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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어린이 또는 청소년들에게 스펀지처럼 사회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능,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지는 역할에 따라 세계관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인 미성년자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많은 미디어가 남성 중심의 예능, 가부장적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차별과 폭력이 넘나드는 기존 사회를 답습하는 영화 속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차이를 보여주는 영화가 없을까? 『볼 영화 없는 날』 은 성평등 교육을 실현하는 현직 교사 세 명이 청소년들에게 성평등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영화 열 일곱 편을 엄선하여 소개해준다.
『볼 영화 없는 날』은 영화관의 구조처럼 1관부터 5관으로 각각 다른 주제로 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저자들이 소개하는 1관은 바로 '사소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사소할 수 없는 이야기들은 영화 '벌새' 우리집' 그리고 '툴리'와 '82년생 김지영'이 소개된다. 왜 저자들은 이 영화들을 사소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고 했을까? 이 영화들은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웃이기 때문이다. '벌새'의 중2 소녀 은지, '우리집'에서의 세 소녀들 '유미', '유진', '하나' 그리고 82년생 김지영과 '툴리'는 평범한 가정 주부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웃들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사회의 유명 인사는 아니기에 주목받지 못하지만 이들이 겪는 문제는 분명 존재하고 사회 구조의 불합리와 일상 속의 차별 속에 이들의 생활은 위협을 받고 있다. 너무 개인적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일상 속의 차별. 주류 사회인 남성 성인 세계에서는 그저 사소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결코 사소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임을 저자는 설명한다.
현재 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차별금지법'이 왜 논란일까? 『볼 영화 없는 날』에서는 영화 속에 보여진 차별의 현장들을 소개한다.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체성을 거부당하며 원하지 않는 결혼과 삶을 살아야 했던 영화 <윤희에게>, 이란의 여성 차별과 오스트리아에서의 인종 차별 속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해 프랑스로 떠나야 했던 여인을 그린 <페르세폴리스> 등을 보면서 우리는 궁극적인 질문에 이르게 된다.
"나와 다름이 왜 잘못인가?"
"각 개인은 다르게 태어난 개인임에도 왜 살아가는 방식은 다름을 인정받지 못하는가?"
'나'와 '너'가 다르듯, 삶 또한 다르지만 삶에서만은 같을 것을 강제하는 사회는 얼마나 모순적인가?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사회의 변화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함을 알게 된다. 책 속에 소개된 열 일곱 편의 영화들은 이게 맞는 것일까라는 기성 세대의 세상에 물음표를 던진다. 그리고 기성 세대가 내린 답을 수정해나가고 또 다른 답안지가 있음을 제시해준다. 삶이 결국 한 가지 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개인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한 삶 속에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나와 너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속에 소개된 영화들은 바로 그 디딤돌이 되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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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수진, 김시원, 황고운 / 해설: 손희정 펴낸 곳: 서해문집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자리 잡았다. 남녀평등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페미니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또 어떤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좀 막연하고 막막했다. 분명 나와 같은 느낌을 받는 분이 많을 거다. 모든 걸 책을 통해 배우는 나는 이번에도 페미니즘에 관해 책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객관적인 판단과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과격하고 심오한 책은 피해야 했다.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눈에 띈 서해문집의 《볼 영화 없는 날》. 영화를 통해 페미니즘에 편안하게 다가가는 책이다.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아 흥행한 영화들에 차별, 편견, 혐오가 끊임없이 버젓이 재현되는 요즘. 이 책은 성평등 알고리즘으로 '불편하지 않은' 영화 17편을 선정하여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살펴본다.
