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인들에게 로마라는 이름이 갖는 추억과 향수는 우리 한국인들한테 고구려라는 이름이 갖는 추억과 향수만큼이나 강렬하다.
고대, 아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존속했으면서 가장 강력했던 패권 국가가 바로 로마였다.
그래서 서구에서 힘깨나 쓰는 나라들은 모두 로마를 따라하려 애썼다.
한 예로 로마의 상징물은 독수리였는데, 서구 국가들 중에서 웬만큼 힘이 센 나라들은 대부분 이 독수리를 자국의 상징물로 삼았다. 신성로마제국, 오스트리아, 폴란드, 나폴레옹의 프랑스, 제정 러시아에 심지어 로마와 별 상관이 없는 미국까지 로마를 부러워하며 독수리를 자국의 상징물로 삼았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로마가 망한 이후로 콜롯세움이나 전차 경주장 같이 로마의 건축물과 유적들 중 상당수는 훼손되었다. 그 범인은 바로 로마의 후예 스스로였다.
당장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니, 조상들이 남긴 유적들을 부숴서 거기에서 나온 건축 자재로 새 집을 짓고 살았던 것이다. 이걸 가리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으나, 찬란했던 로마의 유산이 훼손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서구의 지식인과 고고학자들이 나서서 로마의 유적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보존 작업에 나섰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