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지휘자 이승원의 인터뷰를 보았다. 그 뒤로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2년 전쯤에 한 꽤 긴 인터뷰(세 부로 나뉘어진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다)를 보게 되었는데, 이승원이라는 사람뿐 아니라 지휘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처음에 비올리스트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음악가의 길을 가려고 마음을 먹기 전까지는 수학도 좋아해서 과학고에 갈 생각도 했었단다. 아이큐가 162라는 비범한 한 인간이 비올라로 최고 연주자 과정까지 마친 후 다시 지휘로 학부 과정부터 시작한 얘기가 매우 흥미로웠는데, 그가 들려주는 지휘의 세계가 마치 4D처럼 공감각적으로 느껴졌다. 사실 우리가 흔히 가진 편견 중에 악기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나중에 지휘로 빠진다고 하는데, 이 지휘자가 알려주는 지휘의 아름다움 때문에 늦은 나이지만 지휘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종종 느끼는 바지만, 뛰어난 예술가들 중에는 수학이나 과학에 능통한 사람들이 많다. 언뜻 생각하면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생각이 들지만, 어떤 완벽한 이론을 볼 때의 아름다움은 구조적으로 완벽한 음악을 들었을 때 느껴지는 경외감과 맞닿아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과학도 예술도 공히 아름답다. 민태기라는 한국 과학자가 쓴 『판타 레이』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감정 역시 아름다움이었다. 우선 문장들이 좋다. 대체로 소위 자연과학자라는 사람들 중에는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 챕터를 읽는 것도 곤욕인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문체는 잘 써진 에세이같다. 좋은 과학자이가 작가이다. 또한 그는 과학과 사랑에 빠진 자인데, 자신이 열정을 다 하는 사랑하는 대상을 너무나 아름답게 소개하고 있어, 읽는 독자 역시 그 대상에 매료되게 된다. 구조적으로 탄탄하고, 문장도 아름다워서 좋은 연주곡을 들은 것처럼 눈과 귀가 맑아진다. 대중교양 과학서의 경지를 몇 단계 높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판타 레이(panta rhei)'-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유명한 언명으로 "만물유전", 즉 "모든 것은 흐른다."라는 뜻-와 '볼텍스(vortex, 소용돌이)'라는 개념을 키워드로 해서 근대 과학사를 개괄하는데, 그가 다루는 과학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뿐 아니라 다양한 공학 분야까지 막론한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유체 역학'이라는 실로 꿰어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드는 데 그 솜씨가 실로 아름답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유체 역학의 역사가 되겠지만, 자연 현상의 일부를 설명하는 특정 학문 분야의 흥망성쇠만을 다룬 게 아니라 인간 사회 전체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더더욱 스케일이 매우 큰 이야기다.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훌륭한 지휘자처럼 노련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경탄스럽다. 그의 저작활동이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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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낯선 제목의 뜻부터. ‘판타 레이(Panta rhei)'. 고대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란다. ’만물유전(萬物流轉)‘. 비록 ’판타 레이‘란 말은 낯설지만, 흐르는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로 대학 1학년 때 배웠던(정확히는 학습했던) 명제다. 모든 사물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책 제목은 왜 ’만타 레이‘일까? 그건 이 책의 기본 뼈대가 유체(流體)에 대한 연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흐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왔고, 그것을 어떻게 응용해 왔는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얘기다. 흐르는 것은 물일 수도 있으며, 석유와 같은 점성이 있는 액체일 수도 있고, 공기가 될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넘어 자기와 전기도 되고, 지금은 폐기된 실체인 에테르일 수도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흐름이라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로 유체과학, 유체역학이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의 범위를 짐작할 수 있다. 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얘기다. 물론 이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결국은 이 역사가 유체 소멸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말이다(대표적인 것이 양자역학이다).
