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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신간을 체크하다 발견한 후부터 쭉 읽고 싶었다. 디자이너인 저자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정권 시기의 '사라진' 건축물들에 관한 정보를 모은 책이다. 다양한 사진자료와 관련한 설명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용도가 변한 채 온전히 남아있거나 혹은 일부만 남아있거나, 아니면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건축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서울 내 근대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오랜 관심은 네덜란드 유학길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그곳에서 리서치 발표 중 구 총독부 청사 철거식 생중계 뉴스 영상을 공개했었는데, 거대한 석조 건축물은 기능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인위적으로 철거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그것을 본 교수 와 학생들은 흥미로워하면서도 의아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적산가옥 같은 일제강점기의 잔재 같은 건 다 없어져야 함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었다. 조선 총독부 건물이 철거되는 영상도 몇 번이고 보았지만 생각은 늘 같았다. 총독부 건물을 역사에 남겨 교육의 장으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철거한 행위 역시 후손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만약 근대건축물들이, 홀로코스트 건축 유산들처럼 역사 속 이야기를 담은 채 계속 보존되어 왔다면 어땠을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으니 각각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 감정들이 긍정적인 깨달음을 줄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총독부 건물 앞에 서서 자랑스러운 관광지라며 가족끼리 환하게 웃던 일본인의 모습이 생각나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이나 추억이 깃들어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역시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 이는 내가 그 시절을 겪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불편한 감정이 생겨나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이 책의 건축물들로 과거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좋았고, 책에서 받은 여운을 긍정적인 깨달음으로 치환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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