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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철학자 한 명과 이들이 다뤘던 예술가 한 명씩을 짝을 이뤄 배치했다. 다뤄지는 철학자는 하이데거, 퐁티, 아도르노, 리오타르, 블랑쇼, 푸코, 랑시에르, 보드리야르 이렇게 8명의 현대철학자들이다. 이들 모두 자신의 철학적 이론을 전개해나가는데 있어 예술을 중요한 대상으로 다뤘던 철학자들이다. 책에서는 이들 철학자들과 이들이 다루었던 예술가 한명씩 짝을 지어 이를 소개하고 있다. 예술가의 작품이나 철학자의 이론이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것이 아니고 매 순간 다루는 대상과 그들의 관심사 생각 지향점 역시 조금씩 어느 방향으론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 한명의 예술가나 철학자를 이해하려면 일정 부분만 본다기 보다는 전체를 통해 부분을 보는 방법이 좀 더 곡해의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이책에서는 작가가 해당 철학자의 주요 저작들에서 이들의 이론의 주안점이 되는 부분들을 엮어내 풀어내주어 이해를 돕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이 역시 저자가 이해한 철학자와 예술가일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듯 싶다. 존재와 시간을 읽으면서 번역자와 출판사를 탓하고 싶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횔덜린을 읽으며 이게 왜? 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블랑쇼는 또 어떤가? 말라르메는 또 어땠는가?! 문장의 수사적 아름다움에 빠져 읽어나가다 보면 미로에 빠져 길을 잃고 허우적 대다가 어찌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역자 해설을 읽으며 `와 이게 이런거라고?` 하며 자신을 원망하다가 결국 또 번역의 문제는 아닐까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책은 친절한 어조를 띄면서 이 난해할 수 있는 예술가와 철학자들의 작업을 소개해주고 설명해 주는데 그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시같은 철학을 한 하이데거와 시로써 철학을 한 횔덜린, 홀로코스트를 겪은 후 동일성에 대한 부정을 비판적 철학으로 개진한 아도르노와 그런 시대의 부정성을 부조리극으로 표현한 베케트 등 철학자들은 이 예술가들이 자신들과 관점을 공유한다는걸 발견했었던것 같고 이 책을 통해 이들의 말을 들으니 나 또한 함께 하는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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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진리를 훔치다니 무슨 말이야? 이 책 "예술, 진리를 훔치다" 는 예술이 지향하는 바의 목적론적 의미가 철학적 물음의 근본과 닮아있음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철학과 예술의 근본이 바로 진리에 닿아 있음을 논하는 꽤나 어렵다 느껴지는 책이다. 한 문장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각도로의 해석의 여지를 가질 수 있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나 그러함이 생각과 사유의 장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는 마중물로의 역할을 한다면 더없이 우리에겐 예술이 진리를 탐하거나 훔치는 과정의 철학적 담론을 재미와 즐거움 가득한 일로 여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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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예술가
파라북스에서 출판한 김동국 박사의 <예술, 진리를 훔치다>는 기존의 철학과 예술의 관계를 극복하고 철학과 예술의 공존을 알려주는 책이다.
김동국 박사는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2014년부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0세기 미술사」, 「철학자들의 예술가」, 「미학 원전 깊이 읽기」, 「아도르노 강독」, 「발터 벤야민 강독」, 「낭만주의 연구」 등의 강좌를 통해, 대학과 고등학교 및 다양한 인문학 공동체에서 미학과 철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 예술, 진리를 훔치다 책날개 중 ]
근래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깊이가 있고 철학적 사유를 요구하는 책이다.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 하나하나가 묵직하고 따로 정리할 정도로 나에게는 많은 공부가 되었다.
