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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뿌리」는 한국계 덴마크 작가인 '에바 틴드'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한 살에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는 어느 곳에도 동화되지 못하는 이방인의 마음을 소설 속에 담았다. 익숙한 곳을 떠나는 세 인물의 여정은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애쓰는 그녀 자신의 고뇌를 형상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제목인 뿌리(ophav)는 근원을 의미한다. 책의 주요 인물인 카이, 미리암, 수이 세 인물은 자신의 뿌리를 찾아 방황한다. 딸에게 헌신적으로 살아온 아버지 '카이'. 그는 딸이 독립하며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런 그는 인도의 공유 마을에 들어가며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편 딸 '수이'는 동거하는 남자친구와 헤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배 속에 혹이 생긴 그녀는 현실에 도피하며 어머니를 찾아간다. 이기적인 면모를 보이는 어머니에 질린 수이는 할아버지의 고향, 한국으로 떠난다. 어머니 '미리암'은 예술인으로서의 성공이 가족보다 중요하다. 카이와 수이를 사랑했지만 일본인 예술가 남편과 결혼하고, 남편이 죽은 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가족임에도 좀처럼 결속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덴마크, 인도, 스웨덴, 한국. 네 국가를 오가는 세 인물의 여정은 다양한 시간 선 위에 위치한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각 인물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세 인물의 이야기가 결국 하나의 서사로 합쳐진다는 것이다. 이는 세 인물이 서로가 서로의 근원에 존재하며 끝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근원을 발견한 이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그들은 새로운 목표를 정립하며 익숙한 공간을 떠난다. 카이는 한국으로 향할 용기를 얻었으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용서했다. 근원을 인정하는 그의 태도는 새로운 사랑을 찾을 혜안을 주기도 하였다. 수이는 익숙하던 덴마크를 떠나 마라도에서 해녀 일을 배운다. 모계 사회인 마라도로 향하는 것은 어머니의 부재를 용서하고 수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리암은 친모를 만나며 내면에 부재하던 가족애에 대한 정체를 확인한다. 어머니를 자신의 예술 일부로 수용하며 그녀를 용서하는데, 이는 동시에 카이와 수이에게 무심했던 죄책감으로부터 해방되는 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의 행보는 근원을 고찰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근원을 파악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이해한다는 말과 같다. '나'에 대한 무지는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리게 만든다. 타지에서 흔들리지 않고 개인의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선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세 인물이 근원을 파악하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갔던 것처럼, 나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새로운 땅에 나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힘을 준다. 정체성과 근원에 대한 존재론적 의문은 재외동포에게만 해당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 독립을 앞둔 사람, 타지에 생활하는 사람 등. 모든 개인이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될 고뇌이다. 그 중 나는 독립을 앞둔 사람이다. 성인이 된 지 3년,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 신분을 내려놓은 채 자립하게 될 곳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방황하게 될 것이다. 그런 순간, 내가 나의 근원을 인지하고 있다면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소설 「뿌리」는 근원 탐구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해 주진 못한다. 모든 이들의 근원이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근원 탐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큰 의미가 있다. . . . #서평 #뿌리 #에바틴드 #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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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 살면서 가끔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라 잠깐 고민하다 말았지만, 이 작품을 만나 그 질문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다. <<뿌리>>는 바로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하는 소설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 에바 틴드의 장편소설이다. 단순히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가 평생 품어온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삶의 흔적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느슨한 틈 없이 단단하게 이어지고, 읽을수록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간의 뿌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어쩌면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이 작품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자란 북유럽의 삶, 자신을 낳은 한국이라는 출발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 문학까지. 서로 다른 세계 사이에 서 있던 작가의 시간이 이 소설 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엮인다. 등장인물은 한 가족이다. 예술가 미리암, 건축가 카이, 그리고 딸 수이. 겉으로는 가족이지만 마음속에는 저마다 다른 상처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어느 날 성인이 된 수이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세 사람의 삶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카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기억 때문에 늘 자신의 자리를 찾고 싶어한다. 