용기 있게 마주해야 할 불편한 진실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페미니즘 영화관의 첫 작품은 <벌새>다. 위태롭지만 또 특별한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중학생 은희는 물리적 폭력과 무관심 속에 홀로 방치된다. 공부 못 한다며 욕하는 아빠, 오빠만 싸고도는 엄마, 폭력을 행사하는 오빠. 무시하고 피하고 대들어도 봤지만, 은희는 이내 지쳐 무력감에 주저앉는다. 그런 은희는 중2병이 한창인 날라리라기보다 오히려 벌새에 가까워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살기 위해 1초에 90번 날개를 파닥여야 하는 벌새.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그 작은 날갯짓은 헤매고 부딪히고 상처받는다. 꼭 은희처럼. 여기까지만 보면 상당히 불편하고 억울한 영화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은희의 숨 막히고 울적한 일상에 제대로 된 어른 '영지' 선생님이 나타나며 상황은 반전된다. '선생님은 자기가 싫어진 적이 있으세요?' 그 질문에 영지는 이렇게 답한다. 자기를 좋아하기 전까진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고. 자신이 싫어질 땐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지금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모두의 인생에 이런 선생님이 계셨다면, 세상은 아주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은희는 영지를 통해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자기가 처한 부당한 상황이 자기 잘못이 아님을 깨닫는다.
'가족'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우리집>. 임산과 출산은 축복이지만, 육아는 행복한 지옥이자 고독한 싸움이란 걸 여실히 보여준 <툴리>는 놀라운 깜짝 반전이 있으니 꼭 사전 정보 없이 시청하시길 바란다. 육아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여성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 남과 여라는 성별 이분법이 과연 최선인지 고민해보게 하는 <톰보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게 해주는 <아이 필 프리티>, 뿌리 깊은 과학계의 성차별적 인식을 뒤흔든 <히든 피겨스>. 무심코 주고받는 사소한 표현 속에 녹아 있는 차별을 그냥 넘기지 말자. 페미니즘은 여성이 힘을 독차지하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역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강자와 약자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게 목표. 이 책을 통해 그간 조금 어색하고 멀게 느껴졌던 '페미니즘'의 정의를 확실히 알게 된 듯하다. 10명의 페미니스트가 있다면, 10가지 페미니즘이 있다고 말할 만큼 다양한 페미니즘이 존재한다. 그 형태와 방법이 모두 다를지언정, 진짜 원하는 것은 차별이 아닌 평등임을 직시하고 나만의 올바른 페미니즘을 펼쳐보자. (역차별은 절대 금지!) 그 모든 순간에 든든한 동지가 되어 줄 불편하지 않은 페미니즘책 《볼 영화 없는 날》. 여성의 인권과 진정한 평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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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볼 영화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매주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가 이렇게 많은데도, 일부러 극장에 가지 않아도 OTT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얼마든지 영화를 볼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변한 건 영화가 아니라 나다.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알탕 영화, 조폭 영화도 잘 봤다. 관객이 천 만 이상 들었다고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보기도 했다. 그 때마다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찜찜한 이유가,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 정서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볼 영화가 많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싫으냐고? 그럴 리가...
이 책은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현직 교사 3인이 함께 썼다. "다름이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며, 교실 안과 학교 밖에서 그 길을 찾다 영화를 만났다."라고, 김수진, 김시원, 황고은 저자는 밝힌다. 책에는 나처럼 볼 영화가 많지 않아서 고민인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영화가 소개되어 있다. <벌새>, <우리집>, <툴리>, <당갈>, <야구소녀>, <아이 필 프리티>, <피의 연대기> 등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그린 영화, 성별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영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시선에 의문을 던지는 영화 등이다.
