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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 책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먼저 이런 말, 기억하고 시작하자.
작가가 이런 말을 소설 속에 집어 넣을 때에는, 다 계획이 있는 거다. 이 소설이 결코 사회 현상과 관련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아니 이 리뷰를 이해하기 위해 주인공 이름을 우선 밝혀둔다. 그리고 약간의 줄거리도 밝혀야만 하겠다.
주인공은 김지성, 문학평론가다. 문학평론으로 시작한 그가 요즘은 시사평론에도 참여하고 있어 방송에도 출연하는 나름 셀럽이다. 부인과는 현재 별거중.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 정체 모를 여인인 나채리. 김지성이 어느날 술을 먹고 귀가하다가 같이 오게 된 여인이다. 맨 처음에는 다음날 나갈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가 같이 지내게 된다.
그리고 김지성의 오랜 친구인 이민주.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다. 이민주는 김지성을 ‘형’이라 부른다. 물론 여성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나채리와는 가끔 침대도 같이 쓰는 관계가 되고..... 김지성은 방송 토론중에 실수를 하여, 같은 진영으로부터 소외를 당하게 된다. 이민주와는 친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이민주가 김지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면서 미투를 폭로한다. 그리고 죽는다. 자살인지 아닌지 모른 상태로 죽게 되니, 김지성은 하루 아침에 성추행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결국 소설의 주인공 김지성은 미투에 휘말려 몰락할 처지에 몰리게 된다. 본인 입으로도 이런 말을 한다. “미투에 휘말려 몰락했죠.”(357쪽) 그러나 김지성은 이민주에게 그렇게 한 적이 전혀 기억에 없다. 과연 김지성은 이 난관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그런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책, 가독성과 몰입도, 최상이다. 한번 책을 잡으면 끝이 날 때까지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다. 독자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에 어느덧 빨려들어가,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이런 것은 나중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지만, 이야기의 얼개가 두 개로 이루어졌다.
여기 나오는 단어 하나가 있다. 맥거핀. 이렇게 사용된다.
이 소설에서 맥거핀은 무엇일까 이 소설에서 저자가 맥거핀으로 보여준 것이 두 개라고 본다. 하나는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여인, 나채리, 그리고 미투다,
이 둘 중 어느 것을 맥거핀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 소설은 달라진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첫 번째 읽을 때에는 나채리를 맥거핀으로 생각하고 읽는 것이다. 독자들의 시선을 따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인물이다! 그러면 계속해서 나채리에 관심을 쏟게 된다. 그래서 그 여자가 과연 누구일까, 김지성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된다.
두 번째는 미투를 맥거핀으로 생각하고 읽어가는 것이다. 1부 마지막쯤에서 미투 사건이 터지고 주인공 김지성은 가해자, 성폭행자로 몰려 몰락하게 된다. 그래서 과연 그가 가해자가 맞는 것인지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역시 책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된다.
그러나 소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건 맥거핀이었다.
대반전이 독자를 기다린다.
그럼, 김지성에 맞닥뜨린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그걸 찾아내는 것, 그게 독자가 찾아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여기 힌트가 있다.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여자 나채리는, 채리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격한 김지성이 화가 나 나가라고 소리치자, 집을 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막상 그녀가 집을 나가니 허전해거 그녀를 찾아나선 김지성, 끝내 그녀를 찾지 못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반전이 이루어지는데, 끝에 가서 그녀가 실상은 '카야',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영화평론은 해 온 인물(395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녀가 얼굴을 드러내면서 소설을 한 편 발표했는데..... 그 소설의 제목은
그게 첫 번째 읽는 방법과 두 번째 읽는 방법에서 맥거핀에 속아 넘어갔던 독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이 책의 진짜 주제가 된다.
