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 내용보기
이 작은 작년 공짜표가 남았을 때 제임스 맥어보이 주연이라면서 막 유치찬란하게 이상한 '이미지'들로 범벅을 해 놓은 포스터가 눈에 띄어 이걸 보러 갈까 하다가 일이 생겨 끝내 못 보고 말았다. 영화 관련 정보를 미디어로부터 전혀 접하지 않고 고르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랜데, 만약 '샤를리즈 테론', '첩보물', '동독' 이 세 가지 코드만 바로 알 수 있었어도
"아토믹 블론드" 내용보기

이 작은 작년 공짜표가 남았을 때 제임스 맥어보이 주연이라면서 막 유치찬란하게 이상한 '이미지'들로 범벅을 해 놓은 포스터가 눈에 띄어 이걸 보러 갈까 하다가 일이 생겨 끝내 못 보고 말았다. 영화 관련 정보를 미디어로부터 전혀 접하지 않고 고르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랜데, 만약 '샤를리즈 테론', '첩보물', '동독' 이 세 가지 코드만 바로 알 수 있었어도 아무 망설임 없이 들어갔을 텐데 포스터의 센스 없음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샤를리즈 테론이 탑 빌링인데 왜 못 알아봤는지, 왜 이걸 SF로 착각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샤를레즈 테론이 1975년생이고 제임스 맥어보이가 몇 살 연하인데 여기서도 그렇고 이 사람은 그간의 인상을 벗어나고 싶어서인지 요즘 많이 망가진 모습으로 자주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중 테론(로레인 역)의 대사로 그의 외모에 대해 평하는 말이 있다. '왠지 모르겠지만 시니어드 오코너 머리를 따라했으나 잘생겼고....' 이 대사가 암시하듯, 영화는 1980년대식 퇴폐 분위기를 화면 속에 잔뜩 녹아내려 무지 애를 쓴 편이다. 우리에게도 '동백림 사건' 때문에 일찍부터(이 영화 배경보다 이십여년 앞선 - 지금 베를린 장벽 붕괴[1990]가 배경이므로 그 이상으로 잡아야 하겠지만) 인지도가 높은 동베를린의 여러 풍경을 당시에 맞게 재현한 정성을 상당히 평가는 해 줘야 하는 그런 작품이다.

공산주의 동독 심장부에 저런 '세계'가 다 있었나 싶을 만큼 이 공간은 기막힌 모순들이 똬리를 틀며 영역 다툼을 벌인다. 내가 정말 놀란 건 그 술집(로레인이 언제나처럼 보드카에 얼음[on the rock]을 띄워 주문하는- 여기서는 '스톨리'라고, 특정 상표명을 써서 말한다)에서, <킹스맨> 시리즈와 톰 크루즈의 <미이라>에 나왔던, 즉 예전 아낙수나문 역의 패트리샤 벨라스케스를 많이 닮은, 소피아 부텔라와 테론의 '씬'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하는 줄 알았고, 그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아마 '엑기스' 찾는 이들이 꽤나 좋아할 클립영상일 듯).

음.... 소피아 부텔라는 거물 앞에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었고 이런 티가 몇몇 오버하는 연기에서 드러났다. 아 그리고 하나 더, 보통 '보드카 온 더 락'은 엄청 허세를 부릴 때 쓰이는데, 어제 리뷰한 <라인 오브 듀티>에서도 이 대사, 그리고 소품이 등장했다. 그거 말고 이 작에서는 '여성'이 주문하는 메뉴인데다 사실 이제는 뭘 해도 용서가 되는 테론의 몫이라서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정말로 영화에서 최악의 꼴불견 허세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어제 그 영화도 이 '보드카 온 더 락'만 안 나왔더라면 느낌이 그렇게나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 7월 31일에 리뷰한 <맨 프롬...>도 냉전 시대의 스파이물인데 거기서는 '적'이 공산진영은 아니었다. 그제 리뷰한 시걸 물 <맥시멈...>도, 첩보기관(명확하게 CIA라고 나옴) 소속이었다가 국가를 배신한 이른바 '로그 에이전트'들이 주된 소재인데, 여기서는 (스포를 하자면) 제임스 맥어보이가 그런 역이다. 스포라고는 했으나 사실 그 껄렁껄렁한 태도 때문에 누구 눈에도 아 저놈이 나중에 배신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처음부터 오겠지만 여튼 스포는 나쁜 짓이다 ㅎㅎ 문제는, 그럼 테론, 즉 로레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 여전히 궁금하게 남겠다.

이걸 틀어 준 방송사에선 태그라인을 '스타일리시'로 잡았던데(개봉 당시에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음), 정말로 무슨 <킹스맨>이나 <맨 프롬...>처럼 과장과 코믹 섞인 컨셉으로 예상해서는 매우 곤란하다. '본 시리즈'가 첩보물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이후 이 장르에서는 섬뜩할 만큼 리얼한 격투 씬이 꼭 들어가 줘야 그게 최소한의 성의인 양 컨벤션이 아주 자리를 잡다시피했는데, 감상을 마친 후 뉴스 검색을 해 보니 테론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바이올런스 액트에 대해 특별 강습을 받은 후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누구나 다 지적하는 대로 후반부에 그 계단에서 거의 십여분 가까이 맨손으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포인트이겠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주 지루하게 보았다. 다만 그녀의 팬들은 와 이분 이런 것도 할 줄 아냐면서 엄청 환호했을 듯하다. 이 후반부 계단 씬 말고, 극장을 막 나온 후 야외 대낮에 무장 경비원 둘이 그녀를 불러세우자 목 칼라를 얼굴까지 끌어올리고서 둘을 해치우는 장면이 내 개인적으론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처음에는 얼굴을 가리길래 아 여기서부터 대역이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시 칼라를 내릴 때까지 전혀 필름이 끊어지질 않아서 좀 놀랐다.

여튼 주관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꼭 수작이 되는 건 아니다. 영화 인트로에, 몇 년 전 죽은 데이빗 보위의 엄청 중후한 음성으로 <푸팅 온 파이어>가 흘러나와서 아마 극장에서 이걸 본 관객들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대책없이 압도되었을 만하다. 이 곡은 왜 저기 클라우스 킨스키의 딸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 <캣 피플>에도 엔딩 곡으로 쓰였으며, 솔직히 그 영화는 이 엄청난 곡의 임팩트 하나만으로도 무슨 명작처럼 기억될 자격이 (바로소) 생긴다고 할 수있다. 이 곡이 하는 일은, 물론 주인공(정체가 모호한) 로레인의 개성을 상징하기도 하고, 1980년대라는 그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한 시대분위기를 포지셔닝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비슷한 기능은, <맨 프롬...>에서 로버타 플랙의 미친 절제된 저음으로 깔리는 <컴페어드 투 왓>이 그 작에서 수행한 바 있다고 그 리뷰에다가 썼었다. (단, 그 곡이 그 시대를 상징한다보다[곡 자체는 유명한 재즈 넘버이고 플랙이 리메이크한 것], 로버타 플랙의 보컬을 두고 하는 말)

s****o 2023.01.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