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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로 잘 알고들 있을 텐데 그 소설 역시 출간 당시로서는 간만에 나온 그의 장편이어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한국에서는 세계 대중 문화에의 적응이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른 후 킹의 지명도와 팬층이 한창 생겨갈 무렵이라, 구미와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번역본이 바로 나온 건 내 기억으로 이 작품이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시에는 킹의 작품 대부분에 대해 국내에선 고려원이 판권을 가졌고, 이 작품의 원작 소설도 고려원판(특히 두툼한 문고판)으로 많이들 가졌을 것이다.
그 전에도 DVD 리뷰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소설이 탁월한 이야기꾼인 킹의 솜씨이니만치 철저히 교도관 폴 에지콤의 시선과 내러티브에 의존함에도 불구하고, 객체 혹은 괴물에 불과한 존 커피의 사연에 철저히 집중하게 만드는 신비한 솜씨를 보인 반면, 영화는 이 점에서 꼭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이 작품을 본 이들 중 많은 수가 감명깊게 봤다고는 하나, 그 이전 단계에서 더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게 만드는 게 우선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연출이었다. 다시 말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좋았다고 하지만, 본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문제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감동의 원천은 연출의 활력보단 원작의 신비한 마력에 대부분 기댄다는 것도 지적해야만 하겠고, 이런 이유에서 같은 감독 같은 원작 체제인 <쇼생크 탈출>에 비해 미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끝까지 베일에 가려 정체가 안 밝혀진 인물 존 커피를 두고선 그저 잘 모르겠다 정도로 해석을 그치고, 별 고민을 안 하는 게 보통 관객들의 태도인 것 같다. 그저 집단에 속해 편협한 잣대로 남을 재단하다 몹쓸 짓을 저지르는 공범으로 떨어지고도 별 반성이 없는 우리들에게 뜨끔하게 마음 한 구석을 찔러주는, 그러나, 아니 그러기에, 여전히 타인으로만 남을 뿐인 게 존 커피라는 덩치 큰 흑인이다. 하지만 나는 존 커피의 모습에서 (작가 스티븐 킹이 떠올린) 예수 그리스도의 상을 엿볼 수 있었는데, 1) 비천한 출신이다 2) 치유의 기적을 행했다 3) 엄청 착하다 4) 오해를 받고 죄 없이 죽었다 같은 게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차이점도 많아서 1) 지저스 크라이스트는 똑똑하고 말을 잘했지만 커피는 바보에 가깝다 2) 지저스는 누굴 죽인 적 없고 죄인도 다 용서하라고 가르쳤지만 커피는 결국 악인에게 응보(비록 정당했다고는 하나)를 가하고 말았다 등에서 둘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하긴 한다(지금 내가 하는 말 너무 진지하게 듣지 말 것ㅋ).
배역 존 커피의 얼굴이 너무 바보 같아서 원작 소설의 의도를 더 멀리 비껴간 면마저 있는데, 키가 2m 훨씬 넘고 거구의 흑인에다 뭔가 비정상의 스멜까지 물씬 풍기는 배우 자원이라면 이 마이클 던컨 클락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도 감안해야겠다. 이 사람은 내가 전에 리뷰한 <데어데블>에서 악당 킹핀 역으로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에는 교도소장 역으로 제임스 크롬웰이 나오는데, 어제 리뷰한 <솔저 오브..>에서 돈내고 용병짓 즐기려다 개고생하는 노인 역이고, 내가 여러 번 지적한 것처럼 무슨 대통령, 회장님, 경찰서장, 상원의원 역 아니면 안 하(기까지 하는 건 아니지만 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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