모처럼, 진지하면서도 몰입도 최고인 소설, 해서 끝까지 나를 끌고 가,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든 소설을 읽었다. 사회 현상에 대한 진지한 담론도 좋다. 주인공을 끝까지 추적하면서 그의 내면을 파헤쳐가는 저자의 테크닉, 또한 압권이다. 이런 책 써준 작가에게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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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지성의 이야기-
“ 마침내 모습 드러낸 카야. 40대 여성으로 밝혀져” 이 소설의 반전에 반전을, 지성은 카야의 얼굴 사진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 전에 같이 지냈던 채리였음을 확인하는 순간 놀란다.
이야기의 시작은 채리(카야)가 지성이 술에 취해 잡은 택시에 합승했는데, 지성의 목적지, 아마도 집 근처에 도착, 택시기사가 깨워도 인사불성인 지성, 택시기사는 그를 차에서 끌어 내려 주머니에서 지갑을 빼, 돈을 챙겼다. 이를 말리려던 채리, 기사와 옥신각신, 겨우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어찌어찌 지성의 집까지 오게 됐다(지성에게 채리가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해서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몸으로 자고 있었는지를 말하는 대목,170쪽~), 이것은 의도된 것이다. 채리라는 문화적 산물을 평론해오던 그는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문학평론가, 문화, 시사평론가로까지 변신, 언론에 얼굴을 내비치고 라디오에 출연하는 셀럽.
카야는 <지성인 K 씨의 특별한 나날>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썼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간 걸까, 아마도 반전에 반전, 지금까지 읽었던 지성의 이야기는 지성인 K 씨의 특별한 나날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채리가 전소현의 이야기까지 어떻게 안 것일까?, 아무튼, 열심히 읽다 보면, 몇 군데 함정을 눈치챌 수 있다(하지만 리뷰 정도로는 모른다. 직접 읽어봐야 안다.)
지성은 출판사의 편집위원, 대학의 시간강사 아무튼 꽤 이름을 날리는 평론가다. 그의 아내는 시민운동과 연을 맺으면서 그와 별거, 다른 남자와 산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혼하지 않았다. 밤새 문인들(민주도 거기에 끼어있었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들어온 다음 날 아침, 목이 말라 눈을 떴을 때, 그의 곁에는 벌거벗은 여인이 잠들어 있다. 우렁이 각시처럼 말이다. 소설 속에서는 몇 가지 암시를 해두고 있었다. 채리라는 의문의 여인,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 점을, 그러나 지성은 자신을 만나 클래식을 듣게 되면서 잠재된 능력, 잠들었던 끼가 깨어난 것으로 생각했다.
유명 문인의 성폭력 사건이 터지고 미투가 이어진다. 위선적 지식인들에게 미투는 호재다. 대중들에게 어필할 기회다. 이들은 노림수는 미투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그 순간 어떻게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인가에만 관심을 가진다. 동료에 대한 신뢰도 의리도 내버린 채 그야말로 정글, 개싸움을 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민주는 유명 문인의 결백을 믿는다고 했다. 그녀는 여러 남자와 염문을 뿌렸고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이 사연 역시 반전이다.
이 책 표지에 적힌 문장 “몰락한 풍경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대중의 광기, 지식인의 위선, 그리고 반전하는 진실들” 이 소설의 깔끔한 완결이다.
