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통해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어요. 여행으로 그게 가능할까? 생각했지만. 아... 아이와 부모도 성장하면서 커 가는구나, 우리는 서로 배우고 있구나. 그렇게 함께 어른이 되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육아책은 객관식 같았어요. 부모로 나의 행동을 점수 매기는... 두밤여행은 달라요. 생각하고 책이 끝날때쯤 스스로 답이나죠. 너무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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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게 가장 또렷이 비춰주는 단어는 ‘주체성’과 ‘변화’였다. 어디까지나 바깥세상에서 만들어 덧씌우는 의미로서의 성공과 실패라는 축에 휘둘리는 대신에, 그 누구의 길도 아닌 자신의 길에서 변화를 꿈꾸고 실현하려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 개체답게 사는 모습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이라면 모두 그런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겉모습은 장애와 육아, 여행이지만, 그 본질은 저자의 지난한 체험의 시간과 노력을 부어 넣어서 얻은 바꿀 수 없는 진실, 즉 삶의 자세와 관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다.
삶에 지치다가도 어쩌다 칭송하고 싶은 무언가를 만나면 삶의 의욕 그래프가 상승한다. 세상은 의혹과 거짓투성이이며 같이 살아가는 인간 군상 중엔 숱한 진상들이 오히려 세상 사는 기준 행세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와중에 삶과 사람을 허투루 대하지 않고 진심인 사람을 마주하면 당연한 감탄과 존경과 더불어 위로가 밀려오고 내가 살아갈 용기마저 솟아오른다. 이 책이 바로 그런 힘을 주는 책이며 책의 저자가 그런 선한 영향력의 표본처럼 다가온다.
이 책 내용에 대한 한 줄 요약 즉, 장애아를 홈스쿨링하던 한 어머니가 두밤 여행이라는 캠핑 여행의 여정을 통해 관계를 풀어나가는 이야기, 일반적이지 않은 특이한 상황을 묘사하는 것 같은 다소 간단한 시놉시스 안에는 이 특이 상황에 국한해서만은 절대 말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너무도 깊고 보편적인 성찰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성찰은 가슴으로부터 온다.
저자의 거실에는 가족 모두의 작업장과도 같은 테이블이 놓여서 천개 짜리 커다란 퍼즐도 가족들 각자가 오며 가며 맞춘다고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내게는 이 저자가 마치 어떤 숙제처럼, 사람이라는 존재를 두고 하나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심장 하트를 맞추어낸 것처럼 여겨진다. 오묘한 모든 색이 산산이 흩어져 그것을 맞추려면 끝이 없이 암담할 것만 같았던 그런 퍼즐을.
이 퍼즐 맞추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보고서도 지켜본 감상을 어느 조각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만큼, 이 삶의 이야기 자체가 완전체를 이루며 다가왔다. 수많은 줄을 치며 읽고서도 어떤 부분을 들어 이야기하기가 실로 미안할 지경이다. 그러니까, 진실한 노력과 땀이란 그것이 결과를 이루어낸다 해도 결과로만 요약되는 것이 아니고 결과만을 들어 이야기한다면 자꾸 미안해질 수밖에 없는 무엇이다. 이 우주에는 말로 치환될 수 없는 세계가 있는데, 저자는 그걸 가능한 한 그래도 우리가 짐작할 수 있도록 차분하고도 감동적인 템포로 그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아, 책이란 걸 읽고 진심에 북받쳐 절로 눈물을 흘려본 게 얼마나 오랜만인 건지.
내가 본 <어떤 육아, 두밤 여행>은 세상의 결핍에 대하여 자기 안의 분명함으로 답하는 책이다. 나에게 던져진 현실에 직면하여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히 알고, 계속 알아가며, 과정을 추출하며 결과를 감식하는, 뛰어난 연구자이자 교사인 한 엄마가 여기 있다. 물론 다른 힘겨운 과정도 있었겠지만, 그 많은 걸 뚫고 나온 그녀의 전체적인 면모로부터 이런 느낌이 든다.
