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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는 내게 있어서 그리운 작가이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과서에 일부 또는 전편이 실린 소설이 200여 편 되겠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이 도데의 『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라도 교과서에만 실리면 재미가 사라진다고 하지만 이 작품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게 있어서 알퐁스 도데는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기도 했다.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알퐁스 도데는 나와 상당한 인연이 있는 작가였다. 중학 시절에 읽은 스테파니 아가씨에 대한 목동의 연정을 담은 『별』이 너무도 강렬한 인상을 준 나머지 나는 오직 그 작품만 기억했지만, 사실은 그의 작품을 여러 편 읽은 바 있다.
『마지막 수업』 은 독일군에서 점령되어서 더 이상 프랑스어를 배울 수 없게 된 알자스 마을을 배경으로 국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도 중학 시절에 교과서에 있었다.
『스갱 씨의 염소』는 늑대의 위험에도 무릅쓰고 자유를 갈구하며 탈출한 염소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초등학교 시절에 어느 어린이 신문에서 읽은 바 있다.
『퀴퀴냥의 신부』는 성당에 오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미 떠난 그들 가족의 영혼이 천국과 연옥에서도 없었고 모두 지옥에 있었다는 꿈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마을 사람을 회개시키는 장면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인 세피아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다.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과 『들판의 군수』도 초등학교(어쩌면 중학 시절인지도) 시절에 동화책에 읽었다.
문제는 학창 시절에 도데의 작품을 이렇게 여러 편이나 만났지만, 나의 기억에는 오직 『별』만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작품은 지은이가 도데인 것을 몰랐거나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내가 읽은 많은 작품들의 작가가 도데인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짝꿍의 예쁜 얼굴은 영원히 남아있지만, 그녀가 어디 사는지, 누구와 가장 친했는지, 어떤 과목을 좋아했는지 등은 모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그녀가 어디에 살았는지, 누구와 친했는지, 어느 과목을 잘했는지 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직 그녀가 좋을 뿐이니까. 내게 있어서 『별』은 그런 작품이었다.
둘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들이었다.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물레방앗간의 편지'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시골 동리마다 물레방아가 있었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나 나도향의 『물레방아』같이 작품의 소재가 된 경우도 많다. 물레방아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상징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은 고향 이야기이다. 도데가 사랑했던 프로방스 지방의 이야기, 동서양의 시골 분위기나 인심은 같지 않겠는가. 때로는 황당한 이야기도 있지만, 『전설 따라 삼천리』를 듣거나 읽으면서 황당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고향의 이야기들이 아늑하게 담겼을 뿐이다.
셋째,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나는 『별』을 수십 번도 더 읽었을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위해서도 읽었고, 재미로도 읽었다. 교사가 된 뒤에는 교과서에 실려 있으니 교재연구를 위해서 읽었다. 이렇게 여러 번 읽으면 싫증이 날 만도 한데,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교과서에서만 『별』을 읽은 것이 아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온 책에서도 『별』을 만나기도 했다. 다른 책에서 『별』을 만났을 때 결과는? 아쉽지만 대부분 씁쓸함을 느꼈다. 어른이 된 뒤에 어린 시절 연정을 품었던 소녀를 만났을 때, 청초함과 순수함이 사라진 그녀의 모습에서 환상이 깨지는 아픔을 느낀 아쉬움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별』에서 그런 마음을 느낀 이유가 무엇일까? 내게는 교과서의 문체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에서는 교과서에서 느낀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원복 역자가 옮긴 소담출판사의 이 책에서는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아쉬움은 없었다. 아무리 번역을 훌륭하게 했다고 해도 똑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이원복 역자의 연구와 노력이 느껴졌다. 개신교와 천주교는 같은 신을 믿고 있지만 두 종교에서는 표현하는 용어가 다른 경우가 많다. 가톨릭에서는 '하느님, 영세, 미사, 알렐루야, 성가 등'이라고 표현하지만, 개신교에서는 '하나님, 세례, 예배, 할렐루야, 찬송가 등'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신교 신자가 천주교 신자보다 많다 보니 소설이나 만화 등의 번역에서 이것을 혼동해서 '천주교 예배, 천주교 세례 등'이라고 잘못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는 천주교 신자가 많고, 알퐁스 도데의 작품에도 가톨릭의 정서가 흐르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에서는 천주교 용어를 정확하게 표현했다. 천주교에서도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만과(저녁 기도), 성하(과거에 교황에 대한 존칭), 첨례(과거에 축일의 표현) 등을 정확하게 옮긴 것을 보고 놀랍기도 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알퐁스 도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정을 느끼며 읽을 수 있을 듯하다. '프로방스의 색채를 가득 담은 선물 같은 소설'이라는 부제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 소담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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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나 우화처럼 담백하고 꾸밈이 없는 글을 쓴다는 건 오히려 어렵다. 더구나 길이에 제한이 있는 짧은 글을 통해 글쓴이의 의도를 독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쉽고 담백한 글을 쓰는 작가에 대한 독자의 찬사와 경탄은 찾아보기 어렵다. 