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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관계가 '부부'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은 한 노년 부부의 일상을 통해 ‘부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래서 책 제목에 ‘노인을 위한 인생그림책’이라는 부제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책 제목처럼 노년에 당당하게 자신의 세상을 살고 계시는 친정엄마와 나 또한 노년에 위축되지 않고 살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된 그림책이다.
제목의 백살공주와 꽃대할배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백살은 나이를 의미하는 걸까? 꽃대를 꽃받침을 받쳐주는 줄기인데....’ 책장을 넘겨 만나는 면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노부부는 종일 이야기를 나눈다. 직장에 나갈 일도 없고 이제는 아이들도 독립했기 때문일게다. 노부부의 이야기는 지나간 사진첩을 넘기는 것 같다. “처음 만난 날 기억나요? 그럼, 나고말고. 딸기가 엄청 비쌌지.” 이어지는 대화가 재미가 있다. 서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 때는 연극 배우를 꿈꿨지. 비가 올라나? 허리가 욱신거리네.” “배 타고 다른 나라로 가봤으면. 바다 좋지!” 자신이 꿈꿨던 일,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 지금 자신의 처리를 이야기한다. 동문서답속에 부부의 일상이 보인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티격태격하는 것 같지만 인생을 살아오면서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감정에 무뎌진 것인지, 아님 속마음을 이해한 것인지... 자기중심적인 것 같지만 살아온 삶속에서 이해되는 근접거리가 있는 것 같다. 서로의 속도를 맞춰주는 여유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당당함. 아마도 긴 세월을 함께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나름의 코드를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책을 읽으면 친정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나도 늙으면 저런 모습일까?’ 그림책을 넘기면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 마지막 장, 인생 후반 글과 그림으로 그림책을 만든 저자의 소감이 담겨있다. 나이가 먹어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졌기에 완전함을 표현하는 나이가 생각되었다. 노년의 부부가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앞면지에 있던 빈칸에 난 어떤 말을 넣을 수 있을까? 어떤 말을 넣어도 자신의 삶을 노인들에게는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했다. 당댕해서 아름답다. 후회없어 아름답다. 함께여서 아름답다. 이런 말을 넣을 수 있도록 지금 후회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림책을 덮었다. 노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인생을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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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박일례 출판놀이
마음 부자가 되신 박일례 할머니의 글과 그림을 만났다. "노인을 위한 인생 그림책"이라고는 하나 6살 막둥이가 읽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40 중반으로 접어 든 나는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것 같고, 흰 서리가 내린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의 이야기를 읽는 책인 것 처럼 누구나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100살을 먹고 얼굴에 쪼글쪼글 주름이 져도 여자는 언제나 여자이고 싶고 공주이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책 속의 할머니도 그래서 백살 공주라고 자신을 칭하지 않았을까? ^^ 할아버지와 꽃은 왠지 거리감이 있다. 나이 들면 꽃처럼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낭만이 생기기에 꽃대할배가 된 것 같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인생의 친구이자 연인이면서 형제 같은 티키타카 부부이다. 하루의 일상을 소소하게 보여주면서 그 속엔 재미난 일들이 일어난다. 마치 꽁트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이 티격태격 하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노년의 낭만도 너울너울 보여준다. 그저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모습들인데 책으로 하나하나 읽고 그림을 눈여겨 보니 알콩달콩 달달하면서도 티키타카하면서 티격태격하는 우리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무심한 것 같으면서도 상대방의 작은 것 하나까지 눈여겨보며 서로 챙겨주는 마음,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즐길 줄 아는 흥겨운 마음, 정신없이 먹고 살기 바빴던 젊은 시절의 추억 하나 없음을 미안해 하며 동네 근처 산이라도 가자며 은근슬쩍 데이트 신청하는 할아버지의 낭만적인 마음, 팔찌도 잃어버리고 냄비도 태워 먹는 할머니를 걱정하는 마음, 만드가 먹고 싶다는 할아버지께 모든 엄마, 아내를 대변해서 "날마다 세끼 밥 차리기도 힘들어."(본문중)라며 그 동안 못했던 말을 한 번 툭 쏟아내는 투정 부리는 마음, 빨개진 얼굴로 다른 곳을 쳐다보며 슬며시 사 온 팔찌를 할머니께 내미는 미안함과 멋쩍은 마음.
