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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저녁 비행(Vesper Fl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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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새가 이렇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vesper(s) flights,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다. 베스퍼는 라틴어로 땅거미 지는 저녁을 뜻한다. 거기에서 유래한 배스퍼스는 경건한 저녁기도이기도 하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지막에 드리는 가장 장엄한 기도! 그래서 나는 항상 ‘저녁 비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빠져들어 그만 마음을 무너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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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새가 이렇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vesper(s) flights,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다. 베스퍼는 라틴어로 땅거미 지는 저녁을 뜻한다. 거기에서 유래한 배스퍼스는 경건한 저녁기도이기도 하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지막에 드리는 가장 장엄한 기도! 그래서 나는 항상 저녁 비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빠져들어 그만 마음을 무너지게 하는 매직 아워, 그 찰나의 푸른빛이라고 생각한다.” (263)

 

어린 시절부터 곤충과 양서류를 집에서 키우며 자연과 해왔던 저자는 칼새의 비행에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책 제목으로 썼다. 그녀에게는 자연이 종교다. 전혀 종교에 관심이 없던(친구 집에서 식사 전에 사는 기도가 어색할 정도로) 그녀는 자연과 함께 하며 자연이 보여주는 순간순간에 매료되며 그것이 종교가 되었다.

 

적어도 나에게 자연 세상은 창조주 단 한 사람의 계시로 번득이는 그런 구조가 아니다. 내 안에서 신성한 느낌을 일으키는 자연 속 그런 순간들을 내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덧없는 뭔가에 붙잡혀 온통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들이다.” (461)

 

자연이 주는 신비함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공포까지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구조물까지도 살아가는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을 보며 자연의 끈질김에 경외심을 가지며, 동시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는다. 자연과 동물에 인간의 마음을 투영해서는 그것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어쩌면 폭력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연은, 동물은 그 자체로 보아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마흔 한 편의 에세이를 통해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자연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있다. 마흔 한 편의 에세이 중에는 자연과 동물, 우주를 연구하는 이들과의 동행도 포함되어 있지만, 주로는 자신과 동료들, 그리고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동물과 맺어온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상 깊은 것은 그녀가 말하는 자연이,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딴 곳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철새의 이동을 실감나게 관찰할 수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도,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수도, 폐 발전소도, 내 집 앞마당도 모두 자연의 한 형태다. 그런 현대의 자연 속에서도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고, 저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또 사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자연과의 만남은 늘 목적을 갖는 게 아니란 점도 중요하다. 그 만남은 우연적인 경우가 많다. 운전을 하다, 산책을 하다 우연히 맞닥뜨린 새의 울음소리와 비행, 혹은 죽음까지도 경이로운 것이다.

 

이런 만남들을 통해 저자는 지구상의 여섯 번째 멸종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고 본다. 그건 몇 종의 동물, 식물이 아니라 바로 그들과 살아가는 우리들이라는 걸.

 


 

YES마니아 : 로얄 n*****m 2021.12.27.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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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우린 자연 안에 산다
"[저녁의 비행] 우린 자연 안에 산다" 내용보기
지난 5월 아이를 데리고 동해로 하루 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 동안 도시를 벗어난 적 없는 아이가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어도 왜 나만~ 여행을 가지 않는 거냐는 물음에 계획한 당일 여행이었다. 새벽에 도착해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아침을 먹고 나오는데 , 우연히 바라본 전깃줄에서 놀라운 존재를 보았다. 갑작스런 깨달음. 제비였다. 내 인생에 제비를 보았던 적이 있었던가? 책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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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아이를 데리고 동해로 하루 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 동안 도시를 벗어난 적 없는 아이가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어도 왜 나만~ 여행을 가지 않는 거냐는 물음에 계획한 당일 여행이었다. 새벽에 도착해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아침을 먹고 나오는데 , 우연히 바라본 전깃줄에서 놀라운 존재를 보았다. 갑작스런 깨달음. 제비였다. 내 인생에 제비를 보았던 적이 있었던가? 책이나 미디어에서 본 가짜 제비 말고, 내 눈앞에 선명한 흰 배를 드러낸, 양쪽으로 갈라진 그 분명한 꼬리를 가진 진짜 제비 말이다. 이 놀라운 발견이 꽤 오랫동안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저녁의 비행>은 <메이블 이야기>로 이름을 알린 저자 헬렌 맥도널드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마치 짝을 이루는 듯한 표지에 이미 숨이 막힌다. 도대체 이 단순한 듯한 표지의 무엇이 내 마음을 건드린 걸까. 아마도 자연 속에 함께 하고픈 마음이 움직였던 게 아닐까.

 

 

41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저녁의 비행>은 저자가 본 것, 들은 것, 생각한 것, 느낀 것을 가감없이 담고 있다. 작가이자 시인이며 일러스트레이터, 역사학자와 동물학자와 과학사-과학철학 연구학자인 저자의 다양한 이력이 말해주듯 글을 읽고 있으면 어떻게 이렇게 아는 것이 많은지 감탄하게 된다. 따라서 독자는 그녀의 자연에 대한 묘사뿐 아니라 저자가 설명해주는 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뭘 알아야 보인다. 인간은 마치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많은 것들을 바꾸어왔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 스스로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땅에서, 우리 눈 앞에서, 하늘 위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봄, 개미들의 결혼 비행도 여름이면 어느새 나타나 우리 곁을 날아다니는 나비들도, 가을엔 잠자리가 사계절 하늘 위에선 많은 새들이 얼마나 많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 섭리는 짜릿하면서도 사람을 겸허하게 만든다. 겸허하게 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그 섭리에 내재한 구조와 의도를 사색하는 것만으로 나 자신 또한 이 세상의 더 넓은 계층 구조 안에서 한 마리 개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다시 말해 이 세상 어떤 피조물보다 더 중요하지도, 덜 중요하지도 않은 한낱 미미한 존재일 뿐임을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110p