사실 철학에 문외한이라 이름만 알았던 철학자의 사상과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거나 서로 교감한 예술가를 확인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플라톤은 예술이 진리를 왜곡한다고 비난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진리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20세기에 이르러 예술이 추구하는 가치와 문제는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는 함축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저자는 아래의 철학자와 예술가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교감의 과정을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 프리드리히 횔덜린 모리스 메를로퐁티 - 폴 세잔 테오도어 아도르노 - 사뮈엘 베케트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 바넷 뉴먼 모리스 블랑쇼 - 스테판 말라르메 미셸 푸코 - 르네 마그리트 자크 랑시에르 - 귀스타브 플로베르 장 보드리야르 - 앤디 워홀
8명의 철학자의 사상과 시인, 소설가, 화가로 대표되는 예술가는 진리를 위한 동반자였다. 철학자들은 한 편의 시, 한 점의 그림, 한 편의 소설 속에서 사유의 깊이를 더했고, 자신의 사유 체계를 구성해갔다.
하이데거는 현상학의 대가인 후설의 제자였으며, <존재와 시간>을 발표해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횔덜린과 릴케, 트라클 등에 대한 해석을 통해, 시와 언어의 문제에 몰두했다.
하이데거는 존재에 대한 사유에 천착했다. 보편을 추구하는 것이 존재의 기본적 성격이라고 파악했으며, “신의 결여를 결여로서 감지조차 못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우리가 풍요롭게 여기는 시대가 실은 결여를 결여로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이데거의 횔덜린의 시를 강의했으며, 고흐의 <신발>이라는 작품으로 도구와 도구존재의 의미를 나누었다. 고흐의 <신발>은 도구가 진정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드러냈다.
신발은 그 자체로 도구지만, 누구의 신발인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도구존재로 파악할 수 있다.
그는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세계-내-존재’란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인간이며, 곧 ‘현존재’로 정의한다. 세계 속에서, 세계를 향해, 세계와 관계 맺으면서 자신의 삶을 전개하고, 역사를 이루어간다고 설명한다.
수많은 존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일상적 삶 속에 은폐되어 있지만,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세계, 그것이 바로 세계이며 ‘열린 장’이다. 이 속에서 존재자는 진정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를 ‘모험’이라는 말로 이야기한다. 존재란 생명이고 삶이다. 생명은 머물러 있지 않음으로써 생명이며, 삶이란 세계를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경험이란 곧 위험이기도 하고, 모험이기도 하다.
메를로퐁티 사유의 토대인 현상학은 에드문트 후설에 의해 시작된 학문이다. 후설은 당대의 실증주의를 비판하면서 현상학이라는 학문의 체계를 세웠다. 후설은 대상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철저히 의식과 연관을 맺고 있음을 밝혔다. 한 마디로 인간의 의식은 지향성을 가지고 의식이 어떤 것을 향해 지향하는 현상을 밝힌 것을 현상학으로 파악했다. 사르트르는 의식 그 자체는 비어있다고 보았고, 텅 빈 의식의 인간은 실존의 자유를 가진다고 보았다.
메를로퐁티는 현상학을 세계에 대한 인간 의식의 출발점으로 다룬다. 이 출발점에서 세계를 드러내는 행위가 현상학적 작업이다. 그는 후설의 영향을 받았지만,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신체의 문제에 천착했다.
메를로퐁티는 ‘지각에 앞서는 정신’이라는 것은 없으므로 우리는 아직 지각의 수준에서 구성되지 않는 객관적 관계들을 지각에 대한 이해에 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정신을 신체보다 우월한 차원에서 해석하려 했다면 메를로퐁티는 정신은 신체에 깃들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신체의 여러 감각 기관들의 통합적으로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감각한다고 판단했다.
세잔의 회화는 세계와 자신의 동일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세잔에게 회화란 동일성을 표현하는 일이다. 동일성을 표현한다는 것은 우리의 주체적 감각 인식, 다시 말해 우리가 세계를 본다는 행위를 넘어선다.
1922년 유대계 곡물상인으로 부를 축척한 펠릭스 바일은 프랑크푸르크 대학에 ‘사회조사연구소’라는 이름의 마르크스주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1대 소장이었던 칼 그륀베르크는 정통 마르크스주의를 추구했다. 2대 소장인 막스 호르크하이머는 정통파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회 분석을 시도했다. 3대 소장인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비판이론의 강령이라고 할 수 있는 <계몽의 변증법>, <부정변증법>, <미학 이론>을 저술했다.
