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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시대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목회도 첨단 기법을 개발해야 하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의 양떼를 맡아 돌보는 목사의 직분에는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서 계시의 말씀을 통해 적용되는 근본 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목사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시대와 문화를 뛰어 넘어 얻을 수 있는 답변은 무엇일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2. 좋은 목사이기 이전에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목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첫 대답은 목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지 않고서는 참된 목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교회의 가장 큰 불행은 수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되기도 전에 목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p270).’라고 말하고 있다. 목사라고 하면 당연히 구원 받은 자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자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확신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위대한 사도 바울도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기가 도리어 버림이 될까 두려워 자신의 몸을 쳐 복종케 하는 일에 노력했다면, 우리는 더욱 더 노력하는 것이 단연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목사들을 향해 자기 성찰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의 도전 앞에서 내 자신을 생각해 보니 내 자신을 성찰하는 일에는 아주 게을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떼들의 상태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평가를 내리면서도 정작 내 자신의 영적인 상태에는 무관심했던 죄를 범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목사도 목사라는 직분을 가진 지도자이기에 앞서 구원을 필요로 하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든지 구원 받지 못하고 영벌에 처해진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특히나 목사직으로 섬기던 자가 구원 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식당 요리사가 굶어 죽거나, 수영 코치가 수영장에서 익사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심판 날에 주님께서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 한다’는 말을 듣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목사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목사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목사는 성도들에게 길을 제시하고 인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사단은 양떼를 흩어버리기 위해 목자를 치는 전략을 자주 구사한다. 목사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사역하는 것은 그야말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다. 그러므로 목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성도들을 살펴야 할 목사가 자신의 영적인 상태를 살펴보고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두고 단순히 자기의 만족과 유익을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양떼들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신앙의 성장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 양떼를 더 잘 돌보기 위해서 자신을 살펴보고 성장을 추구하는 작업은 양떼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기초가 된다. 목사의 성장과 타락에 따라 교회의 성장과 타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목사가 자기 성찰을 통해 영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목사의 가장 중요한 직무인 설교와도 관련이 있다. 목사가 은혜를 실제로 체험하지도 않고, 진리에 대한 확신도 없이 설교할 경우 성도들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설교자는 회중을 향해 설교하기에 앞서 자신을 향해 먼저 설교하라고 말하고 있다. 즉 자기 성찰이 설교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드 존스 목사는 의사를 그만두고 목회를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가 내 자신에게 설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는 자신이 과연 설교자로서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설교할 수 있다면 회중을 향해서도 설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성도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정작 그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시키지 못하는 모습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 보면 참으로 부끄러울 뿐이다. 그냥 전해들은 것을 다시 전해주는 설교가 아니라 보고 체험한 것을 증언하는 설교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기교를 배우기에 앞서 ‘우리가 마음에 최고로 느껴지는 것은 신도들의 귀에 최고의 것으로 들려지기 쉽다(p67)’는 저자의 충고를 따라 우리가 전하는 설교의 내용을 먼저 나 자신이 최고로 느끼고 맛보는 자가 되어야 하겠다.
3. 목사는 양떼를 돌보는 자이다. ‘목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대답은 목사는 양떼를 돌보는 자라는 것이다. 단순히 양떼를 격려하고 위로한 것뿐만 아니라 성도의 회심에 대해 확인하고 죄의 문제를 견책하며 교리문답을 신실하게 가르치는 일을 포함한다. 책의 앞부분에서 목사가 자신을 돌아보아 여러 가지 것들을 조심하도록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사실은 양떼를 잘 돌보기 위한 것이다. 목사 자신의 회심 여부와 신앙 상태, 죄의 문제를 살피지 않고서는 양떼들의 동일한 문제들을 다룰 수 없기 때문에 목사의 자기 성찰이 책의 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다. 양떼를 돌보는 일이 목사의 당연한 직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실상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양떼들을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가르치고 지시해야 할 때로는 부려야 할 일꾼으로 더 나쁘게는 이익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양떼를 가르치는 일만해도 아비의 마음으로 자녀 돌보기 위해 가르치기 보다는 마치 학원 강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처럼 지식만을 전달하려고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저자가 양떼를 돌보는 일에 있어서 우선 강조하는 것은 성도 개개인에 대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목사는 전체 성도를 향해 설교하는 일도 하지만 동시에 성도 개개인을 상황을 살펴보고 돌보는 사역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목사가 성도 개개인을 돌볼 수없을 정도로 교회의 규모가 크다면 교회의 규모를 줄이거나 목사 자신의 사례를 가지고 다른 조력자를 구해서라도 한명 한명의 영혼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역을 하다 보면 성도들을 그냥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려 생각하고 양떼들을 일반화해서 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인간이란 모두 기본적으로 죄인이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각 영혼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문제들이 있고 그 상황에 맞게 목사가 살피고 권면해야 할 부분 또한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흔아홉 마리 양을 남겨두고 한 마리 양을 찾으러 가시는 것이 예수님의 그 마음을 그동안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다. 교회의 큰 행사들은 잘 진행하고, 외부 행사에서도 명강사로 활약하지만 정작 자신의 양떼들 개개인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스타 목사가 아니라 양떼들 한명 한명의 영혼을 돌보는 아비 같은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는 한명 한명의 영혼을 돌아보는 일과 함께 가정 단위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각 가정의 가장을 신앙으로 세워서 목사가 해야 할 일을 가장이 가정 내에서 직접 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목사가 성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정 안에서 가장이 목사의 일을 어느 정도 담당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이고 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자녀의 신앙 교육에 있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을 신앙으로 바로 세우는 일이 아주 중요하고 본다. 사실 구약 시대를 보면 자녀의 신앙 교육은 부모가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교회를 보면 자녀의 신앙 교육을 교회의 주일학교에 전적으로 맡기고는 가정에서는 자녀의 신앙 교육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자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은 주일학교 교역자나 교사가 아니라 부모이고 따라서 부모의 영향력도 그만큼 크다. 따라서 자녀의 신앙을 주일학교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말씀을 가르치고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목사가 가정을 돌보고 특히나 가장을 신앙으로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4. 나가며 J.I. 패커는 이 책의 서론에서 저자인 리차드 백스터를 ‘실제적이고 헌신적인 주제로 많은 글을 남긴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리차드 백tm터의 다른 책은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패커의 평가에 딱 들어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책은 목회 사역에 대한 실제적인 지침들을 제공해 주고 있으면서 동시에 목회 사역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일깨워 목사들로 하여금 더욱 자신의 직분에 헌신하도록 자극하고 도전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단순히 책상에 앉아 이론적으로 생각한 것을 글로 적었다면 이러한 영향력 있는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실제로 경험하고 실행한 사역을 토대로 지침을 제시하고, 실제로 목사 직분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맛보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실제적이면서도 영향력 있을 책을 쓸 수 이었을 것이다. 결국 목사는 삶을 통해 행함으로 가르쳐야 하며 그 가르침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아는 것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1차적으로 양떼를 돌보는 목사들을 향해 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목사들을 독려하여 그들이 돌보는 양떼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서 이 책을 쓰고 있다. 그래서 책의 곳곳에서 성도들 한 영혼 영혼을 향한 불타는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청교도라고 하면 뭔가 고루하고 논쟁적인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바른 교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성도들을 향한 뜨거움으로 사역했던 청교도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나도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때로 차가운 이성으로 거짓 진리와 싸우면서도 성도들의 영혼을 향한 불타는 열정을 잃지 않는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소원을 가져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