 

 

내가 어느 정도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언젠가 자연 속에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갖는 이유는, 어린 시절을 자연 속에서 보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했던 기억은, 힘들 때마다 힘과 위로가 되어주고 언젠가~라는 꿈으로 자리잡았다. <저녁의 비행>을 읽고 있자니 나 또한 자연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아주 행복하다. 넓게 트인 곳에서 바라보는 자연도 좋지만 도심 한복판이라도 언제든 자연을 바라볼 수 있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저녁의비행 #메이블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판미동 #자연 #새 #사랑 #존재 #관찰 #에세이

y****s 2021.12.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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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통한 특별한 사색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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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그래 최고의 책에 책에 주어지는 영국의 대표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자연에세이 <메이블 이야기>의 헬렌 맥도널드 작가. 이번엔 좀 더 내밀한 사색 에세이 <저녁의 비행 (원제 Vesper Flights)>으로 특유의 깊고 섬세한 글을 다시 만났습니다.    <메이블 이야기>에서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감에서 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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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그래 최고의 책에 책에 주어지는 영국의 대표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자연에세이 <메이블 이야기>의 헬렌 맥도널드 작가. 이번엔 좀 더 내밀한 사색 에세이 <저녁의 비행 (원제 Vesper Flights)>으로 특유의 깊고 섬세한 글을 다시 만났습니다. 

 

<메이블 이야기>에서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작가가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는 과정에서 받은 치유를 들려줬다면, <저녁의 비행>에서는 야생동물을 관찰하며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묘사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작가는 인간이 일으킨 여섯 번째 멸종의 시대에 상실과 사멸을 문학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통계학적 사실은 과학의 역할이지만 사라지는 것들의 의미를 성찰하는 건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이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 세상 특유의 질감과 감촉과 결을 알려 줄 수 있는 문학으로서의 <저녁의 비행>을 읽으며 자연 에세이로부터 이토록 전율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저도 작가의 의도에 공감합니다.

 

<저녁의 비행>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산토끼, 야생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에세이마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키워드가 연결되는 마지막 문단에 이르면 경이롭다는 감정만이 남습니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는 작가의 경험이 폭넓게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수집품 중 둥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하는 첫 글만으로도 작가의 노련한 사색 흐름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수집품 중 유난히 불편하게 느껴졌다는 둥지. 새 둥지는 철마다 생겨나는 비밀공간이자 그 시절이 지나면 버려지는 은밀한 공간입니다. 어린 시절엔 집이란 단순히 고정된 장소로 생각했지만 새 둥지로부터 집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집은 그저 고정된 장소의 의미가 아니라 내면에 품은 공간임을 말이죠. 그리고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홀로 외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작가가 무의식적으로 안고 있었던 상실과 둥지가 연결되면서 비로소 불편함의 정체를 깨닫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호주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 파크, 아일랜드 그리고 근처 숲에서 만난 동물들. 생각보다 돼지 같지 않다는 걸 깨달은 야생 돼지를 조우한 날에는 2004년 농장에서 기르던 돼지 60마리가 11년 후 1,000마리 이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이야기를, 마천루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던 날에는 빌딩 숲을 이룬 현대 도시의 조명 빛이 철새를 어떻게 현혹시키는지를 들려줍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목초지가 깔끔하게 정비된 바람에 완벽하고 정교한 생태계의 복잡구조와 그 구조를 본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는 모든 생명체를 잃었다는 것에 애통해하기도 합니다. 수 세기 동안 동식물의 서식지는 사라지고 우리가 자연 세계에 대하여 알고 있는 일상의 생생한 지식이 점차 줄어들고 약해지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수많은 갈등을 통계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로 소환해 내는 <저녁의 비행>입니다.

 

그렇기에 동물과 교감이 이루어진 나날의 경험은 더욱 소중해집니다. 자폐증 아이와 황홀한 교감을 나눈 작가의 반려 앵무새, 이별의 아픔을 겪은 날 콘크리트 계단에 앉아 강물을 응시하던 중에 튼튼한 두 다리로 쿵쿵쿵 걸어와 풀썩 앉아 날개 깃털이 허벅지를 꾹 누르고 있을 정도로 나란히 앉은 모양새로 다가온 백조... 당황스럽고 놀라운 감정은 이내 경이로움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 외에도 지나가버린 시간과 역사에 관해 사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 주는 겨울 숲, 편두통 징후와 연결해 들려주는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묵시적 사고의 위험성, 칼새를 사색하며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을 주의 깊게 생각하는 등 사색의 범주가 남다른 글이 쏟아집니다. 잠들 무렵 지구 내부 구조를 주문처럼 외웠다는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볼 때부터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흥미로운 점은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일이나 실체에 대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짚어줍니다. 작가는 동물이 가르쳐주는 것은 "당신이 생각하기에, 당신은 자신에 대하여 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가?"라고 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동물을 끌어들여 인간의 여러 면모를 설명해오지만, 사실 어느 누구도 동물을 있는 그대로 분명하게 보지 않는다고 꼬집습니다. 숲도 인간만을 위해 그곳에 존재하는 게 아니듯 말이죠.