지성의 오랜 동료이자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시인 민주는 지성과 하룻밤을 보낸 후 에둘러 지성에게 사랑을 표현하나, 지성은 거절한다. 민주는 제삼자의 입을 통해 지성을 미투의 가해자로 밝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날 민주와 하룻밤을 보낸 것이 사실인가, 지성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날 밤의 기억은 누가 일부러 의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깨끗하게 잘려나가 있었다. 그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단 말인가?“
이런 얼개로 소설이 끝났다면, 그저 그런 소설이 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반전의 시작,
민주는 믿음을 쉬이 배반하는 지식인의 위선에 질렸고, 이들의 민낯을 까발리기 위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 지성과 함께 술 한잔하던 날, 각본을 짠다. 원래 각본은 지성을 미투 가해자로 폭로하고, 대중들의 반응을 본 후에, 내가 꾸민 일이라고 밝힐 참이었는데, 약물 과다 복용으로 계획과 달리 죽어버린 민주,
이 틈새에 채리가 있다. 채리는 지성의 민낯을 본다. 지성에게 도발을 한다. 아주 귀엽게 약간 모자란 듯한 모습으로 다가서서, 지성이 미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본다. 좌파진영의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그리고 동창이기도 한 현 정부의 교육부장관 이원형의 아들 문제를 TV 토론회에 나와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후, 원고청탁도, 강의 요청도 줄어들면서, 자신이 30대까지 안티운동을 펼쳤던 신화일보에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채리에게 묻는다. 나 그 신문에 글을 써야 해? 라고, 쓰겠다고 맘먹고 이메일을 보내려는 순간에 중도의 고려일보로부터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을 채리는 지켜봤다.
이 얼마나 상쾌한 아침인가, 나는 강간범이 아니다? 살인자가 아니다!, 또다시 이어지는 반전
지성은 민주와의 하룻밤을 기억하지 못했듯이 20년 전 처음으로 책을 낼 때, 같이 작업했던 편집자 전소현을 완력으로 범한 일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아니 기억 속 어딘가에 묻어 버렸다. 서로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전소현을 만나 정말 그때 일을 기억 못 했노라고, 그런 일을 벌인 자신이 부끄러워서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전소현은 내가 버림받은 이유를 알아야 겠다고, 미투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그녀는 오로지 자신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지성,... 전소현으로 부터 온 문자 "건필하세요 작가님"이란 문장을 보면서 안도의 한 숨을... 지성이 완력으로 어찌해보려 했던 여성은 전소현 뿐만이 아니었다. 또 이름도 모를 어떤 여인에게도 덤벼들었던 기억이 난다.
민주의 미투를 계기로 지난날 지성이 기억을 못 하는 것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난다.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것들이, 그 진실을 털어놓을 용기가 있는 것인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다 포기해야 하는데, 하지만 그는 여전히 양심과 현실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 그의 민낯과 그의 모든 것이 발가벗겨지는 소설 <지성인 K 씨의 특별한 나날>을 읽어본 후라면 어떨까?
할 말은 많고, 놓치고 싶지 않은 대목들이 많아,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소설은 한 편의 영화다. 읽는 동안 채리의 모습이 떠오르고, 민주의 모습이, 유경과 그 밖의 군상들이…. 페미니즘의 저열한 이해들을 공박하는 작가의 생각을 유정을 통해서 말한다. 정아은의 독특한 스타일의 소설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그럼 두 번째 이야기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으로 옮겨가 보련다. 사족, 이 소설을 두 번째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은아 작가는 젠더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2013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작가연구를 해봐야겠다. 소설<모던 하트>, <잠실동 사람들>들부터 <젠더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까지…. 이 소설 참으로 오랜만에 몰입했다. 쉬지 않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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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는 눈을 뜬다. 옷을 입은 채로 잠에서 깼다. 사방을 둘러본다. 자신의 집이다. 안심을 한다. 아니 안심은 이르다. 혼자 사는 집인데 침대에 누가 있다. 손을 뻗어 만져본다. 여자다. 옷을 벗고 있는 여자. 그녀는 누구일까. 그렇게 그와 그녀의 기묘한 동거는 시작되었다.
정아은 작가의 책은 [잠실동 사람]들을 읽은 적이 있다. 장르 소설을 탐닉하는 나에게는 일반 문학은 밋밋히고 자극적이지 않은 그냥 사찰음식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잘 읽지 않았는데 잠실동 사람들은 학원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서일까 같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써 무섭게 빨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소리다.