<계몽의 변증법>은 파시즘이라는 재앙을 광기나 우연이 아닌 “역사상에 있어서의 장기간에 걸친 경제사적· 사회사적· 정치적· 사회 심리학적 및 문화적 발전 과정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로 파악했다. 그리고 그를 관통하는 원리를 ‘계몽’으로 이해한다.
파시즘의 등장에 그는 ‘왜 인간은 스스로 파괴하는가’라는 문제에 천착했다. 이는 무지와 신화, 이성과 과학, 인류의 불행이 모두 인간이 계몽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의 지적 단순성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만 지식을 사용하고 경제활동에 집중하며 취미활동과 소비생활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추구하는 계몽이 모든 것을 동일성의 원리로 환원한다고 보았다. 동일성의 원리 아래에서는 잣대에 맞지 않는 것은 남김없이 제거되고 인간을 ‘사물’로서 간주하며 대체 가능한 요소들로 여긴다.
아도르노는 동일성의 사유를 거부하며 계몽에 숫자로 환원할 수 없는 것은 ‘가상’으로 여긴다. 동일성의 사유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예술로 인식했다.
아도르노는 자신의 저서 <미학이론>을 베케트에게 헌정하고자 했다. 이 책은 베케트의 문학을 관통한 아도르노 예술론의 표현이라고 했다. 아도르노는 베케트의 <승부의 종말>에 대한 에세이에서, 이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것이 이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작품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지 않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의미를 재구성해야 한다. 작품 속에서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그리고 있다는 것은 ‘없음’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다.
미셸 푸코가 1966년 <말과 사물>을 출판하자마자 르네 마그리트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 벨라스케스에 관한 몇 가지 자신의 의견으로 조심스레 그러나 완고하게 표현한다. 푸코가 유사와 상사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았고, 이들이 르네상스 시기의 지적 인식을 토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미셸 푸코는 에피스테메를 통해 르네상스에서 현대에 이르는 담론의 에피스테메를 찾아내고 분석하고자 했다. 에피스테메는 사물에 질서를 부여하는 무의식적 기초를 뜻한다. 이는 경험에 앞서 있으면서 인간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시대마다 다르며 불연속적으로 나타난다고 푸코는 인식했다.
20세기 후반의 현대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 중 한 명인 푸코의 에피스테메를 통해 역사는 연속적이 아니라 불연속적으로 영속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르네상스, 고전주의, 근대·현대의 담론인 에피스테메는 점진적으로 발전하거나 축적하지 않고, 각각의 시대는 에피스테메의 단절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의 불연속이 르네상스, 고전주의, 근대·현대 사이에 나타났다고 보았다.
르네상스의 붕괴는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를 통해 드러났고, 고전주의의 붕괴는 생명학, 문헌학, 정치경제학 등 이전과 다른 다양한 학문의 영역 속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예술, 진리를 훔치다>는 근래 읽었던 책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에 속했지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책이었다. 아마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철학자들이 한 가지 사물이나 작품을 통한 사유의 깊이를 축적했던 과정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경험도 의미 있었다.
철학과 예술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예술, 진리를 훔치다>를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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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진리를 훔치다 철학자와 예술가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학문적 역량을 발전시키는데 자극을 준 그 무언가가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 설명을 심오하고 깊이감 있게 다룬 책이라서 생각 또 생각을 하면서 음미하고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먼저 받긴 한 책이랍니다. 그만큼 철학가의 생각이 일반인에게 한 번에 와닿기는 힘든 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들에게 그림, 시 등 예술작품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 철학자가 자신이 몰두하게 만든 주제에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적용하고 응용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새롭게 설명을 해야 하는 길을 떠나 보기도 해봐야겠지요. 그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20세기 철학의 가장 큰 변화는 미학에 있다고 해요. 근대철학자들에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미학이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철학적 사유의 핵심주제가 되었다고 하기 때문에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철학적 사유를 알아봐야 하나, 예술이 때로는 진리의 경계 밖으로 내쫓기기도 하고,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예술이라는 개념이 근대의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죠. 예술과 철학을 사유해봄으로꺼 철학이 예술을 규정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과 철학이 어떤 관계 맺기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어보는 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그림과 시를 통해 예술과 철학이 서로 영향을 준 얘기들을 통해 예술이 철학에 아름다움을 준 부분도 있고, 철학은 예술가에게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해 준 게 아닐까요.