현직 교사들이 공저한 책답게, 영화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과 그에 대한 교사들의 피드백이 실린 점이 좋았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로 보이는 게 불편한 소녀 미카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톰보이>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학생들과 성별 이분법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들려준다. '여자는/남자는 ~ 하다'는 생각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저자는 자신을 잘 드러내는 성격이나 생김새를 나열해 보게 했다. 파랑을 좋아한다, 핑크를 좋아한다, 운동을 좋아한다, 책을 좋아한다 등. 그러고 나서 나와 같은 특징을 가진 친구들을 찾도록 했더니, 그 중에는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었다. 여자만의 특징이나 남자만의 특징 같은 건 없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한 것이다.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활약한 세 흑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히든 피겨스>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일상 속 불편을 개선한 과학자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진 경험을 들려준다. 과학자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 같지만, 와이파이와 수정액, 자동차 와이퍼 등을 발명한 과학자는 모두 여성이며,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를 발명한 사람은 가사노동 경력 20년 차의 전업주부라는 사실을 알고, 학생들도 놀랐지만 나도 무척 놀랐다. 이 밖에도 영화를 통해 현실에 남아 있는 차별과 편견, 혐오를 발견하고 이를 재생산하지 않기 위해 교사와 학생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영화평론가이자 페미니스트인 손희정 선생님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어서 시네페미니즘(시네마+페미니즘)을 공부하기에도 적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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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 공감하기 힘든 적이 자주 있었다. 알탕영화들이 유행할 때, 그때의 나는 '진짜 다들 재밌다고 보는걸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저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인데, 영화 속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데 어떻게 흥행하지? 범죄자를 영웅화하고 가해자를 정당화하고, 불필요하게 여성의 몸을 성적대상화하는 것들이 너무 당연해서 이상하고 불쾌했다.
그런 알탕영화들이 점점 시들해질때, 나는 무료한 시간을 때우고자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다. 예매율이 높은 작품이 아니라, 내 신경에 거슬리지않고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를 찾았다. 그런 영화들의 공통점은 소수자, 약자의 삶을 그려낸다는 점이었다. 일부러 '여성 영화'라는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고, 거기서 추천하는 영화들을 보았다. 여성 영화들을 소개해주는 '볼 영화 없는 날'은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도 소개된 작품 중 이미 본 것도 있었는데, 미처 알지 못했던 점들도 새로 깨닫고 이전의 기억들도 다시 소환할 수 있었다.
"영희의 짝은 철수고, 미니 마우스의 짝은 미키 마우스이듯이, 그녀의 짝은 그여야 하는 세상입니다." '윤희에게'는 김희애라는 대배우가 연기를 했었고, 겨울을 배경으로 한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라 그런지 인상에 꽤 남는 영화였다. 이혼해서 딸을 키우는 윤희는 딸과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 첫사랑인 그녀를 다시 만난다. TV 정극연기를 보다가, 퀴어 장르 속 '윤희'를 연기하는 김희애의 모습은 매우 생소했지만 너무 찰떡같았다. 퀴어 장르라는 말 자체도 참 아이러니하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퀴어하다니. 책에서는 '윤희에게'를 통해 '용기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이야기하는데,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참 제약이 많은 현실이다. 퀴어한 연애라면 누군가에게 애인의 존재를 자유롭게 알리는 것이 어렵고, 그만큼 본인을 숨기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더 스스로를 존중하고 인정하기를 응원한다.
"차별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언제나 반대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여성혐오에 부딪힐 때마다, 윗 세대 여성들의 삶은 어땠을까하고 궁금했다. 물론 가부장제를 내재화해, 가해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을 알고 싶었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과 김복동 인권운동가가 그 답이 될 것 같다. 너무나 다른 위치에 있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차별을 견뎌내고 싸웠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러 한계에 부딪혔다.이를 극복해 존경받는 대법관이자, 성차별을 완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복동 인권운동가는 위안부 피해자이지만, 이를 숨기려하고 비난하던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고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인정을 받기 위해 힘쓰셨다. 크나큰 반대에 맞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을 하신 분들이다. 전례가 없는 일들을 개척해나가는 것들은 매우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을 본받아,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된다면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보고 노력해보고 싶다.
"함께 오르지 않으면 정상에 못 올라가" NASA를 떠올리면, 뭔가 효율적이고 똑똑한 인재들의 집합체라는 느낌이 드는데 여기도 문제가 존재했다. 책에 따르면 유색인종 여성들은 동료보다 뛰어나더라도 그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 그들 또한 계속되는 차별과 거부에, 스스로의 가치를 그렇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다행히도 주변에 여러 조력자와 동료가 존재했고, 그들은 함께 정상에 올라가게 된다. 여성 연대의 필요성을 일컫어 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유난히 여성 연대가 희미하다. 그말인 즉슨 조직에서 여성의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고용형태, 직무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연대를 갖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나는 주변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씩 더 힘을 내서 정상에 올라가는 1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다시금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꼈고, 내일은 영화를 다운받아서 좀 위로를 받고 싶다.