이번 이야기도 그러하다. 작가는 평론가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편집자와 출판사 그리고 방송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출판사의 사정을 조금 이해하는 지금의 실정으로서는 상당히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보인다.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해하지 못할 동거 생활을 그려내나 싶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갑자기 확 틀어버린다. 잘 가던 길을 꺽어서 전혀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것 마냥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길을 가는 이야기는 바로 몇해 전 한동안 방송계를 휩쓸었던 미투다.
이런 이야기를 왜 또 지금에서야 하나 싶지만 그만큼 그것이 뿌리 뽑혀 나가지 못하고 물밑에 도사리고 있다는 뜻도 될 수 있겠다. 이 사회의 병폐라고나 할까. 그렇게 한 남자의 추락을 본다. 중요한 것은 그가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순간에 터져버린 이슈는 점점 그를 옥죄어 온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 나려나 했더니 작가는 생각지 못한 한 수를 숨겨 두었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갈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기에 그 모든 것을 알게 된 이후의 어리벙벙함은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마치 장르소설에서 너가 범인이었어? 하고 놀랄 때처럼 말이다.
궁금함이 남았다. 중간 쯤 나오는 이야기에서 주인공 이름은 김지성인데 소개하는 부분에서 한 위원님이라고 호칭을 한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인지 몰라도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처음에는 김 위원님을 잘못 쓴 오타인줄 알았다. 하지만 뒤쪽에 한 위원님이라고 불렀다라는 언급은 한번 정도 나왔다. 그렇다면 분명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바꿔 쓴 사실이라는 건데 궁금증만 생겼다.
이 책은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된 독특한 소설의 형태라고 했다. 두번째 이야기인 [어느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이라는 책을 읽으면 그 부분에 관한 설명이 나올까. 하지만 또 의문점이 생긴다. 이 책은 지성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채리의 이야기가 나와야 할 텐데 부제는 화이의 이야기다. 채리라는 여자가 또 다른 이름을 쓴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름이 화이였고 채리가 가짜 이름이었던 것일까. 이렇게 자꾸 궁금증만 쌓여간다.
# 한국소설 #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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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정아은
뉴스나 드라마(특히 사랑과전쟁ㅋ)에서 자주 만나는 장면이 있다. 춤추다 만난 남녀,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홀딱 벗은채 일어나 놀란 한사람. 그리고 그 상대방은 이미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며 나온다. "잘 잤어?" 아직 이불속에서 못나온 한 사람은 어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벗고있는 몸이 보여주는 이 상황이 정말 사실인걸까? 난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이 책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에서 바로 그 상황이 벌어진다 이 책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잠실동 사람들>로 꽤 큰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정아은 작가의 신작 소설이다. 사실 작가의 첫 등단은 <모던하트>라는 소설이었는데 <잠실동 사람들>이후 그 동안 계속 <엄마의 독서>나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같은 에세이류의 책만 내서 내심 서운했었다. 드디어 오랜만에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와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동시에 내서 무진장 반가워 낼름 이 책을 선택해 읽었다.
사실 내가 정아은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잠실동 사람들 같은 현실에서 경험할법한 갈등이 쪼오큼 들어가있는 소설이었는데 정아은 작가의 가장 최근 책이었던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에서는 왜 이렇게 젠더 문제에 집착을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늘 소개 할 책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를 읽어보니 요즘 작가님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 이것이구나 이해가 되었다.
다시 그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로 와보자! 이책의 중심인물은 평론가 김지성이다. 요즘 티비에 종종 나오는 칼럼리스트 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사회문제에도 시원스레 할말을 날리고 문학에 대해서는 깊은 식견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또한 대학에서 정식 교수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앞날 창창한 남성이다. 그런 그가 미투사건에 빠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알고지내던 그녀. 서로 사이가 애매는 하지만 지성의 입장에서는 서로가 원해서 지냈던 하룻밤 그런데 그녀는 지성을 미투의 가해자로 지목하며 목숨을 끊는다.