이야기는 근대 과학혁명 시기부터 시작된다. 레볼루션, revolution이 뜻풀이에서 시작하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Revolutoin은 흔히 ‘혁명’이라고 해석, 번역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이 말을 썼을 때는 ‘회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단어가 사회 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혁명을 뜻하게 되었는데, 저자는 그 계기가 코페르니쿠스의 체제가 그만큼 영향력이 컸다는 식으로 보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한 ‘혁명과 낭만의 과학사’는 프랑스 혁명기와 산업 혁명기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과 관련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로 이어지고,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현대 문명의 토대를 이룬 발견과 발명의 시대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에서 그친다고 할 수 없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과학자, 엔지니어, 혁명가들, 음악가, 미술가, 기업가 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서로 얽히고 또 얽히기 때문이다. 과학자끼리의 협력과 배신은 물론이고, 누구누구의 아들, 딸들이 그 다음 세대에 다른 관계로 엮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 이 그물 같은 얽힘은 사람 사이의 관계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사회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면서 과학은 발달하고, 또 굴절되고, 또 그러다 다시 궤도를 찾기도 한다.
만약 유체 역학의 발달 과정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현재 분량의 1/3이나 됐을까 싶다. 저자는 과학을 보다 넓게 보려 했고, 과학만이 아니라 과학과 과학자들이 사회, 혹은 다른 분야의 인물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현미경을 대고 바라보려 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저 이야기를 하다 다시 이 이야기로 돌아온다. 어쩌면 복잡해보이지만, 그런 복잡함이 과학이고 역사인 듯하다. 그래서 결국에는 ‘만타 레이’가 딱 이 책의 제목으로 딱! 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일단 놀라게 되는 것은 저자가 과학의 흐름을 정말 일관되게 파악하면서 다양한 과학 분야(저자는 기계공학 전공이다)에도 정통하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놀라게 되는 것은 문학, 미술, 음악 등에 정말 종횡무진의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것 하나만 고르자면, 1차 세계대전의 방아쇠를 당기게 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태자가 저격되어 죽을 때 그 운전사가 바로 포르쉐(그렇다. 같은 이름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세운 사람이다)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걸 도대체 어디서 알게 된 걸까 싶다. 그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말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그런 관계 때문에 이 거대한 과학의 흐름이 ‘혁명과 낭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런 관계, 즉 에피소드와 같은 얘기들을 정말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다.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고 한 가지만 눈에 띠는 부분을 들자면, 다윈의 진화론에 관련된 얘기다. 저자는 다윈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아내가 된 외사촌 엠마에게 먼저 이야기했고, 엠마는 그것을 금방 이해했다고 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정확하지 않은 얘기다. 내가 읽어본 여러 저자들의 그 두터운 다윈 평전들에서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이런 걸로 미루어 보면 좀 부정확한 에피소드들, 혹은 좀 과장된 에피소드들도 끼어들어가지 않았나 싶은 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많은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고(에피소드는 늘 그런 것이긴 하다), 그래서 이 책을 더욱 부드럽게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으나 과학(자)에 대해서, 그리고 과학, 혹은 과학자가 다른 분야, 다른 분야의 인물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이렇게 풍부하게 보여주는 책은 정말 보지 못했다. 놀라운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무척 사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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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레이 이후세상은 이책을 읽은 자와 안읽은 자로 나뉜다! 이책이 대한민국에서 나왔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문명인과 비문명인은 이책으로 나뉠 것이다! 이책을 잡은것은 행운이었다! 이책의 저자는 비록 문재인 정권을 옹호하지만 그것으로 이책을 폄하하기에는 이책의 업적은 너무나도 찬란하다! 이책을 쏟은 저자의 노고와 미래 과학발전에 대한 기여에 감사드린디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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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있는 유체과학사. 저자는 이 줄기로 과학사를 꿰낸다. 지금 과학에 닿기까지 과학자들의 고군분투 과정을 보면 지금 누리는 모든 것이 역사의 층위를 갖는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지금 시각에서는 과학자로 분류되지만 그 시대에는 철학자면서 의사여서 점성학(astrology)을 공부하기도 한 사람들이었다. 누군가는 화가였고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있었고 다양한 개인사까지 얽히면서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들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천재로 결론이 나기는 한다. 누구와 시너지를 낼 것인가. 주변에 누가 있는가? 어떤 이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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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후속작인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게 됐다. 저자의 해박한 역사와 과학 지식에 서사가 탄탄했다. 읽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사의 잃어버린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유체 역학의 역사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자연 현상에 대한 부분적인 해석, 공식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인 듯 하다.