자신만의 현실에 맞닥뜨리기 전까지 그녀도 인간이 가진 보편적 연약을 공유하는 존재였을 것이며, 운명과 겨루어나가는 경로에서도 연약을 여전히 품고 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실제의 대상과 맞추어나가는지의 경로를 세말하게 그려보임으로써, 과연 우리가 어떤 노력을 통하여 좁다란 우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기 마음을 회피하지 않고 분명하게 바라보려는 마음의 힘, 그리고 관계하는 대상과 상호작용하며 같이 갈 수 있는 힘은 점점 등가적인 균형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삶의 태도, 작가로서의 태도는 한 치의 오류 없이 닥친 현실에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체화시키는 견고한 저력으로 와닿는다. 삶에 대해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수용 능력과 창조적 노력의 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 시대 부모로 존재하기 아니 그냥 인간으로 존재하는 방법에 대해 스승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다.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폭이 넓고 깊다. 장애, 육아, 가정, 교육, 사회, 관계, 여행, 예술, 치료와 치유 등 꽤 많은 분야를 아우른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통틀어 하나의 키워드를 말해보라면, ‘변화’가 떠오른다. 성공과 실패라는 사회적 잣대 너머로 우리 인간이 위대함을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은 ‘변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이르려 부단히 노력하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변화, 그것을 위해서는 일말의 요행이나 비약은 언저리로 밀려나고, 나날의 부단한 성찰과 노력만이 정답이다. 그리고 거창할 것도 없이, 굴하지 않고 딱 한 발짝씩만 발걸음을 옮겨놓을 일이다.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가 줄, 최소한 현재에서 그다음 순간으로 옮겨주는 두 다리와 발을 믿는 성실함으로. 그걸 계속할 수 있다면, 이 삶에서 누구나가 승자일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비교우위적인 상대적 승리의 개념으로부터 그걸 넘어 존재하는 절대적 승리의 개념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끝없이 바깥의 잣대에 맞추어 성공의 행로를 걷다 보면, 결코 어느 성공에도 이를 수 없고,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으며, 우선 자기 자신에게서부터 지고 들어간 것이 된다.
이 책의 모든 디테일, 저자의 감정의 흐름과 시선의 표현에 이런 에너지가 낱낱이 묻어나는 나머지 모든 부분이 설득력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부분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통합의 에너지에 감복되어 부지불식간에, 담요를 두르고 모닥불을 쬐듯 따듯해지며 깊은 위로가 몰려왔다.
독서하는 동안 나 또한, 나는 경험한 적 없는 세계를 죽 겪고 느끼며 다루어가는 저자의 마음의 결에 가능한 한 동화되려는 마음으로, 내리는 눈의 소리를 듣듯 귀를 세워 이 작품의 창호지에 갖다 대었다. 글귀 곳곳에 저자의 마음이 가감없는 분명히 묻어났다. 이 작품 속에는 마음의 모든 가시들을 녹여버릴 듯한 용광로가 깊이서 끓고 있었다. 모든 페이지에 줄을 치며 읽었다. 인용된 구절들은 그중 일부이다.
p.19. 이름도 반, 번호도 없었지만 분명한 내 자리였다.
p.38. 내가 가지고 있는 자잘한 고민조차 무수히 쌓여있는 낙엽만큼이나 이 산에게는 참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낙엽이 없는 가을 산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자잘한 고민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p.40. 살얼음 육아
p. 47. 처음 계획했던 <너와 나의 중간>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야에서 도시 풍경이 사라지자마자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이게 너에게는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구나.’
p. 48. 내가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만 간추려 소중하게 담아 놓은 기억 상자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아이를 찬찬히 다시 알아 가야 했다. ..., 땅속 아주 깊은 곳에 촛불을 밝히고 있는 개미네 집 장 한 칸처럼 아늑했다.
p.51. 지금처럼 이 행동이 맞아요? 아니에요? 라고 두드려 보는 아이에게는 무반응이 답이다. 곧 스스로 알게 된다.
p.61. 5시만 되도 밤인 것 같이 캄캄해서 스무 시간짜리 하루를 사는 것 같은 계절이다.
p. 62. 평생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반복 때문에 어떤 날은 차라리 나도 장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반복이 주는 치가 떨리는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장애인.
p.63. 간단한 음식이지만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이 나에겐 너무나 큰 기쁨이다.
p. 62. 그리고 문은 자폐 아이들에게 늘 불안의 대상이다. 문이 열리면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 갑작스러운 상황들이 아이는 어려운 것이다.
p.77. 아이의 노력을 알면서도 온 힘을 다해 무반응으로 일관한 이유는...
그 사이 아이는 잠들었고 물기를 머금은 눈송이가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에 마음이 안정되어갔다. 꼭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 같았다.
p.94. 폭설이나 한파 같은 악조건은 우리 여행을 조금 더 완벽하게 해준다. 그래야 사람이 없다.
p. 100. 그 흥얼거림에 잠시 몸이 굳고 온 에너지가 귀로 쏠렸다. 잊지 않고 싶어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서.
p. 117. 어쩌면 이런 새로움과 긴장들이 여행하는 동안 아이를 성장시켰는지도 모른다.
p.119. 심장을 쥐어짜는 노력이 아이에게도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노력을 기억한다.
p. 120. 그러니 나는 아이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그것이 나를 믿고 기다려 주는 한 사람에 대한 예의다.