이게 무슨 날벼락
그리고 또 등장한 한여자 왜 그녀는 내 옆에서 알몸으로 있는 것일까
앞날 창창하던 젊은 남성에서 세상 파렴치한 가해자로 추락해버린 남자. 지성의 이야기가 이책에서 펼쳐진다.
사람들이 유혹에 빠지기 좋은 것이 바로 '성'이며 뒷말하기 좋아하는 이야기가 또 '성'이다.
내가 그동안 뉴스나 인스타등을 통해 보아왔던 문학인들의 미투 사건이 생각나면서 꽤 몰입해 읽은 책이었다. 읽으며 조금 아쉽다 싶은 부분도 있었는데 이 책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를 여자입장에서 쓴 이야기가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이라고 한다. 그 책을 읽어보면 약간 있었던 궁금증이 풀릴 것 같다.
소설은 참 리뷰남기기가 힘들다 스포가 될거 같아서 참 많이 참아야 하는데ㅋ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막 쏟아져 나오는 스포들 ㅋ 꾹 참는다
지난 에세이들을 읽으며 다시 정아은 작가의 초창기 소설이 그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 갈증이 다소 해소 된 기분이어서 무척 좋았다.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었던 문제가 너무 무겁지 않게 하지만 자꾸 생각을 하게 건들여준 꽤 괜찮은 소설이다.
이제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읽으러 가야겠다.
=== 책만 제공받고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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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숨막히게 흘러내리는듯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 아닐까.좀처럼 예상하지 못할 이야기들로 마치 끊어내지 못하는 중독성 강한 음식과도 같은 소설이라고도 정의내릴수 있을 듯하다.소설은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나를 완벽히 소설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듯하다.나에게만 적용되는 정의가 아닌 이책을 읽어 내려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적용되는 정의가 아닐까 한다.소설은 한권의 책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하지만 어찌보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듯 보이나 그러하지 않은듯도 하다.인간이라면 인간속에 존재하는 다각적인 면모를 소설은 철저히 이중성이라는 단어속에 담아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이중성과 양면성 인간이라는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소설은 무엇을 애기하고자 하는것일까.
이 소설을 읽어 내려가기 전 소설의 독특한 방식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할 듯 하다.조금은 소설에 대한 이해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말이다.저자는 두권의 소설을 한번에 출간하였다.독립적인듯 보이나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독특한 소설의 실험정신이 아닐까한다.[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와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이란 두권을 동시에 출간하였는데.소설은 각기 다른 남여 주인공을 내세우며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각각 김지성이라는 남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또 한권의 소설은 이화이라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소설속에 중점으로 다루었지만 각각의 소설에 각각 조연으로 새로이 등장하며 또다른 이야기속에서 이어질듯 이어지지 않는 묘한 이야기의 경계선에서 이어진다고 한다.전작만 읽은 나로써는 후자의 책은 읽어보지 못해 이어짐을 알수는 없으나 어떠한 구조로 이어지는가는 이야기를 서두에 적어둠이 이해성을 높이는데 좋을꺼 같다는 생각에 써내려가 본다.
