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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와 함께 살아서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너희와 함께 살아서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내용보기
어린이책 읽는 삶 90너희와 함께 살아서―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구드룬 맵스 글 로트라우트 주자나 베르너 그림 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9.12.30.  아침과 저녁 사이에 샛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뒤꼍으로 가서 쑥을 뜯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 비를 맞으면서 쑥을 뜯습니다. 가볍게 내리는 보슬비는 싱그럽습니다. 따뜻하게 내리는 봄비이기도 해
"너희와 함께 살아서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내용보기

어린이책 읽는 삶 90



너희와 함께 살아서

―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구드룬 맵스 글

 로트라우트 주자나 베르너 그림

 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9.12.30.



  아침과 저녁 사이에 샛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뒤꼍으로 가서 쑥을 뜯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 비를 맞으면서 쑥을 뜯습니다. 가볍게 내리는 보슬비는 싱그럽습니다. 따뜻하게 내리는 봄비이기도 해서 즐겁게 비를 맞습니다. 빗물이 달린 쑥을 하나둘 뜯으면, 빗물에 실린 쑥내음이 손끝으로 퍼져서 물듭니다.


  밀가루에 달걀을 풀고 소금과 설탕을 살짝 넣고는 반죽을 합니다. 물을 섞어 밀가루를 녹인 다음 쑥을 넣습니다. 소쿠리 가득 뜯은 쑥이지만, 밀반죽과 섞으니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쑥을 더 뜯을 수 있지만, 꼭 이만큼이 알맞습니다. 동그랗게 부치는 쑥부침개는 거의 다 푸른 물입니다.


  감자를 저며서 올립니다. 버섯도 저며서 함께 올립니다. 여린 불로 익힌 부침개를 한 번만 뒤집습니다. 쑥부침개 익는 냄새가 퍼지면서 아이들은 부엌으로 오고, 쑥부침개 넉 장을 말끔히 비웁니다.



.. 나는 아버지가 보내는 선물 때문에 부활절이 좋다. 아버지가 보낸 선물 꾸러미 속에는 늘 우스꽝스러운 물건들이 들어 있는데, 대체로 나한테 필요 없는 물건이다 … 꼬맹이 동생이 내 다리 사이를 엉금엉금 기어다니거나, 또 하필이면 대 공책 위에다 레고 블록으로 탑을 쌓으면 숙제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그런데도 동생은 꼭 내 공책 위에다 탑을 쌓는다. 그것도 늘 똑같은 탑만 … 동생을 나무라는 것은 옳지 않다. 동생이 일부러 울음을 터뜨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실을 잘 안다. 동생이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  (9, 27, 35쪽)



  우리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에 샛밥을 늘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밥을 차려 주고는, 사이에 가볍게 주전부리를 마련해 줍니다. 출출할 즈음 받는 주전부리는 더없이 고맙습니다. 주전부리 한 점을 입에 넣어 새롭게 기운을 차리고 한결 씩씩하게 놉니다.


  밥상맡에서 부침개를 먹는 아이들은 소꿉을 가져와서 밥상에 올립니다. “나도 부침개 끓여야지.” 하고 말합니다. 부침개를 끓여? 그래, 너희는 아직 모르지. “부침개는 끓인다고 하지 않고 부친다고 해.” 소꿉 장난감으로 부침개 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부침개 부쳐야지.” 하고 말을 바꿉니다. 동생이 물잔에 소꿉을 올린 뒤 천조각을 얹은 뒤 마루로 가서 딴 놀이를 합니다. 누나가 물잔 소꿉이 부글부글 끓는다는 소리를 냅니다. “어서 와, 넘쳐.” 부침개는 부친다고 알려주었지만, 국이 끓듯 부글부글 소리를 냅니다. 동생은 다시 부엌으로 달려와서 천조각을 열더니, 소꿉 냄비에 있는 나무조각을 손가락으로 살살 매만집니다. 뒤집개는 없이 손으로 뒤집는구나. 이 아이들이 곧 무럭무럭 커서 손수 불을 다룰 나이가 되면, 맛나며 아름다운 부침개를 베풀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 아버지는 수를 받은 시험지를 보자마자, 당장 달려나갔다. 나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려고 말이다. 나는 어떤 선물일까 기대하면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장난감 권총을 갖고 싶긴 하지만, 그런 선물은 절대로 받지 못할 것이다. 그 점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 “너랑 같이 놀고 싶어.” 나는 스반티예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나랑 같이 놀아도 되고 말고! 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서 놀자! 내 장난감도 보여줄게. 나는 아주 멋진 장난감을 갖고 있거든 ..  (55, 87쪽)



  구드룬 맵스 님이 글을 쓰고, 로트라우트 주자나 베르너 님이 그림을 그린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시공주니어,1999)를 읽습니다. 짤막한 이야기가 잇달아 나오는 이쁘장한 책입니다. 동화라고 할 수 있고, 어디에서나 마주할 만한 ‘삶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동양과 서양이 삶이나 문화가 많이 달랐을 테지만, 요즈음은 동서양이 삶이나 문화가 엇비슷합니다. 구드룬 맵스 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 이름’과 ‘어버이 이름’만 저 먼 나라 이름일 뿐, 우리 곁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고 할 만합니다.



