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한 대한이 지났다. 겨울의 한복판이고 추위가 매섭지만 이제 다가오는 절기는 입춘이다. 아직 봄이라기 하기에는 이르지만 곧 봄을 세우는 시기, 입춘이다. 봄을 알리는 색깔은 무엇일까. 식물에서 찾는다면 단연 노란색이 아닐까. 눈 속에 피는 봄꽃, 겨울에 피는 봄의 전령 복수초꽃이 노랗다. 하얗게 눈 덮인 땅에서 올라오는 복수초는 신비하기 그지없다. 이른 봄날 봄을 환하게 환영하는 꽃, 영춘화도 노랗다. 해마다 이른 봄날이면 영춘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우리가 잘 아는 봄의 대표 꽃, 개나리도 노랗다. 노란색이야말로 긴긴 겨울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환희의 빛깔이다.
봄날이면 생각나는 또 다른 생명이 있다. 노란 병아리다. 그런데 노란 병아리가 길을 잃었다. 둘레를 살펴봐도 아무도 없다. 삐약삐약 소리를 내도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병아리는 골이 난다. 자신을 홀로 두고 가 버렸다고 여겨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생각한다. 홀로 길을 가다가 풀을 살펴보는데 무당벌레가 병아리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병아리는 무당벌레를 응대할 기분이 아니다. 골이 난 병아리는 홀로 마저 걸어간다. 그러다가 물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만다. 하필 그때 방아깨비가 볼 게 뭐람. 방아깨비가 병아리랑 놀고 싶어 하지만 병아리는 골이 여전히 나 있다.
친구야, 안녕! 꽃하늘소가 인사해요. 이젠 대답도 하기 싫어요. 너 아직 말을 못 하니 꽃하늘소가 상냥하게 물어요. 골난 병아리는 부글부글 더 골이 났어요.
길가에 민들레가 노랗게 피어 있다. 골이 난 병아리가 민들레에 다가가 꽃대를 발로 마구 구른다. 민들레에 앉아 있던 파란 나비 붉은 나비가 날고, 꽃하늘소와 초록 사마귀가 튀어 오른다. 그리고 노랗게 퍼져나가는 민들레 홑씨, 민들레 홑씨. 병아리가 심술을 부렸지만 허공을 노랗게 물들이는 민들레 홑씨 덕분에 방아깨비와 나비가 박수를 친다. 꽃하늘소와 사마귀가 엄지척을 한다. 신이 난 친구들 덕분에 병아리는 뿌듯하다. 기꺼이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도 생긴 병아리에게 더이상 걱정거리는 없다. 골난 건도 까맣게 잊고 어느새 친구들과 어울린다. 놀다 보면 누나랑 형도 만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