여러 여성영화들이 넷플릭스 계정에 찜한 콘텐츠로 남아있는데, 이번 책을 통해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경식의 영화소개처럼 책을 통한 약간의 스포(?)가 더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 만약 주류 영화가 불편했다면, 나는 영화와 맞지 않다고 여겼다면 이 책을 통해 취향저격인 영화들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쓰인 글귀처럼 '뒤늦게라도 열린 태도는 끝끝내 닫힌 태도보다 훌륭한 법'처럼 열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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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를 시작으로 〈은희에게〉, 〈아이 필 프리티〉, 〈야구소녀〉 등 '불편하지 않은' 영화 17편을 가지고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왜인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것이 답답해 책을 펼쳤다 접었다를 반복했다. 지나친 현실 반영이 이유라는 것을 자각하고 나서 이를 인정하고 감안하고 읽자 조금은 읽는 것에 불편한 것이 없어졌고 막힘없이 술술 읽어 단 2시간 만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를 인물의 관계로만 보지 않고 더 다양한 시선으로 풍부하게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다만 P63 "외모를 가꾸는 이유로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자기만족'입니다. 다이어트로 마른 몸매를 갖게 되거나 화장으로 예뻐지면 이 만족감의 기준이 정말 자신에게 있는지 한 번쯤 고민해 보세요.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 없이도 충분히 만족하는지 말이에요." 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회의를 갖고 있다. 먼저 진짜 '자기만족'으로 외모를 가꾸는 사람들의 말을 저렇게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 때문에 외모를 가꾼다는 말이 틀에 박힌 생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또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짜 '자기애'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기가 예뻐지는 것이 좋아서, 본인이 본인의 몸이 버거워 숨을 헐떡이는 게 싫어서, 그래서 가벼워지는 내 몸이 좋아서 외모를 가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나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타인의 인정이라기보다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물론 불쾌감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일 수는 있으나 비행기 좌석과 같은 좁은 좌석과 같은 곳에서 실제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로 인해 내 외모를 가꿔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처럼 말그대로 '자기만족'이거나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편하기 위해서 외모를 가꾼다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평소 내가 하던 말과 비슷한 영화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만큼 알기 쉽게 책이 설명해져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P75 월경을 월경이라 말할 때 라는 소제목은 나의 마음을 웅장하게 할 정도로 공감을 나타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의 지인들에게 내가 해 오던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월경을 월경이라 하지 못하는가. 왜 월경이 감추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 되어버린 것인가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말한 적이 있었는데 영화 〈피의 연대기〉를 실제로 보고 싶을 정도로 공감을 자아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젠더 뿐만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관점에서 구분하고 있는지를 깨닫는다. 물론 차이에 따른 다른 대우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다려 준다던가, 힘이 약한 사람들을 양해를 구하고 도와주는 것 등 사회적으로 당연히 통용되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 밖에 차이가 아닌 '차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나도 모르게 무서워하거나 피하는 것 또한 그것이 '차별'일 수 있기 때문에. 덕분에 '페미니즘'에 대해서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페미니즘'에 더 나아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본 리뷰는 서해문집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 참여하여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실제로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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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영화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내가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타인이 영화를 보고 남긴 감상을 읽는 것이었다. 같은 영화를 보고 이렇게나 다른 감상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영화를 볼 때 굳이 저런 장면을 넣어야 했을까? 하며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져도 그런 불편함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내가 느낀 불편함을 잘 설명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나의 불편함을 말하기를 주저했다.
