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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봉신연의를 읽다가 원작에 관심이 생겨 소설 봉신연의도 읽어보았다. 놀라운 것은 봉신연의도 삼국지,수호지,서유기에 이어서 중국에선 손 꼽힐 정도로 꼽히는 문학이라는 것과 만화의 내용과 거의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존인물 태공망은 유학을 어느 정도 배척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백이 숙제(재?) 같은 인물들을 낮게 평가했고 현실적이고 실속있는 행동만을 했다고 한다. 맹자가 이를 싫어하여 봉신연의 책을 많이 소각했다고도 전해진다. 어쨌든 꽤 고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신선에 대한, 초현실적인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타를 비롯한 12선인들의 병기라든가 쓰는 기술들도 만화가 후지사키 류가 재미있게 잘 표현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들의 개성이다. 일부 동인만화계에서는 야오이물로 판정하기도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인간의 다양한 컴플렉스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주로 나타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양전의 천재 컴플렉스(?) 가 주를 이루지만,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을 아주 잘 표현해 놓았다.
주인공 태공망 설정도 잘 되어있다. 기본적으로 망가지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이 15권에서 주 캐릭터는 양전이며 마지막 아버지를 만나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부분은 전체 봉신연의 중에서 황비호와 문중의 대결 부분과 함께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인상깊은구절] 저는 태공망 일행을 만난 후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당신한테서도, 그리고 저 자신한테서도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곤륜의 편에 서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요괴입니다.... |
| 이 '봉신연의'란 만화도 벌써 20권까지 나왔다. 하지만 호흡이 빠르고, 등장인물의 생김새가 개성이 있어서(등장인물들이 비슷비슷하면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짜증난다) 20권이라고는 해도 금방 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천년 전 중국에는 '은'나라가 있었다. 당시 황제는 주왕. 한때는 현명한 왕이었지만 미녀 '달기'를 황후로 맞아들인 이후 성군의 모습은 사라지고 백성은 생각하지 않는 추한 왕이 되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인간계를 구하기 위해 선인과 도사들이 직접 나서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봉신계획'. 그것은 사악한 선인, 도사들을 신계에 봉인시켜서 '은'나라를 대신해 서기에 신 왕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역사 시간에 배웠죠? '은'나라 다음이니까, '주'나라를 세우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계획의 책임자로 태공망이 선택된다. 이 태공망이란 인물은 실력이 있지만 무슨 일이든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게 단점이다. 또한 주인공이라는 자각도 없는지, 멋있는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망가지기 일수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또 매력인지라 그의 주위엔 사람들, 선인들이 끊기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나라를 뺏고, 빼앗기는 전쟁이란 선인들이 아니라 인간이 주축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인들도 고민이 많고, 선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인간들은 무력감을 느끼며 힘들어 한다. 또한 인간이면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고뇌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만화의 진짜 재미는 설정 그 자체에 있다. 중국 역사에 아무리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달기'란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전설의 은나라를 망하게 한 희대 여인 '달기'. 그러나 봉신연의에선 그 달기가 사실은 요괴이고, 몇 백년에 걸쳐 은나라 왕의 첩(또는 정비)으로 들어가 왕의 곁에서 왕을 쥐고 흔든다고 설정을 가지고 있다. 쫓겨나면 잠시 숨어서 다시 힘을 기르고는 다음 왕에게 접근하고, 또 쫓겨나는 것을 반복하다가, 결국 달기란 인물로 분했을 때는 그 요력이 최고에 달해서 어느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던 것. 결국 왕들이 요괴의 손에 놀아나고 나라가 황폐해지자 이를 보다 못한 선인들이 직접 나서게 되는데 후반부로 가면 인간들은 쏙 빠지고 선인들끼리의 싸움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어 만화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만화를 보는 재미 외에도 중국에 관한 역사나, 실존 인물에 대한 관계들도 알 수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
| <봉신연의> 지금은 많이 조용해졌지만 연재하던 당시만 해도 큰 인기를 끌었던 걸로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 볼 때 뭘하고 있었는지 연재가 끝나고 나서 <봉신연의>를 보게 되었다. 하도 유명한 것 같아서 봤는데,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한데, 나쁜 이유도 잘 모르겠다. 지금 다시 본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태공망이 달기를 저지하려고 여행하는 도중 사람들과 만나면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읽으면서 안타까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그것은 내용자체에서의 안타까움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죽어서이다. 아무튼 <봉신연의>를 보고 난 느낌을 말하자면 평평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끝에 가서는 재미있게 보긴 했다. 개인적으로 복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더 나왔으면 했다. 뭔가 숨어있는 게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원래는 23권보다 더 짧게 나와야 했다던데... 오른쪽 반전(맞나?)에 엉망으로 편집해서 소장가치는 약간 떨어지지만 작가의 톡특한 그림체가 돋보인다.(횡설수설) 시간이 흘러서 재판으로 나왔으면 한다.봉신연의>봉신연의>봉신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