미리암은 성공을 위해 가족을 떠났지만 결국 깊은 상실 속에 홀로 남는다. 수이는 부모의 빈자리를 안고 자라며, 자신이 누구인지 직접 찾기로 결심한다. 세 사람은 각자의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인도의 공동체, 스웨덴의 깊은 숲, 그리고 한국의 작은 섬 마라도까지. 장소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이 찾는 것은 같다. 편히 숨 쉴 수 있는 자리, 있는 그대로의 자신, 그리고 삶을 붙들어 줄 마음의 중심. 어쩌면 그것이 각자가 찾던 뿌리였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뿌리’는 혈연이나 출생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어난 곳이 같다고 모두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뿌리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뿌리는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이 작품은 말한다. 한창 자신의 자리를 찾느라 흔들리는 사춘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다 보니, 이 메시지가 강하게 남는다. 세 명의 등장인물이 그려내는 서로 다른 뿌리는 어쩌면 아직도 답을 찾고 있는 작가 자신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정답을 주는 대신 독자에게 조용히 되묻는다. 당신은 무엇 위에 서서 살아가고 있느냐고. 머물 곳은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감성적인 문장과 분위기 있는 묘사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읽고 난 뒤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뚜렷한 메시지의 작품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산지니(@sanzinibook)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장편소설 #유럽소설 #정체성찾기 #입양 #신간 #책추천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습니다. #뿌리 #에바틴드 #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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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Ophav)> 에바 틴드, 산지니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관한 소설이었다. 다만 이 질문이 단순히 혈통이나 출생의 문제에서 한정지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이 책의 큰 특징이다. 이 책에서 나타난 '뿌리'란 한 사람이 태어난 장소나 가족의 이름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뿌리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자연이나 신앙, 혹은 자기 안의 오래된 결핍이 뿌리일 수도 있다. 🌱 소설은 미리암, 카이, 수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세 사람은 가족이지만,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따뜻하고 단단한 가족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미리암은 예술가로서의 삶을 선택하며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카이는 한국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두 사람의 딸 수이 역시 부모의 빈자리와 불안 속에서 자라나야 하는 처지다. 이들은 서로 이어져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각자의 외로움 속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가족이라고 해서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라는 말로 모든 상처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건 현실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도 끝내 가닿지 못하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그 점이 조금 쓸쓸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이유로 떠난다. 스웨덴의 숲으로, 인도의 공동체로, 그리고 한국의 마라도로 향한다. 장소는 계속 바뀌지만, 이 소설이 말하는 여행은 낭만적인 여행과는 거리가 있다. 낯선 곳에 간다고 해서 갑자기 답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것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자신이 외면해왔던 감정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이들의 이동은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한 여정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자신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결국 뿌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어딘가에 이미 완성된 형태로 묻혀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누구의 자식이고, 어느 나라에서 왔고, 어떤 기억을 가졌는지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놓아줄지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정체성에 관한 소설이면서도, 동시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갈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전하는 차분한 물음이 마음속에 꽤나 오래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책은 산지니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sanzinibook #뿌리 #Ophav #에바틴드 #산지니 #서평단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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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전개가 참 흥미진진하고 재밌었습니다. 400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어려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내용이 아니었어요. 풍경이나 인물의 외양, 내면에 대한 묘사가 길게 나열되어 있어 며칠 내에 금세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설 속 묘사들은 '어떻게 내면을 묘사하며 이런 표현을 하지' 싶을 정도로 색다른 표현들이 가득하였고, 감각적이어서 마치 시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작품을 쓸 일이 생기면 이 책을 펴놓고 비유법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지요. 