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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순 시집[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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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순 시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시인은 2011년 계간 ‘열린시학’ 가을호(제27회 신인작품상)에 <붉은 브레이크>외 3편으로 등단했다. 당선작 선정 심사평에서 순간적인 착상을 끈질기게 물고 나가는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 ‘붉은 브레이크’는 이끌어가는 묘사력을, ‘얇은 잠’에서는 심리주의적인 기법이 밀도 있게 형상화돼있다고 했다. 2021년 제9회 정읍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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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순 시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시인은 2011년 계간 ‘열린시학’ 가을호(제27회 신인작품상)에 <붉은 브레이크>외 3편으로 등단했다. 당선작 선정 심사평에서 순간적인 착상을 끈질기게 물고 나가는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 ‘붉은 브레이크’는 이끌어가는 묘사력을, ‘얇은 잠’에서는 심리주의적인 기법이 밀도 있게 형상화돼있다고 했다. 2021년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로 대상을 받았다. 이 시집의 제목이 시의 제목이다. 

 

이 시집은 여는 시 ‘하루는 가늘다’로 시작하는데, 꽤 인상이 강렬하다. 바쁜 나날 속에서 하루하루를 위태하게 넘기면서(허리띠를 졸라맨다), 그저 걸어갈 수밖에 없는 허리는 가늘 수밖에…. 손을 펴서 뭔가를 잡으려 해도 읽을 수 없는 우주는 대답 없이 저물어간다. 우리의 생이 그러한 것인가, 그러면서도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여위어 가는 하루하루 몰입, 하자 하자…. 마치 시위의 후렴구호처럼….

 

그런데 ‘하’는 하자를 넘어선다고 마치 큰 소리로 웃는 웃음소리처럼 하·하. 하로 들린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수도하고 있다고,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다. 

시어는 언어의 함축이다. 상징을 담아내는 글자 하나가, 이렇듯 느낌이 다를 수 있을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시는 읽는 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느낌 속에서 시의 울림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겠는가, 시인의 감정과 느낌을 그대로…. 시가 어렵다 쉽다는 아마도 읽는 이의 감정에 달렸지 않을까?, 

 

시집은 5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가족의 사랑 2부는 연인과의 사랑 3부는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로, 4부는 ‘길’ 위에서, 5부는 ‘봄’을 노래하며…. 총 88편의 시가 실려있다. 

 

 

 

가족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내 마음, 생로병사 흥망성쇠의 ‘길’? 

 

1부에 실린 시 <바다가 사랑이다>에서 

 

‘바다는 토닥토닥 물결뚜껑을 매만진다. 

‘햇살 따라 장독 덮개를 갈무리하던 어머니처럼’ 

 

바다는 어머니의 장독대다. 햇살 따라 장맛을 깃들게 하는…. 세상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또 <바지락칼국수>에서 보듯이 가족은 밥상에 둘러앉아 큰 대접에 한가득한 칼국수를 코 훌쩍 거리“며 먹는다. 저녁이 온기로 출렁….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내일도 견딜 만할 거 같다.”

<감자 옆에 감자 옆에 감자>에서는 감자를 먹는 식구들 “뼈마디 불거진 갈고리 같은 손이 닮았어요”….“내일은 별을 구워 먹고 싶어요” 온기 속에 사랑이 피어오르는 풍경이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나무는 혼자가 아니란다. 푸름과 높이와 새소리와 함께 있다고, 나무는 키가 커간다. 숲을 벗어난 적이 없지만 자유의 꿈을 놓은 적이 없다. 흔드는 바람, 날마다 의식을 깨운다. 

 

2부에 실린 <나무 그림자> “너와 난 동시에 태어났어…. 너의 호흡을 마시며 자라났어.” “나를 스치는 건 검은 바람뿐 내 몸은 종이처럼 닳은 어둠이야…. 이제 내게로 와줘 네가 오면 난 사라지지 너 또한 사라지지 파랗게 새파랗게 그 순간만 기억할게” 연인은 동시에 태어나는 존재일지라도 영원히 같은 색깔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그림자란 늘 그러하듯…. 표현이 아름답다. <사랑의 눈동자> “태초부터 사랑이었다…. 사랑이 죽으면 도서관에 보관된 끝없는 눈동자가 된다. 사랑의 힘은 흘러간다…. 그가 또 다른 사랑에 목말라 하듯이 사랑은 돌아오리라. 그리고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콩나물국을 끓이리라 안개가 걷히고 다시 길을 떠나는 새벽이다.” 옷이나 이불로 사용했던 사랑은 조금씩 낡아가기 시작한다. 사랑은 숨결, 옷, 이불처럼 낡아가고, 사랑은 죽은 자의 책이 되어 내 눈동자를 가져갔다. 사랑은 기억 속에 남겨지고, 내 눈동자를 가져갔다.

