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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중간지대》는 6월달에 읽으면 좋은 추리소설이다. 사건이 6월 1일 밤에 터지기 때문이다. 역자 이제중은 엘러리 퀸의 《중간지대》(시공사, 1995)를 "이중인간에 대한 복합살인사건, 그 과학적 추리의 백미"라고 평가한다. 내가 보기엔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 기법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텍스트가 아닌가 십다. 비극, 흔적, 재판, 함정, 진실로 이루어진 각 장의 제목은 엘러리 퀸의 본격적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은 작가와 독자와의 지적인 두뇌싸움과 '막간의 도전'과 같은 페어플레이 방식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추리소설 독자들은 단지 짐작과 통밥으로 범인을 맞추기를 좋아하지만, 작가로서 엘러리는 추리소설의 등장인물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짐작으로 맞추는 것은 결코 페어플레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추리소설의 독자들이라면 마땅히 주요 단서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토대로 범인을 밝혀내는 지적인 추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트렌턴은 뉴저지 주의 주도로 델라웨어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지사 윌리엄 트렌트의 이름을 따서 처음에는 트렌트 타운이라고 불렸다. 필라델피아 볼티모어에서 일을 마친 엘러리가 고물 자동차 듀센버그가 고장나는 바람에 트렌턴의 한 호텔에서 쉬게 된다. 거기서 우연히도 11년이나 보지 못했던 대학 동창 빌 에인절을 만나게 된다. 아일랜드 출신의 변호사로 필라델피아에서 개업중인 빌은 매제인 조셉 윌슨과 밤 9시 트렌턴 교외 외딴집에서 만날 약속이 되어 있다. 약속장소인 오두막에 도착한 빌은 비명소리와 함께 밖으로 뛰쳐나오는 한 여인이 캐딜락 스포츠 카를 타고 황급히 떠나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집 안에서 칼에 찔려 죽어가는 조셉을 발견한다. 조셉은 싸구려 보석과 잡화며 값싼 장신구를 파는 외판원으로 빌의 동생 루시와의 결혼생활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조셉 윌슨을 자신의 남편 조셉 켄트 김볼이라고 우기는 제시카 김볼과 그녀의 딸 앤드레 빌이 나타난다. 그런데 매우 괴이하게도 그런 상황에서 빌은 앤드레 김볼에 첫눈에 반하게 되고 오두막 바닥에서 그녀의 약혼반지의 알을 주운 사실을 숨긴다.
알고 보니 조셉 윌슨은 필라델피아에서는 빌의 동생인 루시 에인절의 남편이면서 뉴욕에서는 부호인 보든 가문의 사위 조셉 켄트 김볼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 트렌턴의 외딴집은 그가 필라델피아와 뉴욕을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기 위해 신분을 바꾸는 중간지대(halfway house)였다. 조셉이 아내 루시를 백만 달러 생명보험금 수익자로 고쳤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루시는 남편의 살인용의자로 구속되고 결국 유죄판결을 받는다. 엘러리는 조셉이 루시의 남편인 윌슨으로 살해당했는지 아니면 뉴욕 부호의 사위인 김볼로 살해당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사건해결의 실마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그 가운데 어느쪽 인물로서 살해되었을까요? 김볼일까요, 윌슨일까요? 그를 살해한 여자는 뉴욕의 조셉 켄트 김볼을 죽인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필라델피아의 조셉 윌슨을 죽인다고 생각했을까요?"(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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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누가 범인인가? 이다. 그리고 그가 왜 범인인가를 추리해야하고 어떻게, 왜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이것이 정통적인 의미의 추리소설이다. 이런 점에서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은 나를 완벽하게 만족시킨다. 그의 소설에는 어떤 사상이나 사회 비판이나 시대정신이나 그런 것이 없다. 요즘의 서스펜스, 스릴, 호러나 엽기적인 요소는 찾아 볼 수 없고 완벽한 추리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완벽하게 독자를 추리의 세계로 이끈다. 어떤 남자가 외딴 집에서 살해되었다. 목격자가 있고 그 주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는 두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십여 년을 이중생활을 해 온 남자다. 그 중 한 여자에게는 거액의 보험금이 돌아가게 되어있다.. 누가 범인인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조그마한 단서라도 지나칠 까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고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추리했다. 단서는 이것이다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내 추리는 들어맞았다. 물론 그 많은 단서 중에서 몇 개는 지나쳤지만... 이것이 추리소설을 읽는 묘미다. 아무생각 없이 몇 시간을 범인을 찾기 위해 정신없이 책만을 봐야하는, 그리고 읽고 나면 휴식을 취한 듯 머리가 맑아진다. |
| 개인적으로 엘러리 퀸의 깔끔한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엘러리 퀸의 소설의 특징이라면 끝없이 이야기를 건네주는 수다쟁이 탐정과, 권마다 핵심을 꿰뚫는 상징적인 제목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중간지대도, 제목이 사건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1인 2역으로 살던 남자의 2가지 역의 중간지대... 혼돈스러운 그 곳에서 살인사건은 일어나고, 중간 지대에서 출발한 혼돈은 한 바퀴 순회하며 비밀을 드러낸다.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만족할 만한 그런 이야기이다. 엘러리 퀸의 초반작은 다소 복잡스런 면이 있는데, 중간 지대의 경우는 내용도 깔끔하고 반전의 묘미도 만만치 않은 그런 느낌이 든다. 재밌고 논리적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너무나 신격화된 고전적인 탐정에 질린 분이라면, 신나게 수수께끼를 풀어보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