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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는 것은 단적으로 새롭게 경험하는 것, 다시 경험하는 것, 그것도 깊이 경험하는 것이
"표현하는 것은 단적으로 새롭게 경험하는 것, 다시 경험하는 것, 그것도 깊이 경험하는 것이" 내용보기
소설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소설의 이면을 읽는 것과 같은 은밀한 즐거움이 있다. 노벨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오에의 자전적 에세이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 또한 그러하다. 이 책에는 40년 이라는 집필 기간 전체에 걸쳐, 아니 생애 전체에 걸쳐 오에가 집념한 것, 추구한 것, 좌절한 것 등이 담담하면서도 심도있게 서술되고 있다. "인간은 일하지 않으면 안되고, 슬퍼하지 않으면
"표현하는 것은 단적으로 새롭게 경험하는 것, 다시 경험하는 것, 그것도 깊이 경험하는 것이" 내용보기
소설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소설의 이면을 읽는 것과 같은 은밀한 즐거움이 있다. 노벨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오에의 자전적 에세이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 또한 그러하다. 이 책에는 40년 이라는 집필 기간 전체에 걸쳐, 아니 생애 전체에 걸쳐 오에가 집념한 것, 추구한 것, 좌절한 것 등이 담담하면서도 심도있게 서술되고 있다. "인간은 일하지 않으면 안되고, 슬퍼하지 않으면 안되고, 배우지 않으면 안되고, 잊어버리지 않으면 안되고,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곳에서 찾아온 어두운 골짜기로, 노동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하여." 오에는 블레이크의 시를 통해 자신의 인생 전체의 예언을 듣는 경험을 한다. 뇌장애를 가진 아들 히카리와의 공생을 평생의 화두로 삼고 있는 오에는 신앙에 입문하지 않고도 영혼의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 질문 앞에서 늘 블레이크와 예이츠를 만난다. 오에는 시인들과의 교감이 그의 소설 작업 일생의 한 기둥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그에게는 단순한 소설작법이 아니라 언제나 자신의 영혼의 구원이 문제였던 것이다. 한편 그는 자신이 '평생' 글을 써온 작가로서 '단거리형' 작가와 '장거리형' 작가를 구분하고 어떻게 그 장거리형이 가능한가를 조심스레 제시하고 있다. 장거리 주자의 달리는 방법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소설가가 되기 전의 충분한 준비기간이다. 많은 소설가가 너무 빨리 시작하여 한두 편의 눈부신 작품을 써낸 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삼 년'마다 대상을 정해 독서를 하는 것을 그는 꼽고 있다. 그런 독서가 젊은 시절부터 메스컴에 이름을 날렸던 자신을 퇴폐로부터 구해준 것이 아닌가고 그는 회상한다. 소설가란 가슴이 두근거리는 자신의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이며 일단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뻔뻔스러워져서 끝까지 이야기를 하고야 마는 인간이라고 그는 - 그의 표정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 입귀를 살짝 내리며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 소설가는 부단히 자신의 글을 고쳐서 '사물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글쓰기의 '수정'을 무척이나 강조한다.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사물을 느낄 수 없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면 어떻게든 고쳐 써야 한다. 만일 그대로 둔다면 그건 소설이 아니라 그냥 구문들이 뒤섞여 있는 상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표현이란 새롭게 경험하는 것, 다시 경험하는 것, 그것도 깊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읽기는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눈을 가능케 하고 사물을 '바라보기'를 가능케 한다. 물론 소설가는 그 표현을 새로이 하기 위해 '질리지도 않은 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오에는 스스로를 낭만주의자라고 규정하며 역시 그 낭만주의의 분출인 마지막 소설에 대해 예감하고 있다. 이 근본적인 충동은 그가 '그것'이라고 표현하는 일종의 소설적 영감으로부터 소설을 써나가는 것을 말한다. 시인이 시적 영감에 의존하여 글을 쓰듯 소설 또한 '그것'의 현현으로부터 가능하다는 오에의 말에는 그의 낭만주의자로서의 면모가 엿보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로 하여금 죽음에의 공포와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낱 '인간'으로서, 회심하지 않은 채 살아가게 하는 유일하며 근원적인 동인인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인간은 일하지 않으면 안되고, 슬퍼하지 않으면 안되고, 배우지 않으면 안되고, 잊어버리지 않으면 안되고,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곳에서 찾아온 어두운 골짜기로, 노동을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하여
c****s 2000.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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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글의 맛깔스런 맛을 느낄 수 있다