외양에 관한 묘사 또한 실제로 옆에 사람을 두고 관찰하는 듯이 구체적이어서, 제가 더욱 화자의 시선에 몰입하게 해주었습니다. 책은 세 사람이 각자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이의 엄마보다는 예술가의 길을 택한 미리암, 수이를 독립시킨 후 슬픔에 빠진 카이, 이후 어떤 계기를 통해 할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수이. 이들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화자가 바뀌면서 진행됩니다. 각자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이기에 그 방법 또한 각자 달랐습니다. 아, 좀 더 정확히는 '각자의 평안을 찾아가는 방법'이었지요. 미리암은 숲속으로, 카이는 인도의 요가센터로, 수이는 한국으로 떠납니다. 결국 우리의 근원을 찾으려면 본인의 막연한 무언가를 들여다봄으로써,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하나 봅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가족 소설과는 다른 결을 취하고 있습니다. 가족과의 결합, 사랑, 관계, 고통 등에 대해 독자의 관념을 뒤엎기도 하지요. 그리고 번역을 했다는 것이 꽤나 티가 나는 문체였습니다. 읽다보니 이 문체 자체가 소설이 가진 경계인적인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내는 장치같이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아주 마음에 드는 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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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의 소설 <뿌리> 서사가 상당히 풍부하고 색다른 소재를 가진, 아주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제목 그대로 등장인물들의 뿌리를 향한 여정을 다루는데 인종적, 민족적 뿌리뿐 아니라 인류 자체의 뿌리인 “신” 과 “영성”을 다루는 깊이 있고 몰입감 있는 소설이었다. 나만의 세계가 너무나 명확해서 불행한 여자 예술가 미리암 남들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늘 스스로를 방랑자라 여겨온 외로운 남자 카이 그리고 이들 두 사람의 딸 수이. 수이는 독립한 후 벌어진 어떤 사건을 계기로 결국 카이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아 한국으로 가게 된다. 이 책은 가족이자 개인인 이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그들이 평생 추구하는 그 무엇인가를 함께 추적한다. 미리암의 경우는 스스로도 이상하다 느낄 정도로 부모의 사랑도 많이 못 느꼈고 딸 수이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었는데, 책의 마지막에 그 이유가 거대한 반전처럼 등장한다. 미리암은 인생의 여러 우여곡절 끝에 나이가 든 후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그만두고 매우 고립된 지역의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서 그녀는 자연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예술을 시작한다. 이것을 보면서 어쩌면 그녀는 평생 세상과의 단절 아니면 사랑하는 이들로부터의 도피라는 인생의 프로젝트를 추구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한국인인 카이의 경우에는 자신의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한국으로 먼저 오는가 했는데, 이 사람의 경우는 좀 더 깊이 있고 극적인 이야기를 저자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내 안의 신 이야기 혹은 인류의 영적 각성을 다루는 이야기랄까? 카이는 인도에 있는 명상 커뮤니티 오로빌로 가게 되고 이쯤에서 이 책은 전생과 윤회 등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생을 반복하며 고통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자들이고 반복된 삶을 통해 영적 성장을 이루고 영성을 키워갈 수 있다고. 그리고 딸 수이. 그녀는 일찍부터 버려짐이라는 고통을 겪는다. 예술에는 뜨거웠으나 가족들에게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미리암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가족을 버렸고 성인이 된 후 사귀게 된 남자친구 안톤은 자유로운 연애를 주장하며 수이에게만 집중하기를 거절한다. 설상가상으로 뱃속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이는, 결국 자신을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할아버지의 고향인 마라도까지 내려오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서 번역이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소설 <뿌리>는 깊이 있는 메시지와 풍부한 서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뿌리’라는 개념이 이 책에서는 단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뿌리는 ‘가족’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연’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과 ‘영성’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조셉 캠벨 박사의 저자 <천 개의 얼굴을 한 영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내면 혹은 진정한 자아, 즉 내 안의 영웅을 찾기 위해서 원래 있던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이론이 떠올랐다. 미리암, 카이, 그리고 수이 각자의 궤적은 조금은 달랐지만 결국은 내면에서 치밀어 오르는 ‘뿌리’에 대한 갈망을 내내 따라간다. 이 책 <뿌리>가 내내 묻는 것은 우리는 과연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것인 듯하다. 깊이 있는 주제에 강렬하고 빠른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소설 <뿌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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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고향은 더 이상 좌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도 위에 찍히는 점이 아니라 도달해야 할 어떤 상태에 가깝다. 그렇기에 인물들이 마주하는 풍경은 낯설수록 선명해진다. 스웨덴의 숲은 인간의 부재를 통해, 인도의 공동체는 과잉된 믿음을 통해, 마라도의 바다는 끝없이 이어지는 노동과 생존을 통해 묻는다. 너는 어디에 속할 수 있는가, 혹은 끝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외부에서 시작된 듯 보이지만 결국 자기 안으로 돌아온다. 장소를 바꿀수록 선명해지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 앞에서 흔들리는 자신의 내적 반응이다. 