찬사는 고사하고 무시와 조롱이 뒤따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쉽게 읽히는 글일수록 작가의 더 많은 피와 땀이 요구된다는 걸 독자들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뭔 뜻인지 이해도 되지 않는 현학적인 글을 천의무봉의 완벽한 글인 양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는지 나는 이따금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그랭구아르, 이건 자네와 나, 우리 둘만의 속내 이야기인데, 까만 털의 젊은 수컷 영양이 여복이 있었던지 블랑케트의 마음에 든 모양이야. 두 연인은 한두 시간 동안 숲에서 쏘다녔어. 녀석들이 무슨 말을 속삭였는지 알고 싶거든 이끼 밑에 숨어서 졸졸 흐르고 있는 수다쟁이 샘물에게 물어보게." (p.45 '스갱 씨의 염소' 중에서)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집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레벤망」지와 「르피가로」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출판한 책으로,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대부분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을 배경으로 씌었다. 프로방스의 날씨, 풍경, 전설 등을 소재로 하여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가미된 아름다운 작품은 읽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의 소설은 동정심이 많은 인간성과 사물 및 개인의 신비에 대한 외경심도 포함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그의 소설은 모파상이나 찰스 디킨스와도 유사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나는 프로방스 농부들이 이야기할 때 곁들이는 멋진 지방 속담이나 대중적인 속담 혹은 격언 중에서 이보다 더 생생하고 독특한 속담은 들어보지 못했다. 나의 풍차 방앗간에서 60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앙심을 품고 복수를 벼르고 있는 사람에 대해 말할 때 이렇게 내뱉는다. "저 사람! 조심들 하게! 7년 동안이나 뒷발질을 벼르고 별렀던 교황의 노새 같은 사람이니까!" 나는 도대체 이 속담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교황의 노새가 어떤 것이며, 또 7년 동안이나 참았다는 뒷발질이 무슨 뜻인지 알아내려고 꽤 오랫동안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수소문했다." (p.68 '교황의 노새' 중에서)
작품 중에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시골의 풍경이 변하게 되고 농경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며 지켜오던 전통이나 풍습이 파괴되고 급기야 농촌사회가 무너지기 시작한 지중해 연안 지방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이는 증기 제분 공장이 들어서면서 일거리를 잃게 된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로 대표된다. 뿐만 아니라 <메뚜기 떼>처럼 작가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사실에 기반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세관원>,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내의 전설> 등 비극적인 내용의 작품도 있다.
"경제적 고통과 오랜 지병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을 끈기 있게 극복해 가면서 창작 생활에 온 힘을 기울인 도대의 모든 작품에는 소외된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 현실에 대한 씁쓸하고도 냉정한 인식, 당시 프랑스 사회에 대한 예리한 풍속 묘사 등 생생한 감동이 녹아 있다." (p.292 '역자 후기' 중에서)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평생 종지기로 살면서 아름다운 동화를 남긴 아동 문학가 권정생 선생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지병과 가난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맑은 눈을 잃지 않았기에 도데의 작품 속에서도, 권정생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순수함에 깃든 푸른 감동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평생을 고위 공직자로 살면서 단 한 번도 가난한 자의 편에 서지 않았던 자가 표를 위해서라면 서민의 대변자인 양 잘도 꾸며대는 작금의 세상에서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성 회복, 바로 그것이 아닐까. 알퐁스 도데의 <풍차 방앗간의 편지>를 읽는다는 건 누군가를 향해 보복의 정치를 꿈꾸는 이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라고 나는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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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참 많이 들었던 이름이다. 작가님의 이름을 들으면 '마지막 수업'과 '별'이란 작품이 생각난다. 당시엔 억지로 읽어서 참 재미없고 읽기 싫다는 생각만하면서 읽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난 작품은 조금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단편도 꽤 괜찮구나... 단편도 이해가 되려면 되는구나... 이런 저런 생각들로 풍차 방앗간의 풍차를 돌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거 소설이 맞는건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머릿말 부분의 알퐁스 도데의 계약건은 왠지 실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아니면 소설의 한장면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다만 에세이같은 소설의 포문을 여는 듯 하여 나쁘지 않았다. 방앗간을 사려고 계약을 하는 알퐁스 도데라니... 소설집은 총 2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눈이 제일 가는 소설은 역시 '별'이다. 한번 읽어봤던 작품이라 눈길이 가는 듯 하다. 다른 작품들 중 일부는 제목은 들어본 것 같은데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대신 작가님의 글들이 표현이 유려하다는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 작가님의 멋스러운 글들을 한편도 아니고 총 25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머릿말부터 사람을 끌어당긴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분간이 안되는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문장을 읽는 내내 웃게 되는 부분이 있고 심각해지는 부분이 있었으며 그저 멍하니 생각에 잠기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표현력에서 오는 감상의 순간들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하지?하며 감탄하게 된다. 방앗간에 있는 토끼들을 어떻게 저렇게...
상황들에 대한 묘사 또한 멋지다. 꼭 내가 그 상황이 된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눈앞에 상황들이 모습들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유려하고 수려한 표현력 때문이겠지... 그로인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던 단편도 단숨에 이해되고 느끼게 된다.