쉽게 읽어 나갈 수 없는 책이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공자가 아니라면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답니다. 철학자를 소개해주는 부분도 읽어 보고, 인내심을 가지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음미해 나가야지만 이 책에서 얘기해주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철학적 사고가 깊은 책인만큼 질문을 통해 사고하고 생각을 넓혀야하는 과정을 독자 스스로 넓혀 나가야 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철학자와 예술가가 가진 진리라는 것을 탐구하는 공통점은 있다는 것. 철학자는 사유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표현하는 시간을 보내고, 예술가는 작품으로써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무얼 표현한것인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생각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계기도 가져보게 되었네요.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읽어 나가다 보면 저자의 설명의 핵심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해요. 철학자와 예술가의 조합을 통해서 철학과 예술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어떤 기준으로 철학자와 예술가를 묶어서 설명해주고 있는 것인지를 감이 잡히기 시작하더라구요. 쉽게 설명하진 못하지만 독자가 감을 잡아가면서 조금씩 이해를 해 나가는 시간을 가져보면서 어려운 책을 조금씩 헤쳐 나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답니다. 처음들어보는 예술가와 철학가들의 이름을 접해볼 수도 있고 진리를 훔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쉽지 않은 여정을 책 속에서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조금은 더 냉철하게 보는 시각을 키워보면서 의문을 가지고 보는 눈이 필요함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미래형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사고와 철학적 사고를 많이 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만큼 쉽지않은 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쉽게 얘기하기는 했지만 막상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는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술과 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어려운 책으로 깊이있는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끔 계기를 느껴보게 해준 책이라 두고두고 음미하고 싶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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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라파엘로의 유명한 그림 ‘아테네 학당’을 보면 정중간에 서 있는 두 사람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한사람은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고, 다른 한사람은 하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땅을 가리키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이고, 하늘을 가리키는 사람은 그의 스승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은 진리로 생각하는 이데아가 현실과 분리되어 저 세상에 있다고 주장한 반면,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이데아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에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라파엘로는 재치있게 두 사람을 그렇게 그렸던 것입니다.
시뮬라크르는 복사본, 가짜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이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이 세상과 분리되어 저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에 따르면 이 세상은 이데아의 그림자, 즉 이데아를 모방한 복제본입니다. 플라톤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하찮은 것일 뿐이 었습니다. 진리의 세계인 이데아를 모방한 것이 현실이고 이 현실을 다시 한번 모방한 것이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즉, 예술작품이란 이데아를 모방한 가짜를 다시 모방한 것으로서 진리가 가지는 특성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후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시옹이라는 저서에서 시뮬라크르를 이론으서 전개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장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시뮬라크르는 플라톤이 말한 시뮬라크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플라톤이 말한 시뮬라크르는 이데아라는 원본의 존재를 전제합니다. 하지만 장보드리야르는 원본없는 시뮬라크르를 말합니다. 그는 현대 사회의 많은 시뮬라크르들은 그 원본이 없이도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결국 복제물들이 점차 원본을 대체하게 되는 사회가 바로 현대 사회라고 말합니다. 다시말하면 현대사회는 원본없는 시뮬라크르들의 놀이터인 것입니다.
예술에서 시뮬라크르이론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가가 뒤샹과 앤디워홀입니다. “뒤샹은 공장에서 생산된 변기에 가상의 인물의 서명을 남김으로써 공산품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때 작가는 작품을 창조하지 않고, 생산된 상품을 예술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변화는 현대예술의 개념을 새롭게 창조하는 변화이자, 도이에 전통적인 예술을 소멸시키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작가는 작품의 창조자가 아니라 다만 존재하는 사물에 새로운 기의를 부여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중략.......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예술과 예술아닌 것을 구분 지었던 전통적인 경계가 붕괴 되었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기존 관념에 따르면 예술이란 신과 유사하게 창조하는 행위를 하는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뒤샹에 의해 예술을 이제 창조하는 행위가 아니라 생산하는 행위와 구별할 수 없는 활동이 되었습니다. 물론 뒤샹은 예술을 생산활동으로 바꾸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을 창조하기는 했습니다.
