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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영화 다시보기... 오늘은 10년 전 영화 "SPOTLIGHT" 에 관한 이야기다. 911 사태에 가려지고 월드컵으로 정신이 없었던 우리나라에서는 별다른 반향이 없었던 사건이지만, 해외에서는 꽤나 크게 이슈가 되었던 ... 아니 충격에 가까운 2002년에 보도된 사건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카톨릭 교회의 성추문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의 신부들이 얽혀 있고 카톨릭 전체에 만연한 체계적 문제를 지적한 내용이라 충격이 컸다. 더 나아가 한 지역이나 국가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였다는 사실이 연속으로 밝혀지면서 관련 조사를 진행했던 보스톤 글로브 신문사의 심층취재팀인 "SPOTLIGHT" 의 노력이 퓰리쳐상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영화로 만들고 대중화시키는데 기여하는 문화가 참 반갑다. 아울러 상업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전기영화에 출연한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좋다. 비슷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마크 러팔로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배우가 되었는데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은 역시 배우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카톨릭이라는 폐쇄적인 종교집단 내부에서 자행되는 아동 성범죄는 특정 종교가 아닌 특정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본능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에서는 카톨릭을 비판하는 과정에 객관적인 사실을 조사하여 공개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역사를 돌아보고 종교만이 아닌 전쟁과 같은 특정한 상황이 인간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드는지 떠올리게 되었다. 본능에 충실하던 인간이 교육을 통해 이성을 가지게 되고, 추가적인 학습을 이어가며 이성은 인격이 되어 본능을 통제하게 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나 군대라는 특정한 폐쇄적 조직에서 억눌렸던 본능은 아동이나 포로라는 정복적 대상으로 하여금 이성의 제어력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사제 출신의 심리분석가의 말을 빌어 그 비율이 6%라는 통계가 언급되는데,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낀 비율이 비슷하다 생각된다. 물론, 종교의 경우는 나름 절제된 교육과정을 통해 이성의 통제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집단이기 때문에 그정도라 생각되며 군대의 경우라면 그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역사를 통해 알게 된 전쟁 중에 자행된 성범죄의 숫자와 가해자들의 수를 특정할 수 있다면 상상을 넘어서는 피해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문제"를 발견한 저널리스트가 처신해야 할 올바른 자세를 보여준다. 카톨릭이 가득한 도시에서 주된 구독자가 카톨릭 신자이며 이미 암묵적으로 모두가 회피하고 있는 사실을 다시 꺼내 알리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부담과 용기를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각자의 직업적 소신과 가족의 헌신을 바탕으로 교회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저널리스트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는 리더의 리더쉽과 각자의 생각이 모인 완벽한 팀워크라 생각된다. 해야할 일을 위해 모든 것을 접어두고 1년 넘는 시간을 헌신하는 모습들... 촬영은 물론 편집까지 아주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각본 역시 좋다. 멋진 대사들 중에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다"는 말이 가슴을 울린다. 저널리스트들은 물론, 아픔을 감수하고 증언하는 피해자들과 가족들, 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들까지...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서로 돕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싶고,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행동이었다 믿는다. 그렇다.. 세상은 소극적인지만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 이 사회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연한 의무감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굴러간다.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또한 권력이나 권위에 굴복하며 그 죄를 덮어주는 사람도 많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돕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의 명암은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자.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이 사회를 위해, 또는 우리 주변의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은 더 해보면 어떨까? 지금도 이 사회 어딘가에서 노력하고 있을 또 다른 "SPOTLIGHT" 에게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