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책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수정의 『감정을 파는 소년』이 그러하다. 감정을 팔다니, 그게 가능할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풍부해서 판다는 걸까, 필요 없다고 느끼는 감정을 판다는 걸까. 만약 이 모든 게 가능하다면 나는 어떤 감정을 팔고 어떤 감정을 사고 싶을까. 감정을 산다면 어떻게 사는 걸까. 가격 책정은 적당할까. 책을 읽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꽉 차있다.
소설은 제목 그대로 감정을 사고파는 가게의 이야기다. 감정을 팔러 온 이들의 저마다의 특별한 사연과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들려준다. 후미진 곳에 자리한 가게의 사장은 ‘정우’, 하지만 감정을 매입하는 이는 ‘민성’이란 이름의 소년이다. 사장은 정우지만 가게의 모든 일은 민성의 몫이다.
가정 먼저 만나는 감정은 사랑이다.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게 사장을 사랑하는 여자는 혼자만의 사랑이라고 여겨 그 감정을 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중에 사장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지만 사랑을 팔아버려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감정을 팔아버리면 감정은 사라진다는 말이다. 반대로 사랑이란 감정이 필요하면 민성의 가게에서 사랑을 구입할 수 있다.
집안을 돌보지 않고 가정폭력을 일삼으며 결국에는 도박에 빠진 아버지를 향한 ‘증오’로 가득한 삶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증오를 팔기로 한 손님에게 정우는 누가 증오를 사겠냐며 거부하지만 민성은 달랐다. 증오라는 감정 역시 누군가에게는 필요하다며 구매한다. 그리고 얼마 후 증오를 사겠다고 온 이가 있었다. 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에게는 증오가 필요했다. 증오를 사러 온 여자의 사연이 그렇다. 여자는 처음에는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헤어지지 못한다고 여겨 가게에 와서 사랑을 팔고자 했다. 그러나 민성은 여자에게 남자를 사랑하는 감정이 없다고 말한다. 그동안 7년이라는 시간의 정에 붙들려 살았지만 이제는 끝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떨쳐버리고 싶은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게 필요하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감정이란 없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함께 공부를 하는 정우와 종현에게도 마찬가지. 경제적인 지원이 어려워 고시촌 총무를 하는 정우에게는 열등감이 심했고 반대로 너무 편안하게 공부하는 종현에게는 자극이 될 열등감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서로를 격려하며 공부하던 사이였지만 정우는 종현을 의식했고 결국 자신의 열등감을 팔았다. 그렇다면 내 안에 있는 감정은 어떻게 사라질 수 있을까? 바로 그것이 민성의 능력이다. 민성이 손님의 손에서 그 감정을 추출하는 것이다.
“슬픔과 사랑은 떼어낼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 상대방에 대한 사랑 또는 나 자신에 대한 연민, 세상의 모든 슬픔은 누군가를 사랑해서 생기는 감정이니까.” (141쪽)
민성의 말처럼 슬픔과 사랑은 한 몸처럼 붙어있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는 때때로 큰 슬픔이 동반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시작될 때 이별은 생각할 수 없기에 이별을 감당하기 어렵다. 사랑 때문에 슬프고 사랑 때문에 아파도 우리는 사랑을 놓지 못하는 게 아닐까. 연인을 향한 사랑뿐 아니라 가족, 친구, 세상을 향한 사랑까지도.
감정이란 참 이상하다. 자신의 감정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객관적이지 못한 게 감정이다. 이처럼 내 안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어렵고 하나씩 그 과정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사랑’, ‘증오, ‘열등감’, ‘슬픔’, ‘기쁨’, ‘행복’등 다양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면 상대의 감정에 의해 다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 친구와의 관계, 정체성, 여러 가지 감정과 맞닥뜨리는 청소년들에게 이 소설이 자신의 감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을 분류하고 정리한다는 소재가 독특하면서도 좋다. 세상에 쓸모없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우리는 저마다 소중하다는 걸 알려준다고 할까.