사랑이라는 것, 부부라는 것, 가정을 이루고 사랑을 가꿔간다는 것이 이렇게 우여곡절의 콩나물 끓이기…. 냄비 속에 녹아들어 따뜻한 온기를 가지는 게 아닌가?

 

 

 

3부, <마음에 바람이 분다> 마음 놓고 흔들려 본 적 있는가…. 붉으락푸르락 때론 샛노랗게 저며진 마음 들판에 풀어놓은 적 있는가, 켜켜이 숨죽였던 마음이 춤을 춘다. 내 마음은 한 번쯤은 훨훨 날아가고 싶지 않을까, 

 

4부는 삶의 길에 관한 이야기다 <길을 걷다> “모두들 알지만 모두를 모르는 척하는 길 완벽히 아는 것과 완벽히 모르는 것 사이에는 담담한 마음이 있을 뿐이지요.” 5부 <봄이 온다니> “바람이 몸에 감긴다. 나뭇가지마다 뒤척이는 이파리들 푸릇한 숨소리. 이 세상 다녀간 사람들 다시 태어나고 싶은 봄, 내 몸에서 형용사들 하염없이 나부끼고 흩어지고 떨어지고 다시 솟아오르고” 봄은 생명과 소망의 계절임을 절망과 어둠 속에서도 여름을 내달리는 숲은 웅장하다. 마치 역사의 발전법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만물소생, 흥망성쇠의 여정을…. 여름을 거쳐, 가을로, 겨울로 어김없이 

 

 

수도에 가까운 몰입과 황홀의 이미지즘

 

 

민용태 시인은 이 시집 해설에서 “수도에 가까운 몰입과 황홀의 이미지즘”이라 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과 묘사, 아마도 등단작품의 심사평과 같은 맥락의 몰입을 발견한 것인가?, 작가의 시는 싱그럽고 상쾌하다고 해야 할까, 작가의 말 “지나가는 시간을 물에 녹여내니 흘러가지 않고 남는 순간들이 있었다”를 되뇌며, 순간들을 두 손으로 건져내어 이름을 붙이고 나뭇가지를 달아주었다. 마치 눈사람에게 손을 만들어주고 빨간 장갑을 끼워주는 상상을 해본다. 

 

 

 

 

시집은 인간사를 노래한다. 시를 읽는 내 느낌이 그런가?, 행간에 갇혀있는 터져 나올 듯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 움직임의 감정이, 숲과 나무, 우주는 자연이다. 미래를 알 수 없는 두려움, 하지만 자연의 흐름과 함께, 가족의 사랑은 밥상에 둘러앉아 땀과 정성이 베인 바지락칼국수 소박하고 거칠지만, 콧물을 흘려가며 후루룩후루룩 사람 사는 소리가 들리고 피어오르는 김은 열기와 희망이지 않을는지….

 

나는 ‘시’를 읽을 때마다 찍어서 맛볼때마다 조금씩 달라짐을 느낀다. 눈으로 읽고, 소리로 읽고, 머리로 보면서, 손으로 더듬어가면서 녹아들어 있는 내 안의 감정의 소리를 듣는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나무에손바닥을대본다#박천순#시집#9회정읍사문학상대상작#문학#예서#예서의시018#가족사랑#몽실서평단#몽실북클럽

YES마니아 : 플래티넘 m****h 2022.02.0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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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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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시를 시작할 때면 난감하다. 늘상 '나는 뼛속까지 공대생이니까'라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하곤 했는데, 자꾸 읽다보면 익숙해 지는 것일까. 그렇다고 이 책을 아주 시의 느낌을 살려가면서 읽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내 느낌대로 읽는데, 당황스럽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아직 맨 뒤에 있는 해설을 읽지 않았다. 그 어떠한 자료도 없이 그냥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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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시를 시작할 때면 난감하다. 늘상 '나는 뼛속까지 공대생이니까'라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하곤 했는데, 자꾸 읽다보면 익숙해 지는 것일까. 그렇다고 이 책을 아주 시의 느낌을 살려가면서 읽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내 느낌대로 읽는데, 당황스럽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아직 맨 뒤에 있는 해설을 읽지 않았다. 그 어떠한 자료도 없이 그냥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다른 해설들을 읽게 되면 그냥 거기에 끼워 맞추어 들까봐 저어되었기 때문이다.(자꾸 안쓰던 말이 생각난다. 역시 시를 읽어서일까? ^^;;)

