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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선암사를 꼭 가보고 싶었다. 매화로 유명하고 다리로 유명한 선암사. 몸도 마음도 한 번 움직이면 다다를텐데 그게 쉽지 않아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이렇게 책으로만 그려본다.
저자가 선암사보다는 워낙 송광사에 인연도 깊고 애정도 깊어 송광사의 이야기가 훨씬 많다. 표지의 사진을 봐도 보통 사찰이 아니다. 규모나 배치하며, 산속에 들어앉은 품새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속의 사진을 보면 그것이 더 기가 막힌다. 섬돌이나 돌담의 각이 여간한 것이 아니다. 어지간한 정성으로는 이런 모양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송광사의 풍모는 이런 튼튼한 각각의 건축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건축을 보면 여러번 놀란다. 아무렇게나 생긴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운 것을 보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싶다. 두개의 다른 재료가 불균등한 표면적으로 만나는데.. 건물전체의 엄청난 하중을 거뜬히 견뎌낸다. 또 돌담 쌓는 솜씨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아무렇게나 생긴 돌을 다듬지도 않고 쌓은것 같은데 그 아귀가 맞음도 물론이거니와 멀리서 봤을때 미적으로도 우수하다.
물론 가서 보면 얼마나 감동이 크겠냐만은 사진이 훌륭해서 그런 것을 책으로 느끼기게 모자라지 않다. 작은 크기에 비해 아주 내용이 알차다. 또 이 책의 장점은 둘러보는 입장에서 쓴 책이 아니라 직접 불사에 참여한 입장에서 쓴 글이라는 데에 있다. 과정 하나하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그런만큼 대화나 여담이 많은데 그것이 글 속에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니라서 거칠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어려서 보던 광경 중에 도편수의 먹줄 튀기는 장면은 대단하였다. 특히 배흘림 기둥의 그 휘어진 곡선을 한 번의 먹줄로 표현해 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휘-익-] 하고 강하고 날렵하게 작동하는 먹줄의 그 동작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몸이 오싹해 오는 전율을 느낀다. [대단합니다] 조원재, 이광규 도편수까지만 해도 그런 장엄한 기법을 구사하였다. 그 이후로 목수는 그런 대목을 다시는 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기능이 왜소해진 것이다. 자꾸 기계에 의지하려고 하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옛날과 같은 도편수의 그런 늠름한 기개를 보기는 아주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기계가 편리하긴 하나 그것이 주는 폐해도 적지 않다. 특히 다양하던 기법이 점점 소랴개지면서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부분의 처리가 빈약해지고 있다. 몸시 아쉬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