 

나를 깨우치는 생명체들의 이야기 <저녁의 비행>. 동물들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가족, 집, 고향이란 무엇인가 등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여정 속에서 동물들의 삶이 인간의 삶을 설명하거나 거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인식하게 되고, 그로부터 오히려 마음의 위안을 받게 되는 특별한 사색의 시간입니다.

 


 

l****5 2021.12.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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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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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은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무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헬렌 맥도널드의 신작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다룬 에세이로, 저자의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 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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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은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무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헬렌 맥도널드의 신작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다룬 에세이로, 저자의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 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책 <저녁의 비행>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준다.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당신과 다른 대상을 사랑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온 세상의 생명체와 사물의 복잡 미묘한 세상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심대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

 

"숲솔새가 어떤 새인지, 그 새를 잃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무엇보다 훗날 그 새가 다 사라져 버린 어느 날 문득 숲으로 새어든 밝은 빛, 숲을 이루는 무성한 잎, 숲을 뒤덮는 새의 지저귐이 살아 있는 진짜 숲을 찾아가서 숲을 느끼려 할 때 숲솔새가 빠져나가면서 마법 같은 분위기가 없어져 버린 낯선 그곳, 아니 세상에 존재했던 뭔가가 쏙 빠져나가 버린 뒤에 마주한 그 공허한 경험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문학의 역할이다. 문학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 세상 특유의 질감과 감촉과 결을 알려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그 역할을 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가치를 알리고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한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부화실에 있을 때면 딱히 설명할 수 없는 울렁거림과 애매하고 거북한 현기증을 느끼곤 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저자가 태어날때 엄청난 미숙아였기 때문에 인큐베이터 안에 있었고, 쌍둥이 남동생이 살아남지 못했던 상실이 뭔가 나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강제 공기 상자 안에서 촉촉한 공기에 싸여 전선으로 움직이는 부화 장치로 꽉 찬 부화실이 은연중에 그때 그 경험을 상시시켰던 것이다. 저자는 바로 그 불편한 울렁거림이 외로움이였다고 고백한다.

 

"그때 비로소 나는 인간의 상처와 해로움이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새알의 특별한 힘을 깨달았다. 내 어릴 적 수집품 중에서 새 둥지가 그렇게 불편했던 것도 그런 연유였다. 새 둥지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홀로 외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그 순간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러나 어느 하루가 찾아왔다. 어느날 너무나 놀랍게도, 내 입 가까이 매의 알을 갖다 대고서 나지막이 구구구 소리를 내면 이제 막 알을 개고 나올 준비를 하는 새끼가 되받아 구구구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때 나는 온도조절이 되는 방 안에 서 있었다. 나는 알껍데기에 대고 아직 불빛이나 공기 같은 건 알지 못하는 존재에게, 조금만 있으면 불 밝힌 전선과 서부 해안가 미풍의 돛을 넘고 시속 60마일로 미끄러지듯 편안하게 언덕 구름을 타고서 선명한 두 날개로 우뚝 솟아 저 멀리 반짝이는 대서양을 볼 수 있을 만큼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새알을 사이에 두고 그런 말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과 조치가 언뜻 불가능하고 무의미해 보이지만, 행동은 전적으로, 정확히, 절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과 나란히 서서 전 세계를 위해 압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행진할 수 있으며, 소리 내어 울 수 있으며, 애도하고 슬퍼할 수 있으며, 노래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며, 싸워 나갈 수도 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설령 우리가 기적을 믿지 않는다 해도, 기적은 항상 거기에 있으며, 그 기적은 언제나 우리가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묵시적 사고는 행동에 저항하는 강력한 적대자다. 그런 사고는 보이지 않는 더 큰 힘이나 섭리 등을 포기하게 만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통 받으며 끝을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믿게 만든다. 정말이지 이제부터는 절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종말이라고 해서 언제나 가공할 만한 결말도 아니고, 재앙이 되는 거솓 아니다. 고대 새념에서 그 단어는 계시, 드러냄, 통찰, 과거에 알려지지 않은 것을 펼쳐 보인다는 뜻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기도한다. 현재 우리의 시대의 종말이 가져올 수 있는 계시는, 바로 우리에게 중재할 만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 인식이 되기를 기도한다. 물론 그런 변화가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날 때까지 그 사실을 믿지 않겠지만, 편두통에 시달린 뇌 구조가 변할 수 있듯이 화석연료와 끝없는 경제 성장에 불가피하게 의존하는 개념에 사로잡힌 전세계 구조도 어쩌면 변할지 모른다."

 

저자는 겨울 숲은 나무이자 땅이며, 썩은 나뭇잎이자 수정처럼 빛나는 서리솜털이며, 밤새 내리는 눈이 녹은 모습이지만, 동시에 중간 중간 삽입된 서로 다른 시간이 내려앉는 공간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숲은 영원히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의 공간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우리는 나무들이 절대 불변하고 장엄한 존재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 기대어 우리 삶의 길이, 우리 인간의 사소한 역사를 측정하곤 한다. 그러나 나무들은 성장하고, 나뭇잎들은 떨어지고, 무수한 겨울들은 땅을 지배한다. 그 숲은 시나브로 이어지는 과정과 끊임없는 변화의 공간이다."