"명료한 글의 맛깔스런 맛을 느낄 수 있다" 내용보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반추해나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소설 방법론과 세계 명작들을 함께 다루고 있어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가벼운 글보다 읽기가 편하다. 러시아 형식주의를 비롯 다양한 문학이론과 단테, 도스토예프스키, 콜리지 등 여러 작가들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결코 현학적이지 않기 때
"명료한 글의 맛깔스런 맛을 느낄 수 있다" 내용보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반추해나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소설 방법론과 세계 명작들을 함께 다루고 있어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가벼운 글보다 읽기가 편하다. 러시아 형식주의를 비롯 다양한 문학이론과 단테, 도스토예프스키, 콜리지 등 여러 작가들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결코 현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인용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어디까지나 20대 초 일찍이 소설가로 입문해 현재 6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문학을 다루며 갖게된 자신의 고민, 궤적과 낱낱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아우러져 있다. 이 글이 뚜렷한 선을 유지하며 명료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인 듯하다. 그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을 잃지않아 읽어나가다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의 소설쓰기는 자신의 고민과 치열하게 마주대하는 과정이자 자신의 아들(뇌장애를 지닌 장남 히카리)과의 공생과 자신의 영혼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 그의 작품의 흐름은 1인칭 화법에 배달리면서도 그 한계를 뛰어넘고자하는 고민과 소설 방법론에 대한 치열한 모색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렇게 매번 치열하게 고민하며 작품을 써나갔음에도 오에는 냉정하게 <우리들의 시대=""> 등 몇 작품을 자신의 작품집에 넣기를 거부한다. '소설로서 모양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라고한다. 이런 철저한 태도는 그의 글쓰기 방식에도 그대로 이어져있다. 이 책의 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 한 군데 버릴 곳이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참 알맹이로만 이루어있는 듯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창작을 꿈꾸는 이나 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 또 작가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글을 쓰는가 알고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특별히 문학하는 이의 집필실을 엿보길 즐기지않는 이라도 좋은 글 읽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꽤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결코 모호하지 않고 한번도 삼천포로 빠지는 법 없는 또렷한 글의 진짜 맛있는 맛을 느낄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글의 수정에는, '사물을 느끼기 위해, 돌을 돌답게 하기 위해'라고 예술의 목적과 효용성을 말하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원리가 도움이 된다.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사물이 느낄 수 없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 있다면 어떻게든 그곳을 고쳐 써야 한다. 그대로 두면 소설이 아니라 그냥 구문들이 뒤섞여 있는 상태일 뿐이다
w***e 2000.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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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소설작법의 기본
"상상력이 소설작법의 기본" 내용보기
감미로운 문체는 아니지만, 매우 솔직하고 명증한 자기인식이 돋보인다. 그는 '인용에는 힘이 있다'며 인용을 통해 다른 인간들의 영혼을 탐색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빗방울'에 풍경이 비치고 있다. '물방울' 속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구절은 물방울에 대한 그의 천착은 참으로 낯익다. 소설가는 자신의 노동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 것인가를 명확히 알고
"상상력이 소설작법의 기본" 내용보기