뒷이야기가 궁금하면서도 여기서 끊지 않았다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 '별' 뿐 아니라 작가님의 다른 단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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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편의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속으로 떠나는 여행 "
알퐁스 도데의 <풍차 방앗간의 편지>를 읽고
따스한 애정과 공감, 유쾌한 풍자 프로방스의 색채를 가득 담은 따뜻하고 예쁜 소설
어린 시절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으며 반짝반짝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던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그 아가씨를 남몰래 짝사랑하던 젊은 목동의 이야기에 마음이 설레었다. 그렇게 나에게 알퐁스 도데의 작품은 전원적이고 목가적이고 순수한 이야기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어렸을 때 풋풋한 향수로만 아련히 남아있던 알퐁스 도데를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3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난 알퐁스 도데의 이야기들은 는 여전히 나에게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주었다. 따스한 문체와 동화 같은 이야기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대표 작가인 알퐁스 도데,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번에 소담출판사의 고전 명작 시리즈의 신간 작품으로 만난 『풍차 방앗간의 편지』에는는 내가 좋아하는 「별」 작품을 포함하여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알퐁스 도데의 소설 중 25편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25편의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개성있고 재미있게 느껴저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동화같은 이야기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는 알퐁스 도데가 20년 동안 버려져 있던 프로방스 지역의 풍차 방앗간으로 입주를 오면서 시작된다. 그가 그 방앗간에서 머물면서 만난 인물과 들은 이야기들, 체험담, 추억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들은 구성되어 있다. 그는 주로 자신의 고향인 남프로방스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과 행복과 기쁨 그리고 애환과 슬픔을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으로 목가적으로 구성해 놓았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이 동화적이고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처음 그가 풍차 방앗간에 입주하는 날 느꼈던 기쁨과 행복이 「방앗간에 입주하는 날」이야기에 잘 드러나 있다. 먼지 쌓이고 버려진 그 풍차 방앗간이었지만, 알퐁스 도데에게는 그 곳이 지상낙원과도 같았다. 그동안 파리의 복잡하고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에게는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우뚝 서 있는 풍차 방앗간이 마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찾은 <월든의 숲>과도 같았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피리 소리, 라벤더 밭에서 지저귀는 마도요, 길에서 들려오는 노새들의 방울 소리……. 프로방스의 이 모든 정겨운 풍경은 찬란한 햇빛을 받아야 비로소 되살아난다. (중략) 이곳은 바로 내가 찾던 호젓한 곳, 말하자면 신문이며 마차며 안개 따위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진 향기롭고 따뜻한 곳이 아닌가! 또 내 주위에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이곳에 정착한 지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머릿속은 감명과 추억으로 넘쳐흐른다…….
그런데 왜 풍차 방앗간은 이렇게 20년 동안 사용되지 않고 쓸모 없이 버려졌을까. 그 이유는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코르니유 영감은 풍차 방앗간을 운영했고 마을 사람들이 밀가루에 대한 수요가 높아 그 당시 방앗간을 잘 운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증기 제분 공장의 등장으로 풍차 방앗간은 일거리를 떨어져서 결국은 문을 닫게 된다.그러나 풍차 방앗간을 포기할 수 없었던 코르니유 영감은 거짓으로 방앗간이 운영되는 척 한다. 그렇게나마 방앗간을 운영해야만 했던 코르니유 영감의 절망과 슬픔과 헛된 자존심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바로 그 방앗간이 지금 알퐁스 도데가 머물고 있는 방앗간이란다.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과 변화라고 하지만, 그렇게 풍차 방앗간이 버려져서 퇴물취급 받는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끝이 있겠지만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어찌하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론강의 거룻배 시대, 옛 프로방스 의회 시절, 커다란 꽃무늬 재킷 시대가 지난 것처럼 풍차 방앗간의 시절도 한물갔다는 걸 인정해야지.
「스갱 씨의 염소」에서는 자유를 느끼고 구속받고 싶어하지 않았던 한 염소 이야기가 나온다. 자유와 목숨 중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끝내 자유를 택하고 목숨을 빼앗긴 선택을 하는 염소, 그 염소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었을까. 그리고 이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프로방스 지역에 전해오는 이야기란다. 밤새도록 늑대와 싸우다가 아침에 잡아먹혔다는 스갱 씨의 염소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무슨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이렇게 서문 이외의 24편의 작품들은 프로방스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그 지역 인물, 풍경, 날씨, 풍물놀이, 풍속, 민요, 전설 등을 소재로 하여 구성이 되었다. 거기에 알퐁스 도데의 시적 상상력과 섬세하고 감수성이 뛰어난 통찰력을 가미하여 알퐁스 도데만의 독특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탄생하였다. 알퐁스 도데 자신도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들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며 사랑하는 아내에게 헌정했다고 한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작품인 「별」도 이 단편집에 수록이 되어 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젊은 목동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아름다운 알프스 산의 밤하늘 풍경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다. 알프산의 산과 하늘, 초원, 계곡, 동물과 인간의 서정, 별처럼 순수하고 맑은 사랑 등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눈 앞에 보이는 듯하다.
우리 주위에서 별들은 양 떼처럼 온순하게 말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알퐁스 도데는 풍차 방앗간에 입주해 있는 동안 여러 지역을 여행하기도 한다. 모르니 공작의 비서로 근무할 때는 남프랑스를 여행했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알제리에 가기도 했다. 또한 휴양차 코르시카, 퐁비에유를 여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여행하면서 쓴 이야기들이
또한 종교적인 열광, 종교적인 삶, 종교적인 믿음과 신념 등을 다룬 작품들도 보인다. 그 작품들은 수도원 신부들과 수사를 주인공으로 하였는데, 「퀴퀴냥의 신부」, 「세 번의 독송미사」, 「고셰 수사의 약초 술」 의 작품 속에서 신실하고 독실한 신부의 모습보다는 부패하고 타락하고 신실하지 않은 종교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야기들을 알퐁스 도데는 아마도 우리는 종교적인 열망을 가지고 신실하고 독실한 생각과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갑자기 그라브종 주임 신부는 두려움에 떨더니 이야기를 중단하고 이렇게 말했다. "야단났네! 내 교구의 신자들이 이 노래를 들었으면 어떻게 하지!"