.. 이번에는 먼지가 쌓일 염려도 없고, 또 쉽게 고장도 나지 않는 선물을 받고 싶었다. 생일날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기뻐할 수 있고, 또 쉽게 싫증이 나지 않는 그런 선물을 받고 싶었다. 나는 곧 그런 선물을 떠올렸다! 할아버지를 선물로 받고 싶었다! 할아버지가 우리 집으로 와서 나와 함께 지내는 것이다. 내 생일날, 그날 하루 종일 말이다 … 할아버지에게서 무슨 냄새가 나든, 나는 상관없다. 냄새를 안 맡으면 그만이니까 ..  (92, 94쪽)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는 책이름 그대로 이야기가 흐릅니다. 그럼요.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더 기쁘지요. 너는 나랑 함께 있어서 더 기쁠까요? 네, 그러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서로 함께 있어서 아름다우면서 기쁘리라 생각합니다.


  어버이는 아이와 함께 있어서 기쁩니다. 어머니만 있든 아버지만 있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가 하나이든 둘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늙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있어도 기쁘고, 어버이와 아이 둘만 단출하게 있어도 대수롭지 않아요.


  낯선 동네에서 낯선 아이한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아이가 쭈뼛쭈뼛 망설여도 사랑스럽습니다. 양로원에서 혼자 외로운 할아버지를 내 생일잔치에 모실 수 있어서 사랑스럽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볼 노릇이에요. 양로원에 할아버지를 넣느라 돈을 벌지 말고, 집에서 할아버지와 오순도순 지낼 적에 한결 즐거우면서 사랑스러우리라 느낍니다.



.. 할아버지 무릎 위에 앉기엔 내 나이가 너무 들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혼자서 음식을 먹고 정상적으로 행동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다. 우리는 둘 다 너무 나이가 들어 버렸다 … 우리는 케이크를 먹고 커피 마시는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케이크가 다 뭉개지긴 했지만, 뭉개진 케이크도 뭉개지기 전하고 맛이 똑같이 좋았다. 오히려 더 맛있게 느껴지기까지 했는데, 초콜릿과 생크림이 잘 뒤섞였기 때문이다 ..  (124, 127쪽)



  어른은 아이를 즐겁게 해 주려고 돈을 벌지 않습니다. 아이를 즐겁게 해 주고 싶다면 말 그대로 즐겁게 해 줄 노릇입니다. 돈이 아닌 즐거움을 찾아야 합니다. 어른 스스로 돈을 더 벌고 싶다면, 그냥 돈을 더 벌면 돼요. 이러면서 아이한테 제대로 말해야지요. 어른으로서 돈을 더 버는 데에 마음이 있다고 털어놓아야지요.


  자, 그러면 생각해 보셔요. 아이는 어버이가 ‘돈을 더 벌고 싶다’고 말하면 어떻게 대꾸를 할까요? 아이는 어버이가 저와 함께 있기보다는 돈을 더 벌고 싶다고 하면 어떤 마음이 될까요? 저와 함께 즐거운 삶을 누리려 하지 않고, 돈에만 얽매이는 어버이를 보고 자라는 아이는 어떤 마음이 될까요?


  돈만 바라보는 어버이는 아이한테 ‘아이가 어른이 되면, 내 어버이도 양로원에 넣어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돈에만 얽매인 채 바깥일로 바쁜 오늘날 우리 어른들은 앞으로 양로원에 들어가려고 신나게 돈을 버는 셈 아닐까요? 바로 오늘 이곳에서 아이와 함께 기쁘게 하루를 지으려 하지 않는 어른이라면, 참말 다들 양로원을 바라보려는 마음인 셈 아닐까요?