감미로운 문체는 아니지만, 매우 솔직하고 명증한 자기인식이 돋보인다. 그는 '인용에는 힘이 있다'며 인용을 통해 다른 인간들의 영혼을 탐색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빗방울'에 풍경이 비치고 있다. '물방울' 속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구절은 물방울에 대한 그의 천착은 참으로 낯익다. 소설가는 자신의 노동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 것인가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소설을 쓸 때 그 소설이 이루어지는 방법을 '론'으로 가지고있어야만 한다. 특히 수정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쓴 글에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말의 수준부터 문구, 문장, 이미지에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해, 서술 방법의 약점을 찾아낼 수 있는 감수성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가를 재빨리 생각해낼 수 있는 능력 즉 방법론적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소설가란 가슴이 두근거리는 자신의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이다. 그리고 일단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뻔뻔스러워져서 끝까지 계속 이야기를 하고야 마는 인간인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내가 오랫동안 소설가로서 살고 있는 이상, 내가 사소설을 쓴다면-그것도 젊었을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소설을 쓰는 것 이외의 사생활은 희박한, 특수한 현실을 살아 온 내가 그것을 쓴다면-내가 써온 소설을 살아온 현실과 마찬가지로, 그 소재로 삼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z******8 2001.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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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소년으로 기억되는 오에 겐자부로의 첫 인상
"영원한 소년으로 기억되는 오에 겐자부로의 첫 인상" 내용보기
'빗방울'에 풍경이 비치고 있다.'물방울'속에 다른 세계가 있다. 위에 인용한 글은 오에 겐자부로가 소년 시절 처음으로 쓴 시라고 책에 나와 있지요. 시에 대한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이 '시'를 잊을 수 없는 건, 소년 시절 세계관의 원형이 이 시에 나타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저도 이 책을 읽고 이 '시'를 잊을 수가 없었고, 오에 겐자부로를
"영원한 소년으로 기억되는 오에 겐자부로의 첫 인상" 내용보기
'빗방울'에 풍경이 비치고 있다.'물방울'속에 다른 세계가 있다. 위에 인용한 글은 오에 겐자부로가 소년 시절 처음으로 쓴 시라고 책에 나와 있지요. 시에 대한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이 '시'를 잊을 수 없는 건, 소년 시절 세계관의 원형이 이 시에 나타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저도 이 책을 읽고 이 '시'를 잊을 수가 없었고, 오에 겐자부로를 생각하면 물방울을 응시하고 있는 소년이 떠 오른답니다.그리고, 또 다르게 겹치는 하나의 이미지는 학교 가는 시간보다 앞서 집을 나서 감나무를 열심히 바라보는 소년. 어린 시절 오에는 나무와 풀을, 빗방울을 세심하게 응시하면서 '언제나 잘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죽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다가온 오에 겐자부로는 권위있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노작가가 아니라 자연을 뚫어질듯 응시하고 있는 맑디 맑은 소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오에 겐자부로를 생각하며 테니스 코트옆의 느티나무를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가까이, 조금 떨어져서, 또 더 멀리... 제 뺨에 미세하게 느껴지는 바람. 가까이서 본 느티나무는 하나하나의 잎들이 제각기 자기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파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오에는 이 정도 위치에서 감나무를 응시하고 있었겠구나... 그 흔들림을 가만히 지켜 보았던 소년때문에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유년(혹은 소년기)의 강렬한 별 기억이 없는 제 삶이 조금 한심스러워지기도 했지만, 그 대신 타인의 유년이 요즘 나를 들뜨게 합니다. 다시 느티나무로... 오에의 말대로 바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순간에도 가까이서 본 느티나무의 잎들은 쉴새없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그러나, 조금 떨어져서 보면 하나하나의 개체의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고, 몇 개의 덩어리들이 흔들리는 걸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더 멀리서 보면 그 멋진 큰 나무는 작은 바람에 기척도 안 하고 굳건히 서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저는 테니스 코트옆 느티나무에서 소년 오에를 생각하며 소우주를 보았습니다. 지구도 그렇겠지요. 가까이서, 우리네 이웃들 삶을 지켜보면 오골오골 그 사는 모습의 작은 소음, 몸짓까지도 눈에 뜨이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해외뉴스의 큰 덩어리들만 들리게 되고, 아주 멀리 인공위성 같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 같은 하찮은 인간이 꼬물거리며 숨이나 쉬고 있는지 싶겠지요. 제가 처음 오에 겐자부로를 만나며 느낀 것들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책을 읽은 독후감이라기보다 오에 겐자부로라는 작가를 알게 된 독자의 첫 느낌이랄까? 어쨋든 오에 겐자부로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그가 쓴 소설들을 읽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의 대부분의 책들이 자전적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 자서전을 사려깊게 읽는 것도 꽤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6*****o 2001.07.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