또한 이 책에는 지역의 풍속이 잘 드러나 있는데 그 풍속 중에서도 프로방스에서 옛날부터 전승되어 온 민속 무용인 '파랑돌'이 「아를의 여인」, 「교황의 노새」, 「시인 미스트랄」 작품 속에서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작품들을 통해서 지역의 문화와 풍습에 대해 배우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고 효과적인 것 같다.
파랑돌이 준비되고 있었다. 종이를 오려서 만든 초롱불이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춤을 추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윽고 파랑돌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나자 모닥불 주위에서 밤새도록 열광적이고 떠들썩하게 지속될 원무가 시작되었다. -p.182 「시인 미스트랄」 중에서
이처럼 25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기쁨, 행복, 슬픔, 애환, 우수와 낭만 등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추운 겨울, 몸과 마음도 코로나로 인해 움츠리고 우울한 이 때, 알퐁스 도데가 선사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적인 세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나에게 어릴 적 감성과 추억 소환과 함께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 순수함과 낭만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이 책 덕분에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어렸을 때 느꼈던 순수한 기쁨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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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이야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책을 읽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그렇다고 여행기는 (정중하게) 사양~! 가을빛이 내 눈으로 보이는 곳곳에 스며들었다.
의 언덕, 하늘거리는 갈대, 풀이 눕고 일어섦.... 완벽한 가을 조합이다. 이 가을을 느끼기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만한 것이 있을까? 드넓은 프로방스 초원에 가을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상상된다. 가을 걷이를 한 후, 프로방스 언덕배기로 넘어가는 마차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갓 수확한 밀을 가루로 빻아내는 풍차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 해 넘어갈 때 붉게 물들어가는 언덕배기 저녁 놀...... 주옥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스며있다. 어쩌면 자연에게서 멋진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학창시절 때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느낌은 사뭇 다르다.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단편 소설 24편을 모아 「풍차 방앗간의 편지」로 엮었다. 알퐁스 도데가 풍차 방앗간을 현금 주고 일괄 계약으로 매매했다. 호젓한 자신만의 공간이 될 방앗간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시작(詩作)에도 활용할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풍차 방앗간을 매매했다고 하는데.... 역시 호기심 가득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이는 자연은 무궁무진한 작품 세계로 데려준 듯 하다. 깊은 사색은 사실적인 묘사를 가능케했고, 폭넓은 감수성을 선물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들은 뭉클하면서 아름답다.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겠지만...
19세기 중, 후반 프로방스 지역에 대한 동경과 환상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예술가들이 프로방스를 예찬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희미한 노란 가스등과 즐겨 마셨던 압생트 등 당시의 생활 풍습과 문화, 사회를 엿보는 듯 좋았다. 시인과 화가가 보는 프로방스의 풍경은 사뭇 다르구나!
작품들은 알퐁스 도데가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웃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나 전설 등 다양하게 엮어져있다.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듯한 말투는 참 다정하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기쁨과 교훈, 슬픔과 회한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한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이야기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이다. 세 번의 미사, 자정 미사를 끝으로 성탄절 전야 만찬 순서가 있는데 신부님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축복 넘치는 미사에 집중하기보다 만찬에 마음 가 있다. 만찬에 나오는 훌륭한? 요리들을 빨리 맛 볼 생각에 미사를 얼렁뚱땅 해치우는 식으로. 식탐이 신부님의 마음에 가득했다.
'서둘러 끝냅시다. 서두릅시다..... 우리가 미사를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빨리 만찬을 먹을 수 있잖아요. 휴, 첫 번째 미사는 끝났다! 뗑그렁 뗑! 뗑그렁 뗑! 이번에는 식탐의 악마에 완전히 넘어간 불행한 신부는 미사 경본에 달려들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마치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듯이 책장을 빠르게 넘겼다. 그리고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가 일어나면서 성호를 긋고 무릎을 꿇었으며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모든 동작을 짧게 했다..... 시간이 너무 걸리는 긴 구절은 아예 입을 벌리지도 않고 앞부분만 말하고 뒷부분은 대충 얼버무려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밤참을 먹을 시간이었다. 밤참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쌍한 발라게르 신부는 초조감과 식탐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193-195쪽)