이 시집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 그늘아래 자리를 잡고, 물론 의자를 놓아도 되겠지만, 나뭇잎을 스쳐 불어오는 바람 냄새를 맡으면 한장한장 넘기면 어떨까라고.. 아무래도 제목도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라고 했으니 꽤 어울리지 않을까. 그냥 바람도 아닌 꼭 나뭇잎을 스쳐 불어와야한다. 그래야 초록이 그득한 풀내음이 묻어있을게 아닌가.

늦은 오후 비가 쏟아지면 숲 끝에서 걸어오는 안개

더없이 섬세한 촉감

가장 작은 나무라도 다정을 알고 혼자를 한다.

풀잎이 속삭임을 멈추면

나무들은 서로 기대 잠이 든다.

-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中 -

정말 시처럼 숲 끝에서 걸어오는 안개를 맞기라도 한다면, 어쩜 더 포근해질지 모르겠다.

특히나, 이 시집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시인과 접점이 좀 있었다는 것이다. 도봉산역에 창포원도 그렇지만 늦은밤..광장시장의 고소한 녹두전이 생각이 나버렸으니 이를 어쩐다. 시집이든 소설이든 잡지든... 어디서든 실제로 경험했던 것을 만나게 되면 조건반사를 하는게 인지상정인가보다. 광장시장의 두툼한 녹두전을 아무래도 주말엔 먹으러 가야할것 같다.

광장시장 녹두전 어묵탕에

하루가 따스하게 스며드네

어묵 국물처럼 감칠맛으로 살아볼까나

행복은 수수껍질처럼 수수하고

안으로 달콤 쌉싸름한 그런거

- 수수한 날 中 -

이달의 사락 h******y 2022.02.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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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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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사실 오랜만이라는 말도 무색하다. 생각해 보니 교과서 속 시를 제외하면 내가 읽은 시는 원태연 시인의 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시집을 모두 읽은 건 아니고 몇 개만 꺼내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무슨 마음으로 다시 시집을 찾았을까? 표지와 제목도 한몫했고, 그리고 어른이 되어 읽는 시는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시를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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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사실 오랜만이라는 말도 무색하다. 생각해 보니 교과서 속 시를 제외하면 내가 읽은 시는 원태연 시인의 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시집을 모두 읽은 건 아니고 몇 개만 꺼내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무슨 마음으로 다시 시집을 찾았을까? 표지와 제목도 한몫했고, 그리고 어른이 되어 읽는 시는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시를 읽어본 지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읽어야 할지 어색했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운율을 생각하며 읽어야 하나 혼자 생각하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잘은 모르지만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나갔다.

이 시집은 총 5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시작은 가족의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 옹기종기 둘러앉아 칼국수, 감자를 먹는 가족의 따뜻한 풍경이 떠오른다. 이어서는 연인과의 사랑 이야기. 풋풋하고 설레는 사랑은 지나고 이제는 낡고 서로의 삶이 된 연인을 노래한다. 3부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 나무, 바람, 구름, 혹은 버려진 의자에서도 내 마음을 본다. 4부 길 위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길 위에 있다. 오늘도 묵묵히 하지만 명랑하게 걸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봄을 이야기한다. 형용사들이 춤을 추는 봄. 다시 생명이 시작되는, 다시 출발하는 봄이다.

책 소개 글에 '평범한 일상에 만나는 작지만 소중한 느낌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시집을 읽으며 나에게는 그저 단조로웠던 일상이 그녀의 언어로 하나하나 생명을 얻고 충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유난히 비를 좋아해선지 <매화 꽃잎 화르르 떨어지고>의 한 대목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시를 떠올리며 올여름엔 더 행복할 것 같다.

빗소리는 잠 사이를 걸어 다닌다.