문학평론가인 김지성은 요즘 문학평론가로서의 자신의 진가뿐만이 아니라 여러 시사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등장하며 유명세를 타는 중이다.그런 그에게는 또다른 분야인듯 같은 분야에 있으며 오랜 친구인 민주가 존재한다.민주 또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시인으로써 활약을 하고 있다.지성은 결혼을 한 몸이지만 부인과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중이다.민주는 그런 지성에게 딱 떨어지는 고백을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지성에게 향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행동을 하며 하룻밤을 보낸 사이이기도 하다.지성 또한 그런 민주가 싫지는 않지만 민주의 마음을 확실히 알수는 없다.그러던 어느날 민주는 미투의 피해자로 밝히며 지성이 바로 자신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말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한창 유명세를 한몸에 받으며 각종 매체에서 자신에 대한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고 있던 지성은 그렇게 세상에 낙오자가 되어 버렸다.몰락은 서서히 오는것이 아니라 어쩌면 한번에 강하게 오는것이 아닐까.지성을 그걸 몸소 느끼며 살아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정작 자신은 민주와의 하룻밤이 자의인지 타의에 의한 것인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덧없는 기억속에 조각으로 남아 있는데 말이다.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지성에게 존재하는 또다른 여자.나채리!!어느 날 자신의 집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는 여자를 발견한다면..그리고 의문인 사실인 자신은 모든 옷을 입고 있지만 여자는 알몸이라는 사실이다.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둘은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데..이 무슨 이해되지 않는 조합일까.그리고 한달여가 지난 뒤 떠나버린 그녀를 찾아나선 지성은 그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지 못하는데..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 존재가치를 떠남으로써 느끼게 되는 상실감으로 찾아온 나채리라는 여자.하지만 그녀는 지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접근한것일까...
소설은 단순하게 흘러가는듯..떄로는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듯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는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다.물론 책을 읽는 관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작가의 생각을 제대로 똑바로 주시하며 제대로 읽어가는 표본의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들도 존재할테지만 그러하지 않는 독자들도 분명 존재하리라.각각의 바라보는 관점에서 책은 어떤 정의를 내릴수 있을듯한 소설이었다.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진실은 무엇일까에 물음표를 던지며 이야기로 접근할 수 있을때까지 독자들을 책속으로 이끌어내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기도 하다.많은 생각으로 책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게 만드는 소설!! 또 한권의 색다른 매력으로 가득찬 소설을 만난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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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문학평론가 지성은 자신의 침대에서 모르는 여자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게 된 사실에 혼란스럽다. 거기에다가 하루 아침에 미투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몰락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더 당황스러울 뿐이다.
계속해서 자신을 지목하는 미투 사건과 더불어 피해자의 자살이라는 사건이 더해지고, 일거리가 끊여저 나가는 것에서 사회적 생명이 끝났음을 알게 된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글은 더 이상 읽을 가치가 없기라도 하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손절했다.
소설임에도 최근 일어난 사건과 오버랩되면서 지성이 일방적으로 당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일이 있었던 날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을 하지 못하는 지성에게는 자신의 무고를 증명할 방법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다가 사건의 반전이 일어나게 되면서 그날의 비밀이 풀리는데, 바로 자작미투였다. 무고죄에 해당하는 일이 어처구니없게 벌어졌음을 알았을 때, 주인공이 심적으로나마 얼마나 괴로웠을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이 거짓이라고 해서 그가 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 전, 철없던 시절 같은 업계에서 일하던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자마자 이별을 택한 그에게 여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무례한 방법으로 이별을 당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나는 절실하게 느낀다. 상대가 준비되지 못하고, 이해햐지 못한 이별은... 특이 여자에게는 미투라는 거짓을 통해서라도 상대를 몰락하게 만들고 싶다는 한을 품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남자들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건사고가 많은게 요즘이라 참 씁쓸하다..
아무튼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캐리어와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집에서 나가지 않는 미지의 여인에게 점점 빠져들면서 위로받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자신의 집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발견하고, 냉정하게 쫓아내버렸다. 그렇게 자신의 명성을 되찾고, 찝찝하던 여자도 없어졌지만........ 그리워서 그녀의 흔적을 찾지만 어디에도 없다. 그러다가 뜬금 없는 곳에서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지성에게 또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전하며 책은 끝이 난다.