익숙함이 사라진 자리에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것들, 애써 외면해왔던 감정과 설명되지 않던 불안이 조용히 떠오른다. 이 작품에서 ‘뿌리’란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서 물려받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는 자리 위에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인물들은 혈연과 기억, 국적과 시간 사이에서 갈라진다. 그 틈 사이로 자신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스며든다. 기원을 잃어버린 자는 비로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여 하나의 형태를 이룰 때, 비로소 ‘머무를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워진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어떤 이야기 속에 놓이지만, 그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다른 방향으로 다시 써 내려갈 것인지는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이미 정해진 본질이 부재한 자리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정해진 서사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규정하는 일, 그 불확실한 과정 자체가 한 사람을 형성해간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는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끝내 닿지 않는 거리가 함께 놓여 있다.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거리를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서로를 놓아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 느슨한 거리 위에서 관계는 다른 형태로 지속된다. 서로를 온전히 알 수 없다는 전제는 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숨 쉬게 하는 조건처럼 느껴진다. 이해하려는 시도가 때로는 상대를 가두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관계는 비로소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머무른다. 가까움이란 동일함이라기보다 다른 채로 함께 존재하는 일이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욕망을 내려놓는 순간, 관계는 비로소 소유가 아닌 공존의 형태를 갖게 된다. 완전히 알 수 없음을 견디는 일. 그것이 관계를 지속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 앞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머무를 자리를 만들어낼 것인가. 설명되지 않던 내면을 끌어안고, 불확실한 채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 그 불완전한 상태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한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 도착한다. 근원은 단 하나의 시작점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되돌아가게 만드는 하나의 흐름이다. 바다가 그러하듯, 모든 것을 품어내면서도 동시에 개별적인 형태를 지워내는 자리. 그곳은 특정한 장소라기보다, 각자가 끝내 감당해내야 할 하나의 상태로 남는다. 그리고 그 상태를 외면하지 않을 때 비로소 한 사람은 스스로의 뿌리에 가까워진다.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시간들 속에서, 자신만의 흐름과 방향을 만들어가는 일. 그 지난한 축적 끝에 비로소 한 사람은 말할 수 있게 된다. 여기가 나의 자리라고.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의 방향을 묻게 된다. 주어진 자리와 이름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삶을 한 번쯤 의심해본 적 있다면 이 이야기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혈연과 기억, 관계와 시간 사이에서 쉽게 규정되지 않는 존재로 남아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계속해서 이어가야 할 사유의 자리를 남겨둔다. 고향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돌아갈 좌표가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 방식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혹은 이미 만들어가고 있다면, 『뿌리』는 그 과정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어 줄 것이다. 정해진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선언과도 같다. 그 선언을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의 삶은 처음으로 자신의 것이 된다. ✏️도서출판 산지니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서점용] 단절된 시간을 이어주는 나라는 이름의 정체성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도서명: 뿌리 (Ophav) 저자: 에바 틴드 한줄평 "먼 바다를 건너 찾아온 이름 없는 기억들, 흩어진 파편을 모아 비로소 완성해가는 나라는 존재의 거대한 지도." 깊은 읽기와 독후감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 근원에 대한 근원적인 갈증을 안고 살아갑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에바 틴드 작가의 자전적 서사가 담긴 이 소설은 '뿌리'라는 단어가 가진 묵직한 무게감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책은 단순히 혈연을 찾는 여정을 넘어, 단절된 역사의 틈새를 메우고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치밀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덴마크와 한국, 서로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경계인으로 살아온 작가의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복원하고, 상처 입은 가족사를 직면하며 얻어내는 '나'라는 존재의 확신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추천 대상
소통의 창 💬 여러분에게 '뿌리'는 어떤 의미인가요?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인가요, 아니면 언젠가 꼭 찾아내야 할 잃어버린 기억인가요? 여러분의 소중한 생각을 나누어 보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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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의 『뿌리』는 부산에서 태어나 1살 때 덴마크로 입양된 저자의 자전적 고민이 녹아있는 소설이에요. 우리를 단순히 ‘어느 나라 사람’이라는 정의를 넘어 더 깊은 내면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어요.
