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으면서 마음이 참 좋았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에 이가 나간 컵에 물을 마시고, 배달음식을 시켜 그대로 먹으면서 처량하다 생각했던건 상황이 아니라 내가 만든 거였구나 반성하면서. 항상 작가님의 책은 아껴서 꼭꼭 씹어먹듯 읽고 싶은 책이다. 그냥 바로 넘기기엔 은근히 배여있는 맛이 많아 음미해야한다. 연말 좋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같이 이렇게 담담하고 소소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마음담에 건네고 싶은 책이다. |
|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 김남희
온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19'. 가장 타격을 받은 이들이 있다면 단연코 여행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20~30십 대 세계 여행을 하면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우리들에게 알려진 김남희 작가가 코로나로 꼼짝도 못 하고 여행, 강연이 모두 취소되었을 때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동안 호의를 받은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감사함을 담은 쓴 에세이다. 원치 않게 정지된 여행의 삶이었지만 그녀가 만나는 주변의 사람들과의 삶을 돌아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여행을 뺀 그녀의 삶의 이야기는 화려한 싱글과는 거리가 먼 중년의 싱글 여성의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고독과 즐거움을 솔직하게 풀어 놓았다. 알 수 없는 앞날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유가 때론 혼자를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게로 다가왔지만 그녀를 지탱하게 해준 것은 가족이 아니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경력 15년 차.. 여행길은 막히고 강연은 취소가 되면서 생계가 막막해지니 아무도 찾지 않는 망망대해의 작은 섬에 갇힌 기분이었던 김남희 작가는 코로나19가 세상을 정지시킨 2년 동안 에어비앤비, 독서 모임, 방과 후 산책단을 만들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일상을 여행이라 여기며 또 다른 여행의 재미를 창조해 냈다. 방과 후 산책단을 꾸려 뒷산 산책을 시작으로 전국을 다니며 숲속에서 간식을 먹을 때면 예쁜 테이블 보를 깔고 격식을 갖추어 먹었고 시를 낭송하면서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하나가 되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캠핑이 처음이라는 사람들과 용감하게 백패킹을 짊어지고 강원도 인제의 숲으로 조금은 무모하게 떠나보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한 일들이 그녀에게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타인의 호의에 무심코 기대었던 순간 누군가를 완전히 믿어버렸던 순간. 잠시 벌어졌던 그 틈 사이로 스며든 번개같은 공감과 소통.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그녀의 삶을 이루었다고 한다. 서른이 넘긴 후 늘 혼자였지만 정말로 혼자였던 날은 한 번도 없었다는 그녀. 언제나 매 순간을 타인의 친절에 기대어 살아왔다고 회상한다. 지친 무릎이 꺾이려 할 때마다 일으켜 주었던 손들.. 오강남 교수 님에게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마지막에 쓴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때는 목이 메며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기도 했다. 녹록지 않았던 일상에서 선물처럼 만났던 인연들을 기억하며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사람의 선의를 믿고 그 선의에 기꺼이 기대는 사람이고 싶다는 김남희 작가.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싶다고 한다. 아름답지 못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해도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을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