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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건너고 싶을 때나 길을 건너고 싶을 때 [시집-물 건너는 사람]
"물을 건너고 싶을 때나 길을 건너고 싶을 때 [시집-물 건너는 사람]" 내용보기
물이나 강이나 바다는, 시에서는 참 많이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맑은 것, 흐르는 것, 빛나는 것, 그리고 홀로 완전한 것. 처음 제목을 보고 이 시집을 구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짐작하고 기대했던 것들이 바로 그것들이었다. 우리가 물을 건널 수 있다니. 그리고 나서 가끔씩 이 시집을 들출 때마다 나는 또 이 시집의 제목을 '길 건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곤 했다. 물을 건너는 일
"물을 건너고 싶을 때나 길을 건너고 싶을 때 [시집-물 건너는 사람]" 내용보기

물이나 강이나 바다는, 시에서는 참 많이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맑은 것, 흐르는 것, 빛나는 것, 그리고 홀로 완전한 것. 처음 제목을 보고 이 시집을 구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짐작하고 기대했던 것들이 바로 그것들이었다. 우리가 물을 건널 수 있다니. 그리고 나서 가끔씩 이 시집을 들출 때마다 나는 또 이 시집의 제목을 '길 건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곤 했다. 물을 건너는 일과 길을 건너는 일을 나는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 출판되었을 때가 1992년이고, 2000년에 5판까지 발행된 것을 보면 이 시집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는 모양이다. 물을 건너든, 길을 건너든, 안간힘을 다해 이 세상을 건너려는 시인의 마음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시집을 권하고 싶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무엇보다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시집.

시를 읽다 보면 김명인 시인의 시세계를 이루도록 한 삶의 배경이 그리 원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말 시인은 하늘이 은혜를 베풀어 내리는 사람일까, 아니면 벌을 내려 키우는 사람일까. 궁금한 노릇이다. 다만 가난이나, 어려움이나, 영혼의 온갖 시달림조차 아름다운 언어로 고스란히 자리잡혀 있는 것을 보는 내 입장에서는 시인이란 벌을 받는 사람이 아닐 것만 같이 생각될 뿐이다.

[인상깊은구절]
이 그리움조차
끝끝내 그대에게 닿지 못한다 그걸 배우며
사는 자의 상처를 적시는 파도소리
지치도록 퍼올려지는 바람결에
나 쓸쓸히 풍화하는 잠으로 누우면
그대 어느 새 한 개 뜬 섬 축축한
눈물로 솟고
저물도록 출렁이는 수평선 위엔 자리 바꾸는
별빛 희미하게 껌벅거린다 -<섬>
 

 

YES마니아 : 로얄 j***6 2001.03.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