믿는 사람으로 찔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비단 식탐이 아니라 다른 곳에 마음이 가 있어서 예배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오전 9시 딱 한 번 예배인데, 그 예배를 통해 일주일을 살아갈 힘과 위로를 얻는데. 너무 소홀히했던 예배, 발라게르 신부는 다름아닌 내 모습이 아닌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는 아울러 나와 내 삶을 들여다보고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에는 교황/신부/수사 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도 많다. 조용한 듯 익살과 해학(희화화), 풍자의 대상이 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오늘 지금 이 시대에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많을 것 같다. 존경과 모범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알퐁스 도데의 책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가을 걷이 끝낸 넓은 들판에 새들이 찾아온다. 수확한 밀을 빻으러 가는 농부들의 마차는 경쾌하다. 풍차 방앗간의 풍차는 가을 바람을 앞세워 부지런히 돌고 돈다. 아울러 시간이 흘러 낡고 퇴색된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산다. 시간이 멈춘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다시 시간이 살아나 움직이게 한다. 여기저기서 건네받은 이야기들은 편지가 되어 전해지고 전해진다. 따뜻한 가을볕의 온기가 풍차 방앗간에 드리워져있다. 선물 같은 소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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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버스에 자리를 잡고 이 책을 펼쳐 고작 한페이지정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지금 있는 곳이 서울의 도로를 달리는 버스가 아니라, 프로방스의 풍차가 있는 마을을 지나가는 마차안에 있는듯했다. 내 앞에는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소나무 숲이 언덕 기슭까지 급경사로 이어져 있다. 지평선 저 멀리 뾰족한 능선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알피유산맥...... 바람 한 줄기 없는 정적..... 때때로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피리 소리, 라벤더 밭에서 지저귀는 마도요, 길에서 들려오는 노새들의 방울 소리... 프로방스의 이 모든 정겨운 풍경은 찬란한 햇빛을 받아야 비로소 되살아난다. p13 한글자, 한단어, 한문장을 천천히 눈으로 읽어 머리속으로 그 장면을 그려가다보면, 화자와 하나가 되어, 프로방스의 그 마을의 스쳐가는 바람, 소리들이 느껴지는 듯, 작가님이 등장인물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과 묘사는 가보지 않은 그곳을 마치 알고 있는 장소인듯 느끼게 해준다. 프로방스 지방의 우거진 숲의 계곡 언덕에 풍차방앗간을 구입한 시인 알퐁스 도데, 본인을 가상으로 등장시켜, 그가 풍차 방앗간에 살면서,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며 겪은 이야기 혹은 들은 이야기를 재창작하여 24편의 단편으로 실은 책이다. 바로 그 순간 아름다운 별똥별 하나가 우리 머리 위를 지나서 울음소리가 나는 쪽으로 사라졌다. 마치 우리가 방금들은 울음소리가 그 빛을 싣고 가는 것 같았다.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게 뭐에요?"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입니다, 아가씨." p56 / 별 알퐁스도데 작가님의 이름을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 '별'. 양치기 소년을 위해 음식을 가져다 주었던 스테파네트 아가씨, 그와 함께 별을 보며 별자리를 이야기하는 양치기의 이야기. 아주 오래전 읽은 이야기를 이번에 완역한 책으로 만나서, 천천히 한문장씩 읽는 시간이 되었다. 파리에 사는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방문하는 '노인들'은 늙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노부부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정겨운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이었다. 문지방에서 밝은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메트 할머니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역시 내 남편이야. 아직도 저렇게 잘 걷고 있잖아." p142 시찰에 나선 군수가 연설문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들판의 군수'편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짧은 환상동화를 읽은 것 같았다. 작은 숲 전체가 공모해서 연설문을 작성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니..... 향기에 도취하고 음악에 황홀해진 군수님은 자신을 사로잡은 신선한 매력에 저항하려고 무척 노력했으나 헛수고였다. p154
'오렌지'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파리에서 오렌지는 나무 밑에서 주워 온 낙과처럼 서글프게 보인다. 비가 자주 오고 추운 한겨울에 오렌지가 파리에서 도착하면 빛나는 껍질과 진한 향기는 조용한 풍미의 수도에 기묘하고 다소 방랑적인 모습을 제공한다. 안개 낀 저녁이면 오렌지는 작은 손수레를 타고 빨간 기름종이로 만든 초롱불의 희미한 불빛을 받아 가며 애처롭게 인도를 따라 돌아다닌다. p201 오렌지, 그 과일을 가지고 이런 문장을 만들어내다니, 내가 아는 그 과일 오렌지 맞나, 하고 이 문장을 몇번을 다시 읽어봤다. 이 뒤로 이어지는 오렌지 이야기는 더 멋지다! 정겹고 담담한 이야기 속에 '<세미양트호>의 최후'는 섬뜩한 바다이야기를 한다. 해상 세관원들과 근해를 항해하다 들은 <세미양트호> 난파 이야기는 아름다운 마을 이야기 한가운데서 이 책의 읽는 재미로 더 끌어당긴다. 읽을 분량이 적어지는 게 아쉬운 이 책, 출퇴근시간의 지루함 대신 상상속 여행을 주었던 책을 다 읽고, 뒤에 첨부된 작품 해설을 읽고나니, 앞서 읽은 책 내용을 다시 한번 짚어보게 된다. 읽고나서 서평에 담고 싶은 말은데, 머릿속에 맴돌며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작품 해설과 역자후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의 배경을 아니까 이야기들이 더 또렷해진다. '아를의 여인'은 비제의 곡으로 유명하다는데, 찾아봐야겠다. 이 책이 이번에 소담출판사를 통해 프로방스어와 라틴어까지 정확히 해석하고 완역한 것이라니, 이전에 유사한 책을 읽었던 독자들은 다시 이 책을 꼭 만나시길. <<소담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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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낯설어도 알퐁스 도데라고 하면 누구나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 있을 것이다. <별> 교과서에 수록되어 더 유명세를 떨쳤던 작품이기도 하다. 분명 국어시간에 배웠건만 이 작품에 대해서 선생님이 뭐라고 설명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글의 주제는, 이 글에서 나오는 별이 의미하는 것은 뭐 그런 걸 설명했으려나. 그런 모든 것은 차치하고서 그냥 이 작품 자체가 순수하고 어찌보면 귀엽기까지 하다. 소녀에 대해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양치기 소년. 이 작품은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와 비교되기도 한다. 둘 다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마음을 그려내고 있달까. 소나기의 비극적인 엔딩과는 달리 이 별이라는 작품에서는 딱히 엔딩을 그려내고 있지 않은 것이 차이점이라고 보여진다.
