살기도 하고, 누군가는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돌아오기도 한다. 그 지역에 대한 사실들만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드는 찰나의 생각들, 그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을 마주하며 하는 경험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또한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에게 아주 적절한 ‘간접 경험’을 제공한다. 여행 계획을 짜다가 지쳐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추천한다. 유명한 곳들은 순례하는 식의 여행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로 좋은 경험과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소만 골라서 동선을 짜고 다녀오는 것은 어렵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은 검색으로 알아낼 수 없고, 인터넷은 광고성 글로 넘쳐난다. 이 책에서 여러 가지 테마로 소개된 전주 중 몇 곳을 골라서 느긋하게 다녀오기만 해도 ’느낌이 좋은‘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읽는 것 자체만으로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나 또한 여행을 갈 계획이 당분간 없던 상태로 이 책을 읽었다. 에디터의 여행 경험을 따라가며 몰랐던 도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직접 다녀온 것처럼 신선한 여행의 기분에 휩싸인다. 물론 한 가지 부작용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전주 여행에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전주 #여행기 #잡지 #매거진 #한옥마을 #걷기 #여행 #느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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