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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산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은 해야겠고 방법은 모르겠어서 무작정 동네 뒷산부터 달려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코스도 완만하고 길어야 두 시간 정도면 산행이 끝나니 전문적인 분들이 보면 '이게 등산인가' 싶을 것 같습니다. 이 책도 내용을 읽기 전에는 괜히 긴장했습니다. 저자분이 30여년 산을 타셨다니 제 등산을 보고 코웃음 칠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런 등산도 괜찮다, 이런 등산도 있다 하는 식으로 그간의 등산 이야기가 담담하고 솔직하게(그리고 개그욕심도 잊지 않고) 담겨있습니다. 뜯어보면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등 어마어마한 산행기도 있는데 말입니다. 산에 대한 여러 인문학 책에 대한 언급도 중간중간에 들어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어깨에서 힘 빼고 쓰신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일독하기 좋은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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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좋은 점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영역의 일들도,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의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등산이라는 좀처럼 친해지지 않는 분야를 책이 아니라면 과연 만날 수 있었을까. 책이라는 연결고리로 만난 <밥보다 등산>은 그래서 특별한 독서 경험이었고, 몰랐던 등산의 즐거움을 알게 한 책이다.
<밥보다 등산>은 저자가 30여 년간 200여 번 넘게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담백하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등산에 관한 책이 많기도 하고, 너도나도 전문가인 요즘 세상에 이 책이 좋았던 건 30년이나 등산을 했으면서 겸손하게 글을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이런 산에 가라, 등산하면 이런게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산에 올랐고, 이런 경험을 했으니 당신의 등산에 아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등산에 대한 책이라기 보단 등산이 배경이 된 한 청년의 성장기처럼 느껴졌다.
"등산과 독서는 닮았다. 우선 산이 많듯, 책 역시 다양하다.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안 읽듯, 한 번 간 산도 좀처럼 가지 않는다. 동네 뒷산이 아닌 한, 책에 베스트셀러가 있듯 한 중에서도 명산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데, 베스트셀러를 좇는다고 해서 참된 독서가가 될 수 없듯 명산만 오른다고 해서 뛰어난 산객이 될 수 없다. 자신에게 맞는 책과 산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비로소 삶을 견디는 게 아니라 즐길 수 있을테다." _에필로그 중에서
역시나 그의 이야기중 가장 좋았던 건 등산을 책에 비유한 글이었다. 왜 그가 등산에 빠졌는지, 등산의 무엇이 좋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등산이 책 읽기와 같다면, 어쩌면 나도 등산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바람처럼 나도 그의 <밥보다 등산> 2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40대의 삶에서 산이란 어떤 의미일지, 산으로부터 어떤 것들을 얻었는지 꼭 들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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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현재 온라인서점의 인문MD인 손민규 작가다.저자는 서른 해 동안 우리나라 산 100여 곳을, 200여 번 넘게? 오른 사람으로서 이 책을 통해 다녀본 산들의 매력을 전한다. 신혼여행에서도 산으로, 소중한 반차(연차)의 시간에도 산으로, 10년 근속 포상휴가에도 산으로, 심지어 결혼식을 축하해주러 가서도 식장을 들어서기 전후로 산을 타고 오는 .. 저자의 산에 대한 이야기이니 아주 읽어볼 만하지 않는가. 책에는 저자가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을 거쳐 군대를 가고 회사입사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경험한 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인생을 걸어가는 그 시기시기마다 겪은 고민, 방황, 힘듦 등은 내가 겪어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이 된다. 서점 인문MD 이자 종교학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 답게 책은 인문학적인 사색을 하게 만드는 포인트들도 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 산 만큼은 꼭 가보고 싶다 하는 산이 나올텐데, 나에게 그 산은 봉래산이었다. 동해 바다와 남해 바다가 만나는 광활한 태평양을 조망할 수 있고, 산과 도시가 어우러진 부산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 끝에는 거제도가, 북쪽으로는 금정산과 양산 천성산이, 동쪽으로는 광안리와 해운대 해수욕장이, 날이 좋은 날은 동남쪽으로 대마도까지 보인다. (P. 35) 저자가 아내와 연애할 적 다녀온 춘천 삼악산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빵 터져 웃고 공감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연애시절 남편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산에 같이 안 갈래? 삼악산이라고." 하길래, 설레는 마음으로 "좋아 좋아. 갈래" 하며 따라갔거늘.. 산은 거의 다녀본 적도 없던 시절에 나는 바위산을 만나고 울면서 겨우 정상까지 이르렀었다. 그 날 심하게 놀랐던 나는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신랑과 단둘이는 산에 가지 않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중간중간 저자의 아재 개그에 하마터면 먹던 물을 뿜을 뻔 하기도 했다. 아재 개그는 내 스타일이 아닌데 자꾸만 빠져든다. 산의 매력을 알지만 요즘들어 특히 여러 핑계거리를 대며 산에 가기를 주저했던 나에게 이 책은 다시 산으로 가보고 싶게 만든다. '여길 왜 온거지' 싶다가도 산 높은 곳에 올라 탁트인 경치를 마주하면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였던 그 시간이 떠오른다. 내려오는 길은 한결 수월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다 내려와서는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 그렇게나 맛있었던 그 날이 생각난다. 조만간 산으로 가야겠다. 내 수준에 딱 맞는 어렵지 않은 산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