단편집이다. 짧은 이야기들이 자그마치 스물다섯 편이나 들어있다. 작가가 살던 지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도 있어서 언뜻 보면 에세이인가 하는 느낌이 드는 글들도 있다. 특히 <오렌지>라는 작품은 제목 밑에 공상이라는 작은 부제가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세이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그런 작품 중의 하나였다. 읽으면서 내내 오렌지 나무를 생각해 본다. 직접적으로 오렌지 나무를 본 적이 있었던가. 오랜지 빛의 오렌지들이 가득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오렌지 나무라니. 생각만으로도 눈이 황홀해져 온다. 그런 오렌지 나무들이 죽 가득하니 줄지어 있는 것을 본다면 그 자체로 멋진 풍경이지 않을까. 이런 식의 풍경들을 상상하게 하는 글들이 작품을 읽는데 방해가 될 만큼 가득하다.
<세 번의 독송 미사>라는 제목의 작품은 그야말로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성탄절 미사가 끝난 후 연회를 기다리는 신부의 마음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는 그런 작품이다. 문제는 미시가 세 번 연속이라는 것인데 가급적 빨리 미사를 끝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후다닥 해치우려고 노력하는 신부의 모습이 그려져서 이해가 되면서도 웃기다. 마치 99초의 시간 제한을 주고 그 시간 내에 모든 미션을 다 해내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 유명한 배경 음악이 자동적으로 재생된다. 물론 본문에서는 그것이 음식을 탐하는 죄를 짓게 만들려는 악마의 농간이라고 했을지라도 뭐 어떠한가 충분히 즐겁지 아니한가. 그 미사를 드리는 사람들의 벙벙한 표정까지 생각해 보면 더욱 웃기다.
<메뚜기 떼>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마치 성경 속의 메뚜기 재앙을 연상케 할 만큼 섬짓함을 자아낸다. 그저 조그마한 메뚜기가 뭐 그리 큰 영향을 주겠냐고 하지만 성경 속에서 기록되었고 실제로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을만큼 떼를 지어 나타나는 메뚜기는 그 지역에 무지막지한 피해를 준다. 단지 상상 속에서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그런 일이 아닌 까닭이다.
이런 식의 상상과 공상을 더한 이야기들과 여행기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들과 자신의 일상생활을 그린 것 같은 이야기 등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여러 개의 글들이 가득해서 작가가 실제로 거주햇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클래식한 멋이 대로 살아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고전의 묘미란 두고두고 읽는 맛이 아니던가. 이 역시도 그러하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읽어버리는 것 보다는 옆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한 편씩 읽어보기를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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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제 느낌을 남깁니다.
~~ 소담출판사 고전 명작 시리즈의 신간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 양치기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별」을 포함해,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알퐁스 도데의 소설 총 스물다섯 편을 실었다. ~~ 소담출판사의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어와 라틴어까지 정확히 해석한 완역본이며, 또한 『풍차 방앗간의 편지』가 집필된 배경에 대한 꼼꼼한 설명이 담긴 작품 해설이 함께 실려 있어 작품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5p.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증기 제분 공장이 건설되면서 풍차 방앗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듭니다.'무엇이든 새 것은 다 좋다'는 속담을 믿고 풍차 방앗간을 외면하여 풍차 방앗간은 하나,둘 문을 닫습니다. 27p. 얼마 동안은 버텨 보려고 발버둥 쳤으나 증기 제분 공장을 당해낼 수 없었네. 하나둘씩 무너지더니 결국에는 모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지. 자연의 힘으로 작업을 하면, 인간의 의지대로 일을 하기 힘들겁니다. 때로는 강풍이 불어서, 때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기계의 힘으로 작업을 하면, 관리자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작업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의뢰 비용이 절감될 것입니다. 언제나 작업 가능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누구나 이용하겠죠. 그렇게 방앗간을 외면하면,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방앗간을 허물고 그 자리에 포도나무와 올리브 나무를 심었지만 결국에는 삭막한 마을이 되어버린것을 보면, 기술의 발전이 꼭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작가는 알고 있는듯 합니다.
품위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 이라고 합니다. 망해가는 방앗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석고를 실어나르며 밀을 빻고 있는듯 연기를 했던 영감. 28p. 코르니유 영감은 육십 평생을 밀가루 속에서 살아온 노인이었으니 방앗간을 애지중지하는 것은 당연하였네. 견직물 제조 및 판매업자인 아버지. 산업 혁명과 1848년 2월 혁명, 공장의 화재와 파업으로 가세가 기울고, 이사를 하고, 다시 시작한 사업마저 실패하는 모습을 어린 눈으로 지켜본 작가. 아마도 아버지는 단순히 견직물(명주실로 짠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만드는 것이 아닌, 천 한조각에도 정성을 다하여 귀한 천으로 여기며 자신의 일과 결과물에 자부심을 갖고 일을하지 않았을까 생각 듭니다. 그토록 정성을 다하여 견직물을 제조했지만, 결과는 풍차 방앗간처럼... 35p. 영감이 죽자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즌, 어찌하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 론강의 거롯배 시대, 엣 프로방스 의회 시절, 커다란 꽃무늬 재킷 시대가 지난 것처럼 풍차 방앗간의 시절도 한물갔다는 걸 인정해야지.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은 각자의 재능으로 자신의 마음을, 각오를 표현합니다. 침략자에게 폭탄을 던지고, 국민계몽을 위해 펜을 들고, 주변국가에 현실을 알리면서. 아버지 사업의 몰락은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프랑스의 시대상이라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저 장인정신을 갖고 방앗간을 운영하던 노인의 이야기라 생각했던 내용을. 작가의 이력을 알고 다시 읽어보니, 당시 프랑스의 시대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현 시대에, 우리의 나아갈 길을 살짝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마지막 수업, 별, 일부의 작품만 읽었을때의 작가의 느낌과, 풍차 방앗간의 편지, 단편집을 읽고난 후의 작가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두 작품을 통해 꿈을 키운 기억이 있다면, 아직 알퐁스 도데를 모른다고 해도. 풍차 방앗간의 편지. 이책을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책을 읽으니 청소년기에 읽었던 다른 작가와 시대상이 궁금해지네요.)