 

저자는 칼새가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사실을 알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더 넓은 풍경을 조망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영역에 영향을 끼치는 더 큰 힘에 관하여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 더 높이 올라가야한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칼새는 공동체라는 자신만의 우화로서, 앞으로 닥쳐올 악천후에 맞서서, 우리만의 수평선 위에 어두운 돌무더기처럼 걸려 있는 먹구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하여 귀한 교훈을 전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뜨뜻한 여름날 저녁, 알을 품거나 새끼를 돌보는 무리가 아니라면 칼새는 빠르고 낮게 날아다니며 지붕꼭대기와 첨탑 주변을 떼지어 빠르게 움직이면서 쇳소리를 내며 짖곤 한다. 그러다 하늘 더 높은 곳에 모여드는데, 그때쯤엔 칼새가 서로를 부르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는 대기 중에 흩어지고 점점 멀어진다. 그러면 우리 귀에는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 무언가로 희석되어 마치 먼지나 유리처럼 변해 버린 것만 같다. 그러다가 문득 한순간에 어떤 부름이나 종소리에 소환을 받은 듯한 움직임으로 그들은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베스퍼 플라이츠,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나는 칼새를 다르게 생각해 보려 한다. 그 시작점으로 칼새를 천사나 외계생물이 아니라 완벽하게 나를 깨우치고 교훈을 주는 생명체로 보려고 한다. 칼새 중에서도 알을 품거나 새끼를 돌보아야 하는 무리는 저녁 비행을 피하곤 한다. 그와 같이 우리 모두가 다 그렇게 높이 오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하나의 공동체로서 그 안의 생명을 보존하고 삶을 성장시키고 확장하려면 당연히 우리 중에 누군가는 일상에 너무 쉽게 가려지는 이런저런 상황을 분명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저자는 동물들이 자신과 같지 않다는, 그리고 그들의 삶이 인간의 삶을 설명하거나 거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진정으로 마음에 위안을 받곤 한다고 말한다. 동물과 인간이 서로 다른 존재이고, 인간이 동물처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느릿한 느낌이 찾아온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책 <저녁의 비행>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어떻게 생명을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동물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지켜보고, 함께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면 동물은 그 자체로 변화를 품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다. 그리고 더 풍부한 이야기의 힘을 가진 존재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가 동물에 대하여 생각하는 양상을 바꿀 것이며, 더 나아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마저 변화시킬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조차 바꾸어 버리는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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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3 - 일상은 경이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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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일상이지만, 어느 순간 낯선 곳이 되어버린 자연을 41편의 짧은 글들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녁의 비행>의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도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학과 자연은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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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일상이지만, 어느 순간 낯선 곳이 되어버린 자연을 41편의 짧은 글들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녁의 비행>의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도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학과 자연은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평생
경이로움의 대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과학과 자연이 있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느 하나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잊고 있는 하나는 아마도 자연일 것이다.

 


 

s*****8 2021.12.10.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저녁의 비행]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함을 일깨워주는 명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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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우리의 당면 과제이자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기후 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 영향은 자연만 받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도 똑같이 불어닥친 재앙으로 다가왔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각종 바이러스 창궐도 자연 생태계 파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학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연 생태계의 보존이 곧 인간의 존속과 직결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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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우리의 당면 과제이자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기후 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 영향은 자연만 받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도 똑같이 불어닥친 재앙으로 다가왔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각종 바이러스 창궐도 자연 생태계 파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학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연 생태계의 보존이 곧 인간의 존속과 직결된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들어 수많은 생태계 학자들이나 환경론자들의 끊임없는 관심 속에 기후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한 일부 국가들은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러나 식민지 건설과 산업혁명으로 최고의 혜택을 누린 서방 선진국과 신흥 강대국의 미국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굴뚝 산업'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 산업의 대규모 공장들의 개도국 이전이다. 개도국들은 당장 먹거리 해결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라 무차별적으로 이들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과적으로 혜택은 서구 선진국들이 누리고, 책임은 고스란히 개도국이 지는 상태로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결과적으로는 전 지구의 자연에 영향을 미쳐 인류 전체에 악영향을 줄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헤어날 수 없는 기후 변화의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이젠 빙하가 녹아 바다로 유입되면서 한류와 난류의 뒤섞임으로 어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어난 해수로 일부 국가는 물속에 잠기는 등 지구 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병들어 있는 지구의 한쪽 구석에는 환경과 자연 생태계를 응시하며 공존의 필요성을 인간에게 알리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은 지구를 살릴 기회가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준다. 이 책 『저녁의 비행』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적인 만남을 다뤘다. 그 아름다운 만남에 대한 시인이자 동물학자인 헬렌 맥도널드가 에세이로 풀어냈다.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의 에세이가 함께 실려 있다. 《타임》 《워싱턴 포스트》 《USA투데이》 등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가디언》 선정 최고의 자연과학 책, 아마존 최고의 논픽션ㆍ최고의 회고록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이 지구상 여섯 번째 거대한 멸종의 시대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야 할지 공들여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작가가 되기 이전에 과학역사가였던 저자는 과학자의 시선과 문학가의 열정을 공유하는 폭넓은 시각을 보여 준다. 역사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세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준다. 그의 아름다운 필치와 묘사 등은 아름다운 자연에, 경이로운 생태계를 언어로 풀어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독자들에게는 경이로움ㆍ신비로움뿐만 아니라 감동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는 전작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하고, 《가디언》《이코노미스트》《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전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헬렌 맥도널드는 상자 안에 산호, 화석, 바위, 깃털 등을 수집하는 16세기 수집 열풍 ‘분더카머(Wunderkammer)’처럼 이 책이 문학판 호기심 상자라고 말한다. 책에는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주제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 준다. 이 책에 대한 각계의 평가도 최고의 찬사들이 줄을 잇는다. 독자들이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들이다.

