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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었지만 오랜 기억이 스치며 마음이 요동쳤던 장면이 있다. 영화 <화양연화>를 인용하면서 각자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 대목이다. 언젠가 주인공 리첸(장만옥 분)과 차우(양조위 분)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을 시리도록 지며봤던 기억과 떨림 때문이다. 말 그대로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그 시절의 얘기들. 우리 모두의 기억에서 각자 하나쯤은 가슴 깊숙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이 장돌뱅이의 고단한 삶을 지탱하게 했던 단 한번의 인연. 메밀꽃이 흐드러진 봉평의 달빛 아래에서의 기억을 평생 기억하는, 그 기억만으로 최말단 하류인생을 미소 짓게 했던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시간'! 충만했던 낭만과 추억을 소환하는 건 오늘을 살아가는 희망의 다른 이름일 수도. 하지만 저자의 얘기처럼 꽃이 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곤 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고단한 삶에 예고없이 슬픔이 찾아오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여기서 우리의 진짜 삶이 시작된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지나간 삶에 슬퍼하는 건 인생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어느 심리학자의 말은 그럴 때 선연해진다. 오늘을 살아가는 기억의 소환법 같은 것! 짧은 시간 쪼개 읽었던 책 초반부터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그리움은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