추가. 293페이지의 작가 약력은 이름만큼 알지 못했던 작가의 인생을 볼 수 있습니다.
#풍차방앗간의편지 #알퐁스도데 #소담출판사 #마지막수업 #별 #프로방스 #고전문학 #세계고전문학 #프랑스소설 #단편집 #품위 #2월혁명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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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하면 '별'과 '마지막 수업'이 떠오르죠. 하지만 그의 다른 문학작품들은 작가의 명성에 비해 쉽게 생각이 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얼마 전, 아이가 어린이를 위한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집을 읽고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조잘조잘 들려주는데, 의외로 슬프고 비극적인 내용이 많다는 것입니다.
알퐁스 도데 하면 그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을 쓸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이가 말한 비극은 어떤 것일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도 알퐁스 도데의 <풍차 방앗간의 편지>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책 표지에 '프로방스의 색채를 가득 담은 선물 같은 소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책을 읽어보니 이 짧은 문구는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제목으로 앞서 발표했던 열두 편의 작품에 다른 열두 편의 단편들을 추가해 1869년 다시 출판한 책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별'을 포함해 총 24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어요.
그동안 동명의 책들이 다수 출간되었는데, 작품 중 일부만 선별했거나 요약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해요. 소담출판사의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24편 전부를 완역하고, 프로방스어와 라틴어까지 완전하게 번역해 실었으므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온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랄까요?
특히 알퐁스 도데가 작품 내내 담아내고 있는 프로방스의 색채와 정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아내에게 헌정한 단편소설집이라고 하니, 알퐁스 도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집 같아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단편소설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단편임을 감안해도 매우 짧은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글은 우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네요.
글을 자주 쓰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장황한 글보다 짧은 글을 쓰기가 오히려 더 어렵거든요. 알퐁스 도데는 짧은 글에 담긴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섬세하고 서정적인 묘사에도 흐트러짐 없이 이야기의 주제를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알퐁스 도데의 섬세한 감수성과 서정적인 문체를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을 몇 개만 빌려와 소개해 봅니다. 특히 마지막에 가져온 문장은 실시간 영상지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작가가 묘사한 풍경이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듯해요.
45 page / 녀석들이 무슨 말을 속삭였는지 알고 싶거든 이끼 밑에 숨어서 졸졸 흐르고 있는 수다쟁이 샘물에게 물어보게.
69 page / 나는 어제 아침에 마른 라벤더 향기가 나고 책갈피 대신 거미줄이 쳐진 빛바랜 원고에서 읽은 이야기를 가능하면 그대로 들려주겠다.
88 page / 그리하여 물속으로 뛰어드는 갈매기, 파도와 파도 사이에서 햇빛을 받으며 나부끼는 물거품, 멀어져 가는 연락선의 하얀 연기, 붉은 돛을 단 산호 채집선, 진주 같은 물방울, 양털 같은 안개 등 자신을 제외한 온갖 삼라만상이 되는 것이다. 아, 나는 이 섬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행복한 몽상과 망아의 시간을 보냈던가!
고전문학 작품이지만, 오히려 요즘 스타일 같다! 느낀 부분이 바로 길지 않은 이야기로 다채로운 감성을 자극한다는 점이었어요.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마냥 낭만적인 느낌도 있고, 웃음과 해학도 있고, 삶의 애환과 비극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비제의 음악, '아를의 여인'의 모티브가 된 작품 '아를의 여인'과 가장 비극적이었던 이야기 '세미양트호의 최후'였어요. 이 외에도 '코로니유 영감의 비밀'은 산업화로 변해가는 프로방스 풍경과 이 책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풍차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담아 특히 인상에 남았어요. 안타까운 영감의 사연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더 아름다웠던 이야기예요.
'교황의 노새'는 '7년 동안이나 뒷발질을 벼르고 별렀던 교황의 노새 같다'라는 속담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소박하지만 웃음과 해학이 있어 좋았어요. 그 밖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중간중간 딸에게 들려주기도 했는데, 딸아이도 무척 좋아하네요.
아이는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내의 전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에서 작가가 결코 강요하지 않는... 억압적이지 않은 교훈을 하나 가져왔어요.
172 page / 세상에는 자신의 두뇌를 가지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생에서 하찮은 것을 위해 자신의 가장 귀중한 황금, 말하자면 자신의 정수와 본질을 낭비합니다. 그것은 나날의 고통입니다. 그리고 지긋지긋할 정도로 고통에 시달릴 때......