 

"맥도널드는 자연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려 한다. 그것이 작가로서 자신의 책무라는 생각을 여실히 펼쳐 보인다."(워싱턴 포스트)

 

"경이로움과 향수, 깊은 생각과 애수로 가득 차 있다. 이 책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쩌면 지금의 세상도 내일이 되면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닐 수 있으니 세상 전부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방구석을 떨치고 자연과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할 것이다."(퍼블리셔스 위클리)

 


 

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한다. 이 책이 자연에세이란 평을 듣는 이유다. 새들의 둥지와 알을 관찰하며 집이라는 개념을 반추해 보고,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버린 초원을 찾아가 그럼에도 땅속 층층이 훗날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떠올리는 등 자연과의 만남에서 뜻밖의 위안과 감동을 찾아낸다.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의 관계와 그 역사를 돌아본다.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며 650피트 높이의 하늘에서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거나 템스강 백조를 조사하는 연례 행사에 참여해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헝가리에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며 국경이라는 경계에 좌절하는 난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자신의 글에 흐르는 주제인 사랑이라며, 특히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한다.

 

겨울 숲에는 생명의 표징들이 겨울 숲에 드물게 들어오는 빛의 그림자처럼 점점이 찍혀 있다. 그것은 어디에 눈길을 돌려도 곳곳에 생명이 넘쳐나는 울창하게 성장한 여름의 초목으로선 보통 이해하기 어려운 표징들이다. 딱따구리가 콕콕 만든 나무 구멍, 사슴들이 조금씩 뜯어 먹은 어린나무들, 여우 땅굴, 낮은 가시나무에 걸린 오소리 털 뭉치! 겨울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소소한 생명의 표징들을 사람들은 얼마나 알아챌 수 있을까. 그리고 내 발이 지난해 나뭇잎을 밟고 있는 동안, 내 머리 위로는 벌써 다가올 봄의 나뭇잎들이 잔가지 끝의 봉오리 안에 고이 접혀 있다.

- p.141~142, 「겨울 숲」 중에서

 


 

저자는 지금이 지구상 여섯 번째 거대한 멸종의 시대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야 할지 공들여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작가가 되기 이전에 과학역사가였던 저자는 과학자의 시선과 문학가의 열정을 공유하는 폭넓은 시각을 보여 준다. 인간이 초래한 환경과 서식지 파괴의 규모를 확인하여 통계를 내고 그 원인과 적절한 대책을 알아내는 것은 과학의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해마다 빈 곳이 늘어나고 고요함이 자리를 잡아 갈 때 그 상실과 사멸이 무엇을 뜻하는지, 가령 영국의 숲에서 빠르게 사라져 가는 숲솔새가 어떤 새이고 그 새를 잃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전해 주는 것은 문학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껏 문학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문학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가치를 알리고 이야기해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한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발전소 굴뚝과 송골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체뿐 아니라 오래되고 낡은 사물까지 사색의 영역을 넓혀 간다. 이렇듯 이 책은 역사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세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준다.

 

요즈음 나는 동물들이 나와 같지 않다는, 그리고 그들의 삶이 인간의 삶을 설명하거나 거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진정으로 마음에 위안을 받곤 한다. 우리 집 하늘 위에서 떼까마귀는 날아다니고 있고, 나는 우리 집 뒷마당에서 그 새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집이란 건 저 새와 나에게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나에게 그 집은 보금자리이다. 과연 떼까마귀에게 이 집은 무엇일까? 이동하는 여정에 잠시 들르는 중간역일까, 아니면 그냥 기와와 경사가 모여 있는 곳일까, 그도 아니면 잠시 내려와 앉는 횃대로 쓸모 있는 곳일까, 아니면 가을이면 마구 부수어 알을 쏙 빼서 먹을 수 있는 호두알이 툭 떨어지는 그런 곳일까! 어쩌면 그 모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지.

- p.480, 「동물이 주는 교훈」 중에서

 


 

저자 : 헬렌 맥도널드(HELEN MACDONALD)

작가이자 시인, 일러스트레이터, 역사학자, 동물학자.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저스 칼리지 연구교수를 거쳐, 동대학교 과학사-과학철학과 소속 연구학자를 지냈다. 전문적인 매 조련사로 유라시아 전역에서 펼쳐진 맹금류 연구와 보존 활동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는 『메이블 이야기』, 『팰컨』 등이 있다. 특히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뎌 나가는 치유의 과정을 담은 『메이블 이야기』로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새뮤얼존슨상과 그해 최고의 책에 주어지는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코스타상까지 석권하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헬렌 맥도널드는 문학, 역사, 철학을 기반으로 인간과 자연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 내는 최고의 저자로 꼽힌다.