사랑하는 사람은 창을 열어

빗소리를 몸속 깊이 들여놓고

잠의 긴 골목을 돌아가는 중이다.

p.45

s********n 2022.0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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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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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난한 삶을 살고 있다. 회사 다니는 것은 새해에도 여전히 그저 그렇고, 새해 목표는 나름 욕심을 갖고 야심차게 세워 보았고, 마음적으로 좀 더 여유롭게 평화롭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운전할 때는 차 안에서 KBS클래식FM만을 듣는다.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새해 들어서 시집 한 권을 읽어보고 싶었다.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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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난한 삶을 살고 있다.

회사 다니는 것은 새해에도 여전히 그저 그렇고, 새해 목표는 나름 욕심을 갖고 야심차게 세워 보았고, 마음적으로 좀 더 여유롭게 평화롭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운전할 때는 차 안에서 KBS클래식FM만을 듣는다.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새해 들어서 시집 한 권을 읽어보고 싶었다.

실용서적과 자기계발서적, 학습서만 읽다보니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 한 구절이 읽고 잠시 감성적인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주말에 산행을 자주 해서 산에서 나무들을 많이 보았었지만, 나무에 손바닥을 대볼 생각은 해본 적은 없다.

박천순 시인은 나무에 손바닥을 대보고 싶은 마음이 왜 들었고, 어떤 마음으로 나무에 손을 대보았을까?

 

 

먼저 이 시집의 제목인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를 읽어보았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고서 시인은 나무가 말하는 것을 듣고서 나무의 심경을 표현한 것 같다.

 

나무는 혼자가 아니다

푸름과 높이와 새소리와 함께 있다

아무것도 슬프지 않다, 별일이 아니다

하늘은 무한히 높고 가볍고 다채롭다

숲이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

 

나무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인 것 같다.

 

살아보면 슬프게 느끼는 일들도 결국은 별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무처럼 태연하게 평화롭게 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나무는 키가 커진다.

숲을 벗어난 적 없지만 자유의 꿈을 놓은 적이 없다

흔드는 바람, 날마다 의식을 깨운다

반짝이는 생각들이 우듬지마다 매달려 있다

새처럼 날아간다

 

나무는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계속 성장을 한다.

하늘을 향해서 올라가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볼 것이고, 그것이 나무가 누리는 자유가 아닐까?

 

나무를 둘러싼 바람과 새도 나무에게는 성장을 위한 배경일 뿐이다.

나는 흔드는 바람에 의식을 깨운다고 말하니 시인은 바람도 나무의 소중한 동반자로 해석했다.

 

여름은 맘껏 부풀기에 좋은 때

나무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

해가 뜨거운 숨을 토한다

 

늦은 오후 비가 쏟아지면 숲 끝에서 걸어오는 안개

더 없이 섬세한 촉감

 

가장 작은 나무라도 다정을 알고 혼자를 안다

풀잎이 속삭임을 멈추면

나무들을 서로 기대 잠이 든다

 

평소에 산행을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보았던 나무들이 이 시를 읽고나니 인간처럼 생각하는 생물로 느껴진다.

그냥 숲 속에서 말 없이 서있는 나무들이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무를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았기에 느낄 수 있는 감성들이다.

나무에게 깊은 생명감을 주는 시선이다.

 

시를 읽으면서 시 속의 감정을 느끼려고 해석을 해보았다.

오랜만에 시를 읽어보니 실용서적이나 학습서를 읽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감성이 느껴진다.

 

이 시집의 프롤로그 글은 '하루는 가늘다'라는 한 편의 시이다.

 

나는 걸어간다

그대는 나를 모르는 척 한다

우리의 만남은 몽상의 문턱에 걸린 무지개, 거울 속 눈동자에 물을 뿌린다

흩어진 글자들이 새털처럼 날아다닌다. (중략)

질문도 대답도 없는 하루가 저물어간다

몸은 여전히 읽을 수 없는 우주, 위태하게 건너가는 허리, 적막이 몸을 감싼다

혁명도 가슴도 없다 (중략)

여위어만 가는 하루 하루

몰입, 하자 하자 하자

 

사람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하루 하루를 표현한 시이다.

시인의 눈은 역시 일반인과는 다른 것 같다.

 

같은 세상을 보고, 같은 하루를 살지만 시인이 보는 세상과 시인이 보내는 하루는 다른 것 같다.

 

이 시집에 나온 시들은 상당히 글자 수가 많다.