“사랑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따뜻하게, 증오는 캔에 담어서 차갑게, 열등감은 나무 그릇에 미지근하게, 슬픔은 머그에 담아 실온보다 조금 따뜻하게.” (141쪽)
따뜻한 사랑과 슬픔, 차가운 증오, 미지근한 열등감, 차별적인 감정을 상상한다. 그리고 현재 나의 감정 상태는 어떤지 생각한다. 넘치는 감정은 무엇일까. 다채로운 감정 이야기, 그 안에서 솔직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순간, 조금 편안해지는 쪽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
|
"우리가 쓸모없는 감정을 매입해줬으니 앞으로는 잘 살겠지?" 손님이 돌아간 바테이블을 마른행주로 닦던 정우가 혼잣말인 양 민성에게 물었다. 아마도 정우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쓸모없는 감정이 어디 있어. 여자는 어떤 형태로든 부작용을 겪게 될 거야. 어쩌면 벌써 소중한 무언가를 놓쳤을 수도 있고." (29쪽)
감정에 대해서 생각한다. 감정을 파는 소년이라는 제목도 무척 흥미롭다. 소설 속 다양한 사연은 곧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
|
누군가의 감정을 매입하고, 다시 누군가에게 그 감정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소년의 이야기. 골목에 위치한 간판 없는 허름한 가게에 주인과 종업원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판매하고 매입한다. 그로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감정을 사고 판다. 사랑, 증오, 열등감, 행복,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사려하고, 팔려고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비슷한 소재의 책들이 최근들어 많이 발견된다. 가령, 최근에 읽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시간을 판느 상점'이 그렇다. 꿈과 기억, 감정을 사고 파는 일들은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런 세계가 어딘가에는 존재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나에게 생겨난 감정은 쓸데없는 방해꾼인 것 처럼 여긴다. 누군가가 돈을 주고 사간다면 '얼씨구나'하고 팔고 싶은 감정들을 잔뜩 지니고 있다. 좋고 나쁜 감정들은 널뛰기처럼 우리에게 들락날락 거리지만, 불편한 불청객처럼 우리는 그들을 좋은 마음으로 맞이하지 않는다. 특히,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감정일수록 모든이들에게 불필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지 않다. 소설은 중간 중간마다, 같은 대사가 나온다. '쓸모없는 감정은 없어'. 가게에는 슬픔을 구매하러 온 손님과 증오감을 비싸게 구매하는 손님이 등장한다. 심지어 열등감을 얻갔던 이도 있다. 이들의 감정은 적재적소마다 적절하게 사용된다.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간 이는 결국 '사랑'을 잃고 만다. 삶을 살다보면,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번걸아가며 일어난다. '인생지마 새옹지마'라는 변방에 사는 늙은 이의 말을 예를 들지 않덜다도 이는 우리 인생에 누구도 겪는다. 스무살, 오래된 잡화점에서 PD수첩이라고 적혀있는 메모장을 구매했다. 거기에는 자질구레한 모든 내용을 기록했다. 당시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내용들부터 너무 기뻐서 잠에 들지 못했던 모든 순간이 기록되어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펼쳐든 수첩에 '감정'은 증발되어 사라져 없었다. 그저 당시 그랬다는 사실만 기록되어 있을 뿐이었다. 어느날, 들쳐본 수첩은 내가 들쳐 본 날의 기분에 따라, 모든 기록이 기쁜 일이 되기도 했도 내가 들쳐본 날의 기분에 따라 모든 기록이 나쁜 일이 되기도 했다. 사람의 감정이란 오락가락하며 출렁이는 파도와 같다. 그것이 멈춰지는 일은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10리 밖에서 바라본 바다는 고요하고 넓어 보인다. 그러나 조금씩 그 바다에 가깝게 갈수록 파도는 출렁이는 '골'과 '산'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찰리 체플린은 이에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그렇다. 한 없이 아름다워 보이는 바도는 가깝게 보기에 언제나 출렁 거린다. 서핑을 즐기는 서퍼에게 좋은 바다란 출렁이는 파고가 높은 바다다. 바닷가에서 조용히 발을 담구고 싶은 이에게 좋은 바다는 잔잔하게 발끝을 조심히 적시는 바다다. 결국 좋은 바다와 좋지 않는 바다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나의 첫 번 째 저서인 '앞으로 더 잘될거야'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 내용이 있다. '좋은 일이 있다고 기뻐할 필요도, 나쁜 일이 있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며 그 출렁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지만, 도서 전반적으로 짧은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이 소재들은 앞사람과 뒷사람이 연결되며 이야기를 하나의 덩어리로 이어준다. 