그녀의 입장으로 써 내려갈 연결된 또다른 소설책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성을 대신해.. 왜 그의 집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왜 그곳에서 계속해서 지내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또 다른 소설책<어느 날 몸 빡으로 나간 여자는>이라는 다음 소설에서 밝혀진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 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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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현실의 반영이니 만큼 페미니스트, 남성연대라는 용어가 튀어나오고 역대 지지율 높은 정부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섞여 나오는 걸 보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인 것 같다. 성 추문과 미투 사건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시절의 언론, 문학계와 문인들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시인 이민주와의 인연이 25년 된 지성에게 그녀의 '사랑한다 김지성'이란 말에 기억을 더듬어 본다. 매혹적인 외모를 가진 민주라는 여자와. 왜 그랬을까. 어쩌다 그랬을까. 번번이 그랬던 것처럼 그날 밤의 기억은 깨끗하게 잘려나가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확인하는 민주에게 복잡해지기 싫어서 진심이 아니었다고 하며 돌려보냈다. 며칠 후 일이 터졌다. 이민주 미투 김지성이라는 단어가 인터넷 검색어 1,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민주의 자살 뉴스가 뜬다. 그런데 반전의 사실이 서서히 밝혀진다. 그리고 채리는 누군가?
한바탕 미투 사건이 휘몰아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여러 가지 정황을 배경으로 소설 작품이 나오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시대마다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지성의 위선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스토리가 또 하나의 장치이자 인생의 한 단면임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여운을 남기는 소설로 한번 읽어 볼만 하다고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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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보니 생판 모르는 여자가 내 옆에 누워있다. 그것도 나체로‥ 첫 장부터 전개가 흥미로웠다. 달달한 로맨틱 소설인가? 싶었지만 이 작품은 성폭력 미투가 주제다.
책의 배경은 글쓰는 문인들이다. 최영미 시인에게서 시작했던 우리 사회의 미투운동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주인공의 이름도 지성이다. 이 사회의 상위집단이라 일컫는 지성인 집단의 이중성을 꼬집고자하는 의도인것처럼 느껴진다. 주인공 지성은 어떻게 생판 모르는 채리라는 여인이 어떤 연유로 나체로 내 침대에 누워있었는지, 또 자신을 미투 성폭력범으로 지목하고 세상을 등져버린 민주와의 하룻밤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소설은 '술'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작가의 현실비판이 뾰족하게 다가온다. 술은 기억을 잃게 한다. 기억나지 않는 일에 대한 범죄는 사실 우리 사회에서 상당 부분 면죄부를 주었던 게 사실이다. 얼마나 많은 성추행, 성범죄가 술자리에서 일어나는가? 반대로 보면 무수한 사랑이 꽃피우는 것 역시 술자리에서 일어난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이 소설의 반전은 뒷부분에 등장하는 전소현이라는 여인이다. 젊은 시절 지성은 소현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요즘 말로 썸을 타던 상황에서 벌어졌던 일, 그러나 결국 술김에 완력을 행사한 성폭력이었고 그후 지성은 소현을 외면했고 오랜시간 살아오면서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허락하지 않는 이성의 몸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라는 게 이 책의 메시지다. 미투운동,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며 살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두가지가 성추행과 음주운전으로 꼽힌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다. '언어폭력'이다. 이 책을 통해 성에 대한, 나아가 인권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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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할 때 몰랐던 사실 하나. 이 소설이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과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어떻게 이어질까 하는 의문을 가졌는데 마지막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나의 사건을 다르게 보고 각자 자기만의 서사를 펼쳐나간다고 하는데 지성의 집에 살았던 그녀의 시선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일단 지성의 시선을 따라 가보자. 부제도 ‘지성의 이야기’이지 않은가. 읽다 보면 내가 아는 출판사와 신문사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소설 속에서 다룬 이야기의 사실 여부가 궁금해진다.