짧게 압축되어 있기 보다는 길게 대화하듯 말해준다.

 

이 시집은 총 5부로 나누어져있다.

바다, 꽃, 여행, 인생, 계절, 음식, 일상을 노래하는 시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호수에 내리는 비를 짧게 표현한 시 '호수를 깨우는 비'가 있다.

 

수억 개 물의 씨앗

떨어지는 곳마다 동심원 메아리

부드럽게 부푼다

호수의 둥근 배

연잎은 윤기를 더하고

꽃잎은 명상에 빠진다

비의 연주

마아갈 얼굴들

반짝 눈 뜬다

 

내리는 비를 물의 씨앗으로 표현하고,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흔적을 동심원 메아리로 표현한 것은 매우 시적이다.

 

가끔은 이렇게 시를 읽으면서 잊었던 감성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시인의 눈을 잠시 시집을 통해 빌려서 세상과 인생을 조금은 시적으로 보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요즘 내가 클래식음악을 즐겨듣고, 어제는 서양미술사 책에서 어떤 그림을 찾고, 이번에는 시집을 읽으니 아이가 나에게 많이 고상해졌다고 했다.

 

살다보니 이렇게 고상한 시간이 생겼다.

새해를 이렇게 고상한 문화생활로 열으니 기분은 좋다.

 

박천순 시인의 다른 시들도 천천히 읽어보면서 시인의 눈과 마음을 잠시 빌려서 세상을 더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봐야겠다.

 

 

※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예서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i*****p 2022.0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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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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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천순 시인은 2011년 계간 ‘열린시학’ 가을호(제27회 신인작품상)에 <붉은 브레이크>외 3편으로 등단했다.     오랜 만에 읽는 시집이라 그런지 괜스레 설레면서 기다려진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시를 통해 공감하고, 덩달아 내 마음도 이해 받을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가족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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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천순

시인은 2011년 계간 ‘열린시학’ 가을호(제27회 신인작품상)에 <붉은 브레이크>외 3편으로 등단했다.

 

 

오랜 만에 읽는 시집이라 그런지 괜스레 설레면서 기다려진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시를 통해 공감하고, 덩달아 내 마음도 이해 받을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가족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마음 성찰, 길 위에서, 봄에 관한 시 등 총 5부로 나누어져 있다.

 

시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니라 읽는 동안 어떤 부분은 무척 어렵게 느껴졌지만 또 어떤 글귀들은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시어들이 나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심연 속에서 떠돌아다니기만 하던 감정의 조각들이 나란히 열을 맞추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때론 네 맘이 내 맘 같지 않아도

기쁨도 슬픔도 나누어

배가 되고 반이 되는 마법 부려보자

하얀 케이크 위에서 흔들리는 촛불

마음 밭에 사랑 꽃 예쁘게 피워보자

아까운 시간 곱게 포장하여 가슴에 품는다

p.37, '고마워'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족의 사랑'에 관해 노래하는 시들이 인상 깊었는데, 그 중 '고마워'라는 시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화자는, 57세 엄마의 생일날 온 가족이 모여 한정식 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글 속에 담는다. 함께이기에 기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가고야 말 찰나의 순간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곱게 포장해 가슴에 품고싶다'는 화자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간다.

 

가만히 기대본다

슬프고 다정한 가슴

바위가 나지막이 노래 부른다

내 호흡을 엮어서 만든

꽃 이파리야

내 품에 안겨 숨을 고르렴

네 머릴 쓰다듬는 바람을 느껴 봐

이끼도 통증도 네 발치에서 쉬게 하렴

p.38, '아버지 바위' 중에서.

 

읽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들이 좋은데, 이 시집에서는 그런 글들이 제법 많이 보여서 시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이 지나 지금과는 다른 계절이 되면 이 시들을 다시 읽어보려한다.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읽힐려나. 이 또한 재미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d*******3 2022.02.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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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서평]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내용보기
꽁꽁 언 겨울이 머뭇거리며 사라져 가는 1월 굳은 내 맘속에도 연초록의 씨앗 조심히 품는 계절이다. 어쩐지 그간 한 번도 시가 고파온 건 겨울은 아니었는데.. 불현듯 짤막하고 농밀한 글의 뭉치가, 운율이, 시상이 궁금해져 선택하게 되었다. 시집은 아마도 처음 서평 하는 것 같다.   이번 책으로 알게 된 시인 박천순의 시집은 5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는 제목에 쓰인
"[서평]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내용보기


 

꽁꽁 언 겨울이 머뭇거리며 사라져 가는 1월

굳은 내 맘속에도 연초록의 씨앗 조심히 품는 계절이다.