p. 123. 이제는 나를 거뜬히 지탱해 줄 만큼 몸집이 커버린 아이 옆에서 이쯤이면 마침표가 나올 법도 한데! 끝없이 반복되는 도돌이표를 원망하며 눈물을 쏟았다.
p. 131. 이어달리기 경기에서 이전 주자도 다음 주자도 없이 혼자 뛰고 있는 것 같은 숨 막힘을 종종 느낀다.
p. 140. 장애와 비장애의 중간에 있고자 하는 내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주변 반응에 관심을 둔다.
p.143. 질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그들이다. 공존을 모르는 사람들. 장애의 유무와는 상관이 없다.
p.144. 한 번은 포물선을 그리도록 던지고, 한 번은 옆으로 눕혀 물수제비를 만들 듯이 던지고, 한 번은 가까운 곳으로 굴리듯 던진다.
p.166. 파도, 색깔, 하늘, 모래, 바람, 온도....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이 다른 것 같다.
p. 204. 그러나 위험을 모르고 어떻게 안전을 배울 수 있을까
p. 220. 아끼는 마음은 아주 고귀한 감정이니까!
p. 232. 그리고 그런 능력을 지닌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강압이나 꾸지람이 아닌 정확한 지시와 믿음을 담은 기다림이었다.
p. 244. 내 발이 다시 내딛음을 시작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주는 아이의 마음을 잘 안다. 지난날에 내가 누군가에게 수도 없이 주었던 그 마음과 같을 것이다.
“엄마도 천천히 내려가요. 위험하니까.” ‘엄마도’란다. ‘엄마도’ 이런 미묘한 발전을 읽어내는 것은 나만 갖은 특권이다. 제아무리 대단하다는 검사라도 찾아낼 리 만무하다. 그깟 숫자로 환산될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p.266. ... 왜 반드시 여행이어야만 했는지, 왜 내 마음이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직진이었는지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자연이 움켜쥔 백 개의 비밀 카드 중 서너 개 정도는 들춰 본 것 같다.
p. 267. 일반적으로 자폐는 <자기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 정도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이 타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도 아니다. 즉, 친구를 필요로 한다. 다만 어울리는 방법이 서툴 뿐이다.
p. 277. 장애인을 냉대하는 것만 차별이 아니다. 오롯이 완전한 인격체로 보지 못하고 안쓰러워하거나 원하지도 않는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도 차별이다.
p. 282. 나의 말투, 나의 습관, 나의 표정.... 작은 것 하나하나를 빌리는 이 아이를 위해 난 오래도록 투명한 어른이고 싶다.
p.286. 인간에게 꿈이 없는 것은 죄가 아니다. 나의 두 아이를 포함해 꿈을 찾은 아이보다 찾아가는 아이가 훨씬 많다. 어른은 다를까? 꿈을 쥐고 있는 사람보다 여전히 진행 중이거나 찾기를 포기한 어름이 더 많다. 반짝이는 꿈을 움켜쥐었든 그렇지 못했던 일상은 지속된다. 그 하루하루를 아이와 부대끼며 벌받는 것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부지런히 대안을 만든다.
p.288. 글쓰기 막바지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고립감을 느꼈다. 나의 글을 인상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감의 한계를 단정 짓는 여러 출판사 때문이었다.
p. 291. 마음을 담은 나의 메시지가 주소를 적지 못한 목적지에 잘 도착하길 기도한다.
p. 293. 모든 공부의 시작은 <해소>다.
p. 297. 책상에서 무언가를 할 때 엄마가 나에게 화를 낸다면, 그리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나는 결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p.303. 변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주는 위로가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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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행복한 삶을 기도하는 엄마의 세심하고 대담한 플랜!!! 자신의 행복한 삶을 기도하는 엄마의 소소하지만 눈부신 1년의 여행!!! 행복을 위하여 더이상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는 예쁜 엄마와, 그 사랑을 먹고 성장해 가는 씩씩한 아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스해 지네요. 정성이 가득한 삽화를 보면 아이에 대한 작가님의 사랑이 느껴지고, 책 중간에 가끔 등장하는 아이의 순수한 스케치를 보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작가님을 만나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누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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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자연속에 오롯이 서로를 의지하며 긴 겨울밤을 보낸 작가님와 희랑군 처럼.. 내 아이와 나도 서로의 체온을 느끼지만 각자의 거리를 지켜가며 중심을 잘잡고싶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 육아를 하며 흔들리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것같다. 책을읽고 앞으로 다가올 사계절이 겁나지않는다. 따뜻한 봄, 3월 새학기가 시작되고 우린 다시 조금 흔들릴꺼고 아플수도 있다. 하지만 또 우리답게 잘 지나갈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