『저녁의 비행』은 새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동물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41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가디언》 등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히며 상찬을 받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의 이동을 관찰하고, 헝가리에서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거나, 포플러 숲에서 마지막 남은 유럽꾀꼬리를 찾아다니면서 개인적인 자연 경험으로부터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다양한 사색을 이어 나간다. 자연과 인간의 의미 있는 만남을 담고 있는 『저녁의 비행』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더 깊고 섬세하게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

 

역자 : 주민아

번역가, 에세이스트. 경희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학위과정을 수료했다. 푸른 나날 대부분을 경희대학교와 창원대학교 교정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강의하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인문(人文)의 흔적을 캐면서 번역하고 글을 쓰며, 무엇보다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옮긴 책으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현대인의 의식 지도』, 『파이브 : 왜 스탠포드는 그들에게 5년 후 미래를 그리게 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천재심리학자가 발견한 11가지 삶의 비밀』, 『나눔의 행복』, 『이제 사랑을 선택하라』, 『살아있는 목적 BE』, 『지금 행동하라 DO』, 『신념의 힘 FAITH』, 『100년 라이프스타일』, 『기호와 상징』, 『전쟁에 대한 끔찍한 사랑』, 『암살단: 이슬람의 암살 전통』, 『1000명의 CEO』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그대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주민아의 시네마 블루』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c*****0 2021.12.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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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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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맥도널드는 어린 시절 꽤나 외진 시골에서 자랐다. 그녀 표현을 빌자면 "다 허물어져 가는 어느 국가 지정 공식 대정원(p61)" 같은 곳이었는데 2차 대전 피난민들과 다수의 히피, 페미니스트로 구성된 마을엔 언젠가 아서 코난 도일이 찾아와 오수를 즐기기도 했단다. 코난 도일로 하여금 <요정의 출현>이라는 책을 쓰게 만든 코팅리 요정들의 사진도 고향의 포플러 나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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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맥도널드는 어린 시절 꽤나 외진 시골에서 자랐다. 그녀 표현을 빌자면 "다 허물어져 가는 어느 국가 지정 공식 대정원(p61)" 같은 곳이었는데 2차 대전 피난민들과 다수의 히피, 페미니스트로 구성된 마을엔 언젠가 아서 코난 도일이 찾아와 오수를 즐기기도 했단다. 코난 도일로 하여금 <요정의 출현>이라는 책을 쓰게 만든 코팅리 요정들의 사진도 고향의 포플러 나무에서 찍혔다. 집 안 가득 넘쳐나는 자연 도감과 집 밖의 풍요로운 숲과 목초지를 보며 헬렌은 자연주의자로 성장한다.

 

 

점 하나 크기의 벌레를 보려고 잔디 속에 얼굴을 파묻곤 했던 헬렌에게 자연은 경이로운 공간이었다. 그러나 헬렌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찾는 환상성과 우정, 친밀감이 상당히 왜곡된 관찰임을 곧 깨닫게 된다. 자연을 인간의 거울로 보며 자신의 세계관, 욕구, 생각, 희망 등을 투사하는 태도와 가설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헬렌이 자연을 보는 관점이 낯설지는 않을지언정 이런 관점을 내재화 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나에게 곰(푸)는 친근하고 돼지(피그렛)은 겁이 많거나 피그렛이 아닌 돼지는 게으른 존재이다.까마귀는 영리하고 까치는 행운을 주는 등 자연이나 동물의 물성은 도통 자연 그 자체로 다가오지 않으니까. 어쨌든 시작부터 이런 태도를 지적받았기에 책을 읽는 내내 자연에 가지는 기존의 감상에서 벗어나려 애를 썼다.

철새(해오라기)들의 계절성 밤비행을 관찰하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간 헬렌은 이야기한다. "창공이 텅빈 공간처럼 보일지라도 그곳은 박쥐와 새, 날아다니는 곤충, 거미, 바람에 날려 온 씨앗, 미생물, 포자 등 여러 생명체로 꽉 착 서식지(p71)이며, 다양성으로 꽉 찬 떠들썩한 세상(p72)"이라고. 철새들의 이동에 대한 기념이 없던 시기에는 레이더에 잡힌 이런 탐지들에 "천사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단다. 와우, 낭만적! 이라고 생각했다가 아차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그러니까 이런 관념으로 자연을 보아서는 안된다 이 말인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게 어렵다. 어쨌든 근래의 천사들은 고층 건물이 쏘아대는 레이저와 조명 불빛에 매려되어 길을 잃거나 목숨을 잃는다.어떤 사람들은 레이저에 휘말려 뱅글뱅글 건물 주위를 도는 새들이 신기하고 감탄스러워 이를 관찰하기 위해 옥상에 간다.

고동털개미의 비상은 놀라운데 그것이 일생에 단 한번뿐인 혼인비행이기 때문이다. 여왕벌이 페로몬을 뿌리며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지상으로 모여든 수개미, 날개가 돋은 개체들이 페로몬을 따라 솟구친다. 더 강한 개체를 선별하기 위해 여왕은 더 높이 날아오르고 수개미가 그런 여왕을 뒤쫓는다. 혼인을 완료한 후 여왕은 새로운 왕국을 만들기 위해 떠나고 수개미는 지상으로 추락, 사망한다. 여왕 개미는 이후 30년을 더 살지만 다른 수개미와의 새로운 짝짓기는 없다. 한번의 혼인비행으로 몸속에 충분할만큼 정자를 저장한 여왕벌은 수컷 없이도 알을 낳는다. 여왕 개미의 이런 출산이 상당히 편리해 보인다는 것 또한 인간의 관점이겠지?

