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톰한 책, 많은 페이지, 다채로운 색은 없고 굵은 자주색 선으로만 그려진 그림들... 아이의 눈길을 그다지 끌 수 없겠군 하고 생각했지만 왠걸 아이는 책을 펼치자마자 끝까지, 그것도 시리즈 세권을 다 읽어줄때까지 가만히 내 옆에서 책에 열중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나도 함께 빠져들었다.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보기에는 너무나 간단하지만 지금껏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그림동화의 기법이 너무도 탁월하다. 그림들은 그저 단순하지만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 단순함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그림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불가능한 것이 없었다. 선으로 그려지는 그림의 세계에 속한 해럴드라는 아기에겐 선으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났을때는 도저히 끝이 없이 계속될 것 같은 그 상상의 세계에 폭빠졌다 나온것 처럼 끝남이 아쉽다. 아이도 꼼짝않고 도톰한 세권의 이 시리즈 책들을 내리 한번에 읽어 볼 수 있었던 것도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에 감탄했기 때문이리라.. 선으로만 이루어진 그 그림들이 그냥 순간의 그림이 아니라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이와 종이 몇장과 색연필 한자루로 헤럴드를 흉내내며 선 하나하나에도 사연과 이야기를 붙여가며 그림놀이를 해보았다. 선에 의미를 부여하며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하려면 훈련이 필요했다. 책에서는 그림을 그리는게 단순하고 쉬워보였는데 내 것을 창작하며 아이와 놀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그러나 따라하며 아이와 놀기에 확실히 좋은 방법이었다. 아이가 좀 큰 아이라면 아이가 선에 부여하는 의미와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고 그려가면서 아이의 창조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