어쩐지 그간 한 번도 시가 고파온 건 겨울은 아니었는데..

불현듯 짤막하고 농밀한 글의 뭉치가, 운율이, 시상이 궁금해져 선택하게 되었다.

시집은 아마도 처음 서평 하는 것 같다.

 

이번 책으로 알게 된 시인 박천순의 시집은 5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는 제목에 쓰인 대표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가 수록되어 있다.

시의 마음이 계절이라면 봄이 가진 설렘처럼 사랑과 희망의 암시가 녹아 있다.

가만히 다가가 살을 대야만 느껴지는 미세하고도 확실한 숨결.

그곳에 시인은 손을 얹는다.

다 전송되지 않은 마음들과 눈, 눈. 그 눈의 결정들이 담겼다.

2부에는 1부에서 심어둔 시의 씨앗들이 움튼다.

빗 망울들이 구름이 되기도 하고 후드득 떨어진다.

'사랑의 눈동자', 회담 숲의 편지, '허밍 버드', '노부부' 등에서 느껴지듯 사랑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긴 응시와 피어남. 마음껏 흐드러지는 느낌. 그 속에서 가을 같은 이별 또한 만난다.

3부에 접어들면 겨울은 마음 깊이 숨어지고 어딘가 새로운 봄이 먼저 온다. '발효되는 것'(시인의 표현)은 아픔으로 피어나는 미지의 영역 어디쯤이었을까? 아픔에 무뎌지는, 더뎌지는, 표현이었으리라.

시 '리셋'(p88)처럼, 조금씩 흐트러진 선들을 천천히 다듬어 나간다.

4부에는 안개가 사라져야만 떠오르는 말간 아침처럼 일상의 새로움을 발견한다. 우연히 느껴지는 포착이 아닌 무수한 관찰에 의한 발견임이 표현에 스며있다.

5부에는 봄을 열망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봄은 아마도 사랑일까? 한 편의 시로 꽃피울 글과 형용사들일까. 나날이 새로워지는 삶의 단면일까.

새로운 캔버스를 준비하는 느낌이었다. 버리는 것이 클수록 얻는 것 또 한 크다는 어느 스님의 말이 생각났다. 많은 것들을 털어내고 새 '면'을 준비하며 끝과 시작을 함께하는 암시.

 

빠른 호흡보다는 느긋하게 즐기고픈 글감이 바로 '시'이기에

시를 한 번에 몰아 읽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음미에 맞지 않다고 생각되긴 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어느 날은 여러 시가 후두둑 들어와 안기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시 한 편으로도 책을 덮기도 했다.

해서, 시가 도착 한지 꽤 오래 되었음에도 이제야 서평을 남긴다.

시인의 시상은 여기저기에 콕콕 숨어 있었다.

흐드러지는 사랑이 피고 지고

삶의 기운과 여운이 어우러지는 듯

따로 또 같이.

그녀는 장마 속에도, 검은 아침과 비가 가득한 커피 잔 그 안에서도 일상의 세밀한 감각을 애타게 찾는다.

4부 '초록 시집'의 나비들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시상을 향한 화자의 고찰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떤 한 편의 시가 짜릿하게 전이되지는 않았지만 부분 부분 섬세함이 잘 숨어 있어 보석을 발굴하곤 했다.

나는 시집에 담긴 시를 눈이 아닌, 소리 내 읊기도 했는데 이윽고 말을 걸어오는 시 때문에

질문과 생각이 빗발치는 사색의 순간은 분명 즐거움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시집 한 권. 누군가의 머리맡에 가볍게 놓아 주고 싶다.

시인의 글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 있어 조금 옮기며 서평을 줄인다.

 

'마법의 달이

발밑에서 떠올라도

별이 이마를 때려도

머리를 열고

하늘을 보는 거야

 

모래알보다 많은 글씨가

지평선에

신기루로 떠오르면

 

한 줄 한 줄 읽으며

한평생 걸어가는 거야'

 

- p84~ 85 '읽기 쓰기' 중 일부 -

b*******r 2022.01.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