팝아트의 대가 앤디워홀은 시뮬라크르이론을 실천하기 까지 하였습니다. 그는 그 어떤 예술가 보다도 미학을 극단적으로 몰아 붙였습니다. 즉, “예술작품이 더 이상 미적 특성을 가지지 않는 교환대상으로서의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하고, 이를 극단까지 밀고 나갑니다.” 그는 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크스크린 이란 인쇄기법을 이용해서 똑같은 그림을 대량으로 찍어내기도 하고, 유명한 캠벨스프 통조림을 대량으로 찍어 전시하기도 합니다. 이제 화가는 창조자에서 격하되어 완전히 생산자가 됩니다. 이로써 장보드리 야르가 말한 예술의 종언이 도래 하는 듯합니다.
파라북스에서 출간된 “예술, 진리를 훔치다”는 미학자인 저자가 8가지 주제로 8명의 철학자에 8명의 예술가를 대응시켜 철학과 예술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합니다. 이책을 읽는 즐거움은 두배입니다. 먼저 유명한 화가에 대해 아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혼잣서는 이해하기 힘든 현대철학을 이해 하는 즐거움입니다. 10여년 전에 ‘시뮬라시옹’이라는 책을 사놓았지만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이해하게 되니 즐겁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평가를 읽는 재미는 덤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모든 것이 시뮬라크르일 뿐 실재가 부재하는 세상에서 우리의 삶이란 어떤 의미가 있냐고요. 아마 보드리야르는 그러한 질문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아직도 삶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환상에 불과 할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이 시뮬라크르의 조작이라고 말함으써 상상적 가능성을 봉쇄해버리는 것, 그것은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불가능성만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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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진리를 훔치다』
김동국(지음)/ 파라북스(펴냄)
마르틴 하이데거, 테오도어 아도르노, 미셀 푸코, 자크 랑시에르 등 위대한 철학자들과 예술이라니!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을 만났다. '철학'과 '예술'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이 책은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었다.
반평생을 정신착란으로 불우한 삶을 살다간 프리드리히 횔덜린.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그의 시가 발굴되기 시작한다. 하이데거는 『횔덜린 시의 해명』이라는 작품에서 횔덜린 시론을 담고 있다. 시에서 유추해 내는 철학의 정신, 철학적 사유, 철학자에게 예술은 필연성임을 하이데거는 말한다.
'예술은 하나의 장소이자 존재'라는 하이데거, 시를 짓는 일은 사물을 사물로서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하이데거의 사유. 앞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횔덜린 시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하이데거를 이 짧은 문장으로 마치기에는 너무 아쉽다. 제1장의 하이데거 편만으로도 하나의 리뷰가 나올 만큼 책은 각 철학자를 비중 있게 다뤘다.
얼마 전에 읽은 에드문트 후설의 책을 통해 처음 현상학을 접했다. 메를로퐁티가 말하는 현상학이란 세계에 대한 인간 인식의 출발점을 다룬다. 이 출발점에서 세계를 드러내는 행위가 현상학적 작업이라는 메를로퐁티의 문장. 색채를 색채 자체로 내버려 두지 않고, 그것들을 겹쳐 놓음으로써 의도적인 공간을 채우지 않고, 색채로 주위를 둘러쌈으로써 색채가 색채를 통해 사물 자체가 가진 깊이를 표현했다고 한 모리스 메를로퐁티.
부정변증법을 통해 개념이 대상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듯이, 철학이 예술을 완전히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말하는 테오도어 아도르노의 사유, 이 분의 책 《신 극우주의의 양상》 역시 열심히 읽었던 책이라 반가웠다.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의 포스트모던의 조건, 난해한 시를 쓰는 스테판 말라르메를 언급한 모리스 블랑쇼, 20세기 후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미셸 푸코, 예술과 사회 정치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자크 랑시에르 등 20세기 철학과 예술의 인과관계 그 사유의 깊이를 소개한다. 미학을 전공하신 저자님이라 철학과 예술을 동시에 보는 안목이 탁월하다.