그런 반면 좋은데 왜 좋은지 설명하기 힘든 영화들도 있다. 어떤 영화제에서 상을 한두개쯤 받기도 했고 연출도 준수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하지만 그런 평범한 설명으로는 내가 그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다 전달할 수가 없다. 그리고 <볼 영화 없는 날>에 내가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던 영화들이 많이 실려있었다.
P.43 지영이 다른 여성의 목소리를 낼 때, 지영의 고통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여성이기에 겪었던 문제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이를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아주 희박한 확률의 마법같은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 제도와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듣는 일입니다.
내가 왜 영화를 보며 불편함을 느꼈는지, 좋은데 어떤 부분이 좋은건지 명확하게 말로 할 수 없는건지 <볼 영화 없는 날>을 읽고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공부가 부족했기에 여태 나의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볼 영화 없는 날>는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이나 비건 등 다른 사회문제들도 함께 다루고 있어 나의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볼 영화 없는 날>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를 말할 때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는 <매드맥스>가 실려있었다. 내가 매드맥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구체적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멋있잖아! 다 때려부수고 액션도 멋있고 스토리도 복잡하지 않고 깔끔해! 나는 지난 몇 년간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그렇게밖에 설명하지 못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P.173 <매드맥스>는 여성의 강인한 의지와 함께, 폭력적인 세상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약자들의 행진에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소외된 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듣고 힘을 합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상징과 은유로 전합니다.
내 머릿속에 단편적으로 떠다니던 생각들이 <볼 영화 없는 날>을 읽으니 차곡차곡 정리되는 것 같았다. 이제 누군가 내게 왜 <매드맥스>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예전과는 다른 대답을 할 자신이 생겼다.
물론 책 한 권으로 그동안 내가 가진 불편함과 의문을 다 해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내가 영화를 어떤 시선으로 보아야 할지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볼 영화 없는 날>에 등장하는 영화들 중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도 꼭 보고 싶어졌다. 이 책에 나온 영화라면 믿고 보아도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볼 영화 없는 날>은 영화라는 취미를 더 풍족하고 윤택하게 가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큰 전환점이 되는 책이었다.
- 서평단 활동을 위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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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영화, 만족하셨나요? 영화 선택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기에 한 영화를 두고도 답은 엇갈릴 것이다. 수많은 영화 중에 볼만한 영화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볼 영화가 없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를 추천받지만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예전만큼 영화를 자주 보지 못하고 좋은 영화는 놓치기 일쑤다. 그러다 운명처럼 이 책을 만났다. 제목을 보는 순간, 내게 꼭 필요한 책이구나 싶어 반가운 맘이 먼저 들었다. 페미니즘 영화관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남자들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실제로 남편은 영화에 크게 몰입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마도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겪었던 크고 작은 차별들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카니스탄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여전히 고통받는 여성들이 존재한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최근 영화를 통해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렇듯 영화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화 하나로 그게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분명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라도 자꾸 목소리를 높이다 보면 세상이 관심을 갖게 되고 연대하는 물결이 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을 강자의 자리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누군가는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약자가 여성이, 아이가, 동물이 될 수도 있다. 서로가 유기적으로 이어졌다는 생각으로 공존을 위해 힘써야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책에 소개된 영화를 살펴보며, 차별을 넘어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볼 영화 없다고 투덜댔는데,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오늘부터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어떤 영화부터 봐야해?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볼영화없는날 #김수진 #김시원 #황고운 #손희정 #서해문집 #영화추천 #영화 #페미니즘영화 #페미니즘영화추천 #책리뷰 #책소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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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영화, 화려한 영화들 보다 입소문이 난 영화로 두고두고
P20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건 잘 알지만, 도대체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오빠에게 맞았을 때, 친구가 배신할 때, 성적이 떨어질 때, 옆자리 친구를 미워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영지 선생님은 그럴 때 솔직하게 내 감정을 꺼내 두라고합니다. 아, 나는 지금 나를 돌볼 여유가 없구나.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을 벗어나는 방법도 알려 줍니다. -영화 벌새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아닌 어딘가에 있을 '은희'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다. P66 '나는 아름답다'고 확신하게 된 르네는 이전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냅니다. -아이필프리티는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영화관에서도 보고 인스타그램에도 추천하면서 나중에 OTT 서비스로 다시 본 영화다.