자신에게 불필요한 감정을 팔러 온 사람과 그 사람이 판 감정을 비싼 돈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는 필요한 감정과 불필요한 감정이 과연 사람마다 다른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에게 다시 생겨난다. 내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필요와 불필요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모두는 저절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 감정에서 불필요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팔았던 감정이라도 다시금 내가 사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비극이라 불려지는 일들이 존재했다. 당연히 '희극'이라고 불려지는 일들도 존재한다. 그 상황은 그 상황에 머물고 있을 뿐, 현재의 나를 괴롭히지 않아야 한다. 나는 그 상황과 시간을 거기에 두고 시간을 따라 멀리 멀리 나아간다. 소설은 각 주인공들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사연있는 주인공들은 각자 슬프거나, 기쁘거나, 사랑스럽거나, 열등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또한 스치는 감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술된 이야기를 조금 더 뒤로, 조금 더 더 뒤로 끌어낸다면 아마 주인공은 감정을 팔아야 할 이유도, 사야할 이유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10대들을 위한 짧은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책은 성인에게도 굉장히 좋은 독후감을 느끼게 한다. 큼지막한 글씨에 짧은 구성의 소설이지만 쉽게 몰입하고 우리 주변에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다. 학생이 아니라, 성인들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서술된다. 사람의 감정은 '청소년'이라고 무디고, 성인이라고 기민한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각자에 맞는 크기의 기쁨과 슬픔이 존재한다. 이에대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역시나 '독서'다. 연예인 지망생의 이야기, 공시생과 수험생의 이야기, 오래된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 미혼모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는 짐작할 필요도 이유도 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공감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급하게 변해가는 나와 주변인들이 언제라도 겪을 수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머릿속으로 이미 한차례 공감의 시뮬레이션을 돌렸던 사람과 난데없이 상황을 맞이한 사람은 문제를 대변하는 자세가 다르다. 김수정 작가님은 바이크를 타고 대한민국의 여기저기를 여행했다. 우리의 대부분이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봤을 것이고, 또한 그를 통해 더 많은 생각을 얻었을 것이다. 소설 중 생각치 못했던 가상인물들의 삶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는 점에서 얇지만 유익한 시간을 갖게 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감정을 사고판다고?! 최근에 <감정을 파는 소년>이란 재미난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은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감정을 사고 판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10대는 물론 20~30대, 40~50대 이후의 사람들도 함께 읽고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이야기보따리를 담고 있다.
사람에게는 사랑, 행복, 증오, 질투, 시기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별것 아니지만 어떤 것 때문에 기쁘기도 하고, 또 어떤 일 때문에 화가 나거나 열받기도 한다.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어떻게 사고 판다는 것일까?
서울의 신림동 어느 주택가 골목 끝에 수상한 가게가 문을 열었다. 이 가게의 주인인 민성과 정우는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찾아와 자기의 감정을 사달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이들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는 것처럼 감정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파는 인물은 누구인가?
p.13 하루는 절판된 책을 찾는 손님이 있었는데, 사장님은 기꺼이 서랍 안쪽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소장용 책을 손님께 건넸다. 심지어 돈도 받지 않고, 그 책은 딱 봐도 세월의 손때가 묻어 있는 책이었다. 당시에는 '그다지 아끼는 책이 아닌가 보네.' 정도로 생각했다.