정치인이나 언론인 등이 철학 같지 않은 철학을 말하는 시대. 철학이 함부로 다뤄지고 있다. 철학자들이 철학 하지 않는 시대에 '예술'이 하나의 도구로 타락한 이 시대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데 또 다른 깊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 너무 좋아한다^^ 이름만 들어도 쓰러질 만큼 좋아하는 철학자, 시인, 화가들 대거 등장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책. 그리고 이전에 철학을 공부하면서 미처 이해하지 못한 개념들을 간단히 정리, 요약해 주는 부분도 정말 좋았다. 이 분야 문외한이라면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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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전시를 보고 왔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의 소장품을 국내에 옮겨온 것으로,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같은 유명한 초현실주의 작가 뿐 아니라, 초현실주의가 무엇인지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여러 작가들의 원본을 감상할 수 있어 의미있었다.
그 전시에서도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를 시작으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같은 책을 중요하게 다루며, 철학과 예술의 따로 뗄 수 없는 깊은 연결성을 증명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에서도 "철학자와 예술가는 진리를 위한 동반자"임을 선포하며, 예술 동시에 미학이 단지 철학의 장식이나 적용, 응용 수준의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어 흥미로웠다.
쌍둥이가 서로의 생김새를 반갑게 바라보듯, 철학과 예술은 서로의 모습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기뻐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저자는 미학자로서 20세기에 이르러 미학이 철학적 사유의 핵심주제가 된 배경과 원인을 다루며, 동질성을 보이고 밀접한 관계에 놓인 철학자와 예술가를 둘 씩 짝으로 엮어, 총 8가지의 사유와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와 주장(명제)을 살펴보고, 거론되거나 교류 및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들의 걸작을 이해하며 공부할 수 있다. 숨겨진 의의와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파악하며 새겨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무엇보다도 예술의 본질과 미학의 개념을 다질 수 있어 유익했던 도서이다.
여담이지만.. 역사에 당당히 기록된 초현실주의 거장들보다, 달리와 마그리트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센스있는 사진 연출과 제작을 하는 현대의 스웨덴 사진 작가 에릭 요한슨 전이 (아우라와 정교한 깊이, 내공은 떨어질지언정) 더 재밌고 공감되었던 것처럼~
20세기 철학이 왜 미학과 예술에 집중하게 되었는지, 굳이 거창한 이론과 기원, 논리에 기대지 않아도.. 대중은 이미 어렴풋이 느끼고 즐기고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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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철학은 어렵다. 솔직한 고백이다. 그래서인지 책도 어렵다.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문장들이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이 책을 읽기에 내 지식이 너무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철학 책이고 철학은 질문을 통해 사고의 힘은 넓히는 책이니 쉬울 리가 없다. 눈으로 대충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와 문장을 곱씹어 읽으며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그 말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미학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미학 시간에 이런 내용으로 공부를 하지 않을까도 싶었다.
철학자와 예술가의 진리를 탐구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철학자가 사유의 과정을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표현한다면 예술가는 그림이나 조각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그림을 볼 때 색채와 구도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담겨있는지 의미를 찾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볼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라고.
사르트르와 함께 프랑스 현대 철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 메를로퐁티는 폴 세잔의 풍경화를 통해 실존주의 철학을 탐구하고 설명했다. 그래서 저자는 메를로퐁티는 그림을 통해 철학 하는 세잔이며, 세잔은 그림 그리는 메를로퐁티라 칭한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철학자와 예술가의 조합을 통해 이들의 철학과 예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 미셸 푸코와 르네 마그리뜨의 조합은 철떡 같은 조합이다.'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보여준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뜨와 <말과 사물>를 통해 말하기와 재현하기에 대해 설명한 푸코라니. 이들의 철학과 예술관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어떤 기준으로 예술가와 철학자가 묶였는지 알 것 같다.