<윤희에게> 2019 P106 그녀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건 세상이 정해 둔 평범함의 틀을 벗어나는 일 같습니다. -유명한 퀴어영화들, 독립영화들을 보면서도 '윤희에게' 는 특별함이 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여성들의 육체와 사랑을 전시하는 장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P128 스크린 속에서 여성은 이야기를 주도하는 역할이나 우수한 연기력이 아닌 그저 아름다운 외모를 요구받았습니다. “배우가 아니라 여배우” 였고 그의 몸은 성적 대상으로 그려지곤 했습니다. -배우들의 꿈 '할리우드' 그 밝게 빛나는 세계에서 여배우들은 어떻게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 되었을까?
<벌새>,<우리집>,<툴리>,<당갈>,<야구소녀>,<아이필프리티>,<피의연대기>,<톰보이> 독립영화부터 유명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뤄주었고 10대들을 독자로 저술 하였다고 하지만 성인들에게도 권장할 만한 책이었다. 책을 펼쳐가면 오히려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않고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 해보는 편안한 자리에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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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영화가 차고 넘치지만 막상 볼려고 하면 무슨 영화를 봐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고르다 시간만 버릴 때가 많다. 어렵사리 골라 영화를 본다 해도 시간이 아까워, 돈이 아까워, 내용이 시답잖아서, 기분까지 나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만큼 재미와 감동을 넘어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영화를 찾아 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볼 영화는 많은데 좋은 영화를 찾기 어려운 날 이 책에 있는 열일곱 편의 영화 중 하나를 골라 보는 것을 어떨까?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현직 교사 세 명이 성평등을 키워드로 한 '여성주의 영화' 열일곱 편을 모아 책으로 냈다. 한 편 한 편 영화 제목부터 훑어본다.
<벌새2019>,<우리집2019>,<툴리2018>,<당갈2016>,<야구소녀2020>,<아이 필 프리티2018>,<피의 연대기2018><톰보이2011>,<페르세폴리스2002>,<윤희에게2019>,<우먼 인 할리우드2018>,<히든 피겨스2016>,<루스 베이더 긴즈버그2019>,<김복동2019>,<옥자2017>,<모노노케 히메1997>,<매드맥스2015>. 본 영화 5개, 못 본 영화 12개.
영화 내용을 찬찬하게 알려 주어 보지 않은 영화여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영화에 관한 대중서처럼 술술 잘 읽힌다. 그러나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의 내용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곱씹어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종내 영화가 던지는 '당신이 성불평등의 피해자였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라는 심도 깊은 물음에 답을 찾고자 한다. 나도 여성이기에 이 책이 던지는 성불평등 문제에 있어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100년 전과 100년 후의 지금을 비교해 봤을 때 얼마나 달라졌을까? 교육, 정치, 사회, 스포츠, 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식의 부재로 벌어지는 불평등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이 상영된 시기만 봐도 여성 뿐만 아니라 소수자, 약자에 대한 불평등은 지금도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일곱 편 중 제일 기억에 남은 영화는 <피의 연대기2018> 이다. 이 영화는 월경에 대한 나의 몰지각을 확인시켜 줬다. 사실 '생리'도 월경을 생리학적 현상으로 에둘러 표현한 말이라는 것, '월경'이란 단어 자체를 터부시한 잘못된 문화에 대한 재인식, 나 스스로 여성이면서 여성의 몸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 월경용품인 탐폰과 월경컵에 대해 알게된 것, 월경 수업의 필요성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배웠다. 영화는 물론이고, 이 장에 소개된 책은 꼭 찾아 읽어야겠다.
이 책이 전해준 페미니즘이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부당하게 보이고,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당장 뭐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책 한 권이 바람직한 변화로의 단초를 제공한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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