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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계엄이 실패로 끝났을 때 아주 잠깐 혹시 윤석열이 자살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1분도 안 돼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자살, 특히 정치인의 자살엔 지켜야 할 가치나 명분 혹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부끄러움을 자각하는 일이 필요한데, 그에게는 지켜야 가치도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의 자기 성찰도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는 '자살과 한국의 죽음정치에 대한 7편의 하드보일드 에세이'인데, 이에 걸맞게 일곱 개의 자살에 대해 다루고 있다. 민주화 열사들과 노동 열사들의 죽음을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이후까지 다루는 게 큰 꼭지 중 하나라면, 다른 한 편에서는 '증오의 정치'의 희생자로서 죽음을 선택한 정치인들의 죽음(예를 들어 노무현과 노회찬)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예인들의 자살을 통해 잔혹한 사회가 취약한 인간을 어떻게 궁지로 내모는지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이 모든 자살들을 숭배와 애도, 적대라는 키워드로 나누는데, 계엄을 겪으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향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기도 했고, 한국 정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2부를 가장 가슴 아프면서도 절실한 마음으로 읽었다. '애도의 정치, 증오의 정치'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엘리트 특권동맹의 공포와 조롱, 혐오이다. 이 오랜 병폐가 한국 정치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망가뜨렸고, 우리는 그 폐해의 결과물을 현재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야기하는 자살에 있어 언론의 책임 문제도 반드시 생각해 볼 문제다. 현재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아울러 향후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가 어떤 희생을 통해서 가능했는지, 그리고 한국의 정치가 어떤 식으로 작동해왔는지 이해한다면, 무엇을 지양하고,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가 선명하게 보일 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