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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마을 사람들>은 <현대문학> 1957년 1월호에 발표된 그의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에서는 학마을이라는 강원도 깊은 산골을 배경으로 하여 학이 주는 조상 대대로의 암시성과 학의 날아옴과 사라짐이 주는 징조를 통하여 민족의 비극적인 수난을 다루고 있다. 일제시대가 시작되면서 사라진 학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박훈장과 이장은 외세에 의하여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우정에는 금이 가질 않았다. 그들이 각자의 손자를 징병으로 보내는 비극의 정점에서 학은 다시 이 마을을 찾아 들었다. 그렇지만 날아든 학은 새로운 비극이 잉태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그들의 손자인 바우와 덕이는 친구였지만 귀향하여 살게 되면서 봉녜라는 마을 처녀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었다. 과거에 자기가 사랑했던 탄실이와 결혼하지 못했던 이장은 덕이와 봉녜를 결혼시켰고, 이는 바우가 가출하는 빌미가 되었다. 바우가 총으로 쏜 죽은 학의 이미지는 마을의 황폐함을 예견하는 징조라고 할 수 있다. 즉 스스로의 행동으로 자기 마을에 불행을 안겨다 준 바우의 행위를 확대 해석하면, 육이오를 일으킨 자들은 결국 자기 나라를 황폐하게 하는 짓을 한 것이 된다.
학을 죽인 그 마을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잿더미가 있을 뿐이다. 마을 사람들을 버릴 수도 없고 손자를 버릴 수도 없는 박훈장이 이장의 집에 들어가서 타 죽은 사건은 어떤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인가. 이념의 대립으로 분단되어 있는 우리 민족에게 부여하는 커다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인상깊은구절] 자동차 길엘 가재도 오르는 데 십리, 내리는 데 십리라는 영(嶺)을 구름을 뚫고 넘어, 또 그 밑의 골짜기를 삼십리 더듬어 나가야 하는 마을이었다. 강원도 두메의 이 마을을 관(官)에서는 뭐라고 이름 지었는지 몰라도 그들은 자기네 곳을 학마을(鶴洞)이라고 불렀다. 무더기무더기 핀 진달래꽃이 분홍 무늬를 놓은 푸른 산들이 사면을 둘러싼 가운데 소복이 일곱 집이 이 마을의 전부였다. 영 마루에서 내려다보면 꼭 새둥우리 같았다. 마을 한 가운데는 한 그루 늙은 소나무가 섰고, 그 소나무를 받들어 모시듯 둘레에는 집집마다 울안에 복숭아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때때로 목청을 돋우어 길게 우는 낮닭의 소리를 받아 우물가 버드나무 밑에서 애들이 부는 버들피리 소리가 피리피리 필릴리 아득히 영마루에 까지 아지랑이를 타고 피어올랐다. 이 학마을 이장(里長) 영감과, 서당의 박 훈장(朴訓長)은 지팡이로 턱을 고이고 영마루에 나란히 앉아 말없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둘이 다 오늘 아침 면사무소 마당에서 손자들을 화물자동차에 실어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왜놈들은 끝내 이 두메에서까지 병정을 뽑아 내었던 것이었다. 두 노인의 흐린 눈들은 꼭같이 저 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