 

 

제목인 "저녁의 비행"은 칼새가 하늘 높이 올라가는 두고 만들어진 단어이다. 베스퍼스 플라이츠, 라틴어로 땅거미가 지는 저녁, 하루를 마감하는 장엄한 기도이다. 헬렌은 저녁 비행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생각했고 칼새가 램 수면에 빠진 마법 같은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된 지금 내게도 이 단어는 무척이나 특별하다. 뭉게구름이 떠 있는 맑은 날씨 구역까지 올라가 공기에 실려 하늘을 날면서 잠든 칼새의 무리라니. 어느 비행사의 목격담처럼 보름달과 별들의 파편 아래 비행기만큼 높이 떠서 숙면하는 새를 싱상하는 건그러지 않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한 편의 아름다운 판타지다.

난민, 망명 신청자, 장애인 등 헬렌은 자연을 관찰하듯 보호받지 못하거나 차별받는 개체들도 관찰한다. 기후위기 등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양상의 파괴와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자연에 해로운 인간, 인간에게 해로운 인간, 내가 그런 인간들 중 한 명이 안되기는 불가능일 것 같다. 덜 해로운 인간이 되어야지 결심할 뿐,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일지라도 이롭다는 믿음을 가지고 행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는다. 감수성 예민한 자연주의자의 에세이는 섬세하고 흥미롭고 아름답다. 저자의 잦은 눈물이 한번씩 마음의 짐처럼 다가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없는 책이다.

+ 피트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높이 관련 얘기가 나올 땐 흐린 눈으로 읽은 거 안비밀 ㅎㅎ

+ 리뷰에 못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넘 많은데 인스타그램에 올리려면 글자수를 줄여야 한다 ̄へ ̄

<판미동 지원 도서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a********0 2021.1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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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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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약력을 꼭 알아야 한다.   저자인 헬렌 맥도널드는 작가, 시인, 일러스트레이터, 역사학자, 동물학자, 과학사-과학철학과 소속 연구학자, 전문 매 조련사다고 한다. 많은 직함들 만큼이나, 이 책도 다양한 감성과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41편의 에세이 모음집으로 한 마디로 다 표현하기 힘든 벅참이 있는 내용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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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약력을 꼭 알아야 한다.

 

저자인 헬렌 맥도널드는 작가시인일러스트레이터역사학자동물학자과학사-과학철학과 소속 연구학자전문 매 조련사다고 한다많은 직함들 만큼이나이 책도 다양한 감성과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41편의 에세이 모음집으로 한 마디로 다 표현하기 힘든 벅참이 있는 내용들이였다.

 

최근 바다속 생물들을 담은 책도 이 책과 같이 읽었었는데언제나 그렇듯 자연을 다룬 내용들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저녁의 비행은 제목과 표지로 짐작 가능한 것처럼새들이 많이 등장한다일식현상과 숲과 같은 자연부터새들은 물론 다른 야생동물들도 나온다그저 관련한 전문 지식들을 나열만 하고 있지도 않았다.

 

작가이자 시인인 특징이 글마다 잘 반영되어 있어서무척 서정적이고 감성이 풍부하다등장하는 동물들과의 교감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아마도 그녀의 애정이 그대로 반영되어서 일 것이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푹 빠져보아도 좋고순서대로 읽어도 풍부한 내용에 따뜻하게 젖어들 수 있다남녀노소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_나방은 내 손 위에서 길을 찾으러 윙윙거리며 갈팡질팡하다가 거기서 몸통을 떨면서 가만히 쉬고 있다나는 그것을 바깥에다 갖다 놓는다다음 날 우리는 그곳을 떠난다._ [‘그녀의 궤도에서]

 

_칼새의 몸무게는 약 40그램인데그 몸으로 접근하는 공기의 압력에 맞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맞바람을 안고 가는 장면은 마치 대기의 이동과 변화를 보는 듯하다.

 

아직도 나한테 칼새는 지구상 어디엔가 살고 있을 외계생명과 가장 비슷한 존재인 것 같다._ [‘저녁의 비행에서]

 

_빈틈없이 경계하는 다람쥐나 새가 당신 손안에 든 먹이를 가져갈 만큼 충분히 당신을 신뢰할 때그것은 참으로 흐뭇하고 특별한 일이다우리와 그들야생과 길들임의 경계를 넘어서 감동의 지점으로 다가가는 것과 같다._[‘한 줌의 옥수수에서]

 

 

y******k 2021.12.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저녁의 비행》
"[서평] 《저녁의 비행》" 내용보기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당신과 다른 세상을 사랑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온 세상의 생명체와 사물의 복잡 미묘한
"[서평] 《저녁의 비행》" 내용보기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당신과 다른 세상을 사랑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온 세상의 생명체와

사물의 복잡 미묘한 세상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심대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

 

 

+

기후 위기 시계 6년 230일. 환경 문제가 더 이상 특별한 소수만의 관심사가 아니게 된 요즈음, 꼭 한번 만나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의 파란빛과 새 그림이 마음을 잡은, 헬렌 맥도널드의 자연 에세이 《저녁의 비행》. 자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따뜻한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

《저녁의 비행》은 지은이가 관찰하고, 경험하며 느낀 자연을 담았다. 41개의 짤막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속 생명체들의 공생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와 잊고 있던 내면의 말랑한 감성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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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한 물건을 가득 담은 진열장이나 그 수집품을 보관한 방을 뜻하는 분더카머(Wunderkammer). 지은이는 책의 도입부에서 이 생소한 단어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연의 사물과 인공의 사물이 규칙 없이 한데 어울려 진열된 분더카머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 책이 그 자체로 매력적인 존재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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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분더카머와 비슷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 여기에도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차 있지만 결국 그 하나하나가 서로서로 경이로움의 미덕을 전하고 있다. [p.8]