  나는 여기에서 웃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노래합니다. 나는 아이가 되어 내 어버이하고 웃고 노래합니다. 우리 집 아이는 나를 어버이로 삼아 함께 웃고 노래합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아끼고 보듬으면서 하루를 따사롭게 열고 닫습니다. 4348.3.3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h*******e 2015.03.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렇게 재미있는 책에 리뷰가 겨우 3개라니...
"이렇게 재미있는 책에 리뷰가 겨우 3개라니..." 내용보기
참 재미있고 유쾌해지는 책이다. 3학년 정도면 책 내용이 많아져서 읽기 싫어하고 좋은 책이라고 추천받은 책도 별로 재미없을 때가 많은 나이이다. 근데 이책은 여러가지 이야기가 짧으면 짧은데로 따로 묶어져 있어 읽는 데도 부담이 없다. 또 3학년이면 이제는 상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접어든 독서를 할 때인데 거북이 릴로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우리 집 아이들
"이렇게 재미있는 책에 리뷰가 겨우 3개라니..." 내용보기
참 재미있고 유쾌해지는 책이다. 3학년 정도면 책 내용이 많아져서 읽기 싫어하고 좋은 책이라고 추천받은 책도 별로 재미없을 때가 많은 나이이다. 근데 이책은 여러가지 이야기가 짧으면 짧은데로 따로 묶어져 있어 읽는 데도 부담이 없다. 또 3학년이면 이제는 상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접어든 독서를 할 때인데 거북이 릴로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우리 집 아이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이 거북이 릴로이다. 사실 나도 릴로를 선물받고 싶다. 절대로 돌려주지 않을 작정이지만!(읽어보시면 왜 갖고 싶어하는지 절실히 알게 됨) 책 제목과 같은 이야기에서는 3 학년 딸아이가 보면서 가슴이 아팠단다. 저도 동생이 너무 귀찮아서 죽을 지경인데 제 동생은 동생이라고 장난 치고 말썽꾸러기라도 제대로 태어나 준 것이 너무 감사하단다. 정말 가슴이 찡해지는 내용이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은 별로 길지 않아도 저절로 그 느낌이 다가온다. 이책이 주는 작지만 큰 감동을 다른 분들도 느끼기 바란다.
r*****5 2004.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재미있으면서 교훈도 주는 책
"재미있으면서 교훈도 주는 책" 내용보기
이 책에는 친구, 할아버지, 동생, 아버지, 심지어는 애완용 거북이와의 갈등과 사랑이 나와 있다. 그 여섯 편의 감동적이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주 평범한 거북이 릴로'이다. 공부를 못하던 주인공이 다른 친구 것을 베껴 써서 처음 '수'를 받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선물로 거북이 릴로를 사 주셨다. 그러자 계속 전 과목을 '수'만 받는 것이다. 그냥
"재미있으면서 교훈도 주는 책" 내용보기
이 책에는 친구, 할아버지, 동생, 아버지, 심지어는 애완용 거북이와의 갈등과 사랑이 나와 있다. 그 여섯 편의 감동적이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주 평범한 거북이 릴로'이다. 공부를 못하던 주인공이 다른 친구 것을 베껴 써서 처음 '수'를 받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선물로 거북이 릴로를 사 주셨다. 그러자 계속 전 과목을 '수'만 받는 것이다. 그냥 수만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이 시기해서 때리기 시작했다. 아마 점수가 갑자기 치솟으니까 그럴 것이다. 그 아이는 릴로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릴로를 아빠에게 선물했다. 그러자 아빠는 점점 승진해서 사장까지 되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아첨꾼이라고 놀려서 마음이 상했다. 그 사이 원래 릴로의 주인이었던 주인공 아이는 '미'를 받았다. 그러자 친구들이 다시 놀아 주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지나치게 좋은 것도 나쁘다는 교훈이 들어있다. 우리 집 가훈하고 비슷하다. 우리 집 가훈은 '지금 여기'이다. 아빠는 그 뜻을 엄청나게 어렵게 설명하시는데 거두절미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여기가 최고다' 이다. 이책의 제목과 같은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는 동생과의 아름다운 갈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생이 아파서 요양소에 가니 주인공 아이는 처음에는 날아갈 듯이 홀가분해 했다. 동생이 공책에 레고 블럭을 쌓는 일도 없어졌고 엄마, 아빠가 동생만 특별히 봐주는 일도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점점 동생이 보고 싶다고 생각이 바뀐다. 맨 나중에는 울면 아빠가 동생을 데려올 테니까 "울어! 더 크게!" 하고 마음 속으로 부추 킨다. 이 이야기 속에는 소중한 사람은 떨어져 봐야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는 교훈이 있다. 외숙모가 맨날 싸운다던 사촌형 민혁이 형, 세혁이 형도 서로 한 번 떨어져 보면 사이 좋게 지내지 않을까? 나처럼 형제가 없는 사람은 형제가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안다. 학원을 안 다니면 방학 때 심심해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교훈도 주고, 감동적인 이 책을 친구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p********2 2002.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순수한 동심의 세계
"순수한 동심의 세계" 내용보기
어린이 동화책이라지만 어른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어릴때의 추억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준다. 여섯명의 주인공 모두 성격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소중하고 예쁘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어린이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생긴다. "난 너와 달라. 너도 나랑 다르지" 우린 다르지만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자신에게 짜맞추어
"순수한 동심의 세계" 내용보기
어린이 동화책이라지만 어른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어릴때의 추억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준다. 여섯명의 주인공 모두 성격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소중하고 예쁘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어린이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생긴다. "난 너와 달라. 너도 나랑 다르지" 우린 다르지만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자신에게 짜맞추어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아버지, 병색 짙고 고집불통이며 귀찮은 동생을, 노망이 든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따뜻한 가족애와 친구간의 우정,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덤으로 받을 것이다.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j*****0 2002.02.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