'별'과 '마지막 수업' 두 작품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알퐁스 도데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소설집 한 권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풍부한 감정을 만날 수 있어 책 한 권을 읽었다기보다 작가와 함께 프로방스 지역으로 먼 여행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프로방스 지방의 풍경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방 구석으로 돌아오니, 고흐가 그림으로 묘사한 프로방스 추수 풍경의 황금빛 들판이 보이는 듯도 하고, 책에서도 왠지 라벤더 향기가 풍기는 것 같아요. < 풍차 방앗간의 편지> 아직 만나보지 못하셨다면 일독을 권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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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의 작가라고 생각된다.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배웠던 <마지막 수업> 그리고 <별>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의 가슴에 와닿았다.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 국경지대에 사는 한 학생의 이야기인데, 전쟁으로 인하여 프로이센으로 그 지방이 넘어가게 되고, 다음날부터는 학교에서 프랑스어 수업이 금지되고 독일어 수업을 받게 된다. 프랑스어를 마지막으로 수업하던 날도 지각을 한 학생은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이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수업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곧 그날이 프랑스어 마지막 수업임을 알게 된다. '알퐁스 도데'의 <별>도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던 단편소설인데, 이 소설은 이후에도 몇 번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연상된다. '알퐁스 도데'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는 작품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게 하기에 더욱 가슴 속에 오래 남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퐁스 도데'는 프랑스의 서정적 소설가이자 수필가 그리고 극작가이며 시인이다. 이번에 읽은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을 모은 책인데, 읽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알퐁스 도데'가 1866년부터 쓰기 시작한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단편소설들을 모아 <풍차 방앗간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1869년에 발표한 자서전적 성장소설인 <꼬마 철학자>로 '알퐁스 도데'는 문학적 명성을 얻게 된다. 1873년에는 <월요일 이야기>를 발표하는데 이 책은 보불 전쟁과 파리코뮌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 <마지막 수업>이 수록되어 있다.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프로방스가 배경이 된다. 각각의 작품 속에는 프로방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날씨, 전설 등이 아름답게 묘사된다. 책 속의 단편소설 중에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코르니유 영감의 풍차 방앗간이 제분공장이 들어오면서 쇠퇴해 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묘사했다. 코르니유 영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기도 한 이야기인데, 제분공장이 들어서자 영감의 풍차 방앗간에는 아무도 밀을 빻으려고 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풍차의 날개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동네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기지만 영감은 방앗간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면서 풍차를 돌린다. 그리곤 저녁마다 무언가를 실어 나른다. 동네 사람들은 저렇게 풍차가 돌아가는 것을 보니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날, 영감이 집을 비우고 궁금했던 동네 사람들이 방앗간에 들어가 보니 그동안 밤마다 날랐던 것은 석고가루이다. 영감은 그동안 빈 방아를 돌렸던 것이다. 여기에서 끝나면 감동이 적을텐데, 동네 사람들은 이후로 할아버지를 위해서 밀을 싣고 방앗간으로 몰려 든다. 슬프지만 인간미가 넘쳐 흐르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스갱 씨의 염소 이야기>는 스갱씨는 염소를 키우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면 염소들이 줄을 끊고 산으로 가서는 늑대에게 잡아 먹힌다. 6마리의 염소를 똑같은 방법으로 잃고 염소들이 스갱씨의 집을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염소를 키우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7번째 염소를 사서는 울타리에 묶어 놓고 산으로 가면 늑대에게 잡아 먹힌다고 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그 염소 마저 울타리를 벗어난다. 그곳에는 싱싱한 풀과 꽃들이 잔뜩 피어 있어서 맛나게 풀을 뜯어 먹고 자유롭게 뛰어 다닌다. 이처럼 자유로운 세상이 있다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밤이 되자 연소는 늑대 생각이 난다. 숲속에서 들이는 늑대 울음소리.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으니... 밤새도록 늑대와 싸우던 염소는 늑대에게 잡아 먹힌다. 이 이야기는 '알퐁스 도데'가 친구 '그랭구아르'에게 보낸 충고의 글이라고 한다. 가난하지만 시를 쓰며 자유롭게 살겠다는 친구에게 현실적인 경제 문제를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쓴 글이라고 한다. 스갱씨의 염소처럼 자유를 찾아 떠날 것인가, 아니면 억압된 삶이지만 안전하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너무도 유명한 <별>도 <풍차 방앗간의 편지>에 수록된 단편소설이다. 프로방스 양치기 소년년과 스태파네트 아가씨의 이야기가 순수하면서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별들의 결혼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을 때, 나는 뭔가 상큼하고 부드러운 것이 내 어깨에 사뿐히 기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살랑살랑 나부끼는 리본과 레이스, 그리고 물결모양의 머리칼과 함께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내게 기댄 아가씨의 머리였다. 아가씨는 하늘의 별들이 점점 흐미해지다가 솟아오르는 태양에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순간까지 그렇게 꼼짝 않고 있었다. 가슴이 약간 두근거리긴 하였지만 오직 아름다운 생각만을 하게 해 준, 청명한 밤의 신성한 보호를 받으며 잠자는 아가씨의 모습을 지켜 보았다. 우리 주위에서 별들은 양 떼처럼 온순하게 말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메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 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 (p.p. 59~60)
추운 겨울에도 '알퐁스 도데'의 작품들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잔잔한 감동이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