소설은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가요. ✔ 카이 어린 시절 한국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사는 건축가. 이제는 독립하려는 딸 수이를 보며 자신의 과거와 마주해요. ✔ 미리암 커리어를 위해 아이를 두고 떠났던 예술가. 두 번째 남편을 사고로 잃고 감당할 수 없는 상실감에 빠지게 되죠. ✔ 수이 카이와 미리암의 딸. 열여덟 살, 부모의 결핍 속에서 자라난 그녀 역시 자신만의 독립을 준비해요.
이들은 각자의 삶에 찾아온 ‘상실’의 순간, 그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나죠. 인도의 대안 커뮤니티, 스웨덴의 깊은 숲, 그리고 대한민국 끝자락 마라도까지. 대륙을 넘나드는 이들의 발걸음은 결국 자신의 ‘근원’을 향해 있어요.
이 소설의 원제인 ‘Ophav’는 근원, 혈연, 기원을 뜻해요.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뿌리가 단순히 ‘피가 섞인 가족’이나 ‘태어난 국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돼요.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자기만의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라’는 메시지였어요. 우리는 평소 세상의 소음(남들의 시선, 사회적 성공, 의무감)에 가려 정작 내 안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곤 하잖아요. 저자는 진짜 내 뿌리를 알고 싶다면 일상의 소음을 걷어내고 내면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해요. 소설 속 인물들이 낯선 땅으로 떠난 이유도 결국 그 고요함을 찾기 위해서였던 거죠. 뿌리는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이미 숨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묵직한 울림을 주었어요.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허기짐을 느끼는 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이 책이 따뜻한 위로가 될 거예요. ✔ 가족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회복하고 싶은 분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감, 그리고 그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요. ✔ 일상을 떠나 자아를 찾는 ‘여행 소설’을 좋아하는 분 인도, 스웨덴, 한국의 풍경이 아름답고도 날카롭게 묘사되어 있어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용기를 내어 스스로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각자의 뿌리를 찾게 될 것이다!’
지금 삶의 방향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면, 저자의 문장들을 따라 여러분만의 ‘뿌리’를 찾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오늘이 조금 더 고요하고 단단해지길 바라요.
😍 산지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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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틴드의 뿌리는 솔직히 처음엔 무슨 말인지 잘 안 읽히는 소설이었다. 엄마 미리암, 아빠 카이, 딸 수이 각자의 이야기가 매 챕터마다 따로 흘러가다 보니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느낌이 약하다. 미리암이 아이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직접 키우지 않겠다고 하는 선택은 쉽게 공감되진 않지만, 나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세 인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뿌리나 정체성을 찾으려는 흐름은 분명하게 이어진다. 덴마크, 인도, 한국으로 이어지는 이동 역시 결국 나는 어디에 속한 존재인가 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고 느꼈다. 전반적으로 읽는 재미보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쪽에 가까운 작품이다.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뿌리라는 게 꼭 혈통이나 가족만으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