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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서적이 아니더라도 철학을 다루는 책을 읽다 보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내용이 있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부족한 내 교양을 탓하기도 했었고, 번역이 미흡해서일거라는 탓도 했었다. 전자인 이유도 물론 있겠으나 이 책은 후자를 짚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두에서였다. "배우는 사람이 익숙함과 이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초월론적 관념론' 같은 표현을 여러 차례 들으면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제쳐두고 일단 익숙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익숙한 표현을 적재적소에 쓸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걸 이해한 것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찔리기도 하는 부분이었다. 소위 말하는 느낌적 느낌으로다가 아, 대강 이런 의미겠구나 넘겨 짚고 몇 번 더 접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마치 정말 그걸 내가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 이제부터라도 익숙해진 것과 결별하고 흔히 말하는 '낯설게 하기'를 보다 본격적으로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밖에도 이 책은 저자들이 생각하는 각자의 올바른 번역어에 대해 주장을 펼치면서 서로가 반론을 제기하는 부분들도 꽤 흥미롭다.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을까 싶은 동시에 이제라도 나와서 반가운 느낌이 동시에 드는 오랜만에 흡족한 양서를 만나 뿌듯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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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언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필연이다. 그런 점에서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이는 거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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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오리를 구독하며 여러번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철학 번역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저자들은 14개의 주제를 통해 철학 개념을 설명하고, 형이상학, 인식론, 공리주의, 미학 같은 번역을 왜 이렇게 번역해야하는지 말한다. 3명의 저자들이 돌아가며 의견 제시를 하고 반박을 하며 최종 제안을 한다. 이 부분이 내가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느낌이 들어 가장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필요한 것과 필수적인 것의 차이 : sufficient and necessary condition), 현실적인 것의 반대말은? : potentiality/actuality, 있는 것과 존재하는 것이 다를까?: be/exist 등 내가 궁금해했던 주제가 나와 흥미로웠다. 저자들은 고유한 한국어로만 철학을 번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한자어와 외래어도 현대 한국어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철학을 공부하며 철학가의 생각과 사상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