사랑을 팔고 싶은 지은, 증오를 사고 싶은 재희, 열등감을 팔고 싶은 공시생, 그 열등감을 사고 싶은 종현, 슬픔을 사고 싶은 세진, 자신의 행복을 팔러 온 할머니 순이. 그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민성, 정우, 그리고 연우의 이야기 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이 사고파는 감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랑과 행복은 절대 팔 것 같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하지 않다. 반대로 슬픔과 증오를 누가 살까 싶지만 이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도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감정을 사고파는 가게를 찾아와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그들의 소망은 무엇인지 파악하다 보면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감정을 사거나 팔게 된다면 어떤 감정을 사고 싶고, 팔고 싶으신가? 감정이라는 것이 하나하나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성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이의 감정을 추출해서 또 다른 이에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큰 시련을 겪기도 한다.
p.78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이곳에서 다른 감정도 살 수 있나요?" "어떤 감정이 필요하신데요?" 민성의 째림을 못 본 체하며 정우가 물었다. "사랑이요, 사랑을 좀 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마침 며칠 전에 들어온 재고가 있거든요." 곧이어 민성은 창고에서 피클 통 같은 플라스틱 통 하나를 꺼내서 왔다.
'세상에 쓸모없는 감정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감정을 파는 소년>은 우리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민성은 무뚝뚝하고 냉소적이지만 타인의 감정을 측정하고 꺼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반면에 가게 사장인 정우는 밝고 쾌활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어쩌다 함께 감정을 사고파는 가게를 열게 됐을까?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사고파는 감정은 우리가 늘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감정들이다. 누군가에겐 용기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게 열등감을 주는 감정들. 때로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고 그로 인해 슬픔과 증오를 싹트게 하는 감정들을 어떻게 처리하며 좋을까?
살다 보면 감정이 지나쳐서 혹은 감정을 잘못 발산해서 낭패를 겪기도 한다. 어떨 땐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때에 표출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주변의 지인들조차 만나기 힘들어진 요즘 내 감정 못지않게 타인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이든 슬픔이든, 증오든, 열등감이든, 모든 감정에는 의미가 있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감정을 파는 소년>. 간만에 읽어 본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
|
안녕하세요 :)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변하는 기분 때문에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드시나요? 그럼 이곳에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858. " 감정을 파는 소년 " 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 사랑 때문에 울고 힘들 때도 있지만 결국 그 사랑 덕에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은 유리와 같아서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깨져버리고 만다. 여기 이 사랑처럼 말이다.
분명 둘도 사랑을 했다. 남자친구가 먼저 등을 보이기 전까진 말이다. 사랑을 잃은 상실감보다 남자친구의 배신감에 치를 떨던 그녀에게 먼저 손 내밀어 준 것은 책방 사장님이었다. 그의 따듯한 손길 덕에 차갑게 얼어붙었던 지은의 마음은 점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점점 퇴근시간이 다가오는 게 아쉽게 느껴졌다.
분명 같은 마음일 거라 믿었다. 그러나 그와 그녀의 목적지는 같지 않았다. 그걸 깨달은 순간 지은의 발끝은 신림동, 어느 주택가 골목 끝에 가게 앞에 멈추게 되었다.
"감정을 사고 파는 가게" 지은은 그곳에서 사장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하나도 남김없이 팔았다
분명 같은 맘이길 빌고 빌었던 그 감정이 마치 어떤 찌꺼기처럼 지저분하게 느껴졌다. 한순간에 감정을 잃는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그녀는 그에 대한 사랑을 미련 없이 버렸다.
그와 반대로 종현은 사랑을 더 사고 싶었다. 그녀가 싫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마음이 식어가고 있음을 느낀 종현은 서둘러 사랑의 감정을 샀다.
고3부터 함께한 그녀를 위해, 군대도, 공시도 모두 다 기다려주고 늘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그녀를 위해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사랑을 구입해 자신의 욕심만큼 채워 넣었지만 이별은 막을 수 없었다. 쉽게 상황을 벗어나려 했던 것이 오히려 화가 되어 둘 사이를 집어삼켜버렸다.
나도 감정을 팔고 싶을 때가 많았다. 조금만 무딘 성격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워낙 화가 많은 성격이라 내 마음을 표현하기도 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어버릴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감정이 하나의 의미만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흔히 행복하다는 감정을 떠올릴 때면 웃음, 미소, 사랑, 충만함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행복에는 슬픔, 분노, 열등감, 질투 등의 감정도 함께 들어가 있다. 나의 불같은 성격은 때론 열정이 되어주었고,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느껴지더라도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슬픔 속에 가려져 알지 보지 못했던 행복이 당신을 향해 웃음 짓고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김수정 작가님께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