책을 소개된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대부분 처음 접해본 인물들이라 읽기가 더 수월하진 않았지만 우선 익숙한 이름들부터 읽으며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되었고 진리를 훔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음도 알았다.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책이지만 정답보다 사물과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이 모든 진리찾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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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렵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잘 읽히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선 어렵다는 말이 적합할지 모른다. 잘 읽히지 않고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는다. 문장이 어려운 것일까. 허나 이 책의 본문에는 고유 명사나 전문 용어를 쓰고 있지 않다.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책은 읽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사유를 가지고 온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사유들이 만든 거대한 이미지와 담론이 철학이다.
심오함의 깊이 만큼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이해에 많은 시간을 요한다.
이 책은 철학자와 예술가가 진리를 위해 걷는 동반의 경로를 보여 준다. 메를로퐁티는 철학하는 세잔이며, 세잔은 그림 그리는 메를로퐁티이다. 하이데거는 철학하는 횔덜린이며, 횔덜린은 시 짓는 하이데거이다. 철학은 예술 속에서 자신을 보고 동시에 예술 또한 철학 속에서 자신을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20세기의 미술은 자연을 화폭에 그대로 옮겨담는 행위가 아니다. 또한 인간에 대해 사유하고 논하는 것은 철학의 영역만은 아니다. 문학, 미술, 철학 등과 나란히 인간의 문제를 논하며 그 사상을 공유하며 발전해가기 시작했다. 철학의 사상을 한 장의 그림이나 문장으로, 어떤 철학자는 자신의 사상을 소설로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정점에 끌어 올린 것은 미학의 개념이다. 20세기 이후 철학적 주제의 핵심이 된 미학과 미학적 논의는 예술이란 카테고리안에 철학과 미술, 문학을 함께 꿰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예술이 철학을, 혹은 철학이 예술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철학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첫 장 하이데거와 횔델린의 사이에서 주고 받은 편지와 그를 통해 정의하는 시, 푸코와 마그리트가 주고 받은 편지와 파이프의 그림을 통해 예술과 철학이 서로의 뮤즈가 된 순간들을 엿볼 수 있다. 예술은 철학에다 미학이란 아름다움을 주었다면 철학은 예술에게 보다 숭고한 깊이를 더해준 것이다.
위에서도 소개했지만, 휠덜린과 하이데거가 주고 받은 편지와 그를 통해 시를 정의하는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구절이 아닌가 싶다. 위의 구절 다음에 등장하는 횔덜린의 고독을 설명하는 문장은 특히나 아름답다. "언어 속에서 존재의 진리를 건립할 수 있는 시인" 이 하나의 찬사를 위해 시라는 언어를 계속해서 다듬어 왔던 것이 아닐까.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가장 즐겁게 봤던 것은 여러 부분으로 인용된 보르헤스의 작품들이다. 확실히 보르헤스의 소설은 실험적이고 어렵다. 철학자들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였음이 분명하다. 시뮬라크르를 단순히 가상, 상징으로 생각한 플라톤의 이데아와 달리 보르헤스의 글에는 영토가 사라진 땅에서 스스로 영토가 되고자 하는 지도가 등장한다. 사소 하지만 이 크나큰 아이러니가 물고 온 새로운 개념. 새로운 시뮬라크르는 원본 없는 시뮬라크르이며 세계는 이미 시뮬라크르의 세계에 묻힌 뒤라는 것이 보드리야르의 주장이다. 우리는 이미 시뮬라크르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개념처럼 시뮬라크르는 가상이 아니라, 가상이면서 실재로 파악되는 존재이다. 마치 매트릭스를 보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철학과 예술을 변주하고 있기에 독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듯 하다. 목차에 나오는 개념에 응용된 다양한 예술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고, 그 작품이 가진 의미를 한 번 더 새길 수 있어 좋았으나... 문제는 내가 이 책의 내용을 30%는 이해했냐는 것이다... 책꽂이 한 켠에 두고 지적 사유가 필요한 순간 평생 읽을 책임에 분명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5054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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