할머니 가는 길에 할아버지가 뒤따르고 할아버지가 가는 길에 할머니가 뒤따르는 아름답고 잔잔한 인생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지만 막둥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자주 왕래를 하다 보니 그림책이 그리 낯설지 않은가 보다.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의 표정과 행동을 눈여겨 보며 재미있어 했다. 특히, 할아버지께서 팔찌를 선물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엄마한테 팔찌 선물해야지!!!" ㅎㅎ
오랜 시간 나란히 인생 길을 걸으면서 함께 했던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그리고 나와 신랑이 이야기이기도 한 [백살공주 꽃대할배]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나이 들어도 곱고 예쁘게 백살공주가 되어 꽃대할배 신랑과 티키타카하며 마음의 부자로 노년을 잘 보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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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그림책을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많다. 흥미러운 이야기와 멋진 그림을 보다보면 시간이 참 잘 갔는데. 청소년이 되고나서부터는 그림책을 볼 일이 없어졌다. 그림이 있는 책이라고는 기껏해야 만화책? 만화책의 그림도 충분히 멋지지만 그림책만의 알콩달콩한 감성이 그리웠다. 어른이 된지 한참 지났지만 쭉 그림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백살공주 꽃대할배'를 만났다. 얼핏 보면 백설공주가 떠오르는 이 제목의 책은 65세를 넘긴 박일례님이 글과 그림을 맡았다. 어른도 읽을 수 있는 동화가 읽고 싶었는데 노인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라니! 한번도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던 할머니의 독특하고 뛰어난 그림 솜씨는 표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먹고 사느라 바빠 자아실현을 할 시간도 없었을 한 노인의 꿈이 이렇게 빛나게 되어서 정말 좋다. 글로만 되어 있는 책을 볼 때는 오로지 내 상상으로 이야기 속 장면과 이미지가 만들어지는데 그림책은 독자의 상상을 방해한다, 고 학교에서 배웠었다. 결국 글로만 된 책이 더 좋다는 건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림책은 독자가 상상하지 못하는 저 너머의 예술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작가의 세계가 어떠한지도 알 수 있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할머니가 삼시세끼 밥을 차리고 할아버지도 할머니에게 자기 양말이 어딨냐고 묻는 장면이었다. 옛날 분들이라 이해는 하지만 그림책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가부장과 남녀의 역할이 좀 씁쓸했다. 나이 들어 은퇴하고 쉬는 할아버지와는 달리 할머니의 일은 계속 되고 있다. 삼시세끼 밥을 차리고 그외의 집안일도 대부분 할머니 차지일거다. 요즘도 결혼하면 여자가 희생하는 마당에 65를 훌쩍 넘은 노인들이라면 더 그럴 거다. 이해한다. 그래도 할머니의 글과 그림이 참 좋았다. 한줄의 글과 한장의 그림이 글로 가득 채운 책보다 더 여운이 느껴졌다. 글 한줄을 읽고 생각에 잠기고, 그림 하나를 오랜 시간 쳐다보았다.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고 결말에 다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담백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생활을 훔쳐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글과 그림을 갖고 놀다보니 이렇게 책을 내게 됐고 본인의 이름으로 이루어낸 게 있어 뿌듯하다는 할머니의 말에 나도 기뻤다. 우리나라는 특히 나이가 많아지면 할 수 있는 일이 팍 줄어들어 나이가 들면 다들 걱정에 휩싸이는데 성별이 어떻든 나이가 어떻든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후원으로 책을 만드는 출판사 출판놀이 소개를 읽고 감명 깊었는데 출판사의 말처럼 숨겨진 작가들을 많이 발굴해냈으면 한다. 박일례 할머니의 경우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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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왔나 싶은데 어느듯 노인이 되어버린 현실을 느낄 것이다. 허무함도 있을 것이고 아쉬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현실이 가장 서글플 것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한 극한 괴리감에서 어르신들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백살공주 꽃대할배는 그런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는 그림책이다. 하루종일 붙어 지내며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멀어짐과 가까움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으니 모든 것을 잘 알고 있고 사소한 습관까지도 예측하면서 못마땅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마음 속 깊은 정을 가지고 있기에 할배 할매는 신나게 살아간다.
할머니께서 그린 앙증맞은 그림과 함축된한두 문장을 통해 일상의 모든 시간을 꼼꼼히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복잡하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으면서도 많은 것을 숨겨놓은 듯한 그림책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화려하지 않아 부담이 없고 투박한 표정이 자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뿐만아니라 할머니의 건망증으로 잃어버린 팔찌를 무뚝뚝하게 서물하는 할아버지의 사랑 표현이 마음에 와닿는다. 고맙다는 말대신 산책가자는 할머니의 대답과 급히 양말을 찾는 할아버지는 이책의 클라이막스이다. 평소에는 서로 생각과 취향이 맞지 않아 불만이지만 무언가 일이 생기고 상대방이 마음 아파하는 일이 생기면 부한한 감동을 주는 삶의 지혜가 돋보인다.
외로운 노년의 유쾌한 로망스를 그리고 있는 행복한 그림책이다. 넉넉한 마음과 소소한 행복을 배울 수 있는 인생참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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