지성의 이야기는 크게 두 줄기다. 하나는 문학평론가였던 지성이 문화평론까지 하는 현실 속에서 마주한 출판과 진영 논리의 문제고. 다른 하나는 어느 순간 우리를 집어삼킨 미투 운동이다. 개인적으로 추론하면서 읽은 문학평론가 지성의 분석과 이해가 상당히 재미있었다. 문학세상을 문학동네로 바꿔 읽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고, 신화일보는 조선일보로 당연하다는 듯이 연결시킨다. 소설가나 시인의 작품에 대한 정밀하면서 날카로운 분석은 나의 지적 이해와 상관없이 흥미롭고 상당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여기에 나의 지적 허영 한 자락이 살짝 발을 걸친다.
지성이 숙취 속에서 잠을 깬다. 옆에 낯선 여자가 나체로 누워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나채리. 지성은 그 어떤 기억도 없다. 여자의 벗을 몸으로 그의 곁에 누워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술집에서 취한 상태로 만나 방으로 왔다는 것 정도다. 일이 있어 나가면서 그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하지만 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고, 둘은 몸을 섞고, 같이 밥을 먹는다. 아내와 별거 상태에 있는데 나채리의 약간 살집 있는 몸이 그를 안정시킨다. 지성의 나이는 53세, 나채리는 스스로 35세라고 말한다. 정확한 것은 지성밖에 없다. 지성에게 나채리의 흔적이 조금씩 스며들지만 시간이 더 걸린다.
초반 문학계 내부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의 시선을 끌었다면 앞에 잠시 언급되었던 미투 운동이 지성을 대상으로 삼으면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성공한 시인 민주를 강제로 성추행했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그의 모든 일들이 떨어져 나간다. 그는 기억도 하지 못한 일이지만 피해 여성 민주가 죽으면서 그는 모든 사람들의 질타 대상이 된다. 사실 여부에 대한 정확한 확인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나락에 떨어진 지성의 이야기가 한 동안 펼쳐진다. 이런 그에게 힘이 되어준 인물이 나채리다. 자신은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지성은 진보 진영에서 글을 쓰고 평론을 했지만 진영 논리를 벗어나 사실을 두고 발언을 했다가 진보 진영에서 큰 반발을 마주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진영의 논리가 내쪽에서 작용한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지성의 사건에 반전이 일어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사실보다 자신들이 믿는 바가 더 중요하다. 이것은 지성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을 나중에 깨달았을 때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가 양심 있는 지식인이란 사실을 보여주지만 그의 삶이 과거 한국 평균 남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갑자기 성추행 등으로 무너진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이 떠오른다.
자신이 내세운 가치관이, 동료와 친구들이 하나의 주장 때문에 자신을 거꾸로 찌른다. 과거의 나쁜 습관들이 미투 운동의 물결 속에 그들의 반성을 끌어내고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보다 질타하고 추락시키고 모욕하기 바쁘다. 인간과 업적을 구분하기보다 하나로 묶어 쓰레기처럼 매도한다. 이 부분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한다. 글과 사람을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간단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하기만 하겠는가. 지성의 몰락에 동참한 문인 등의 비판에 작가의 시선이 하나씩 담기고, 피해자의 주장에 절대성을 부여하는 문제를 돌아본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현실의 사건들과 연결된 것들이 하나씩 보인다.
지성의 이야기를 읽다가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채리를 가끔 생각한다. 그녀가 왜 이 집에 따라왔을까? 그녀가 밝힌 사실 하나에 의문을 던진다. 뒤로 넘어가면서 하나의 가능성이 떠오른다. 사실 여부는 다음 이야기에서 나올까? 한 셀럽의 몰락과 기억하지 못한 대화의 기록이 반전으로 이어지지만 그 이면에 나온 또 다른 사실이 진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의 사건, 사실을 떠나 자신들의 생각을 내뱉고 서로 절연하고 욕하고 비난하는 댓글에 대한 짧은 묘사는 좋게 보면 공론과 토론이지만 나쁘게 보면 그냥 자기 욕망의 배설이다. 밝혀진 사실보다 자신들의 추론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또 다른 현실 사건이 떠오른다. 여러 부분에서 현실의 사건과 모습들이 이 속에 녹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