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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한 마디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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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맥루언은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람들은 매체의 형태를 하나의 도구이자 형식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매체야말로 내용보다도 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보았다. 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여 보자. 한 개인이 어떠한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타인을 비난하는 언어를 매번 사용하는 이의 세상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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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맥루언은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람들은 매체의 형태를 하나의 도구이자 형식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매체야말로 내용보다도 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보았다. 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여 보자. 한 개인이 어떠한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타인을 비난하는 언어를 매번 사용하는 이의 세상은 불만 투성이일 것이요, 반대로 타인의 강점을 칭찬하는 언어와 노상 함께하는 이의 세상은 존경할 사람들에 둘러싸인, 이상적인 공간일 것이다. 인지 이상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게 언어다. 우리사회의 경우 오래도록 지속되어 온 가부장적 문화의 여파가 언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때가 잦다. <나와 평등한 말>을 읽으며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의 뒤틀린 속성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변화의 속도는 무척 더디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점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비슷한 듯한 시간들도 켜켜이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0년대 초반과 지금은 결코 같은 세상이 아니다. 이 책에서도 다루어졌는데, ‘호주제’가 폐지된 건 2008년의 일이다. 기존의 ‘호적등본’은 그 시점부터 ‘제적등본’이 되었다. 상속 등 필요에 따라 제적등본을 발급받아야 할 경우도 있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널리 쓰이는 서류는 ‘가족관계증명서’다. 이 서류에서는 개개인이 주인공이다. 성별, 연령의 고하를 떠나 각자가 맺은 관계(부모-자녀-배우자)가 서류 안에 고스란히 담긴다. 아무것 아닌 듯하지만 이와 같은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져야만 했다. 아직 보편성을 획득 못한 거 같은 사례도 보였는데, 나에게는 ‘유아차’가 그러했다. 예전에는 실제로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 빈도가 높았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여전히 사용하는 ‘유모차’라는 용어는 그와 같은 사회, 시대적 배경의 반영이었을 수도 있다. 아이는 부부가 함께 키우는 거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남성들이 육아에 동참하게 시작했다. 어쩌면 ‘유모차’라는 용어는 아이를 위해 헌신 중인 아빠들에게 일말의 허무함을 안겨다 줄 수도 있다. 지금은 조금 어색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유아차’를 사용한다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어색함은 금방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칭찬처럼 사용되었던 말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건강미를 선보이는 여성 연예인에게 “꿀벅지”라는 단어를 칭찬 마냥 언급했던 날들은 이제 유효하지가 않다.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스토킹이나 부부 간에 벌어지는 폭력을 마치 ‘사랑싸움’인 것 묘사하는 일에 대해서도 적잖은 이들이 경각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폐경’, ‘정조’, ‘낙태’ 등의 용어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덜어내기 위한 시도가 행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노력들이 보다 평등한 사회, 누구도 소외 없는 사회를 일구는 밑거름이 되어주었으면 싶은 마음이다.

머리로는 누구보다도 열린 사고를 한다고, 차별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하지만 실제 삶에서도 그와 같은 이상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질 못하겠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기에 더더욱, 변화를 기하는 일이 극소수의 위대한 영웅들에게만 허락된 것처럼 여겨지곤 했던 때도 잦다. 소리 내어 말을 하건 글자를 쓰건 수어로 표현을 하건, 우리 모두는 언어 사용을 통해 타인과 소통한다. 거창해 보여서 부담스러웠다면 떨쳐내자. 참으로 소소해 보이는 ‘말’, 부모와의 대화, 친구와의 수다 등에 조금이나마 평등한 말을 사용하는 걸 시작 지점을 삼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마다 자신의 일상에서 크고 작은 실천을 하다 보면 덜 상처 받는 세상으로 다가서는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q*****2 2023.05.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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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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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들에 몰입하며 세상과 교감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노동자의 노고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그렇다.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을 노래한 작품을 수업에서 다룰 때마다 느끼는 불편한 마음이 있다. 농경 생활의 한가함과 여유를 노래한 시를 분석한 길라잡이 책자에도 작품 이면에 대한 내용은 없다. 얼마 전 신문에서 세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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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들에 몰입하며 세상과 교감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노동자의 노고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그렇다.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을 노래한 작품을 수업에서 다룰 때마다 느끼는 불편한 마음이 있다. 농경 생활의 한가함과 여유를 노래한 시를 분석한 길라잡이 책자에도 작품 이면에 대한 내용은 없다. 얼마 전 신문에서 세계적인 문학 거장(인도인)과의 대담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거장은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이 영적 힐링의 성지로 꼽는 인도에는 카스트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폭력적 구조가 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했던 내용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자부해온 우리 민족의 감추어진 일상을 돌아보자. 우리 사회의 이면(裏面)에는 고리타분한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논하지 않더라도 암묵적으로 이어온 여성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 최근 미투운동이 사회 각계의 민감한 화두로 떠오르는 현상은 그간의 양성평등 논의에 대한 실제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은 불평등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때때로 불편한 인식을 안기기도 한다.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한 누적의 산물이다. 이 책은 남성중심이라는 다소 폭력적인 구조로 이어온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의 이면을 파헤치며 문제 제기한다, 성인지 감수성의 부재로 인한 우리 사회의 모순된 구조를 지적한다.

언어는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불평등 인식을 담고 있는 언어는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를 조성해 왔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구조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한 가지 성별을 기본값으로 두는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성의 평균 손 크기로 제작된 스마트폰, 남성의 체형에 맞춘 적정 온도, 성별을 표시하지 않는 남자학교의 이름, 기업이 생각하는 소비자의 성별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성별은 무엇일까요? 특정한 성별을 기본형으로 두게 되면 다른 성별은 기준에서 제외되는 차별이 생기는데 말이죠.

.......p.16

 

최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여성의 권리 주장이 활발해지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차별 적 요인를 없애고자 하는 노력이 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도 젠더 감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급기야 성별 대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서울 모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남녀 간 대립이 극단으로 표현된 투표 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다. 모순이 낳은 또 하나의 모순이 되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수업을 하다보면 남학생들의 불평을 듣는 일이 많다. 누적된 남성중심의 성인식으로 인하여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의 인식을 불평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남학생들은 여성의 권리 주장을 역차별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 책은 미러링이라는 개념으로 남성이 객관적인 안목으로 여성을 아니 인간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제안한다. 또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남성이 불평등한 성인식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여러 사례를 중심으로 청소년은 물론, 교사나 부모가 된 성인들의 무감각한 성인지 감수성을 일깨운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바이다. 시대적 조류에 맞는 언어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우리 청소년들은 겉으로만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구성원들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기를 소망한다. 행복은 성의 구별이 없이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남성도 행복해야하고 여성도 똑같이 행복해야한다. 사람 사는 세상의 행복이란 그 속에 있는 나의 행복이 우선할 때 가능하다. 이 세상 누구도 희생을 강요받거나 무시되지 않는 세상의 구현은 우리가 쓰는 평등한 말에서 시작될 수 있다. 언어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다. 언어는 그 자체로 반응하기도 하고 작용하는 힘을 갖는다.

우리를 위한 평등한 말은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이끄는 초석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한 언어로 서술된 이 책은 우리의 언어생활을 성찰하고 삶을 통찰하게 하는 책으로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h******y 2021.1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