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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고 오늘날 어른들은 무서운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큰 재앙이다. 나는 있을지 없을 지 모르는 귀신보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더 무섭다. 고딕 장인 조이스 캐롤 오츠의 단편집을 읽었다. <좀비> 한 권만 읽었는데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신작(수록 작품들은 80년대 말~90년대 초 발표)이 나왔대서 주문. <예감>, <추수감사절> 등은 분위기만으로 사람 초조하게 만드는 게 일품. 명확한 배경이나 전후 사건이 묘사된 건 아닌데 가려진 부분이(그래서 선물 상자 안에 뭐가 들어있는거지? 이 세계는 왜 이렇게 물자가 부족한거지?) 주는 임팩트가 크다. 반대로 <블라이 저택의 저주받은 거주자들>은 제임스 헨리 <나사의 회전>을 재해석하면서 원작이 가려둔 부분을 파헤친다. 가끔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지는 데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음. 책 소개를 보면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 위주로 다룬 것 같지만(표제작들은 그렇기도 함), 읽고 나니 성별을 넘어 평범한 사람이 운만 나쁘다면 갑자기 마주할 수 있는 불쾌한 일들을 모아둔 걸로 이해하게 된다. 사회에서 여성들이(특히 수록작들이 발표되던 시점) 좀 더 약자라 여성주의적인 부분과 맞닿은 것 같기도 하지만. (도리스 레싱이 생각나는 구절은 많았음) 어쨌든 여러 모로 해석할 수 있어서 읽고 난 뒤에도 흥미로운 책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일상으로 저벅저벅 들어와서 내 논리를 헤집어 놓는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일상이 망가진다. 타인에 대한 공포는 크기는 다르더라도 모두가 공감하는 것. 역시 고딕 장인이시다. (신문과 뉴스를 빼고)누가 요즘 가장 무서운 얘기가 뭐냐고 하면 이 책을 말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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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으스스함과 불쾌함이 소설을 읽고 나서도 계속 느껴진다. 단순히 사람을 놀래키고 두렵게 하는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다. 만약 이 소설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수박 겉핥기식 공포를 흉내냈다면 아마 엄청 실망스러웠겠지만, 공포의 근원으로 다가서고자 하고 그것을 같이 생각할 수 있게 했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 모두 각각의 색채가 뚜렷하고 강렬하다. 한 편씩 읽고나면 왜 이 소설이 유명한지 알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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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는 현대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매년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대표작으로 고딕 소설의 전통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롭고 기괴한 분위기에 여성 작가로서의 문제의식에 천착한 예리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두 소녀가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세워진 흉가에 들어간 후 벌어진 일들을 담은 표제작 흉가 외에 어느 날 처녀성을 잃기로 결심한 작가와 잘생긴 광대의 하룻밤을 그린 빙고의 왕, 낯선 남자로부터 모델 의뢰를 받는 이야기 모델, 형의 폭력에 짓눌려 성장한 남자가 형수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부의 저택을 방문하는 이야기 예감, 그리고 고딕 호러의 고전 격인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바탕으로 유령이 된 가정교사를 상상하여 각색한 블라이 저택의 저주받은 거주자들 등 열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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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있었던 <흉가>. 고딕 소설과 그로테스크, 이 두 가지 키워드에 끌렸고 으스스함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오로지 ‘오싹함’만을 위한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쉽게 접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공포를 다뤘다. 특히 여성들에게 밀접한 기괴함이나 서늘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