 

점점 더 많은 동물과 식물을

배우고 알게 되면서

내 주변의 세상은 더욱 복잡해졌지만,

또 그만큼 더 친숙하게 변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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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90년대생인 나에게, 자연은 TV를 통해 보는 세상 같았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활력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내는' 존재였고, 어쩌다 마주친 청설모와 알록달록한 깃털을 뽐내는 새들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자연 에세이 《저녁의 비행》은 옆에 있으면서도 늘 멀게만 느껴졌던 바로 그 자연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오랜 시간 애정 어린 눈으로 빛나는 존재들을 바라본 지은이를 통해 독자 역시, '나'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으로 그들을 마주하도록 돕는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m******0 202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토록 황홀한 날개짓
"이토록 황홀한 날개짓" 내용보기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해져가는 초등시절 하교길 비온 뒤엔 어김없이 제비가 날렵하게 비행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러다 땅에 부딪히면 어떡하지, 걱정스러울 만큼 땅으로 곤두박질치듯 내리꽂히다가 곧 커다란 곡선을 그으며 땅을 박차고 오르듯 활강하며 창공으로 날개짓하던 제비의 비행은 곡예에 가까웠지요. 그때는 제비가 충분히 비행할 만큼 공간이 넉넉했고 여유로웠던 시절입니다.
"이토록 황홀한 날개짓" 내용보기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해져가는 초등시절 하교길
비온 뒤엔 어김없이 제비가 날렵하게 비행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러다 땅에 부딪히면 어떡하지, 걱정스러울 만큼 땅으로 곤두박질치듯 내리꽂히다가
곧 커다란 곡선을 그으며 땅을 박차고 오르듯 활강하며 창공으로 날개짓하던 제비의 비행은 곡예에 가까웠지요.
그때는 제비가 충분히 비행할 만큼 공간이 넉넉했고 여유로웠던 시절입니다.
그 많았던 제비들은 지금 어디에서 날아다니고 있을까요?

 

[저녁의 비행]은 잃어버린 혹은 잊고 있던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뜨게하는 이야기들입니다.
흔히 아침이 찾아왔음을 뜻하는 참새의 지저귐 소리나 닭의 홰치는 울음소리의 의미를 요즘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시골집이 떠올랐습니다.
지붕 위 굴뚝으로 피어나던 나무타는 연기와 냄새, 이슬이나 서리가 맺혀있던 초가지붕,
불꽃이 활활 타오르던 부엌의 아궁이.
이 책의 배경은 우리와 전혀 다른 유럽임에도 저마다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곧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부조화, 환경과 서식지의 파괴 등을 통한 야생동물 개체수의 감소와 보호,
혹은 인간과 인간의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도의 한 호텔방에서 마주친 비둘기 한쌍과 함께 공간을 나눠쓰던 기억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전략)
오히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공간을 함께 나누다니 왠지 모르게 가슴을 뿌듯하게 만드는
은총과 너그러움이 그곳에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호텔 방 안에 새들이 존재한다는 이상한 사실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감정의 울림이었다.
<둥지 상자> 中에서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에도 자연의 주인과 같은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연의 생명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공간을 나눠주고 있는데
인간은 그 공간을 자기만의 것으로 차지하려는 욕심으로 가득차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칼새가 이렇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베스퍼(스) 플라이츠 Vesper(s) fligts,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다. 베스퍼는 라틴어로 땅거미 지는 저녁을 뜻한다.
거기에 유래한 베스퍼스는 경건한 저녁기도이기도 하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지막에 드리는 가장 장엄한 기도!
그래서 나는 항상 '저녁 비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빠져들어 그만 마음을 무너지게 하는 매직 아워.
<저녁 비행> 中에서

 

매 페이지마다 저자의 깊은 사유가 제 마음을 울리게 만듭니다.
어쩌면 이토록이나 유심하게 자연을 관찰하며 그 내용을 무심한 듯 글로 옮길 수 있을까요?
잊고 있었지만 사실 이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문장마다 페이지마다 사랑을 채워넣었습니다.
인간이 잊고 있는 것을 자연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시 함께 살아가자고, 조화를 이루며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자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 어디론가 자기 길을 떠나던 공중의 새는
그동안 갈라져 있던 틈새에 눈길을 주고는 그 상처를 한 겹 한 겹 꿰매어
나를 다시 세상 속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누가 누구를 설명하거나 대신하지 않고, 우리 둘이 똑같은 자리를 차지하는 세상 속으로
이제 난 돌아왔다.
<동물이 주는 교훈> 中에서

 

어린 시절 살던 집 외벽의 삼면이 맞닿는 꼭지점에 제비가 집을 지었습니다.
제비부부가 며칠동안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풀잎이며 진흙알갱이를 부지런히 물어나르더니
어느새 둥지가 완성되었지요.
이윽고 알을 낳았던지 며칠 후엔 작은 아기 제비들이 저마다 먹이를 달라고 시끄럽게 지저귀던 소리가 나더니
어느 사이엔가 날개짓을 하며 제비가족은 둥지를 떠나버렸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듬해 제비부부는 또 찾아와주었지요.
이런 기억들이 저를 따스하게 채워줍니다.
이런 기억들이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도 남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비의 비행을 화면이 아닌 실제로 볼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을 만날 수 있는 [저녁의 비행]을 읽었습니다.

*출판사제공도서입니다
 

g*****6 202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