물리학은 세상을 움직이는 학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물리학에서 잊혀져있던 유체역학을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항공기와 로켓 기술로 주목 받으면서 과학의 총아로 떠올랐다. ‘혁명과 낭만의 과학’시대의 고민과 논쟁들을 보다 일관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흐름이 바로 ‘유체 역학’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한 과학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혁명과 낭만의 과학’ 시기를 주저 없이 ‘판타 레이’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흐른다.” 물리학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운동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유체 역학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물리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17세기 정확히는 1665년 뉴턴이 잠시 공직에서 물러나 휴식의 시기를 가지면서 이 위대한 과학의 이론은 탄생한다. 뉴턴이 유체의 운동을 자신의 역학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으로 시작해서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 혁명의 시작, 열역학과 통계 역학의 탄생, 에테르 논쟁, 20세기들어 전쟁을 거치면서 비행기와 로켓 발사에 이르기까지, 유체 역학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물리학의 탄생과 발전을 흥미롭게 들여다보는 책이다.
당대 물리학자들의 생생한 사고와 탐구 과정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으며, 과학도이면서도 저자의 서술력이 매우 좋아 두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술술 잘 읽힌다. 과학 역시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고민, 취향, 상호 교류의 산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큰 영향을 준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유체 역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잘 알려진 철학자이자 의사였던 데카르트, 새로운 사상과 학문, 예술을 논했던 런던의 커피하우스와 뉴턴, 뉴턴 역학에 매료되어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 칸트, 난류 연구를 한 레이놀즈부터 양자 역학을 만든 하이젠베르크까지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세계사에 있어 혁명적인 발견과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과학사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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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강의하시는 것도 잘 보았고, 과학사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집에 두고 여러 번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오히려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판타레이 2편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서양 과학 외에 동양이나 제3세계 과학도 다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자분의 열정과 수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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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를 통해서 민태기 박사님을 알게되었습니다. 놀라운 인문학의 역사와 과학의 역사를 연결하는 설명에 매우 놀랐습니다.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니 더 재미있습니다. 혁명과 낭만의 역사가 과학을 낳았고 과학과 혁명, 낭만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
| 다 빈치의 소용돌이 스케치에서 시작해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켈빈,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유체와 보텍스(소용돌이)를 중심으로 발전한 과학사의 흐름을 탐구한 책이다. 프랑스 혁명, 산업 혁명, 열역학의 탄생, 에테르 논쟁,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까지, 과학적 발견이 사회·정치·문화적 배경과 어떻게 맞물려 발전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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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기 작가님을 유튜브로만 보고 팟캐스트로 듣다가 큰결심을 하고 500페이지 넘는 책을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괜히 겁먹었나 봐요. 페이지 수는 압도적이지만 글이 어려운듯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힙니다. 과학서이지만 역사책인가 싶고 철학적인게 그야말로 판타 레이스럽습니다. 사진과 그림도 많이 나와서 이왕이면 책으로 구입하시길 추천드리구요. 민태기 소장님이 나오시는 유튜브를 보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책은 소장해서 가끔 한번씩 읽으면 기본 인문교양으로 좋을것 같습니다 ^^ |
| 판타 레이를 읽었습니다. 최근에는 AI관련 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와중 유체과학의 역사를 다룬 책이 있어서 구매했습니다. 적든 많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모든 것들에 깃들어 있지만 현대에 와서도 그 원리를 완벽하게 밝혀냈다고는 하지 못하는 만큼 그 역사를 살펴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